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의 삶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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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너무 늦게 나온 노벨문학상 작가의 최신작. 탄자니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새로운 언어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의 문학 여정에 동참하고자 한다. 별점은 아직 책을 만나 보지 못한 상태에서 중립적으로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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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을유세계문학전집 17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김현균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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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는 법이다. 오래 전 을유문화사에서 새로운 문학전집 시리즈가 나온다 하여 잔뜩 기대를 했다. 그 중에서 나의 원픽은 듣도 보도 못한 칠레 출신 스페인 망명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이라는 책이었다. 그 결과는 대박이었다. 이럴 수가 있나 그래. 그 때 아마 이 양반은 저 하늘의 별이 되었을 터인데, 고인이 구사하는 놀라울 정도로 뻔뻔한 블랙 코미디에 그만 뻑이 가 버렸다.


나중에 보니 이 작가가 미국에서도 대박이 났더라. 그러니까 요절한 작가라는 미국 독자들이 대환장하는 강력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다, 그네들이 맛볼 수 없었는 독재문학이라는 신선한 장르를 무기로 삼아 아메리카 대륙을 공략하는데 성공했지 싶다. 무엇보다 영화 <나우 앤 씨>에선가 우디 해럴슨이 볼라뇨의 대표작이자 벽돌책 <야만스러운 탐정들>을 읽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 그래 미국에서도 이 정도란 말이지.


볼라뇨를 읽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나치와 2차 세계대전은 조국 칠레의 암담했던 상황 만큼이나 작가가 사랑하는 주제다. 이번에는 나치즘의 본토인 독일이 아닌 대서양 바다 건너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생한 자생적(?) 나치 추종자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코미디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다. 볼라뇨의 이 백과사전식 파시스트 열전을 넷플릭스에서 만들어 주면 어떨까라는 작은 바람이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전 세계의 이야기들을 모두 웹드라마로 만들 기세를 보면 볼라뇨의 작품들도 곧 영화화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스물스물 피어오른다.


첫 번째 나치 추종자로 등장하는 에델미라 톰슨 데 멘딜루세는 아메리카 대륙을 통틀어 나치의 대모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부르주아 집안 출신의 재력을 바탕으로 시인과 문인 행세를 하며 계속해서 허섭쓰레기 같은 작품을 발표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어느 작가의 작품이 생명력을 얻어 계속해서 문학 세계라는 험난한 바다를 자력으로 항해할 수 있다는 더 바랄 게 없겠지만, 우리 책쟁이들이 알다시피 그러기에는 정말 쉽지 않은 게 바로 이 바닥의 생리다. 하지만, 또 에델미라 아줌마의 경우처럼 돈이 많다거나 지속적으로 파시스트 작가들의 문단활동을 후원할 수 있는 자금과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그건 또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이 유한마담의 자손들 역시 엄마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게 된다. 참 그녀의 딸이 히틀러와 같이 찍은 사진을 두고두고 울궈 먹는다는 설정은 정말!


에델미라 같이 문단에서 활동한 인사들이 있다면, 이름은 까먹어 버렸지만(너무 많은 이들이 등장하다 보니 이름조차 다 외울 수가 없다, 부디 양해해 주시길) 콜롬비아 출신 영맨 시인들인 이그나시오 수비에타와 고메스 등은 아예 무장친위대로 변신해서 전장에 나선다. 세상에 다른 부대도 아니고 바펜 SS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최정예 부대로 전투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전쟁범죄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런 극악의 부대가 아니었던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드디어 유럽에 상륙한 미군 부대들이 바펜 SS에 학을 뗀 나머지, 바펜 SS 출신 포로는 잡지 않겠다고 맹세를 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콜롬비아 출신 의용군 전사는 라틴 아메리카 출신으로 유일무이하게 히틀러에게 철십자훈장을 받을 정도로 순수 아리안족을 능가하는 출중한 전투력을 전장에서 보여준 바 있다. 개인적으로 이 서사가 과연 볼라뇨의 독창적 상상의 결과물인지 아니면,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의 소설적 변용인지가 사실 궁금했다.


