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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잠이 오지않는 밤이다. 피곤한데 잠은 안오고 온갖 잡념들로 어수선하다. 해결하지 못한 일이 두가지 있는데 하나는 며칠내로 쇼부를 봐야하고 다른 하나는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에 떨어야 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지만 과연 그럴지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쾌락 끝에 나락으로 떨어지란 법도 없으니 미리 걱정할 것도 없다. 일이 터지면 그때 시작해도 늦지않고 끝을 보겠다면 그때 봐도 된다.(이렇게 쓰고보니 쓸데없이 비장하네ㅎ)

내일은 전혀 면식도 없는 사람들한테 전화로 뭘 물어봐야하고,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연락을 해야한다. ‘하는‘ 것과 ‘해야하는‘ 것의 차이는 정말 크다. 행불행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 해야하는 게 많을수록 불행하다. 나는 어떻게든 해야하는 일을 피해왔다. 요리조리 잘도 피하면서 지금껏 버텨왔다. 그 대가를 어떤 식으로 치르거나 말거나 하겠지만 후회는 없다. 인생에서 중요하거나 소중한 것은 언제나 내 손에 있다. 내 손에 달렸다는 뜻이다. 하지만 손은 얼마나 쉬운가. 움켜쥐어봤자 손바닥이니 나의 의지와 생각이 얼마나 얕고 가벼운지 나는 안다. 그 자유롭고 분방한 기운을 안다.

그나저나 벌써 언제적부터였나 가방에 책을 갖고 다니지 않은지가. 책 한권 읽기 힘든 세상을 살고 있다는 한탄을 하려는 게 아니다. 삶의 우선순위와 가치가 생애주기마다 바뀌는 건 당연하다. 세상의 잣대와 시선에 속박되지 않은 나의 리듬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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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01: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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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01: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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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0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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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7 23: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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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0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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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21: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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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22: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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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31 2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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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1 2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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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6 22: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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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0 2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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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4 0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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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사 바꾸기 좋은 날이 따로 있는 건 아닌데 오늘 바람이 심상찮기라도 했던가, 옙다 냅다 시얼샤 로넌으로 한다. 










 


많고 많은 평범한 날들을 끈덕지게 잘(?) 참아왔고 오늘은 그렇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날이다. 그렇다고 인내심의 한계 운운할만한 드라마틱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나는 뭔가를 발산하거나 폭발하는 타입이 아니고 그냥저냥마냥 쭉 견디는 쪽이니까.


고자 하는 바 뜻이 있다면 하면 될 것이고 가고자 하는 바 길이 있다면 가면 될 것인데 그렇게 못하는 이유는 정확하게 뭘 하고 싶은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산만하다. 고무장갑을 끼다말고 걸레를 집어들더니 다시 고무장갑을 끼는 듯 하다가 아니다 싶은지 또 걸레를 집어들고 어느새 싱크대로 향하는 의식의 흐름을 막을 도리도 없거니와 설거지에 대한 의욕이 불붙기도 전에 금새 또 세탁기 앞에 서있는 지경이랄까. 아무튼. 아무튼? 뭐 아무튼.


시간이 너무 늦은 정도가 아니라 벌써 날이 밝아오는 듯 하다. 달이 어디쯤 넘어갔는지 모르겠지만 해가 뜨는 걸 볼 자신은 더더욱 없다. 긴 글이 안되면 짧은 글로 가면 된다. 글자 연습하는 어린아이처럼. 눕지말고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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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9-04-20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아름다운 배우였나요? 레이디버드의 주인공 맞지요? ㅎㅎ

컨디션 2019-04-21 14:36   좋아요 1 | URL
네 쟝쟝님 그 배우 맞아요^^ 전 아직 레이디버드 못봤지만요..

