하비비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알라딘 동지들을 통해 크레이그 톰슨이란 작가를 알게 됐다. 가차 없이 인근 도서관으로 달려가 그의 책들을 빌려 왔다. 지난 주말에 <만화가의 여행>은 읽었고, 바로 그의 2011년 역작 <하비비>를 읽기 시작했다. 더불어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도 읽고 있는 중이다. 도서관은 정말 우리 책쟁이들에게 보고가 아닐 수 없다.

 

그래픽 노블 <하비비><만화가의 여행>과는 그 결을 달리 하는 작품이다. 와나톨리아(터키의 아나톨리아의 패러디일까?)를 배경으로, 주인공 도돌라와 잠이 등장한다. 도돌라는 9살 나이에 필경사 남편에게 매매혼으로 팔려 가고, 그 남편에게 신혼 첫날부터 폭행당한다. 그나마 늙다리 남편에게 얻은 위로라면 그가 도돌라에게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는 점 정도. 그리고 12세 되던 해에 그녀의 집에 침입한 강도들에게 남편이 살해당하고 도돌라는 노예로 팔리는 신세가 된다. 정말 기구한 인생이 아닐 수 없다.

 

그곳에서 자신보다 9살 어린 소년 잠을 만나게 되고 같이 탈출해서 사막으로 향한다. 사막에 버려진 배에서 지내게 되는 두 사람. 사막이란 곳은 예나 지금이나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그런 척박한 환경이다. 도돌라는 그런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나가는 캐러밴들에게 몸을 팔고, 먹을 것을 얻는다. 어린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해 가던 잠은 어느덧 여성이 된 도돌라의 매력에 빠져 들기 시작한다. 그 둘의 관계는 참으로 이상하다.

 

근본주의자 집안에서 자란 크레이그 톰슨은 성경의 상당 부분과 유사한 코란에 주목한 것 같다. 그가 그린 그래픽 노블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아라베스크 문양을 필두로 해서, 우리가 성경을 통해 아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구약 성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아브라함의 장자지만 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막에 버려진 아랍인들의 조상 이스마엘에 대한 이야기가 짠하게 다가온다. 아브라함이 늘그막에 얻은 아들 이삭을 번제물로 바치는 이야기도 코란에서는 아마 다르게 다뤄진 모양이다. 색다른 변주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막의 유령 매춘부로 널리 알려진 도돌라의 이야기는 하렘의 숱한 여성을 거느린 술탄의 흥미를 자극한 모양이다. 일단의 무리들이 도돌라를 잡아다가 술탄의 하렘에 바친다. 비록 가난했지만 사막의 배에서 잠과 자유롭게 살던 도돌라는 하렘에 갇힌 수많은 술탄의 후궁들 중의 하나가 되고 만다. 격렬하게 저항하는 도돌라에게 술탄은 70일간 자신에게 극한의 환락을 제공한다면 풀어 줄지도 모른다는 약속을 한다. 여기서는 왠지 <천일야화>에 등장하는 셰헤라자데의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가. 결국 서사란 오래된 전임자의 변주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 세상에 아주 새로운 것은 존재하지 않는단 말인가.

 

그나저나 그래픽 노블 <하비비>의 분량은 어마무시하다. 자그마치 672쪽이라니.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전에 만난 <만화가의 여행>은 그야말로 앉은 자리에서 후딱 읽었는데 말이다.

 

도돌라의 하렘에서의 생활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다음은 잠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볼 차례다. 도돌라가 그들의 거처였던 배에서 사라진 뒤, 잠은 도시의 이상한 집단에 흘러들었다가 그만 남성성을 잃게 되고 만다. 도돌라가 술탄의 하렘에 든 것처럼, 잠 역시 술탄의 궁정에 환관의 신분으로 들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잠은 자신의 운명이었던 도돌라와 재회한다.

 

저자 크레이그 톰슨이 구사하는 강렬한 주제의식에 편승하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다. 게다가 형상화된 아랍 문자는 도무지 이해가 불가능해 보일 뿐이다. 특정 국가와 언어에 편향된 교육 탓이라고나 할까. 근본주의자로 자란 저자는 어쩌면 자신의 근원을 찾는 과정에서, 같은 뿌리에서 탄생한 종교의 근본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그래픽 노블 <하비비>의 최고의 컷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이다.)


도돌라와 잠은 술탄의 하렘을 구사일생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와중에 병을 얻은 도돌라는 그야말로 사경을 헤맨다. 그리고 잠의 헌신적인 간호와 사랑으로 드디어 죽을 고비를 넘긴 도돌라는 생존에 성공한다. 그들은 예전의 보금자리였던 사막의 배를 찾아가지만 그곳은 이미 도시의 쓰레기 처리장이 된지 오래였다. 결국 그들은 도시 와나톨리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거대 도시의 익명성에 기대면서, 일자리도 찾을 수 있었고 또 황량한 사막보다 살기에 더 낫다는 판단이 아니었을까.

