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야외라고는 하지만 social distancing 이 적용된 수준의 거리에 하나씩 놓인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커피. 이른 오전이라서 그런지 to-go는 많아서 앉아있는 사람은 적기 때문에 잠깐 망설이다가 간만에 이렇게 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고 업무메일을 처리하고 있다. 오전에 걷기 위해 운동화를 신다가 끈이 끊어져버리는 바람에 그냥 주저앉고 잠시 딴짓을 하다가 씻고 일찍 출근길에 나섰다. 


가끔 속이 더부룩할 아침이면 커피를 마시고 물을 많이 마시면서 하루종일 일종의 detox를 하는데 오늘 그 목적으로 Peet's Coffee에서 cold brew를 뽑으러 왔다가 이렇게 잠깐이지만 앉아서 뭔가 normal한 일상이 돌아온 듯한 착각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간만에 노트에 하루의 일정을 계획해보기도 하고 사람이 없는 구석에,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니 기분이 아주 쬐~~~끔 좋아진다. 


오늘은 그렇게 작은 업무를 하나씩 처리하면서 오전을 보내고 점심 때는 잠깐 나가서 주말이면 생일을 맞는 조카의 선물을 사고, 오후엔 조금 더 일을 하다가 오늘의 운동을 하면 하루가 마무리될 것이다.


그저 노력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너무도 부족한 능력의 사람이라서...


커버가 제대로 나온 것이 없지만 지금 읽고 있는건 Dresden Files의 최신판 Peace Tal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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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에는 어쩌다 보니 휴가가 없었다. 이 말은 전에도 몇 번 한 것 같은데 퇴근을 앞두고 새삼 다시 떠오른 생각이다. 3월까지는 코로나 상황이 확대되어 갈 듯 말 듯 하면서 지나갔고 이후에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rest is history). 사실 휴가를 가진다고 해도 갈 곳도 없고 기껏해야 집에 쳐박히는 건데 그렇다고 gym에서 신나게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 나오는 것보다도 못한 말뿐인 휴식이 될 것이라서 사양이다. 회사에 나오면 마냥 놀 수가 없으니 회사 또한 아무리 책으로 가득한 곳이라고 해도 휴가를 보낼 곳은 못된다. 그냥저냥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 한 주가 지나가고 금방 한 달이 가버리니 뭔가 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눈을 뜨면 하루가, 한 주가, 한 달이 그렇게 지나간다. 현실적으로는 아마 이번 해는 달리 휴가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는 못할 것이다. 


NFL도 MLB도 NBA도 무엇도 다시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자꾸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당장 8월이면 대학풋볼이 시작하는 시점이었고 9월에 시즌을 여는 NFL도 Preseason 게임을 시작하곤 했었는데, 모두 날아가버린 것 같다. 여행업계의 타격이야 말도 못하겠지만 스포츠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널린 이 나라는 모든 major sport업계가 사실상 멈춘 상태라서 상당히 큰 피햬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 


그저 살아남는 것만 생각하면서 8월까지 달려온 지금, 아직도 2020년은 다섯 달이 더 남아있다. 새해를 시작할 때만 해도 희망에 가득찬 2020년이 이렇게 망가져 버리고 지긋지긋한 한 해로 남을 줄이야.


아 어디론가 다 던지고 떠나버리고 싶다. 일도 하기 싫고 삶도 이젠 지치는 것 같다. 조금 더 작게, 하지만 알차게 남은 삶을 살 수 있는 정비와 생각, 그리고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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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6 14: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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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7 02: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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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6 14: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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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7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요조가수선생무사책방주인의 책을 보고 냉큼 따라서 찾은 후 엄청나게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앱이 있다. 


Simple Radio라는 앱인데, 전 세계의 라디오를 찾아서 access되는 것들을 들을 수 있는 앱이다. favorite으로 지정하면 한데 모아서 관리하고 필요한 걸 들을 수 있으니 공짜라는 것이 믿어지 않을만큼 좋은 앱이다.  


다들 알고 있는데 나만 몰랐던 것일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혼자 듣기 아까워서...


처음에는 요조선생을 따라서 Shonan Beach FM만 듣다가 지금은 Classic채널만 해도 프라하, 소피아, LA, SF, 서울의 방송을 듣고 있으며 서울의 어디선가 나오는 재즈라디오도 하나 듣고 있다. 방금 런던과 베니스, 프라하의 또다른 Radio Classic FM 98.9, Lyon의 프로그램을 더했다. Classical이라고 해도 워낙 악기와 시대, 작곡가, 장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맘에 드는 걸 찾아서 browse하다가 좋은 것이 나오면 틀어놓고 책을 보는데 그 운치가 제법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된장이 맞는 것 같다. 내일 모레면 중년을 넘어 장년인데...된장이라니...