공쟝쟝 2019-04-21 14:46   좋아요 0 | URL
전 레이디 버드만 봤어요! 너무 좋았는데 ㅠㅠ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시얼샤 로넌! 너무 매력적..덕분에 이름 기억해뒀다가 다른 작품도 찾아볼래요~ㅎㅎ

컨디션 2019-04-21 16:24   좋아요 1 | URL
전 어톤먼트랑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이요!ㅎㅎ

2019-04-21 2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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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1 22: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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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1 22: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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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2 00: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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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존 카니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키아라 나이틀리를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닌데 <비긴 어게인>을 봤던 건, 마크 러팔로 때문이다. 이러면 마치 내가 마크 러팔로를 엄청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완전 아니다. 그럼 대체 뭐냐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가. 둘간의 조합이다. 내 머릿속에 그려지는 둘간의 조합은 환상 저너머의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놀아서 도대체 그림 자체가 그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럴 땐 눈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인연이 되려면 별 그지같은 걸로도 어떻게든 엮어내는 나의 능력에 내심 감탄을 해가며 그야말로 별 기대없이 벽에 기대서 봤다. 


그 결과, 나는 뭔가를 알아차렸다. 키아라 나이틀리(그레타)처럼 입고 싶다..는 것. 그녀와 같은 몸은 죽었다 깨어나도 될 수 없지만 그런 스타일이 어울리는 사람 근처에는 가볼 수 있지 않나? 하는 안일한 도취에 잠시 빠졌다는 것. 물론, 극중 여배우의 패션을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일갈부터 했던 뚜렷한 기억도 없고, 여우가 포도를 마다하면서 겪는 그 간사한 심리의 쓰읍 고인 침을 나도 모르진 않고 하니까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싶다.(뭔 말이 이러냐) 


그리고 역시나 둘이 역시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아니 둘이 어울리고 자시고를 떠나 문제는 애덤 리바인(데이브)의 연기였는데 이상하게 절레절레 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네 이 양반. 잘 생긴 게 탈인가? 싶다가도 꼭 그건 아니라는 결론. 마크 러팔로(댄)의 연기는 나름 좋았다고 해야..? 암튼


작사작곡 실력만큼은 끝내주는 그레타가 바람피다 돌아온 인기가수 남친을 끝끝내 받아주지 않고 더욱 드높은 자의식과 자존감을 제대로 찾게 되었다는 얘기 같은데, 이처럼 독고다이 정신으로 중무장(?)할 수 있게 된 그녀의 새출발에는 댄의 역할이 참으로 컸다고 볼 수 있다. 댄과 그레타의 진정한 파트너십에 그 누가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있을까. 둘은 아무리 기다려봐도 키스 한번 하지 않고 잘 버텨냈다?(이게 이 영화의 가장 큰 스포일러지 싶은데) 아무튼, 실력과 능력이 안되면 자존과 자의식을 지켜나가는데 어려움을 겪게 마련인데, 영화에선 그런 걸 보여주기 보다는.. 아 맞다, 어쩌면 그레타의 얘기가 아니라 댄? 댄이 그레타를 만나서 구원받는(?) 이야긴가? 댄에 초점을 맞춰서 영화를 봤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든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이 영화는. 인생 이것저것 여러모로 망해가던 댄이 잃어버린 것을 다시 되찮는 과정을 눈여겨 봤어야 하는 영화였다. 그레타는 무엇을 잃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강인한 여신 캐릭터에 지나지 않았을 뿐이고. 쓰다 보니 별 걸 다 알아차린 것도 같은데 에라 모르겠다. 이쯤에서 마무리. 벌써 저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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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11-30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여배우 프로필로 돌아가셨군요. 12월엔 키이라 나이틀리인가요.^^
컨디션님 오늘은 11월 마지막날입니다.
11월에 좋은 일들 많으셨나요. 저는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정신이 없었어요.
11월의 남은 행운은 오늘 안에 꼭 쓰시고, 내일부터는 더 좋은 일들 가득한 12월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차가워지고 미세먼지도 자주 찾아오지만,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같이 온다고 생각하고 더 좋은 일들이 매일 매일 찾아오기를 기대해봅니다.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컨디션 2018-12-01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1월 마지막날에 남겨주신 댓글에 12월 첫날에 답글을 다네요^^ 11월은 저에게도 역시 짧기만 했어요. 앞으로도 쭉 모든 날들이 정신없고 짧기만 할 것을 생각하면 몸이 아프다가도 마음이 지치다가도 어디선가 힘이 나지않겠나 싶구요. 서니데이님 말처럼 나쁜 일과 좋은 일 사이에서 엎치락뒤치락 일희일비 하다보면 좋은 날이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따뜻할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싶은 주말 아침입니다^^
 

늙은 몸이 있기 전에 애초에 늙은 마음이 있었다. 