 

노아의 홍수 그리고 솔로몬의 재판에 대한 아랍식 해석도 흥미로웠다. 하나의 서사를 다른 방식으로 읽어내는 크레이그 톰슨의 다르게 보기가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 물론 이것도 원전을 알기에 비교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거세된 함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도돌라가 잠의 아기를 가지고 싶어 하자, 좌절한 함은 그녀를 떠나 거대한 댐에서 생을 마감하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결국 다시 도돌라에게 돌아온 잠은 보트와 노예 소녀를 데리고 새출발에 나서는 장면으로 방대한 이 그래픽 노블은 끝난다.

 

<하비비>를 읽으면서 내내 나는 궁금했다. 과연 내가 저자인 크레이그 톰슨이 의도한 방향대로 따라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저자처럼 창작을 위해 아랍 문자나 문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하거나 책을 읽어본 적도 없다. 그저 내가 가지고 있는 피상적 정보들에 의거해서 해석할 따름이었다. 하긴 내가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이해할 수 없는 거겠지만. 미지의 분야에 대한 사유의 한계와 이해의 부족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독서였노라고 고백해야할 것 같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olcat329 2022-02-22 11: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두꺼운거 알고 있었지만 사진은 한800페이지쯤 되는것처럼 더 두꺼워 보여요.
이책 희망도서 신청했는데 어째 느낌이읽기 쉽지 않을거 같네요.
그림이 굉장히 강렬하네요.
저야말로 그림만 구경하다 덮는건 아닌지 살짝 걱정도... 😟

레삭매냐 2022-02-22 11:48   좋아요 4 | URL
도서관에서 보고 깜딱~ 놀랐답니다.

어마무시하게 두껍더라구요.
작가가 그림 그리다가 손이 나갈
지경이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요...

쿨카트님네 도서관에서는 구간도
희망도서로 받아주는가 봅니다.
저희 동네에서는 신간 아니면 안
된다고 하더라구요 ㅠㅠ

coolcat329 2022-02-22 17:51   좋아요 4 | URL
제가 사는 동네는 구간도 받아주더라구요. 근데 또 모르죠.일단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22-02-22 18:00   좋아요 4 | URL
더 부럽 ~

저희도 그러면 얼매나 좋을까요.

mini74 2022-02-22 17: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책이 두껍네요. 저희도 희망도서는 신간만 받더라고요. 고민중입니다. 3월에 살까말까 ㅎㅎ

레삭매냐 2022-02-22 18:00   좋아요 3 | URL
책이 아주 두껍습니다...

원서가 672쪽이라고 하는데
아마 국내서도 비슷할 겁니다.

장난 아니더라구요 :>

얄라알라 2022-02-22 18: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관절염을 호소하던 때는 이 책 그리기도 전인데......7년동안 완료하고 관절염 더 심해지셨을 것 같아요...워낙 그림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정성들어가서..

레삭매냐 2022-02-23 13:4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깐요 -
싸인회 보니 정성스럽게 일일히
그림을 다 그려 주는 것 같더라
구요. 역시 근본주의자다운 ^^

얄라알라 2022-02-22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관절염을 호소하던 때는 이 책 그리기도 전인데......7년동안 완료하고 관절염 더 심해지셨을 것 같아요...워낙 그림이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정성들어가서..

Jeremy 2022-02-23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raig Thompson 의 Graphic Novel 중
Black & White 은 좋아합니다. 전 총천연색 Graphic Novel 은 그닥.
더군다나 Thompson 은 지문을 죄다 Capitalize 하지 않아서
아무리 길어도 편하게 읽을 수 있거든요.

˝From the Divine Pen fell the first drop of ink˝
이 책은 이렇게 쓰면서 시작하는데
미국 다른 Graphic Novel 들은 지문을 죄다 대문자로 써서
정말 읽기 힘들거든요. 저만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FROM THE DIVINE PEN FELL THE FIST DROP OF INK.˝
대문자로 다 쓰면 단어가 인식이 안 되는 자체결함이 있어서.

Craig Thompson 의 다른 책, ˝Blankets˝ 은
Habibi 보다 100장 정도 얇은데 이 책도 정말 좋답니다.
Habibi 좋아하시면 이 책도 강추.


레삭매냐 2022-02-23 13:54   좋아요 2 | URL
그러시군요 ^^

번역서에서는 로어 케이스와 캐피탈
의 차이를 느낄 수가 없어서 그런
부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저도 그래픽 노블은 올 칼라보다는
흑백이 더 마음에 들더라구요.

<담요>도 읽어 보고 싶은데, 고 책
은 먼 작은 도서관에 있어서 수급이
ㅋㅋ 아니면 저희 집 근처 배송을 요
청해볼까 합니다.

미리보기로 보니 더 보고 싶어지네요.