그 동네의 걸출한 멕시코 출신 여성 지식인 이르마 카라스코에 대한 이야기는 또 어떤가. 카라스코의 작품 세계보다는 스탈린주의자로 알려진 건축가였던 남편 가비노 바레다와 있었던 ‘사랑과 전쟁’은 요즘 너튜브에서 대유행 중인 스케치 코미디 부부생활을 능가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스페인 내전에서 내셔널리스트 편에 서서 맹활약을 한 카라스코와 정치적으로 너무 달랐던 남편 바레다와의 결혼 생활은 어쩌면 시작부터 파국을 예고했던 게 아닐까.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타라는 이름의 도메스틱 바이얼런스에도 불구하고 이별과 재결합이 교차하는 희비극이 블랙 유머가 가미된 볼라뇨 스타일로 너울거린다.


개인적으로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에 등장하는 빌런 중에서 가장 문제적 캐릭터는 바로 아이티 출신(포르토프랭스)의 막스 미르발레가 아닐까 싶다. 글로 밥 벌어 먹고 살겠다는 이들은 자신에게 문재(文才)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바로 접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지 못하고, 다른 괴랄한 방식으로 얼치기 문학가라는 자신의 입지를 사수하려는 인물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문학계의 엄정한 현실을 볼라뇨는 예리하게 저격한다. 표절로 날아가 버렸다고 생각한 어느 작가가 문학이 주는 꿀을 포기할 수가 없어 다시 돌아온 장면을 보면서 이 동네가 거의 아수라판인지 절실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볼라뇨가 살아 있어서 우리네 문단에서 횡행하는 이 꼴을 알았다면 얼마나 신랄하게 깠을까. 그러지 못하고 여전히 상부상조하는 주례사 비평의 거품은 꺼지지 않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파블로 네루다와 옥타비오 파스를 가차 없이 깠던 볼라뇨 정도의 패기를 지닌 비평가나 동업자들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문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막스 미르발레라는 문제적 사이비 작가는 출발부터 타인의 작품들을 표절했다. 그가 얼마나 교묘하게 표절을 했는지 심지어 원작자도 모를 정도였다고 했던가. 표절의 기술이 늘면서, 미르발레는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을 만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수집해서 자신이 개발한 극강의 표절 수법으로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냈다. 오, 놀랍지 않는가 말이다. 미르발레가 얼마나 표절을 잘 했는지, 그의 눈부신 재능을 탐낸 이들이 표절 전문가의 표절작을 다시 한 번 표절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역시 무언가에 득도하게 되면, 윤리의식을 뛰어넘어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생산해 내게 되는 모양인가 보다. 뭐 이 정도라면 표절문학이라는 장르가 하나 생겨나도 무방하지 싶다.


대미를 장식하는 카를로스 라미레스 호프만 중위의 서사는 확장된 <먼 별>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지난주에 <먼 별>을 읽기 전에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에 수록된 부분을 먼저 읽고 <먼 별>을 주파했다. 주인공들의 이름이나 몇 가지 소소하게 달라진 부분들이 있었지만, 역시나 중편으로 개작하기에 충분히 넉넉한 공간들을 볼라뇨는 잘 활용해서 청어람 같은 작품을 생산해냈다. 이 또한 강력한 서사의 힘에 덧댄 게 아닐까 추정해 본다.


파시스트 작가 열전의 양식을 띠고 있는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의 구조는 건조하고 딱딱하다. 잊지 마시라, 볼라뇨가 얼마나 친절하지 않은 작가인지에 대해. 아메리카 대륙에 분포한 파시스트 작가들의 생몰연대를 기본적으로 다루면서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게 되었는지, 성장과정에서 파시즘에 서서히 물들어 가는 보통 사람들로서 그네들의 삶에 작가는 천착한다. 어느 누구도 태어나면서부터 괴물은 아니었다. 멘딜루세 패밀리만 보더라도, 멘딜루세 여사의 영향력 아래 자란 자녀들이 파시스트 작가로 걷게 될 미래가 빤히 보이지 않던가 말이다. 볼라뇨가 이 책에서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누구나 파시즘에 경도된 몬스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확증편향과 보고 싶어 하는 사실만 보게 되는 진영 논리의 틀에 갇혀 나와 다른 이들과의 공존을 맹렬하게 거부하고 있지 않은가. 상대방이 옳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고의 유연성이 필요한 시간이다. 나와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기본 명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주말에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볼라뇨를 읽기 시작했다. 아욱실리오 라쿠투레가 등장하는 <부적>과 침술사 피에르 팽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팽 선생>을 동시에 읽고 있다. 이러다가 이야기가 헛갈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 나의 5월 볼라뇨 읽기는 그렇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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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16 17: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볼리뇨 도장깨기입니까 매냐님 ㅎㅎ 작가들 전작읽기 넘 좋아보입니다. *^^*