첫문장을 저렇게 시작하고 보니 일단 나도 많이 늙었다. 마음이 늙으면 몸이 아무리 탱탱해도 소용없다는 식의 교훈적 언사를 습관적으로 비웃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마음이 늙으면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후폭풍이 일어나는지 그 조짐이 당장 내 눈앞에 보인다.


되지도 않는 걸 붙들고 앉아 어떻게든 되게 하려고 엎어쳤다 매쳤다 주물럭거리기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했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지 싶다. 거의 발악에 가까웠던 그때의 흔적들을 아침부터 죽 훑고나서 생각한 문장이 저렇다. 늙은 몸이 있으면 젊은 몸도 있기 마련이고 근데 이거야말로 상대적인 것이니 몸을 갖고 젊네 늙네 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무의미하다는데 생각이 미치고, 그렇다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마음을 이렇게 저렇게 단정지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는 데까지 가고 나니 당장이라도 저걸 폐기처분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냥 둔다. 왜냐. 아까우니까. 내 생각이 짧든 길든, 잘되었든 잘못되었든, 여기까지 왔으니 이게 어디냐 싶다. 애착이고 집착일 뿐인 생각 나부랭이일 뿐이지만 줄기에 줄기를 타고 뻗쳐오르기도 쉽지 않은데다, 오늘은 마침내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건가, 부끄럽지만 피식 즐겁기도 하니까. 그때는 시간을 쪼개서든 있는 시간을 물 쓰듯 흘려보내서든 어떻게든 읽으려고 했고 쓰려고 했는데..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 없어지기 시작했고 습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임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던가. 이제 할 수 있는 질문있다면, 문제가 무엇인지 몰라서 하는 질문이 아니라, 나의 이런 문제를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는 가운데 오직 나만 아는 하나가 있다는 걸 밝혀야한다는 것. 하지만 공개할 수가 없다. 눈곱만큼의 마음은 있지만 내 눈에 눈곱 말고도 흙이 들어가는 것을 각오해야 하니 그럴 수 없는 것이다. 몸을 사려야 할 이유가 너무도 명백하니 죽고 싶어 환장하지 않고서야 그럴 수는 없다.


그러니


오늘 모처럼 이렇게 페이퍼를 낭비하면서 말을 맺자면,

잊을 건 잊고 다시 새출발 하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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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설책 한권을 읽었고 리뷰를 쓸 생각에 온몸이 저짓저릿 하다.. 라고 거짓말을 하니 정말로 온몸이 저질저릿 하네.


얼른 뭐라도 쓰고 나가야 하는데 가렵고 헝클어진 머리를 머리라고 달고 있으니 도통 써지질 않는다. 주위는 조용하기만 한데 내 마음은 바쁜 참새처럼 왔다갔다 정신이 없다. 그러니 저릿저릿한 마음 외에는 지금 아무 것도 없다. 포수가 방아쇠를 당기는지 꼬마가 고무줄 새총을 갖고 노는지 알 수도 없다. 다만 나는 절대로 잡히지 않을 거라는 확신만 있다. 잡히고 싶은데 늘 바쁜 나는 잡히지도 않는다.. 


가령, 그것에 대해(그것이 무엇이든!) 최대한 솔직하고 극도로 선명하게, 게다가 능수능란하게 써제낄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 것 같다. 하지만 내 영혼은 약해빠져서 공짜로 준대도 안가져 갈 것이다. 어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비오는 날의 샤워는 어땠는지 그것은 어떠했는지 그것은 또 어떠하였는지 또 그것은 어찌어찌 되었는지 소상히 늘어놓고 싶었는데..아쉽다. 시간이 또 이리 되었으니.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고 있고 우산을 펼치고 나서면 후두둑 후두둑 내리고 있겠지. 헛헛한 빈 껍데기 같은 마음을 어떻게든 잡아일으켜 세워야 할텐데 그럴려면 난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일단 책상에 앉아 보는 것부터 해야 할까. 다리를 곧게 뻗고 가랭이를 바짝 모으고 발가락을 가지런히 정렬하는 것부터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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