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만나서 무슨 얘길 할 것잉가. 난 요즘 세상 돌아가는 판을 모릉다. 매일 올라오능(매번 바뀌는) 알라딘 신간에도 관심없어 하는 내가(이건 좀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인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으니 점프) 세상 돌아가능 걸 모른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ㄴ을 ㅇ으로 바꿀 시간은 있었나보당 ㅎ)
조금 있으면 비가 쏟아질지도 모르고 그렇게 빗속을 달려 2시간 거리를 가야한다. 어제까진 아니 며칠전까진 생각만 해도 좋았는데 지금은 별로. 시큰둥해진 이유를 모르겠다. 아, 알겠다. 출발 전에 뭔가를 해뒀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기 때문이다. 미용실에 다녀오느라 약간의 시간을 허비했고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 목덜미가 허전해졌다. 이건 봐준다. 내가 원했던 거니까. 하지만 읽다만 책 같은 것들을(그것도 한두권이 아닌), 핫뉴스라든가 조금덜핫한 정보라든가 하는 것들을, 놓치고 산다는 게 얼마나 속상한 일인지, 그래 난 좀처럼 속상해하지 않는 인간인데 왜 하필 이때 속상해지는 걸까. 부질없는 인간관계만큼이나 부질없다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일까. 과연. 잠을 잔 것도 아닌데, 무얼 하느라 시간을 보냈는지 너무나 잘 안다. 장착을 못한 죄. 뭘 그렇게 쪼물딱거리는라 굵직한 일을 놓친 죄. 오늘 뭔 죄가 이리도 많다면 이런 것인데 아무튼 내 귀에 캔디 같은, 뭐 그런 게 없어서 송년모임이고 나발이고 가기가 싫다. 남편이 바지를 입었다. 벨트를 맨다. 이제 가야 한다. 으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