유부만두 2023-09-21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하비비 읽고 왔어요. 담요가 기독교 체험이었다면 하비비는 기독교 이슬람( 인도, 티벳) 문화 탐구 같았어요. 역동적 장면들이 인상 깊었고요, 리뷰 감사합니다!
 
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만 그런가? 왠지 그래픽 노블들은 돈 주고 사서 읽는 게 그렇다. 그래서 주로 도서관을 이용하곤 하는데... 사실 이 책도 중고서점에 나와 있길래 살까하고 가서 들여다 보고 도서관을 이용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도서관들이 그래픽 노블 수급이 인색해서, 희망도서로 신청하면 까이는 게 보통이다. 다른 이유는 단지 만화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치과의사를 하면서 밤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다는(정말 대단하신 분이 아닌가!) 그랜트 스나이더의 그림들은 사실 그동안 인스타그램에서 수없이 봐왔다. 그전에는 작가가 누군지 몰랐는데, 이번에 그의 그림들을 보면서 이 작가였구나 하고 알게 됐다.

 

작가는 책 좀 읽고 책에 돈 좀 쓴다하는 책쟁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을 해봤을 만한 그런 경험들을 한 페이지에 담길만한 분량으로 생산해낸다. 다만 아무래도 외국 작가다 보니 우리네 그것과는 좀 차이가 있다. 가령 미국의 경우에는 독서 인구가 우리가 비교할 바가 안된다. 공공도서관부터 시작해서, 책 억세스가 아주 다양하다. 물론 미국 역시 아마존 같은 공룡 책방들이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면서 동네 서점들이 많이 문을 닫게 되긴 했지만, 그리고 보니 큰 오프라인 서점은 <보더스>도 오래 전에 망했다지, 동네서점들도 나름 선전하고 있다. 아마 동네서점이 단순하게 책을 파는 공간을 너머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현지 사정에 대해 잘 모르니 그저 짐작할 뿐이다.

 


하도 이 책 저 책 읽다 보니, 항상 책갈피가 모자란다. 어떤 사람들은 돈도 책갈피로 쓰는 모양이다. 램프의 요정에서 산 책이 돈이 끼어 있던 적도 있었다. 놀랍지 않은가. 매입하면서 검수하는 양반도 책 내부를 제대로 살펴 보지 못한 것 같다. 얼마 전에, 내가 책 팔러 갔을 때 만난 양반이었다면 바로 잡아냈을 텐데.

 

집에 코팅기가 있어서, 그 코팅기를 돌려서 책갈피를 코팅하려고 했는데 내가 아끼는 책갈피에 누군가 마구 낙서질을 해서 허탈해 한 적도 있다. 책에 얽힌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지 않을까 싶다. 책을 사 모으다 보면, 다른 이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는 장면에서는 우리 달궁 독서 모임의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 분의 옆지기는 더 이상 책을 사들이면 소장 중인 책을 모두 불싸질러 버리겠다는 무시무시한 협박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와이프가 손에 칼을 들고...

 

사람이 고지식해서 그런진 몰라도 또 연체는 또 못 참지 내가. 공공재라고 할 수 있는 도서관 책을 나만 독식할 수는 없으니 가능하면 21일 동안 빨랑 책을 읽고 반납하려고 노력하지만 결심과 나의 행동은 항상 반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빌렸다가 읽지 못하고 노심초사하다가 결국 마감에 못 이겨 반납한 적이 어디 한 두 번이던가.

 


책에 대한 고민들을 다룬 부분들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공감할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작가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이다 보니 거진 반을 할애하는 글쓰기에 대한 컨텐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공감이 떨어졌다. 계속해서 책탑의 높이가 올라가지만, 여전히 책이 아무래도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공감하는 바이다.

 

procrastinate (프로크래스티네이트) 미적거리기

미국 작가가 쓴 글이다 보니 곳곳에 모르는 단어들이 마구 출몰한다. 그 중에서도 이 단어는 정말 처음 단어라 한 번 기록으로 남겨 보고자 한다. 어디에서 나온 지는 까먹어 버렸지만.

 

현존하는 책들 뿐 아니라 아직 쓰이지 않은 혹은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멋진 책들을 만나게 되는 미래를 기대해 본다. 119쪽에 보니 완벽이란 세상에 없는 것이라고 한다. 맞는 말인지 아닌지 아리송하긴 하지만 왠지 멋져 보인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i74 2022-02-20 13: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손코팅. 좀 우굴거립니다 ㅋㅋ예전 오빠방 책 사이에서 비상금 찾아낸 생각나는군요. 언니랑 둘이 떡볶이 사먹었는데 말이죠.

레삭매냐 2022-02-20 13:39   좋아요 1 | URL
아 고 떡볶이 넘 맛나셨겠어요
ㅋㅋㅋ 아 씐나 -

새파랑 2022-02-20 13: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구매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약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 그리고 두번 읽을것 같지 않아어 팔았다는 😅 이 책 다읽고나니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책에 대한 애정이 생기더라구요 ^^

레삭매냐 2022-02-20 13:40   좋아요 3 | URL
예전에는 이거다 싶은 책들은
마구잡이로 사들였었는데...

