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살기로 한 2018년 1월. 비교적 열심히 다시 일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일정이 너무 꼬여버린 탓에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마치고 그냥 놀아버리게 되었다.  일거리는 들고 나왔지만, 생각보다 넓게 펼쳐놓고 하루 정도 정리를 하면서 하나씩 퍼즐조각을 맞춰야 하는 것으로 판단된 결과 섣불리 시작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핑계로 다음 월요일로 이 건을 밀어냈고, 주말까지 행정업무나 양식작성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기실 조금은 불편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Slow한 와중에도 영양가 있는 상담, 그러니까 실제 needs가 있는 분들의 연락은 꽤 받고 있는데,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아직은 tricky하다.  언제가 되면 마법처럼 나의 consulting을 받은 후 바로 고객이 되어주는 비율이 100% 가까이 나올까? 


오늘 생각지도 못한 다락방님의 선물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아본 것이 언제였는지 새삼 떠올려보니 엄청 오래된 것 같아 요즘 특히 약해진 몸과 함께 어쩔 수 없이 나이를 자각하게 된다.  


시사인 2017년 올해의 인물과 2017 행복한 책꽂이를 열심히 즐겼다.  보면서 모아놓으니 2017년도 2016년 못지 않게 한국의 정치는 다사다난했구나 싶다.  그런 와중에 몇 개 없는 광고지만 대기업의 광고가 묘하게 시사인과 어울리지 않는 듯 거슬린다.  시사인은 대체불가능한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영리목적으로 만들어진, 그러니까 양질의 뉴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이익을 내야 하는 회사라서 광고를 아니 받을 이유가 없다.  다른 매체들과의 차이라면 물론 시사인은 광고이익 때문에 기사의 공정성이나 정체성을 희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인이 선정한 사진들과 글을 보다가 불쑥 튀어나오는 대기업광고는 상당한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아직 오후 3시. 일을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가져온 자료는 내가 진행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양식작성과 행정서류처리를 할 생각을 미리 했더라면 관련자료들을 지금 갖고 온 케이스파일 대신 가져왔을텐데...


이번 주부터 금요일의 휴식을 시험삼아 진행해볼 생각이다. 비록 월-목요일을 열정적으로 일하지는 못했지만, 시작이 반 이라는 경구를 좀 twist해서 주객이 전도된 상태로 적용하는 것이다.  다음 주에는 월-목요일까지 열정적으로 일하고, 이를 위해 다시금 운동시간은 새벽으로 땡겨야 한다.  추운 날씨지만 삶에 대한 절실함으로 다시 맘을 다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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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1-26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행복한 책꽂이를 보내드리는 게 목적이었어요. 책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열심히 즐기셨다니 다행입니다. 후훗.

transient-guest 2018-01-26 10:35   좋아요 0 | URL
책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는 것을 열심히 다시 한번 느끼고 있습니다.ㅎㅎ
 

다락방님, 너무 감사드려요!  귀한 선물 잘 받았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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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1-04 0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즐거운 책읽기 되시기를요! :)