레삭매냐 2022-05-16 17:51   좋아요 2 | URL
거의 재독이라 그런지,
아주 술술 넘어가고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나치 문학>은 무려
삼독이었네요.

페넬로페 2022-05-16 1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오늘도 로베르토 볼라뇨 작가의 매력을 뿜어 주시네요~~
칠레 출신이라 더 쓸 것이 많겠어요.
저도 도장깨기 중입니다^^
다른 책으로요~~

레삭매냐 2022-05-16 20:03   좋아요 3 | URL
그니깐요. 제가 오래 전 이 바닥
에 투신할 무렵에 작고하신 루
이스 세풀베다 샘의 책들을 넘나
좋아했었는데... 그 분도 가시고
다른 칠레 작가로 점 찍은 선수
가 바로 볼라뇨 되겠습니다.

책들이 많으니 선택의 폭이 넓지
않나 싶습니다. 부디 볼라뇨의
매력에 흠뻑 빠지시길 기대해
보렵니다.

새파랑 2022-05-16 18: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레삭매냐님 저번에 글 보고 볼라뇨 책을 읽어볼까 하고 우주점에 갔더니 이 책이 딱 있더라구요. 그래서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좀 어려워 보여서 안샀는데 별 세개라니 좀 그런가 보군요. (삼독이셔서 별 세개?)

아직 안팔렸는지 검색해봐야 겠습니다 ㅋ

레삭매냐 2022-05-16 20:05   좋아요 3 | URL
제가 처음으로 볼라뇨를 이 책
으로 만났을 적에는 그야말로
뻑이 갔었습니다. 아마 그 당시
에는 별 다섯 개를 주지 않았나
싶네요.

그런데 두 번 그리고 세 번 읽
게 되니 그리고 볼라뇨의 다른
책들이 원체 좋다 보니 좀 짜
게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쓰리 앤 하프 정도가 되지 않
나 싶습니다.

사실 볼라뇨 작가에게 별은
의미가 없습니다. 기냥 다 좋
습니다.

건수하 2022-05-17 0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에서 볼라뇨 나오기 시작했을 때 궁금해서 이 책부터 시작해봤었는데
라틴 아메리카를 잘 모르고 다 허구이다보니 생소해서 읽기가 어려웠었습니다.

레삭매냐님 글 보니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

레삭매냐 2022-05-17 16:03   좋아요 1 | URL
오래 전을 되짚어 보면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볼라뇨 작가의 방대한 라틴
아메리카 문단에 대한 지식
이 그대로 휘몰아 치다 보니
소화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시 읽어 보시면 또 색다른
재미를 느끼시지 않을까 추
정해 봅니다.
 



나는 예언자다.

 

뭐 이 정도면 점집을 차려야 하나.

작년 노벨문학상 발표가 된 뒤, 내가 올린 포스팅이다.

 

https://blog.aladin.co.kr/723405103/13003832

 

다음주에 드디어 압둘라자크 구르나 아자씨의 책 세 권이 나온다고 한다.

나는 놀라웁게도 그 세 권의 출간되는 책들(올 클리어!)과 시기도 대충 맞혔다. 내가 하고서도 놀랍다.



 

<바닷가에서>

<낙원>

<그후의 삶>

 

그런데 역자가 모두 다르다. 왜 오래 전에 만났던 헤르타 뮐러의 생각이 나는 거지. 각각 다른 역자들이 번역을 맡다 보니, 같은 작가면서도 책마다 다른 느낌이 들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앨런 홀링허스트의 케이스 모범이라고 생각했지만, 출판사가 바뀌면서 그 룰로 깨지는 바람에. 일단 최근에 나온 두 책은 만나보지 못해서 일단 유보.

