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무렵이면 거의 예외없이 차니포를 먹는다.

 

일찍 시작된 더위는 내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이곳의 열기에 다름 아니며 또한, 

새로운 차원의 삭신삭신 삭삭신이다.

온몸 구석구석 안아픈 곳이 없다는, 뭐 그런 류의 엄살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팔다리를 쓰고 있다는 사실. 무릎과 허리를 일으켜 세우는 일.

철사처럼 고무줄처럼 구부렸다 펴는 것의 육체성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안일하게 대처해왔던가,

새삼 놀라워 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올여름 나의 차니포여,

혁혁하게 내 몸에 이바지 하고도 남을

그렇게 내 몸을 통과하여 눈알이 아프도록 육박할지언정

 

내 사랑 차니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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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7-0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 편의점에서 파는 왕모나카...매일 하나씩 먹고 있어요 ㅋㅋ

컨디션 2015-07-10 02:12   좋아요 0 | URL
왕모나카(든 뭐든 일단 빙과류 애호가이신 만큼) 매일 하나씩 드실 정도면 저랑 증세(?)가 비슷하시네요 ㅎㅎ
 

 

                              

 

 

이마에 오일을 바르지도 운전을 하지도 않았지만 달리는 차안에서 내리고 싶지 않았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서 오늘따라 저녁 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마음껏 감탄할 여력이 없었다.

울음이 날 것도 같았지만 그것마저 잘 되지 않았다. 오직 땀냄새가 진동하는 내 몸이 불쾌했고 그의 말없는 운전대가 불안했다.

 

오늘 7차 샆포를 마쳤다. 이제 절반을 넘긴 셈이지만 이토록, 지친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든 적은 없었다.

 

영화 매드맥스의 8기통 쾌감 액션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은 밤이다. 미치도록 달려도 지치지 않는, 지치도록 달려도 미치지 않는 그런 액션이 내 뻐근한 뒷목을 한대 후려치고 갔으면 하는 밤이다. 잠이 오지 않아 몇 자 적었지만, 이렇게 몇 자 끼적이는 것이 점점 힘에 부친다는 걸 느낀다. 안쓰면 그만이지 뭘 그러느냐 단호하게 추스려봐도 영영 안쓰거나 못쓰게 된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인 것 같다. 그나저나,

 

         

오늘 하늘은 정말 아름다웠다. (2015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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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는 버릇을 들이려고 아무리 애써봤자(아니 애써본 적도 없지만) 그래서인지 애써볼 것도 없이 일찍 잠드는 건 내겐 멀고도 먼 얘기가 될 것 같다. 난 요즘 매일 5시 10분 혹은 5시 30분 근처에 알람을 맞춰놓고 잔다. 그래야만 하는 현실이 내게 있다. 하지만 단 한번도, 한번의 알람에 재깍 일어나 본 적이 없다. 5분만.. 10분만.. 아니 3분만.. 이런 식이다. 늘 이렇다. 매양 이런 식이다. 다만, 이런 식으로 얻어낸 것이 있다면 적어도 6시 전에는 기상을 한다는 것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왜냐면 아침 준비를 거의 안해놓았기 때문이다. 간단한 김밥을 말을 건데 단무지(통단무지)라도 잘라놓았다면 아침시간이 한결 수월할텐데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아주 성의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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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에는, 햇볕 아래서 지나간 팟빵을 매일 듣고 있는데 오늘은 하루끼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들었다. 난 하루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싫어하는 쪽이다. 물론 그의 신드롬(?)에 대해 왈가왈부할 처지는 못된다. 다만 지나치게 부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줄곧 해왔다. 그래서인가, 아무튼 난 하루끼를 안중에도 없어하거나 아예 무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왔다.  그가 일본작가라는 이유만으로(반일감정이든 뭐든) 이런 류의 모종의 선입견이 있다 할지라도 작품을 제대로 읽어본 적조차 없으면서 일단 야박하게 굴고 보는 이런 감정에 대해 구구절절 변명하지는 않겠다. 왜냐면 난 알고 있으니까. 이런 식으로 작동되는 내 취향의 호불호에 대해 그 취향의 경계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 아닌게 아니라 언제부턴가 긍지마저 느끼게 되었다. 호불호. 싫고 좋음? 그것을 드러내는 것(꼴)에 대해. 물론 그걸 노골적으로 해본 적은 별로 없다. 마음속으로 치닫는 양극단에 대해 자족하거나, 자족하다가 그만두거나, 자족하는 것마저 까먹거나, 아니면 그만두는 걸 까먹거나 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니 그래서, 한번 더 생각해본다. 치닫지 못하는 삶에 대해 좀 생각해 본다. 이 세상 대부분의 루저는 혹시 그 어떤 양극단으로도 치닫지 못하는, 그런 무능의 시간을 보내는 족속들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그래서 다들 너무나 잘 알고 있거나(혹은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그런 무능의 시간을 얼렁뚱땅 얼버무리며 밍기적거리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 대해 세상은 철저히 무관심하다. 그리하여 나 역시 그런 무관심을, 어쩌면 쓸쓸하도록 관조적으로 비웃으며 견디고 있는 것 같다. 아주 잘 견디고 있다. 이것이 (내) 문제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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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번 사진 역시

속죄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무척 치밀하고 농밀한 전개와 숨막히게 아름다운 문장들 

게다가 제법 두껍기까지 하여

하여, 난 이 책을 주구장창 붙들고 있을 것이 확실하니까. 

 

피사체는 뭐가 될 지 또 역시 모르겠지만

책보다 크기가 작은 어떤 것이 될 거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확고하고 확실하고 확신하는 그런 류의 인간이 못되지만

이렇게라도 확실한 게 하나 생겼다는 건 무척...

음 무척이나... 고무적인 일이다.

고무적 고무적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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