transient-guest 2018-01-04 07:4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2017년의 마지막을 맑은 정신으로 마무리하고 역시 맑은 정신으로 2018년을 맞고 싶어서 음주를 자제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 결과, 자정을 넘겨 잠에서 깨어나 '맑은' 정신으로 2018년을 맞고 잠이 오지 않아 새해의 소망하는 것들을 상징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선 보다 더 많은 일이 들어오고, 자영업(?)이 더욱 번창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베풀고 싶은 마음에 회사메일을 보고 몇 고객의 새해인사에 답신을 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2018년을 '공식'업무로 시작한 셈.  그리고 더 많이 읽고 더 많은 책을 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다음은 알라딘에 들어왔다.  반가운 분이 새해인사를 주신 걸 보고 얼른 답하고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서친들께 인사를 드리지 못했기에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책주문은 12월에 의도치 않은 4건의 주문이 있었기에 조금 자제하고, 2018년에는 보다 더 안정적으로 control하면서 원하는 책을 구할 마음을 담아 지금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운동은 오늘 아침 일찍 여는 24 Hour Fitness를 가거나, 집 앞에 있는 Gold's Gym이 8시부터 여니 잠깐 다녀올 생각이다.  어떤 케이스든지 새해 첫 날을 운동을 비롯하여 2018년에도 꾸준히 더 발전하기를 워하는 일들로 채우는 건 나에게 좋은 의미가 있다.  앞서 읽은 책에 의거하면 이건 나만의 미신적인 믿음인지도 모르겠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결국 내 2018년도의 소망은 건강, 평화, 일, 이렇게 큰 범주에서 세 가지에서의 발전이라고 정리된다.  나와 내가 케어하는 내 가족, 친구, 친지, 좋아하는 분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하는 바램, 역시 좁은 의미에서는 내 주변의 사람들, 넓게는 한국, 더 넓게는 세계의 모든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전쟁과 다툼이 어떤 이들에게는 엄청난 부를 축적할 기회가 되겠지만, 절대다수에게는 그저 비극일 뿐이다.  끝으로 일.  나의 경우 2017년은 원래 엄청난 발전의 해가 되었어야 하지만, 몇 가지 변수와 역사의 장난으로 정책적인 면에서 피해를 입은 바 있어 겨우 현상유지에 머물렀을 뿐이다.  2018년은 다시 발전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고, 비슷한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이 다시 꿈을 좇아 제 궤도에 오르는 해가 되었으면 하며, 넓게는 역시 주변사람들과 내가 케어하는 모든 사람들이 생업 또는 학업에서 계속 잘 풀리는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끝으로 이제 겨우 왕정-총통제의 마지막 찌꺼기를 털기 시작한 대한민국의 민주정이 계속 큰 힘을 받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자유당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의 '악'과 적폐적인 '기득권'이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민주당이 큰 힘을 받아 일당급으로 올라선 후 다시 그 안에서, 그 수준에서의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 행복한 꿈을 김갑수선생을 통해 배웠다.  식자연 하는 사람들이 비판을 위한 비판, 가치중립을 위한 중립적인 소리를 멈추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정말 중요한 것, 대국적인 면을 보고 계속 함께 했으면 좋겠다.  진보세력의 힘에서 최소한 일부를 떼어다가 자신의 영달에 이용하려는 일부 사람들, 합리적보수라는 조합어로 코스프레 하지만, 사실은 503지지자 이상의 fault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는 MB 찌꺼기들, 그리고 자유당까지 싸그리 태평양바닷속으로 밀어버리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뀌어가는 정치와 함께 사회 전반의 가치와 문화도 더 성숙해지길.  좋은 법은 지키고, 나쁜 법은 바꾸어 나갈 수 있기를.  


모든 건강하시고 새해에는 원하시는 일 모두 이루었으면 합니다. 우리들 모두 조금만 더 잘살게 되었으면 합니다.  계속 좋은 책으로 교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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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1-01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transient-guest 2018-01-03 02:0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ㅎ

겨울호랑이 2018-01-01 2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transient-guest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원하시는 바 이루시길 멀리서 기원합니다^^:

transient-guest 2018-01-03 02:1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jeje 2018-01-01 2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무엇보다 항상 건강하세요!

transient-guest 2018-01-03 02: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님도 늘 건강하시고 밝은 2018년 되기를 기원합니다.

cyrus 2018-01-01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소망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저의 올해 소망은 소탈해요. 저나 주변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

transient-guest 2018-01-03 02:1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건강이 최고죠.ㅎ 거기에 민생고 해결까지...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이 2018-01-02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앞으로 종종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transient-guest 2018-01-03 02:16   좋아요 0 | URL
자주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ㅎ