 

우선 <낙원>의 역자인 왕은철 교수의 번역이 가장 낫지 않나 추정해 본다. 이미 쿳시 전문가로 명성을 떨친 바 있다. 시인 출신으로 영문 텍스트 번역에서 두각을 보이는 황유원 작가도 굿. 나머지 한 분은 잘 모르겠다. 내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아무래도. 압둘라자크 구르나 작가의 경우도 한 명의 역자가 줄기차게 번역해 주기를 바랬지만, 아무래도 세 권 모두는 무리지 싶다.

 

키보드 소리가 너무 크다는 컴플레인 때문에 일단은 여기까지.



======================================


일단 네24에서 <낙원>을 선주문했다.

주말이라고 상품권을 뿌려 대니 도저히 사지 않고

배길 재간이 없네요.


램프의 요정에서는 <그 후의 삶>을 살까 어찌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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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13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컴플레인 건 분이 누굴지 궁금합니다. 저는 가끔 폰보고 있음 똘망이가 앞발로 툭툭 치며 컴플레인 겁니다. 인간아 북플에 글 그만보고 나를 쓰다듬어라. ㅎㅎ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 ~

mini74 2022-05-13 23:37   좋아요 2 | URL
앗 중요한 걸 까먹었어요. 로또 번호 좀 ㅎㅎㅎ

레삭매냐 2022-05-14 10:09   좋아요 1 | URL
저희 집 꼬맹스가 자는데
시끄럽고 해서요 ㅋㅋㅋ

그러고 보니 저도 로또 번호 콜~
오늘 한 장 사야겠습니다.

다른 건 죄다 꽝이네요.

coolcat329 2022-05-14 2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쓰신 작년 저 글 읽은 기억나네요. 번역 될 작품 다 맞추셨어요! 😚
저도 이 책들 다 찜해뒀답니다. 기대됩니다.

레삭매냐 2022-05-16 20:01   좋아요 0 | URL
저는 하나씩 사들이고
있답니다.

이러다 다 살 판이네요.
저도 기대만빵입니다.
 
먼 별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권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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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11볼라뇨를 읽는 중이다. 역시 예전에 한 번 읽었던 글들이라 그런지 소화가 쑥쑥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볼라뇨 읽기 가운데 <먼 별>과 만났다. 그리고 내가 가장 처음으로 만난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 맨 끝에 실린 단편을 확장해서 리라이팅한 것이 바로 <먼 별>이었다.

 

<먼 별>은 독재문학을 기초로 삼은 느와르 스타일의 추리소설이다. 볼라뇨의 얼터 이고라고 할 수 있는 아르투로 벨라노가 들려주는 연쇄 살인마 카를로스 라미레스 호프만 혹은 카를로스 비더, 그도 아니라면 알베르토 루이스 타글레의 삶을 추적한다. 전작에서 짧게 다뤄진 서사는 <먼 별>에서 보다 확장된 서사로 독자를 맞이한다. 나는 그래서 결국 <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을 찾아 호프만 중위의 전사(前事)를 찾아 읽어 봤다. 인물들의 이름이 조금 다르게 나오지만 크게 상관은 없다.

 

1970년대 초반, 시창작 교실에 나타난 알베르토 루이스 타글레와의 인연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사실 카를로스 라미레스 호프만이라는 이름의 칠레 공군 소속의 중위였다. 그러니까 그는 소위 시창작 교실이라는 간판을 걸고 불온한 모임을 갖는 좌파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임무를 맡은 프락치(fraktsiya)였다. 시창작 모임에는 당시 문단에서 주목을 받던 베로니카와 앙헬리카 가르멘디아 자매도 참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다 아는 1973911, 쿠데타가 발생했고 가르멘디아 자매는 지방으로 몸을 피했다. 루이스 타글레는 어느 날 밤, 그는 문단에서 주목을 받던 가르멘디아 자매를 찾아가 살해한다. 어때, 시작부터 살벌하지 않은가.

 

시리얼 킬러 공군 중위의 기행은 이제 막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 주력기였던 메서슈미트 Bf 109를 몰고 공중에 연기로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Fiat Lux라는 요한복음 첫 장에 등장하는 그 유명한 문구를 스페인어도 아닌 무려 라틴어로 쓰는 이 빌런은 분명 지식인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물론 그가 지식인이라고 해서 그가 암흑 시절에 행한 악행이 지워지는 건 아닐 것이다.