책짬이 늘면서 가능하면 꼭
소장할 책만 사게 되더라구요.

헌책방에서 일단 보고 사서
볼 만한 책은 아이다 판단하
고 어제 빌려다 읽었답니다.
재밌긴 했어요.

구단씨 2022-02-20 14: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 지금 읽고 있는데요.
공감되는 것도 있고. 저랑 전혀 다른 것도 있고. 그러네요.
저는 아무래도 애서가는 아닌 듯해요. ^^

레삭매냐 2022-02-20 16:42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어떤 부분은 격렬
하게 공감하다가도 또 어떤
부분은 어 이건 나랑 다른데
싶더라구요.

레알 책쟁이는 책 자체보다
컨텐츠에 집중해야 하는데
저는 아직 멀은 것 같습니다.

coolcat329 2022-02-20 2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도서관에서 읽었어요.
작가가 치과의사였군요! 대단하네요.
책 속의 돈! 왜 제가 다 좋은지요.ㅋㅋ
책을 사랑하고 책에 중독된 사람들을 보는 건 늘 웃음을 짓게하고 삶을 더욱 사랑하게 만듭니다.

레삭매냐 2022-02-21 11:15   좋아요 1 | URL
책 속의 돈을 슈킹하야 또
책을 샀다는 건 안 비밀
이라고 합니다.

독서중독자들의 세계는
참으로 신비하고 유쾌하지효.

라로 2022-02-21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사람 그림은 오래 못 보는,, 그림이,,, 아직 그 이유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 책 이후로 인스타도 안 보게 되네요.. ^^;;
저는 도서관 책을 잘 안 빌리고 책을 사버리는 이유는 연체를 주로 하기 떄문에
미안하고 그러니까 그냥 내가 사자,, 뭐 그런;;; 속이 편해요,,
여기 연체등 제도가 잘 되어 있어도요. 책도 많이 안 읽지만;;; (갑자기 부끄럽다..)

레삭매냐 2022-02-21 11:18   좋아요 1 | URL
세상의 별처럼 많은 작가들처럼
독자들의 취향도 다양하다고 생
각합니다. 라로님의 취향을 존중
하는 바입니다.

뭐랄까, 도서관 책을 빌리면 시간
이 째깍째깍 가니 자신을 재촉하
게 맹글어 주니 다급하게 읽게...

가급적이면 한 번 읽을 만한 책들
은 도쇼깡에서 빌려 읽는 것으로.

그레이스 2022-02-21 1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읽고 그대로 반납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때로는 너무 좋아서 몇페이지 읽다가 덮고 반납합니다. 사서 읽으려구요^^ 제 책 페이지마다 감동을 남겨야 하니까...^^

레삭매냐 2022-02-21 11:25   좋아요 2 | URL
전 그게 바로 문제랍니다 -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너무 재밌
어서 사려고 하면, 아니 다 읽은
책인데 뭘 사니 이렇게 되더라구요.

흠, 그레이스님이 그렇게 하시는
게 아주, 충분히, 매우 이해가 됩
니다.

예전에는 참 책을 깨끗하게 읽었
는데 언제부터인가 연필로 좍좍
그어 가면서 읽게 되었죠. 그런 거죠.
 
만화가의 여행 - 모로코, 프랑스, 스페인 스케치 여행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얄라얄라님 덕분에 알게 되서 읽게 된 책입니다.]


9년 전, 처음으로 캄보디아로 패키지 여행을 갔었다. 그전에 여행은 모두 철저한 나홀로 솔로여행들이었다. 패키지 여행은 편했고, 숙소들은 만족스러웠다. 고생이 없으니, 곧 권태가 밀려 오더라. 동행 덕분에 외롭지 않아 좋았던가. 가이드 아저씨는 우리에게 곧 며칠 동안 원딸라의 환청이 들려오게 될 거라고 경고해 주셨다. 그리고 앙코르 와트를 비롯한 곳곳에서 그 말이 무엇인지 곧 깨닫게 됐다. 아 그리고 입국 절차하면서 세관원의 노골적인 뇌물 요구에 아주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그들에게 1달러도 주지 않았다.

 

미국 미시건 출신 만화가 크레이그 톰슨의 모로코 여행기에서 비슷한 추체험을 할 수가 있었다. 기독교 근본가정에서 자란 저자는 어려서부터 기독교 근본주의자 부모님들 덕분(?)에 일체의 미디어는 검열을 받았다고 한다. 허락된 음악은 기독교 가스펠 정도라고 했던가. 다른 나라도 아니고, 자유의 땅 미국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이 좀 믿을 수가 없었다.

