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시작한다. 일생일대의 첫문장을. 첫눈까진 아니고 첫삽쯤으로 끝날 무게랄까. 그만큼 진흙뻘이 되리란 걸 너무나 잘 감지하게 된 결과로서의 이 놀라운 비유라니. 훗. 누구나 그렇듯 내 몸이 언제 어떻게 박살이 날지 모른다는 사실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야말로 오늘 문득. 갑자기. 번득. 그 득도의 쾌감에 부르르 떨며 키보드 앞에 경건하게 몸을 맡기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 뜻깊고 뜻깊어서 알콜처리한 박제로 남겨두고는 싶으나, 알콜은 그러라고 있는 게 아니니 그냥 목숨줄 부여잡고 몸부림치는 곰팡이가 되게끔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이제 오늘의 첫문장을 공개한다. 




그의 몸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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