 

볼라뇨의 다른 작품 <칠레의 밤>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니카시오 이바카체 신부/평론가가 등장해서 카를로스 비더의 작품에 대한 평을 하는 시퀀스도 아주 흥미로웠다.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들을 작품에 등장시켜 상호간에 작용시키는 기법이 마음에 들었다. 부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캐릭터의 재활용인데

 

국가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산티아고 퍼포먼스를 대충 마친 이 빌런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소름 끼치는 사진 전시회를 기획해서 손님들을 초대한다. 그것은 마치 자신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한 소시오패스 같은 고백이라고 할까. 그는 분명 시인을 위장한 예술가가 아닌 범죄자였다.

 

우리의 아르투리토 벨라노는 그전에 볼셰비키 유대인이었던 후안 스테인과 디에고 소토라는 특별한 인물들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아르투리토 벨라노가 나치와 2차 세계대전 마니아라는 건, 그의 저작들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먼저 피노체트 쿠데타가 발생한 칠레를 탈출해서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독재에 대한 무장투쟁이 벌어지는 거의 모든 곳에 등장해서 전설이 된 시인이자 전사였던 후안 스테인은 이반 체르냐호프스키라는 독일 파시스트를 상대로 한 소련의 대조국전쟁에서 명성을 날린 공산당 장군의 조카였다. 문학과 무장투쟁이라는 상극의 요소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는 말을 작가는 하고 싶었던 걸까. 시 창작 교실의 지도자였던 양반이 느닷 없이 게릴라 전사로 변신해서 마나구아 해방과 엘살바도르 내전에 참가해서 명성을 날렸다는 그야말로 판타지에 가까운 서사가 얼마나 매력적이던지. 그리고 어려서 사고로 두 팔을 잃은 로렌소 아니 로렌사에 대한 에피소드도 기억할 만하다.

 

후안 스테인의 삶을 추적하는 장면과 슈퍼 빌런 카를로스 비더의 뒤를 쫓는 장면이 중첩되면서 몽매한 독자는 다시 한 번 문학이 오늘날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다. 책을 읽고 나서 부조리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동력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아니 그렇게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점진적인 의식의 전환을 이루는 것만으로도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책을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보상이 되지 않을까라고 감히 유추해본다.

 

, 이제 본격적인 시리얼 킬러의 추적에 나설 차례가 되었다. 우선 아옌데 정부 시절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었던 전직 경찰 아벨 로메로가 등장한다. 아옌데 대통령에게 훈장을 받은 로메로는 피노체트 시절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어 3년간 옥살이를 하고 유럽으로 망명했다. 나고 자란 땅이 아닌 타지에 뿌리를 내린 이들처럼 수년간의 고생은 나라 잃은 망명자들에게는 기본 옵션이었다. 그리고 다시 모든 것을 망각시키고, 파괴해 버리는 시간이 흘러 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고 있던 로메로에게 동포 한 명이 카를로스 비더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한다. 돈 걱정은 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카를로스 비더 혹은 루이스 타글레는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악행 때문에 철저하게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종적을 감췄다. 자신을 드러낸 악당보다 이렇게 세상에 자신의 흔적을 지우고 사라진 전설적 살인마를 추적하는 게 소설적 재미를 더 주지 않는가 말이다. 아벨 로메로는 우리의 아르투리토를 찾아와 시인 행세를 하는 범죄자를 찾아 달라는 주문을 한다. 자신만의 문학을 포기할 수 없었던 사이비 시인이 이곳저곳에 남긴 자료들을 안겨 주면서. 50만 페세타의 사례비는 아마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르투리토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로메로가 카를로스 비더를 찾아내면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는 피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암흑시절에 사라져간 이들에게 그리고 피의 복수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그저 공허한 외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12년 전에 볼라뇨의 책들이 나오는 족족 사서 읽던 시절이 문득 생각났다. 볼라뇨를 다시 만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갑자기 애정하게 된 작가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자 허겁지겁 제대로 씹지도 않고 그대로 삼켜 버렸다면, 지금은 좀 더 익은 시선으로 그의 저작들을 만나고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로베르토 볼라뇨가 <먼 별>에서 설계한 서사는 완벽하지 않았나 싶다. 독재문학이라는 베이스에 카를로스 비더-알베르토 루이스 타글레라는 시대의 악당을 배치하고, 한 시대를 명멸해 간 인물들을 관조적인 시선에서 조용하게 수놓는다. 가해자들은 용서와 화해를 말하지만, 피해자들은 복수를 원한다. 이렇게 서로 상충하는 생각들을 두고, 열린 결말이라는 탁월한 선택으로 <먼 별>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스스로를 유럽의 공장들에서 길을 잃은 묘한 시인”으로 자신을 규정한 로베르토 볼라뇨.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뱀다리] 볼라뇨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서사들이 모두 그의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들인지 궁금해졌다. 실제 피노체트 군사독재 시절에 있었던 사건 사고들에 대한 볼라뇨식 변형이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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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5-13 15: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글을 읽을 때 매번 느끼는 감탄은 인용문을 쓰지 않아도 글을 채우실 수 있는 능력이십니다.
언젠가는 저도 그런 경지에 오르기를 바래봅니다~~
그리고 로베르토 볼라뇨 작가 다시 찜합니다^^

