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 - 새 시대를 열어간 사람들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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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다.

 

정약용이라는 화두는 영원히 풀기힘든 난제다.

그가 남긴 사상과 저서,삶의 철학은 지금도 많은 후세의 사람들에게 화두다.

200년 전의 한 사람이 남긴 방대한 삶의 철학.

 

1년 전,

나는 겨울여행을 떠났었다.

순천만,벌교,대흥사를 거쳐서 강진 만덕산 입구의 다산초당을 찾았다.

전 강진군수를 지내셨던 분의 인자한 설명과 식사들,,,

그리고 방 바닥은 따뜻한데 위풍이 심했던 그 민박집.

 

다음날,

나는 다산초당을 찾았다.

그 다산초당에서 안경을 쓴 다산 선생을 뵈었다.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석가산과 곳곳의 채취들...

강진만이 바라보이는 그 정자에서 그가 그리워한 가족과 삶의 애환을 생각해보았다.

 

이덕일 작가의

정보수집과 책의 내용은 치밀하다.

아마 정민 선생과 함께 다산을 냉철하게 아는 이들이다..

2권을 읽어 볼 때,훌쩍 커졌을 나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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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말과 생각 - 황호택 기자가 만난 생각의 리더 10인
황호택 지음 / 동아일보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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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편을 자세히 읽었다.

 

가왕의 삶.

 

그의 세세한 삶의 면모는 다 볼 수 없었지만 조용필이라는 사람의 잔잔함은 알 수 있었다.

나는 나이가 먹을 수록 사람이 궁금하다.

남과 다르게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의 그 특성과 마인드를 배우고 싶다.

그 배움의 한 부분을 내 속으로 가져와 승화를 시키고 싶다.

 

책은 여행이다.

알 수 없는 미지에 대한 여행.

그 여행에 책이 있어 참 다행이다.

말과 생각, 그렇다.말과 생각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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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으로 걷는 옛길
안치운 지음 / 디새집(열림원)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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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왔다.

 

오래전에 나에게 블라인드를 하셨던 고객에게 말이다.

 

화천으로 전원주택을 지어서 얼마후 내려가신다고 한다.

책을 정리하던 중 생각이 나서 전화를 하셧다.

내가 그 당시 좋은 인상을 주었고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시청에 전화를 하니 골라서 가져간다고 했단다.

나는 다 가져가겠노라 말했다.

책은 500여권이 넘는 듯 하다.

혼불,태백산맥,아리랑 등 등 좋은 책들도 눈에 보였다.

신문사 국장을 하셨다는 집 주인은 수준있는 책들이 많았다.

 

눈에 띄는 책이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

필력이 장난 아니다.

저자의 속마음과 살아가는 살내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세세한 자연과 저자의 정신세계의 표현을 보면서 이렇게 글을 잘쓰는 사람도 있구나.

오지마을의 지명과 그 곳의 빼어난 풍광을 앞에서 보듯이 이야기하는 그 필력이 감탄했다.

대학시절부터 떠났던 저자의 그 자유인의 삶과 치유의 방법을 나도 배웠다.

오지 마을.

사람발길이 닿지 않는 그런 곳에 오두막을 짓고 사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좋다.

 

 

특히 오지마을 찾아서 떠나는 저자의 모습에 동질감을 느꼈다.

인제,상남,개인산,곰배령,살둔, 등등 오지의 곳곳은 내가 여행했던 곳이기에 더 좋았다.

저자의 필력은 책과 여행의 산물인 것 같다.

"독만권서 행만리로"의 법칙을 한번 더 알게 되었다.

 

오지 여행을 좋아하는 내가 이 겨울에 떠나야 할 것 같다.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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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일기 - 나자신을 찾아서
엄정식 지음 / 하늘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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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추억을 찾아 중년의 남자가 당진을 찾았다.

 

그 곳에서 150년 된 흙집을 얻게 되고 철학교수의 소임을 다하면 당진을 찾았다.

흙집에서 내면의 '다이몬'과 하나가 되고 자연과 그곳의 주민과 철학과 하나가 된다.

 

당진일기. 그렇다.

당진에서 저자가 쓴 일기다.

그런데 왜 이리 그 삶이 부럽고 향기를 느끼게 하는 것인가?

나도 그 처럼 살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한 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3시간에 걸쳐서 다녔다는 중년의 저자는 더 나이를 드셨겠지. 그 추억의 흙집에서 잘 살고 있겠지.

 

흐르는 강물처럼 잔잔한 글과 사진에 정다움이 있다.

치열한 삶의 세계를 벗어나 자신만의 소중한 공간에서 삶을 제대로 즐긴다.

누구나 자신만의 자유와 치유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저자를 부러워하는 나만의 이유다.

