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말할 곳도 없고 해서, 요즘의 일상이나 심경을 쓰게 된다.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취지나 하소연은 아니고 그냥 이런 것도 일종의 글짓기연습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나저나 글을 쓰면서 한국어맞춤법이 엉망인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혹시 국어맞춤법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책을 아시는 분은 추천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전에는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사무실을 정리했다. 완전히 뻘짓을 하는 꼴이라서 결과적으로는 한번에 쉽게 했을 일을 다시 하게 된 것이다. 일단 사무실 양쪽 벽으로는 책장들이 꽉 들어섰고 책도 상당한 양을 꺼내놓았다. 다만, 책장과 장소가 턱없이 모자란 건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라서 소싯적에 뭔가 그럴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그러니까 뽕을 맞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 말고는 딱히 도움이 되었거나 바뀐 건 없는 그런 책들, IMF이후 대한민국의 출판계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앉은 자계서들은 정리해서 치워버릴 것 같다. 이미 8막8장이니 '신화는 없다 - BBK'니 하는 거지발싸개같은 책들을 위주로 버리고 있는데 이들을 추려서 진짜배기만 남겨놓고 몰아내면 일단 거기서 짐이 좀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미팅룸으로 다시 옮길 멋진 유리문의 책장에는 비록 두겹으로 꽂지는 않을 것이라서 보관할 수 있는 양이 줄겠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멋진 책을 한겹으로 깊숙하게 넣어 놓는 것으로 어느 정도의 양을 줄일 수 있겠다. 예를 들면 전 세계에 천 카피밖에 안 찍었다는 아나톨 프랑스의 친필사인본이 포함된 영문전집 (100년은 되었는지 상태가 영 아닌데도 당시에 셋트에 200불을 주고 구입한), 충무공전서 (국회납품용같은), copyright violation의 증거인 '대망'시리즈, '사기', 등 크고 멋지고 무거운 녀석들만 추려서 법률서적과 함께 잘 꾸며놓으면 볼만할 것이다.
그 전에 내 방에도 4X4을 두 개 넣어서 가능하면 추리소설과 만화책들 중 의미가 있는 것들 일부라도 보관을 했으면 좋겠고, 아마 거의 max로 책을 넣어두게 되는 것이라서 당분간의 구매는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이사하고 새로운 장소에서의 첫 주간, 목요일까지 지나가버렸다.
오늘 아침에는 어제의 음주로 인한 숙취에도 불구하고 7시 정도에 나가서 한 시간 정도를 뛰고 걷고를 반복하면서 땀을 흘렸는데 당분간의 목표는 가급적 멈추지 않고 긴 거리/시간을 뛰는 것이라서 조금 강도를 낮추니 2.5마일을 대충 25분 정도에 뛸 수 있다. 이후 걷기와 뛰기를 0.25마일이나 0.5마일 단위로 끊어서 반복하면 한 시간 동안 대략 5-5.3마일 정도를 움직이게 되는데 수치상으로는 800 kcal이상이 나온다. 사는 곳에서 사무실이 지척이라서 가능한 오전의 여유인데, 임시장소를 멀리 잡고 다닌 이후 약 8개월만에 다시 찾은 호사가 아닌가 싶다.
내일도 오전에 이렇게 한바탕 뛰고 나와서 일을 하면 어쨌든 주말이다. 직원의 비자문제만 잘 해결된다면 좋은 여름을 맞이할텐데. 늘 이런 저런 일로 노심초사하면서 지난 7년을 보낸 결과 나이에 비해 흰머리가 많이 생겼다. 원래 동안소리를 듣는 편인데...
슬슬 마무리하고 돌아가면 약 10분이면 집에 도착하는 걸 다시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
쓰고나서 보니 국민학생의 일기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