김치남에 된장남...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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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0-07-07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imple radio 앱이 있는 지 몰랐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transient-guest 2020-07-07 12: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좋은 채널 찾으시면 알려주세요 ㅎ

겨울호랑이 2020-07-0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ransient-guest님 좋은 앱 소개 감사합니다^^:)

transient-guest 2020-07-07 12:1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유용하게 특히 독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ㅎ
 

오늘은 하루를 쉬게 되었다. 은행에서 어마무시한 실수를 해서 구제금융액수가 원래 가능한 액수의 반도 못 나오게 된 것. 다행히 2차로 펀드가 나올 것 같고 1차로 신청한 걸 취소하고 다시 신청하는 걸로 결론이 나는 것 같다만 은행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  Basically, 실수는 인정하지만 (그것도 내가 CPA와 자료를 준비해서 조목조목 따졌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2차로 나오는 걸 신청하자는 것.  한인은행을 통하면 편리한 점도 있고 이번 경우 특히 major은행들의 불합리한 처사를 보건데, 나은 점이 많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많이 아쉽다.  하루 종일 이걸로 신경을 쓰고 나니 퇴근시간인 지금은 뭘 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일 천상, 오늘 miss한 back, bicep 그리고 shoulder와 하체 및 abs/core을 섞어서 길게 하고 줄넘기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가진 도구가 워낙 없어서 과부하를 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저 다양한 몸짓으로 땀을 흘리고 긴 운동을 rapid succession으로 할 뿐이다.  아마 다시 gym으로 돌아간다면 엄청 긴 시간의 make up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다양한 push-up과 덤벨운동, 맨몸운동을 섞어서 보통 한번에 3-4가지, 많으면 5가지를 한 셋트로 잡는다. 이렇게 하면 금방 숨이 차게 되어 땀이 나는 것이다.  결국 무게는 제대로 못 치되, 한번에 길게 근육을 쓰는 걸로 혹사를 거는 것이다.  이걸 계속 하는 것이 과연 근육량감소를 막을 수 있을지, strength 감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이로써, home gym을 만들 계획, 그리고 조금은 prepper가 될 계획, 거기에 무기구매까지 염두에 두고 있을 정도로 이번 사태는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시스템도 국가도 무엇도 믿을 건 나 자신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세금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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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진행하려고 계획된 업무일정을 급히 조정해서 정부에서 나온 시책에 따라 주어지는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한다.  CARE Act의 일환인데 COVID-19 사태로 인해 영업에 타격을 받은 업체들이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혹은 이미 퇴직시킨 직원을 다시 고용하는 경우 주어진다고 한다.  트럼프가 떠들어대기로는 payroll 총액, 관련세금, rent, 보험 등을 모두 커버한다고 했었지만 기본적으로 이건 거짓말이다.  실제로 가능한 액수는 최고액수가 있는 상태에서 기본적으로 한달에 지출되는 임금과 세금을 포함한 payroll cost에 2.5배까지로써, 이 한도 내에서 75%이상을 payroll에 사용하고 25%이하까지는 다른 회사유지비용에 사용해도 나중에 구제가 되는 형태다. 그러니까 loan을 100% payroll에 사용할 경우 실제로 필요한 다른 회사의 유지비용, 이를테면 보험, rent 등에 사용할 비용은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또다른 loan을 신청해야 하는데, 이건 COVID-19 재난금융으로 미국의 소상공업기관에서 관장하는 것으로써, 긴급구제를 위핸 몇 가지 혜택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엔 다 갚아야 하는 '빚'이다.  다만 긴급구제의 성격에 맞춰 상환시기나 이자율을 상당히 좋게 잡아주는 것 같고 일단 일년의 유예기간이 있어 이 기간 내에 회사가 정상적으로 회복할 경우 다 갚아버리면 된다고 하니 이것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은 신청해서 계좌에 넣을 계획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내일은 하루 내내 일을 하는 대신에 이걸 붙잡고 씨름해야 한다. 회사계좌가 있는 한국계 은행의 직원의 친절한 설명에 따르면 최대한 빨리 하라고 한다.  정부기금이 언제 마를지 모른다고. 여러 가지로 major급 은행보다는 불편한 점이 많지만 자잘한 서비스차원에서는 역시 한국계 은행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종의 잔정이라고 할까.  늘 도움을 받는 입장이라서 내가 일년에 출입금하는 규모와는 별개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고작 두 달의 반의 payroll을 커버할 수 있는 액수로 두 달 간의 full payroll과 full expense를 맞출 수는 없다. 그래도 나는 작은 규모이고 자잘한 업무가 계속 들어와주고 있어서 버티겠지만 조금만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무척 어려울 것이다.  아마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뜩이나 사라져가고 있는 소상공인 업종들은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될 것 같다. 


뭔가 경제로나 의료복지로나 큰 변화가, 거의 혁명 수준에 다름아닌 개혁이 필요한 곳이 미국인데, 현실은 트럼프의 지지율만 올라가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는 것으로 깨우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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