레삭매냐 2022-05-13 20:2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제가 책 읽으면서 인용하겠
노라고 밑줄도 좍좍 긋고
메모도 하지만 막상 리뷰를
쓸 적에는 기냥 느낌으로
파파밧~하는 스탈이라 인용
을 못하곤 하네요 :>

사람들마다 다 스탈이 다르니
깐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
다.

mini74 2022-05-13 1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볼리뇨 작가분이 매냐님 리뷰를 본다면 감동하지 않을까요 ㅎㅎ 볼라뇨 작가를 매냐님 통해서 전 알게됐어요. 이제 책만 읽으면 됩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2-05-13 20:29   좋아요 2 | URL
ㅋㅋㅋ 하늘에 계신 그 양
반이 미니님의 덧글을 봐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칠레 출신 돌 I, 문학의 이단
아 작가의 매운맛을 속히
보시길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살인 창녀들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박세형.이경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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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책들은 어떤 책들인가. 일단 내가 애정하는 작가들의 책은 덮어 놓고 사들인다. 제임스 설터가 그렇고 로맹 가리가 그렇다. 내 마음대로 이달의 작가로 선정한 로베르토 볼라뇨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물론 사들인 책을 모두 읽는 건 아니다.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방치되어 있다가, 별의 순간이 오면 맹수처럼 달려들어 읽어제낀다. 8년 전에 산 <살인 창녀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니 내가 이 책을 안 읽었단 말인가? 명색이 볼라뇨 팬인데. 하여튼 8년만의 완독을 자축하는 바이다.

 

무슨 마음에서인지 이달 들어 다시 볼라뇨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아 그리고 보니 계기가 있었구나. 볼라뇨의 유작 <SF의 유령>에서 촉발되지 않았나 싶다. <칠레의 밤>을 필두로 해서 <살인 창녀들>까지 세 권을 읽었다. 지금은 <먼 별><아메리카의 나치 문학>을 동시다발적으로 읽고 있다. 이제사 왠지 슬럼프에 빠졌던 책읽기의 본궤도 오른 느낌이랄까.

 

제목도 거시키한 <살인 창녀들>에는 모두 13개의 단편들이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장편 소설보다 짧게 짧게 끊어치는 단편 리뷰가 더 어렵지 않나 싶다. 한 작품마다 리뷰를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무래도 강렬한 이미지의 잔상이 남아 있는 단편 위주의 리뷰로 흘러가지 않나 싶다. 보통 출퇴근길 버스에서 책을 들고 다니며 읽는데, 학생들이 볼까 두려워 책 제목을 마스킹 테이프로 가렸다. 포장지로 제목을 가린 애덤 써웰의 <나의 포르노그래픽 어페어> 이래 처음이지 싶다.