 

크레이그 톰슨은 관광객의 나라 미국인답게 프랑스로 건너가 숱한 싸인회에서 그야말로 팔이 떨어질 정도로 그림을 그리고 싸인을 해댄다. 만화 그리기가 마냥 창작의 활동만은 아니라는 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결국 만화가도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자신이 출판사를 통해 발표한 만화책들이 잘 팔려야 하는 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에 알려야 하고, 또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에는 너튜브나 SNS가 그 지금처럼 위력을 발휘하기 전이니 발바닥에 땀이 나게 열심히 뛰어야 했으리라. 지금은... 그 시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용이할 지도 모르겠다. 뭐 아닐 수도 있겠고.

 


옛 연인으로부터 실연당한 그녀를 잊지 못하면서 모로코의 마라케시와 동쪽의 사막 언저리, 항구도시 에사우이라 그리고 고도 페스를 여행한다. 포스트비건을 자처하는 크레이그 톰슨은 먹거리에는 자유로운 편이다. 무대포 미국인 여행자와 달리 현지인들과의 교류를 희망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1세계 시민다운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 주기도 한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그런 편이 더 솔직하게 다가온다. 인간과 짐승의 배설물로 모코로의 오래된 도시들에서 피혁을 염색하고 가공하는 장면이 역겹다는 말로 증언한다.

 

정부로부터 인가받지 않은 야매 가이드들의 엉터리 투어부터 시작해서, 관광객들로부터 한푼이라도 더 뜯어내기 위해 혈안이 된 현지인들에 대한 모습을 저자는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어쩌면 그런 그네들의 모습을 보면, 힐링과 새로운 풍광을 보기 위해 비싼 비용과 시간을 들려 찾은 관광지로 모로코가 적합하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이런 편견은 버려야 하는데, 그게 또 쉽지가 않다.

 


결국 언어가 잘 통하는 동료 미국인 혹은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과 서로 마음이 잘 맞는 편이라고 고백하는 장면도 그런 대로 받아들일만 하다. 결국 계급과 인종 그리거 언어의 장벽까지도 뛰어넘을 수 있는 인간 대 인간의 교류는 어디에서나 쉽지 않은 것 같다. 하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끼리도 그건 쉽지 않으니까.

 

디지털 카메라의 도움을 받지도 않고, 오로지 현지에서의 스케치 혹은 기억만으로 이런 멋진 여행의 경험을 만화로 그릴 수 있다는 점이 만화가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싶다. 소심한 성격처럼 자신의 잡담류가 출간된다는 점을 쑥스러워 하기도 하지만 또 이것도 하나의 돈벌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가 마다할 이유가 1도 없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여행지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였는데, 문득 수년 전에 바르셀로나행 비행기표를 알아 보다가 워낙 비싼 가격에 질려 포기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넉넉한 시간도 없었으니까. 그놈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가우디에 대한 찬사는 이제 더 듣기도 그렇더라. 내가 직접 보지 않고 타인의 경험을 통한 간접체험은 이제 그만. 내 팔자에 바르셀로나에 가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도서관에 간 김에 크레이그 톰슨의 <하비비>도 빌려 왔는데 그 두께에 놀랐다. 뭔 놈의 그래픽 노블이 이렇게 두껍나 하고 말이다. 오늘 <담요>는 미처 빌려 오지 못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 작품도 한 번 만나보고 싶다. 참 위키피디아로 저자를 검색해 봤는데 영화배우 뺨치는 프로필 사진이 걸려 있었다.


[뱀다리] 자신도 미국인 관광객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서(?) 캐다나인 행세를 했다는 고백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2-02-19 18: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의 리뷰로, 저의 얕은 읽기에 숭숭 체 구멍이 뚫렸다는 걸 알겠네요. 근본주의자(?)를 단어 그대로 읽고 넘어갔는데 작가가 미디어 노출을 완전 차단당하고 성장했다니, 그런 내용은 <담요>에 더 있을까요? 제가 사는 지역, 작은 도서관까지 그 어느 곳에도 <담요>는 없더라고요.

레삭매냐 2022-02-19 19:29   좋아요 1 | URL
크레이그 톰슨 프로필은
은 제가 위키피디아를 통해
알게 된 거랍니다.

어떻게 생격 먹은 작가인지
쫌 궁금해져서요.

저도 아직 <담요>는 만나
보지 못했는데 자전적 요소
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입
니다.

저희 도서관에서도 관내열
람만 허용하고 대출은 안된
다고 하네요.

얄라알라 2022-02-19 1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본문에 동료 만화가가 그려준 크레이그 톰슨의 초상을 보면서, 저는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EBS 인형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레삭매냐님께서는 훈남을 보셨군요. 그렇다면 저도 위키피디아로 다시 고고고

레삭매냐 2022-02-19 19:30   좋아요 2 | URL
전형적인 양키(?) 스타일로
아주 멋드러지게 생겼네요...