시이소오 2018-01-02 0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유당 쓰레기들과 사법 살인마들을 죄다 감방에 쳐넣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transient-guest님 새해 건강하시고 복많이 받으시길^^

transient-guest 2018-01-03 02:16   좋아요 0 | URL
2018년은 year of the purge가 되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활동사진이라는 아주 초창기의 발명품이 나온 이래 지금까지 영상기술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극장에서 모두 모여서 보는 영화에서, TV와 비디오, 디스크, 파일까지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보다 더 다양한 것들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극장에 들어가면 모두 동일한 비용으로 비슷한 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이게 은근히 기술발전에 따라 생긴 좋은 의미의 평준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계기가 어제 있었다.  머리털이 나고 처음으로 오페라극장에 가서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본 것이 어제였는데, SF Civic Center근처에 있는 SF War Memorial 센터에서 오후공연을 보게 된 것이다.  여름에 미리 예매를 해 두었고 미리 일정을 뽑아놓았기에 편하게 관람했지만, 당일 모여든 사람들을 보니 갑자기 표를 사서 가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객석이나 의자 모두 너무 오래된 시설이라서 상당히 불편했는데, 특히 이런 live performance의 특성상 자리위치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데, 당연히 좋은 자리일수록 비싸고 상대적으로 먼 자리일수록 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표값이 책정되어 있다.  이는 비단 발레공연 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콘서트 같은 거의 모든 live 공연이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특별한 불만은 없다.  


하지만 어제 공연을 보면서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새삼 극장이라는 장소, 극장영화라는 매체의 우수성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두서없이 든 생각이라서 글로 정리가 잘 되지는 않는데, 공연을 보면서 문득 산업혁명시대에, 돈을 많이 번 자본가들이 잘 차려입고 드나들었을 오페라하우스 같은 것의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상대적으로 훨씬 더 가난했을 대다수의 겨울과 크리스마스를 생각하게 되었고, 여기서 어떤 생각의 끈이 잡혀 현대의 영화관까지 왔던 것 같다.  책이나 재담꾼의 이야기 말고는 대단한 entertainment가 없던 시대에 visual한 entertainment로써 오페라나 뮤지컬, 음악공연을 간다는 건 엄청난 호사였을 것이다.  아마 처음엔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었을 것이고, 대혁명과 산업혁명 이후엔 자본가들이 차지한 이 venue의 혜택은 어떤 의미에서는 아직까지도 보다 더 완벽하게 모든 이들에게 돌아가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아니, 역설적으로 지금 시대에 어쩌면 가장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만 생각해보면 엄청난 의미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나누는 지표가 이런 live 공연이 아닌가 싶다.  


극장은 모두 동일한 요금을 내고 들어가서 선착순으로 좋은 자리를 찾을 수 있고, 대개의 경우 돈이 더 많다고 더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건 물론 live 공연처럼 엄청난 연습과 교육을 거친 performer들이 매회 live로 '노동'을 해가는 것에 대한 공임이 따르지 않는 무한재생이 가능한 영상매체의 특성상 가능한 것이긴 하고, live공연을 보는데, 매일 드나드는 것도 아니고 일년에 한번 두번 갈까말까 한 수준이라서 가격면에서도 대다수의 계층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이기는 하니까 어떤 문제의식을 가질만한 건 아니다.  하지만, 뭔가 묘한 찝찝함이 남는다. 


남자치고는 상당히 멜로우한 구석이 있어서 발레공연이 딱히 지겹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런 잡념이 공연 중에 떠올랐다는 건, 결국 생각이 조금은 사잇길로 빠졌다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오는 내내 길이 밀려서 저녁운동을 포기하고 와인을 마신 후 잤는데, 뭐가 잘못됐었는지 속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아침까지 골골하게 누워있다가 겨우 몸을 추스려 서점에 나왔다.  곧 운동을 하려고 채비를 했는데, 몸은 조금 거부하고 있다.  이렬수록 강하게 자신을 채찍질해야 한다.  결론은 꼭 운동을 하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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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2-18 1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거의 오페라 극장이나 음악 공연장에 왕과 귀족들뿐만 아니라 소위 잘 나가는 비평가들이 모였던 장소였을 거예요. 그들은 구경하기 좋은 자리에 앉아서 공연이나 연주를 감상해요.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나가거나 크게 야유를 했을 거예요. 정확한 내용은 아니지만, 빅토르 위고 중심의 젊은 작가들과 보수적인 기성세대 작가들은 극장만 모이면 서로 조롱하고, 몸싸움을 했다고 해요. 과격한 미래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극장에 난입해서 게릴라 퍼포먼스를 진행했어요. 저는 극장이 기성세대, 보수들이 좋아하는 여가 공간이었다고 생각해요. ^^