 

 

이 책을 읽고 자신의 내면과 더 친밀하게 지내고 내 삶의 터를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은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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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1년 11월28일 9시43분 출발

도보 구간- 괴산 연풍면,수안보,월악산, 한수면

도보 시간-9시간

도보km- 35km

 

 

 

 

나는 왜 여행하는가?

나는 왜 걷는가?

 

독만권서 행만리로를 주장하는 내가 또 다시 도보여행을 떠났다.

플라톤은 " 존재하는 것에는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섞여 있다" 고 말했다.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매는 방랑자가 되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다. 그 보이지 않는 지혜의 안목을 배우기 위하여 걷고 여행하는 방랑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바로 나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삶과 방식이 다르다.

그 삶의 방식은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생각만 하는 사람이 아닌 발로 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 발로 뛰는 과정과 여행에서 나 스스로 지혜와 성찰을 하고 싶다.

정체된 삶의 늪에서 벗어나 거꾸러 강을 거슬러 오르는 그런 연어들의 삶을 살고 싶다는 나의 의지를 나는 사랑한다.

 

그래서 또 다시 떠났다.

혹독한 겨울날씨속으로 고행의 길을 떠났다.

고행의 길은 아니다. 내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한 일이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 이 두 마디 말처럼 멋진 표현은 없다. 인생은 어떤 선택의 연발이고 그 선택의 집중에서 판가름이 난다. 승자냐,패자냐, 것도 아닌 방관자냐...

 

 

 

 

 

현재 시간, 오전 9시43분.

나는 2달전의 그 자리, 사시 마을에 와있다.

2달간,삶의 일에서 나는 최선을 다했다.

나에게 이 도보여행이 휴가고 휴식이다.

 

아침 7시25분 충주행 고속버스를 안양 왕궁예식장 앞 정류장에서 탔다.

버스는 2시간도 걸리지않고 충주에 도착했다.

마지막 도보여행지인 사시 마을로 가는 버스는 2시간 후에야 있다.

망설임도 없이 택시를 탔다.

택시비가 아깝지만 2시간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택시비는 2만5천원.

3만원을 달라는 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택시에 올랐다.

솔직히 많이 아깝다.

그냥 여행이어도 아까운데 도보 여행이지 않은가.

나는 편안하게 휴가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도보여행은 좀 부족하고 힘들고 금전적으로도 쪼들려서 다녀야한다.

그런 내가 택시비를 투자한 것은 시간이 금이기 때문이다.

2시간이면 8km 이상을 걸을 수 있는 거리다.

 

 

6차 도보 여행을 두 달만에 시작한다.

 

 

 

10시가 가까운데도 날씨는 안개가 세상을 다 덮었다.

오랜만에 걸으려니 감회가 새롭다.

문경새제를 넘던 그 때의 추억이 새록 새록 난다.

이제 충청도 아닌가...

 

 

 

 

 

 

수안보 2km.

고속도로가 이어지는 곳에 두 갈래의 길이 나타났다.

주유소 아저씨게 길을 물으니 우회전으로 가면 더 빨리 송천계곡과 청풍으로 가는 길이 있단다.

500여미터를 더 가니 두 갈래가 또 나왔다.

그 곳에서도 어르신들께 길을 물으니 우회전으로 가라고 하신다.

그 길로 나는 그냥 걸었다.

날씨는 너무 좋았다.

11월의 말, 겨울이라하기엔 늦은 가을이 아닌가?

 

 

 

 

 

오랜만에 무겁게 매고 있었던 세상의 모든 짐들을 내려놓는 기분이었다.

바쁘게 살았고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

살아간다는 것은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해야 할 때가 있다.

내 자신에게 감사했다.

여행이라는 이 행위는 그래서 좋다.

그저 그렇게 세상을 살았다면 이 달콤한 여행의 감미로움을 느낄 자격이 없을 텐데...

여기 저기 흩어져 있던 나의 몸과 마음이 세포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다.

 

지금 나의 글쓰기와 여행의 공통점은 나를 사랑하는 행위다.

나도 때론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고 싶다.

나만을 위한,나만의 방식으로, 무작정 내식대로 살아보고 싶을 때가 있다.

글쓰기와 여행은 나를 자유로운 새처럼 하늘을 날게 해준다...

 

가는 내내 민박집과 펜션이 많았다.

왜 이렇게 숙소와 빼어난 잘자리가 많은가 했더니 월악산 국립공원 둘레길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집을 한참 봤다.

너무 크지만 내가 살고픈 집의 비슷한 형태다.

흙과 나무로만 집이다.

보는 내내 행복했다.

 

 

 

 

 

이보다 더 작은 집을 지을 것이다.

내 손으로... 오직 내 손으로 말이다.

 

 

 

 

 

2시간을 걸었다.

혹자는 뭐하러 그렇게 애써서 걷습니까?

혼자서 심심하지 않아요?

무섭지 않아요? 밥은? 잠은 어데서 자요?