만화에서 보면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꼬이는데 아마
그런 부분도 일부 있지 않나
조심스레 추정해 봅니다.

mini74 2022-02-19 1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있나 검색하니 하비비대신 하비의 혈액순환 이야기 뭐 이런책이 뜨네요 ㅠㅠ저희 동네 도서관은 그래픽노블이 별로 없는 듯 합니다 ㅜㅜ 잘 생겼네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2-02-19 19:31   좋아요 2 | URL
저희 도서관에서도 그래픽 노블
은 일단 대놓고 안사 준답니다.
만화라구요 ^^

제가 몇 차례 희망도서로 신청
했다가 대차게 까여서 이제는
아예 기대도 하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면 이렇게 들
어와 있더라구요. 도대체 기준
이 무언지...
도서관의 엄숙주의 참 문제입
니다.

얄라알라 2022-02-19 19: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영신님의 ˝엄마들˝을 검색하려 했더니 제가 검색한 도서관에서 176권이 떴어요. ㅎㅎ하비ㅡ이 혈액순환이야기라니....ㅋㅋㅋ 갑자기 즐거워집니다. 그래픽 노블에 유난히 박한 도서관도 있다는 걸 저도 북플하면서 알았어요.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그래픽노블은 아무리 유명하고 수상작품일지라도 도서구입신청하면 다 취소시켜주시더라고요. 이유는 명쾌 ˝그래픽노블이라서˝....담요는 중고로 사서 읽어야겠어요

레삭매냐 2022-02-19 19:33   좋아요 2 | URL
저희 도서관에서도 마찬가지
랍니다.

그래픽 노블하면 일단 만화는
절대 안돼지, 뭐 이런 거 같습
니다.

해당 작품의 작품성이나 다루고
있는 주제 등에 대해서는 1도
관심이 없구요. 참...

저도 오늘 차까지 동원해서 멀리
있는 도서관까지 가서 빌려 왔
답니다. 크레이그 톰슨 덕분에
아주 잘 읽고 있습니다.

라로 2022-02-21 10: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담요>만 읽었는데 좋았어요!! 집에 어딘가 있을텐데,, 그건 많이 안 두꺼워요.^^;;
올려주신 책도 찾아봐야겠어요.
저는 작가를 찾아보지 않았는데 함 찾아봐야겠어요,, 어떻게 생긴 것이 잘 생긴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레삭매냐 2022-02-21 14:29   좋아요 0 | URL
<담요>도 땡기네요. 이건 아마
저자의 자전적 썰이 아닐까 조심
스레 추정해 봅니다만.

영문판하고 달라서인진 몰라도
국내판은 장장 592쪽이나 되네
요 ^^

지금 <하비비> 열심히 읽고 있
는데 미국 작가가 이런 작품을
그리고 썼다는 점이 놀랍네요.
아랍 문화에 대해 조사를 많이
했나 보더라구요.

인물 탐색 고고씽 ~

라로 2022-02-21 17:18   좋아요 1 | URL
담요 두꺼워요,,, 다른 책하고 착각했어요. ㅠㅠ
저는 이 담요가 늘 펀홈이랑 헷갈려요.

라로 2022-02-23 18:22   좋아요 1 | URL
아! 저 방금 책나무님께 댓글 달다가 내가 왜 담요의 두께가 얇다고 생각했는지 깨달았어요!! 물론 펀홈이랑 자주 헷갈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제가 담요를 아이패드로 처음 읽었기 때문이에요!!ㅎㅎㅎㅎㅎㅎ 아이패드로 읽은 모든 책은 아무리 길어도 아이패드 두께,,, ㅎㅎㅎㅎㅎㅎㅎ 이제야 속이 시원해요

레삭매냐 2022-02-23 19:38   좋아요 0 | URL
덧글 달아주신 걸 보니,
충분히 그러실 수 있겠지
싶습니다 ^^

소설도 그러한데 그래픽
노블은 더더욱 그러하지
않을까요 ~
 




요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책이나 기타 등등을 잔뜩 덜어내고 있는 중이다.

아침에 재활용 상자에 담겨 있던 책들을 리사이클링 센터에 내다 놓으러 나갔다가...

몇 권의 동화책들을 발견했다.

 

6권을 들고 일단 차에 싣고 출근했다.

그 다음에 램프의 요정 바코드 리더 시스템을 겁나 문질러 댔다.

 

그 중에서 4권은 매입 불가 판정, 나머지 두 권은 각각 900원 그리고 1,100원이 나왔다.

만날 하는 말, 땅을 파봐라 돈 100원이 나오나...

난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습득한 책으로 2,000원을 땡기겠다는 속셈을 안고 룰루랄라 램프의 요정을 찾았다.

 

문제는 내가 바코드 리더로 읽은 것과 현장 매입가는 또 다르다는 것이다.

사전에 바코드를 찍어본 결과에 의하면, 모두 균일가 매입이라고 하는데 검수하시는 분은 겁나 꼼꼼하게 책의 상태를 점검해 보신다. 오 놀랍군 그래. 이거 긴장은 무엇?

