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무슨 얘길 할 것잉가. 난 요즘 세상 돌아가는 판을 모릉다. 매일 올라오능(매번 바뀌는) 알라딘 신간에도 관심없어 하는 내가(이건 좀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인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으니 점프)  세상 돌아가능 걸 모른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ㄴ을 ㅇ으로 바꿀 시간은 있었나보당 ㅎ)

 

조금 있으면 비가 쏟아질지도 모르고 그렇게 빗속을 달려 2시간 거리를 가야한다. 어제까진 아니 며칠전까진 생각만 해도 좋았는데 지금은 별로. 시큰둥해진 이유를 모르겠다. 아, 알겠다. 출발 전에 뭔가를 해뒀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기 때문이다. 미용실에 다녀오느라 약간의 시간을 허비했고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 목덜미가 허전해졌다. 이건 봐준다. 내가 원했던 거니까. 하지만 읽다만 책 같은 것들을(그것도 한두권이 아닌), 핫뉴스라든가 조금덜핫한 정보라든가 하는 것들을, 놓치고 산다는 게 얼마나 속상한 일인지, 그래 난 좀처럼 속상해하지 않는 인간인데 왜 하필 이때 속상해지는 걸까. 부질없는 인간관계만큼이나 부질없다고 생각해버리면 그만일까. 과연. 잠을 잔 것도 아닌데, 무얼 하느라 시간을 보냈는지 너무나 잘 안다. 장착을 못한 죄. 뭘 그렇게 쪼물딱거리는라 굵직한 일을 놓친 죄. 오늘 뭔 죄가 이리도 많다면 이런 것인데 아무튼 내 귀에 캔디 같은, 뭐 그런 게 없어서 송년모임이고 나발이고 가기가 싫다. 남편이 바지를 입었다. 벨트를 맨다. 이제 가야 한다. 으앙.

 


댓글(9)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15-12-15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세요, 저녁이 되니 낮과는 달리 싸늘해요,^^

컨디션 2015-12-16 13:08   좋아요 1 | URL
잘 다녀왔습니다. 다녀오긴 너무 잘 다녀왔는데.. 지금...아주..죽겠습니다..
세시까지 부어라 마셔라 한 죄... 지금 거의...

2015-12-16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컨디션 2015-12-17 18:35   좋아요 0 | URL
요즘 송년모임은(특히 젊은 연배일수록) 대체로 술은 자제하고 다른 방식으로 우아하게(?) 치르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지 않겠나 싶어요. 저희처럼(남편이랑 그 일당들) 이렇게 강행군으로 치닫는 경우는 사실 어리석은 짓으로 치부되는 게 차라리 맞아요. 그러니까, 이 모든 건 술을 어떻게 마실 것인가,의 문제인데요.. 저는 소주가 잘 받는 날이면 이상하게시리 취하지도 않고 끝까지 재미를(?) 볼려고 그러는지 기가 탱천하는 체질인데 이럴 땐 꼭 다음날 후회를 엄청 하죠. 싫구나, 못났구나, 우울하다, 막 이러면서 땅을 쳐대죠.ㅠㅠ

2015-12-17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7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17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한수철 2015-12-18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 사진- 여성의 이름은요?

컨디션 2015-12-18 12:46   좋아요 0 | URL
오홋- 마, 마음에 드셨나요? ㅎㅎ
음, 기네스 펠트로(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그냥 예쁜 여배우들 중 하나) 인데요,
아마 소싯적 사진이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