 

많이들 물어본다.

내가 항상 하는 말은 할만해요.

말하시는 분도 한번 해보세요!!

 

이제까지의 삶이 아는 것을 배웠던 시기였다면, 이제는 알고 배웠던 삶의 생각덩어리와 내 자신을 숙성시키고 싶다. 내 자신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진정한 내 자신을 알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정말 어떤 삶을 왔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나는 내 자신이 궁금하고 그런 자신을 더 알고 싶고 대화를 나누기 위하여 오늘도 이렇게 도보여행을 한다고 진지하게 말하고 싶다.

 

 

 

 

한참을 걸었다.

쾌 오르막이었다.

산을 하나 넘는 순간이다.

이 곳이 지릅재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마지막 늦가을의 시원한 바람을 느낀 기분이다.

참아왔던 막걸리 한잔과 맛있는 밥을 아래마을에서 먹어야지..

 

 

 

 

 

오후 1시를 넘어서 지릅재를 넘었다.

지릅재를 넘으니 제대로 충청도에 진입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월악산 국립공원은 넓고 크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도 월악산 국립공원내의 한 곳이다.

 

미륵사지 도요지도 가깝고 산과 들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점심 때도 되었고 배도 고팠다.

삼거리에서 휘~~ 한 바퀴 둘러보니 민박,펜션도 보이고 식당도 눈에 띈다.

무작정 식당 쪽으로 걸었다.

모자를 쓴 주인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국토종단을 한다고 말씀드리니 1시간 반전에 어떤 아가씨도 이 곳을 지나갔다고 한다.

이곳이 여름에는 많이들 국토종단하시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코스라고 한다.

솔직담백한 그 분과 말씀을 나누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송어회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이다.

아버지께서 하시는 가업을 14년째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26000원에 간단한 송어회와 소주를 한병 줄 수 있다고 하셨다.

고민이 되었다. 술과 풍류를 좋아하는 내가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많을 것 같았다.

혼자 먹기에는 부담스런 가격도 한 몫했다.

 

초코파이를 주는 주인과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기어이 자리를 눌러 앉았다.

 

 

 

 

 

 

 

대학에서 미술인가?

예술분야를 전공했다는 주인답게 소품이나 식당이 깔끔했다.

직당을 운영하면서 바이크도 타고 암벽등반도 하고 스키도 타고 여러 레포츠를 좋아하다고 하셨다.

 

 

 

 

방안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래...

국토종단도 다 좋다.

걷고 생각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것도 좋다.

아끼고 절약하면서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나를 위하여, 여행의 추억을 위하여

조금은 적당한 사치?를 즐기자.

열심히 살았지 않은가... 이 정도는 내 자신을 위하여 써도 되지 않은가?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고 여유가 생겼다.

 

 

 

 

15분 후 간단한 안주와 송어회가 나왔다.

 

송어회를 보는 순간 실망감이 들었다.

송어회는 내가 산천어,연어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회다.

그리고 밖에서 직접 양어장에서 양식하는 것도 봤다.

실망스러운 점은 송어회의 모양새다.

 

정말 맛있고 정성스러운 회는 주방장의 칼놀림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눈으로 먹고 혀로 초장으로 맛을 음미하고 소주 한잔으로 맛을 평가한다!!

이런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회는 성의없이 차려져 나왔다.

내가 느낀 지금의 송어회는 어제나 몇 일전에 회를 쳐서 냉장실에 보관된 회를 꺼내어 접시에 올려진 느낌이다.

회가 가지런하지 않은 게 첫째 이유요.

뭉퉁하게 몰려서 회가 나온 것이 둘째 이유다.

실망인데... 내가 직접보지않았지만 성의가 없는 것이 제대로 느껴졌다.

 

모르겠다.

바로 송어를 회를 쳐서 가져왔는지,그리고 그 모양새만 성의가 없는 것인지 모르지만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제까지 주인장에게 느꼈던 신뢰가 한번에 깨지는 느낌이랄까?

 

회를 한 점 싸서 먹었다.

내가 생각을 그리 했는지 회도 푸석 푸석한 느낌이 들었다.

주인장이 내게로 와서 소주를 나누어 마셨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소주는 달았지만 송어맛은 갈피를 못잡고 있었다.

주인장과 여러 대화중에 인생이란 마음편하게 살면 된다.

"이런 산골에서 마음편하게 13년을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데로 사니 행복합니다."

내가 한 마디 했다.

"인생이란 때론 치열하게 남보다 몇 배의 노력으로 살아야 할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께서는 대학을 졸업하시고 사회생활 한번 안 하시다가 가업을 물려받아 평탄한 삶을 사시니 모르지만 사람들이 다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안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아쉬운 송어회와 소주 한잔이었다.

여행의 가장 즐거움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번 점심은 의미가 참 크다.