 

그리고 대망의 매입가 감정의 순간!

한 권은 예상대로 900원 그리고 다른 녀석도 900원이 찍혔다. 그러니까 나의 예상과 200원 차이가 난다는 거다. 현금으로 땡기고, 열린책들에서 나온 <나치 의사 멩겔레의 실종>을 찾아 봤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이긴 하나 굳이 사야 싶어서 패스했다. 정 읽고 싶다면, 도서관에 가서 빌려다 볼 생각이다.

 

주말에 팔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청아 2022-02-18 1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래서 띠지까지 모아놨다가 책을 팔때 장착시키고 갑니다ㅎㅎ

타지역 모지점에서 감정받은적이 있는데 직원분이 갑자기 다리까지 벌려 짜세를 잡으시더니 제가 본 중 가장 꼼꼼히, 프로페셔널하게 검수하더라구요. 괜히 진땀이 나더군요ㅎㅎ

레삭매냐 2022-02-18 14:18   좋아요 2 | URL
이렇게 꼼꼼하게 검수를 하는데도
가끔 헌책에서 돈이 뚝~ 떨어지는
걸 보면 ㅋㅋㅋ

헌책의 세계는 참 재미진 것 같습
니다.

얄라알라 2022-02-18 13: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직원분께서 검수하시는 데 책 사이에서, 제가 예전에 썼던 편지가 나온 적이 있어서 땀 쪼르르 ㅋㅋㅋㅋ직원분께 감사드렸어요 ㅎ

레삭매냐 2022-02-18 14:23   좋아요 2 | URL
오옷, 책을 팔러 갔는데
편지가 나온다면... 저도
당황했을 것 같아요 >.<

직원분 센스쟁이 ~

독서괭 2022-02-18 13: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책 팔려고 보니 균일가매입 1000원이 많아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땅 파봐라 100원이 나오나” 하시는 말씀 보니 그냥 팔아야겠다 싶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2-02-18 15:23   좋아요 2 | URL
재작년엔가 산 도쿠가와 이에야스
팔려고 했는데 균일가 1,200원이
라고 해서 망설이고 있네요 ^^

요즘 왠놈의 균일가 가격매입이
많은지 모르겠네요.

coolcat329 2022-02-18 14: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치 의사 멩겔레 저도 관심가던 책인데 레삭님이 먼저 읽어주세요~☺

레삭매냐 2022-02-18 15:56   좋아요 2 | URL
넵 오늘이나 내일 도서관
에 가서 빌려 볼라구요 ^^

라로 2022-02-18 16: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긴장은 무엇?˝ 에서 빵 터져서 저 지금도 이 댓글 웃으며 달고 있어욥!!!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왜냐면 저도 한 5년 전에 살림에 보태겠다고
여기 엘에이에 있는 중고 매장에 책을 팔려고 가져간 적이 있거든요.
그때 아들이랑 남편이랑 들어줘서 엄청 많이 가져갔는데
검수 하시는 분이 정말 꼼꼼히;;;
그떄 그 심정 느껴져서 막 공감되는 한 줄의 문장이
저를 막 웃게 하네요.
저 덕분에 한 5년은 젊어진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2-02-18 19:37   좋아요 1 | URL
워낙 텐션 없이 흘러가는
인생이라, 고 정도의 텐션
이라면 환영할 만하지 않
을까요 ㅋㅋ

책 판 돈으로 꼬맹이 인절
미 사다 줬습니다. 세상에
떡값도 올랐더라구요. 인
플레가 새삼 -

been young, 콩그레츌레이션 ~

mini74 2022-02-18 1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주로 인터넷 매입하는데 택배료 안 받아서 좋더라고요 ㅎㅎ ~ 긴장돼죠.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낮은 등급 나오면 뭔가 진 듯한 느낌 들어요 ㅎㅎ

레삭매냐 2022-02-18 20:11   좋아요 1 | URL
저도 처음에 램프의 요정에서
헌책 매입할 적에 주로 인터넷
택배를 이용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제가 생각한 등급하고
많이 다르더라구요...
격렬하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램프의 요정이 회사 근처에
있어서 종종 이용하고 있답니다.
 


 

요즘 황현필 아저씨 너튜브에서 조선 역사 컨텐츠를 줄기차게 보고 있는 중이다. 어제는 이순신과 관련된 임진왜란 이야기들을 시청했다. 가장 최근에 올라온 임진왜란 당시 2군 사령관 가토 기요마사의 우선봉이었다는 22세의 항왜 사야가, 모화당 김충선(1571~1642)의 삶을 컨텐츠로 봤다. 일본 사무라이로 22년 그리고 조선인보다 더 조선인 같았던 김충선의 삶은 정말 영화나 소설로 만들어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삼천포로 가는구나. 중종, 진성대군 (이혁:1488~1544)이야기에 집중해 보자.