transient-guest 2017-12-19 09:28   좋아요 0 | URL
그랬었나요..ㅎ 저는 그냥 객석구조를 볼 때 영화과보다 확실히 돈의 위계에 의한 서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계속 영화관과 대비한 과거의 질서 같은 것을 떠올렸어요. 지금도 어쩌면 영화관보다 덜 대중적이고 보다 더 문화적으로 고급(?)하다고 보여지는 점도 있고 해서, 기성세대, 보수,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한국이나 여기나 많이 비싸요...ㅎ
 

하루가 꼬박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시작한 일이 오후 2시가 되기도 전에 다 끝났다.  여기에 곁가지로 내일로 미루려던 몇 가지 소소한 것들을 처리하니, 오늘은 오후 3시가 되니 일정이 빈다. 언제나 일은 넘치고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에 물론 지금도 내 손길을 기다리는 것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커다란 새 일을 시작하기엔 하루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그리고 나는 지쳤다는 두 가지 핑계로 오늘은 여기서 그만 하려고 한다.  4시에는 사무실을 나와서 gym에 갈 생각이다.  비록 러닝머신이지만 이젠 한번에 3마일 이상을 시간당 6.6마일의 속도로 뛸 수 있고, 65분간 뛰다 걷기를 반복하면 대략 5.5마일 이상의 거리가 나온다.  작년 이맘 때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기록인데, 확실히 여름에 바깥에서 꾸준히 뛰기를 반복해준 결과 근육과 심폐력이 더 좋아진 것 같다.  끝나면 대충 5시가 조금 넘을 것인데 체력이 허락한다면 마무리운동으로 스피닝을 슬슬 하면서 조금 더 칼로리를 짜내고 책을 보다가 집에 가서 씻고 저녁을 먹을 것이다.  그러고 나면 기분에 따라 집에서 늘어져 책을 보거나 평일에 서점에 나가는 엄청난 호사를 누릴 수도 있겠다.  복잡한 2017년의 일거리는 모두 12월 중에 손을 보고 아주 신선하고 활력적으로 새로운 한 해를 맞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려운 일도, 속상하고 신경을 많이 쓰게 만든 2017년을 그렇게 기꺼이 떠나보낸 후 맞는 2018년에는 금년의 어려움이 모두 해소되고 계획한 일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여건과 힘을 갖추길 바란다.  


주문하고 한참 지나서 받은 잔홍즈의 '여행과 독서'라는 책을 꺼냈다.  받은 당일엔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던 내용이 책장을 넘기자마자 묵직하게 나를 울리는 걸 보면, 역시 지금의 난 어디론가 떠나 정처없이 돌아다니고 싶은 것이다.  달리 갈 수 있는 곳이 아직은 없고, 여유도 그렇기 때문에 결국 내 사유속으로, 비록 다른 이의 글을 빌려서이지만, 그 무한한 초월적 시공간으로 잠깐이나마 떠나야겠다.  뛰는 동안, 그리고 스피닝을 하는 동안엔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를 읽거나 아주 생뚱맞게도 미루던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을 읽을지도 모르겠다.  


내일의 일은 내일로 미루고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자.  이것이 내가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다.  큼직한 일거리 2-3가지만 이번 해에 끝낼 수 있다면, 그리고 물론 새로운 일이 꾸준히 들어와준다면 가뿐한 맘으로 2018년을 시작할 수 있겠다.  그렇게 믿고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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