 

나는 축구에 대하 문외한이지만 서로의 피를 공유하는 축구 선수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 <부바>가 참 매력적이었다.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화자 아베세도는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외국인 용병이기에 더 그랬을까? 룸메이트이자 동료로 아프리카 출신 부바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흥미를 돋우기 시작한다. 팀의 승리를 위해, 부과 영광을 위해 서로 피를 나누는 세리머니를 통해 아베세도와 부바 그리고 에레라는 기묘한 주술 의식을 경기 전날 치르기 시작한다. 사실 단편의 엔딩은 중요하지 않다. MLB의 광팬인 나는 야구 선수들이 돈과 명성을 얻기 위해 자신들에게 금지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 축구나 야구 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약물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지 않나 싶다. 가장 강력한 약물 방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올림픽에서도 줄줄이 도핑 선수가 나오는 걸 보면 말이다.

 

표제작 <살인 창녀들>에서는 창녀에게 생포되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한 남자의 이야기다. 정확한 이유는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 시스템에서 착취당하는 계급의 일원이 포식자가 된다는 소설적 상상이 보여주는 가치의 전도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인과성의 부족해서 콘텐츠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하긴 우리의 볼라뇨가 그렇게 친절한 작가는 아니니까.

 

모두 69개의 문장으로 구성된 <무도회 수첩>에서는 라틴 아메리카의 거장 파블로 네루다와 보르헤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작가들이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모두까기의 달인 볼라뇨에게 자비란 존재하지 않았다. 볼라뇨는 선배 작가 네루다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지 않음을 비판한 걸까?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 한 번 문학의 사회적 기능 그리고 그 문학을 생산해내는 작가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 문학의 이단아에게 성역이란 1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볼라뇨가 계속 살아남아 기성 문단 작가가 되었을 때, 그 역시 이런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하늘의 별이 된 지금, 요절 작가에 대한 신랄한 비판보다는 숭배와 추앙이 대세가 된 마당에 그 누가 볼라뇨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개인적으로 <살인 창녀들>의 문제작은 바로 <랄로 쿠라의 원형>이라고 생각한다. 포르노그래피가 지금은 야동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달고 사회의 이곳저곳을 횡행하게 되었지만, 오래 전에는 손에 넣기가 쉽지 않은 그런 아이템이었다. 그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돈이 된다는 것이다. 포르노 배우와 사제의 아들로 태어난 랄로 쿠라가 들려주는 그 동네 연대기는 서글픈 현실의 단면이 아닐 수 없다. 동시에 과연 예술이란 무언가에 대한 볼라뇨의 생각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멕시코시티에서 보낸 십대 시절, 아마 볼라뇨는 시 창작에 매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저술한 거의 모든 작품에 시 창작과 시 동호회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시 창작이 고상함과 숭고함의 극단이라고 한다면, 그 대척점에는 랄로 쿠라가 추적하는 포르노그래피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저속함의 대표선수로 버티고 있지 않나 싶다. 결국 상호 극단을 오가는 예술의 가치나 정의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려나.

 


아버지와 같이 여행 가서 내내 책만 읽는 청년의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다. 멀리 아카풀코까지 가서 쾌락을 추구하는 아버지를 혐오하면서, 초현실주의 작품을 읽는 아들의 모습에서 내가 추구하는 다른 의미의 쾌락이 언뜻 보이는가 싶었다. 일상에서의 일탈을 의미하는 여행에서 반드시 맛있는 것을 먹고, 무언가 새롭고 자극적인 것만을 추구해야 한다는 천편일률적인 사고에 대한 강력한 어퍼컷이 아닐 수 없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속세로부터 벗어난다는 점은 좋다. 여행하는 내내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다. 단 한 순간만이라도 , 이래서 내가 여행을 떠났지라는 각성의 순간이 온다면 나는 그것으로 만족한다. 지난주에 방문했던 고성 왕곡마을의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그리고 개울가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을 보면서 그런 느낌 말이다.

 

몹시 불친절한 볼라뇨 씨의 책들을 하나하나 독파하면서 그가 서술하는 모든 걸 수용하고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괴로워할 필요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나의 능력으로서는 그럴 수도 없고, 그걸 의지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순수함과 사악함 사이에서 자유자재로 노니는 이 문학적 공상가를 어찌 애정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씹을수록 무언가 오묘한 맛이 느껴지는 칡 같은 작가다.