 

중종에 앞선 조선의 군주는 바로 악명 높은 연산군이었다. 그는 아버지 성종의 뒤를 이어 총 12년간 집권했다. 그 중에서 폭정의 시기는 말기의 2년이었다고 한다. 어머니 폐비 윤씨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고 1504년 갑자사화를 일으켰다. 자신의 계모들이라고 할 수 있는 귀빈 엄씨와 정씨를 참혹하게 주살하고, 그들이 낳은 이복동생들도 모두 귀양 보내 사약을 내렸다.

 

이렇게 폭정을 하는 가운데, 연산군은 아마 반란이 일어날 경우 자신의 이복동생들을 반란군들이 옹립할 것을 경계했으리라. 그중에 가장 유력한 인물이 바로 훗날의 중종, 진성대군이었다. 미래의 왕위 경쟁자들은 모두 죽였으면서도 진성대군을 살려둔 것도 미스터리다. 진성대군은 연산군의 어머니 윤씨가 폐비가 된 뒤 성종의 계비 정현왕후(1482~1530)가 낳은 적자였다.

 

중종반정의 일등공신은 바로 문관으로서는 성희안(이조참판) 그리고 무관으로서는 박원종(중추부지사)이었다. 그들은 진성대군의 장인인 신수근 형제에게도 반정에 참가할 것을 종용했지만 신수근 브라더스는 거부했고, 결국 그들 삼형제는 반정의 와중에 살해됐다. 반정군이 진성대군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들을 보냈을 때, 진성대군은 반정이 실패하고 연산군이 자신을 죽이러 병사들을 보낸 것으로 판단하고 자결하려 했으나 조강지처 신 씨가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반정 공신들은 신 씨가 중전이 되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고 결국 내쫓기게 되었다. 권력이 없는 허수아비 왕의 실체가 아닐까. 사가로 내쳐진 신 씨가 인왕산인가 어딘가에 중종이 좋아하는 빨간 치마를 바위에 널었다는 치마바위 전설의 시작인가 어쩐가.

 

그 후 중종은 두 번째 부인으로 장경왕후를 들여 인종을 낳고, 장경왕후가 죽은 다음에는 문정왕후를 들여 명종을 낳는다. 문정왕후의 수렴청정은 그야말로 잘 나가던 조선을 수렁에 빠트린 그런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너튜버 황현필 아저씨에 따르면 조선의 16세기는 중종 38년과 명종 22년 치세로 60년 정도를 해먹는다고 한다. 성종-중종 연간에 나온 삼강행실도(?)()동국여지승람 등의 출판물이 나왔고, 삼포왜란으로 비변사가 설치되었다.

 

중종 시대에 중국으로부터 양명학이 유래되었고, 풍기군수 주세붕이 조선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을 세웠다. 그 다음에는 군적수포제도 실시되었다고 하는데 이건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다. 무슨 제도인지 검색을 좀 해봐야겠다.

 

*** 군적수포제 기존의 불법적으로 운용되던 방군수포제(병역을 행할 수 없는 이들이 부득이하게 병역 대신 한 달에 베 3필이나 쌀 9두를 받는 제도)를 양성화한 제도로, 16개월마다 양인 정남에게 베 2필을 징수하여 용병을 고용하는 제도다. 부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종 36(1541)부터 실시되었다.

 

이전 세기인 15세기에는 폭군 대접을 받기는 했지만 태종과 세조 같은 군주들이 부국강병책을 실시했고, 세종과 성종 같은 성군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런 세자 교육도 받지 못하고, 공신들의 견제를 받게 된 중종은 자신의 권력 유지에만 급급했다. 조광조(1482~1520) 같은 신진 사림들을 기용해서, 훈구파 대신들을 제압하려 했지만 그것도 실패했다. 도덕군자 조광조는 사림의 숭앙을 받는 선비로 그가 계속해서 중종의 신임을 얻어 개혁정치를 실시했다면, 어쩌면 중종은 후대에 성군 취급을 받지 않았을까. 물론 기득권 계급인 훈구파의 반발을 무마할 수 없어서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을 지도.

 

주초위왕(走肖爲王)’이 단초가 된 기묘사화(중종 14, 1519)로 조광조가 실각하고, 귀양보내진 뒤 사약을 받으면서 중종 시대의 개혁은 물 건너가 버렸다. 중종 대에는 역모와 반란에 대한 고변이 빈번했는데, 그것도 아마 자신감이 결여된 군주 자신의 모습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국가 조선이 중흥할 수 있었던 모든 기회를 무산시켜 버린 군주 중종, 38년의 재위 시절이 아깝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ini74 2022-02-17 17: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조광조가 그렇게 잘생겼다던데요 ㅎㅎ 아깝죠.

레삭매냐 2022-02-17 17:34   좋아요 3 | URL
공부도 잘하고 청렴결백하여
조선시대 그 엄격한 사림들
의 사조로 추앙을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인물까지 좋았다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