내가 욕심이 많아서 인지... 아니면 이기주의인지... 아니면 까다로워서인지..

알 수가 없는 소주 한잔이었다.

 

 

 

 

 

점심을 먹고 소주 반병을 마셨더니 힘난다.

여름이면 그늘에 한숨 낮잠도 자면 좋으련만 그리 할 수 없음이 아쉽다.

걷고 또 걸었다.

걷는 게 참 시간이 잘간다.

시간이 안 갈 것 같고 언제 걷냐...싶지만 하루는 금새 간다.

그렇게 한수면에 진입했다.

좌우로 민박집과 펜션들, 마을들이 즐비어 있다.

 

 

 

 

한수면을 지나서 수안보에 다 왔다.

가까이 호수가 보이고 4시반을 넘었을 것이다.

민박집이 보여서 물어보니 겨울에는 민박을 안한단다.

병맥주 하나를 사서 배낭에 넣었다.

 

유스호스텔이 있어서 방값을 물으니 5만원은 주셔야지요.

안되지... 배낭족은 3만원을 넘으면 안된다.

그런 신념으로 1시간만 가면 민박과 펜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걸었다.

겨울은 해가 짧아서 방을 5시전에는 잡아야 하는데 이거 또 방을 못구해서 개고생하는 거 아냐...?

 

 

 

 

 

여지없이 들어 맞았다.

6시를 넘어서자 암흑천지다.

멀리 보이는 것도 없다.

차도 거의 안 다닌다.

 

욕심이 좀 과했지.

항상 욕심이 과했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걸어볼 욕심에 방을 또 구하지 못했다.

 

7시가 넘어서 민박집을 발견했다.

 

"재워만 주세요.

잠만자고 조용히 아침에 일어나 가겠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정중히 몇 번을 말했다.

군인인 아들도 옆에 있더니 겨울에는 보일러 돌리면 기름값도 안 나온단다.

경계를 하고 꺼리는 눈치다.

여기는 여름이면 작은 방 하나에도 10-15만원이에요... 하면서 말이다.

공짜로 재워달라는 것도 아니고.... 우이씨~~~

 

 

 

 

그 민박집을 나와서 대략 난감한 표정의 나의 모습이다.

집 나오면 개고생 한다더니...

겨울이 더 고생이구나.

아줌마의 이야기가 30분 정도 걸어가면 마을이 있고 민박과 펜션집이 있으니 가보란다. 참으로 친절한 아줌마로군. 속에서 부아가 올라온다.

 

그 어둠을 뚫고서 (시골의 암흑천지는 도시의 몇 배다) 마을에 도착했다.

첫 집을 가니 "겨울에는 민박안해요.

저기 위 구판장에 슈퍼 겸 민박을 하니 그리 가보슈."

 

그 슈퍼를 가니 자기네는 전기온돌이라서 방이 열이 받으려면 시간이 쾌 걸린다고 한다. 얼맙니까? 5만원이란다.

시골 민박 집에 겨울에 5만원이라.... 허허. 이 것 참...

4만원에 하루 묵게 해달라니... 영~ 시원찮은 얼굴이다.

여름에는 10~20만원이라고 한다.

이거 시골인심 사납구만.... 돈 돈 돈~~!!!!

도시보다 더 심하구만.

5만원이 누구 집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말이다.

 

소개를 시켜주더라.

 

5만원에 선심쓰듯이 어떤 펜션집을 소개 시켜주더라.

기분이 더러워서리... 정말 인심 야박하구만.

돈보다 더 그 시골집 인심이 썩은내가 나는 느낌이다.

말한 펜션집에 가니 소 닭보듯이 한다.

왔냐? 아쉬운 사람이 왔냐... 그 표정이다.

이 동네 사람들 인사할 줄 모르고 사람알기를 뭣처럼 안다.

서울 강남 인심 저리 가라고 한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시골 사나운 인심이 한방 먹은 기분이다.

"방이나 따뜻하게 해 주쇼."

내가 큰 소리 한마디 했더니 정말 방 하나는 뜨겁게 해주더라...

샤워를 하고 컵라면 하나를 끓여먹고 국토종단 도보 여행 첫날밤을 그렇게 보냈다...

 

우이~~씨... 방이라도 뜨거웠느니 내가 참는다.

 

집 나가면 개고생한다.

맞다~!

내가 그 고생하려고 집을 나와서 이렇게 도보여행을 하는 것이다.

집을 나와서 맞이하는 그 모든 여건과 고난을 이겨내는 것이 나를 성찰하게 하고

나를 키운다.

 

모든 것에는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나는 그 때 느끼지 못했던 그 여행의 참의미를 지금은 조금 알 수 있다.

다 그만한 이유와 삶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 여행기는 그래서 나에게 더 성숙한 인간미와 판단을 할 수 있는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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