 

[뱀다리] 일단 산 책들은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려도 언젠가는 읽는다. 이 책을 읽는데 무려 8년이 걸렸다. 그러니 책 사는데 아무런 걱정은 하지 마시라. 산 책을 읽지 않는다고 전혀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책을 사고, 읽어라 그리고 그것을 반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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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12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목도 그렇고 내용도 참 충격적이네요~!! 첨 들어본 작가인데 저도 한번 빠져보고 싶습니다 ^^

레삭매냐 2022-05-12 13:09   좋아요 2 | URL
일단 제목부터 아주 기냥...

제가 오죽했으면 제목을 마
스킹 테이프로 가렸겠습니까.

볼라뇨는 고저 사랑입네다.

페넬로페 2022-05-12 12: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베르토 볼라뇨 작가의 소개가 너무 좋은 페이퍼입니다.
엄청 끌리네요.
가차없이 까는것과 친절하지 않다는 것도 맘에 듭니다**

레삭매냐 2022-05-12 13:10   좋아요 1 | URL
제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아, 이 작가로구나 싶었던
그런 작가 중의 하나랍니다.

십여년이 지나 다시 읽는
기분 매우 짜릿합니다.

자기만의 세상에 사시던 분
이라 그런지 -
여튼 대단히 매력적인 작가
입니다.

coolcat329 2022-05-12 1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제목이!😬
저도 볼라뇨가 참 궁금합니다.
근데 참으로 ‘불친절한‘ 작가인가 보네요.
저도 단편이 장편보다 더 어려운데 이 책은 이해못해도 즐길 수 있는 그런 책인듯합니다. 찜합니다!

레삭매냐 2022-05-12 13:23   좋아요 2 | URL
아무래도 자신만의 문학
세계가 확고한 작가다
보니, 따라 오지 못하는
독자를 봐주지 않는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편 가운데 주인공이
책을 읽어도 무슨 뜻인
지 모르고 읽는다라는
말을 보면서 용기를 얻
게 되었답니다 ㅋㅋ

mini74 2022-05-12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마지막 문단을 가슴에 새길거 같습니다 매냐님 ㅎㅎ단편내용들이 정말 다 독특하네요.~~

레삭매냐 2022-05-12 17:11   좋아요 1 | URL
요즘 일일 일볼라뇨~하고
있습니다.

다시 읽어서 그런지 기시
감에 술술 넘어 갑니다.

상호연관성이 차고 넘치
는 작가라 일단 한 번 시
작하시면 끊으실 수가 없
을 거라고 단언합니다.

moonnight 2022-05-12 17: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군요. 안 읽은 책들이 쌓여 있지만 일단 주문을^^

레삭매냐 2022-05-12 17:12   좋아요 1 | URL
네 그러합니다.

저희 책쟁이들은 이리
서로 보듬고, 책 사재기
를 권장한다지요.

마구 질러어~~~

라로 2022-05-12 18: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아 웰케 웃기세요!!!ㅎㅎㅎ
저 리뷰 읽으면서 막 웃었잖아요.ㅋㅋ
정말 단편 리뷰가 더 어렵죠,, 어느 것 하나 딱 정해서 올리기도 뭣하고
다 올리자니 또 그렇고, 몇 개는 더 그렇고,,,
암튼 8년만에 사신 책을 이제야 읽으셨다니,,, 아오,,, 매냐님은 진정
저와는 급이 비교가 안 되시는 분이셨어요.^^;;
근데 블라뇨,,, 불친절하군요,, 제가 불친절한 작가에게 약한데 잘 따라갈 수 있을지?
일단 이 단편으로 할까 봐요.^^;;
참참 로맹가리 좋아하신다니 넘 반가와요!! 매냐님 취향이라니 솔찌기 약간 놀랍기도 했고요..
근데 저도 좋아하니까 저야말로 의외이긴 하죠??^^;;;

레삭매냐 2022-05-12 19:42   좋아요 0 | URL
아주 적확하신 분석이십네다.
그렇죠, 모든 단편들을 다 리뷰할
수도 없고... 전 기냥 느낌 가는 대
로 적어 보는 것으로 할랍니다.
설렁설렁 -

전 미처 몰랐었는데, 오래 전에
산 책이라 당근 닐근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볼라뇨 읽기 달을
맞아, 이참에 다 읽었습니다.

로맹 가리 아자씨도 딱히 친절하
신 분이 아닌지라 ㅋㅋㅋ
그런 점에서 비슷하다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