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3일에 주문한 책을 받았다.  주문에 포함된 책들 중 가장 기다리던 '다정검객무정검'이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온 것이다.  무협소설계의 기인으로 알려진 고룡의 작품인데 무협지의 호황기에는 상당한 해적판이 한국에서 팔렸으나 정식으로 발매된 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아주 오래전에 text파일로 읽은 것으로 대충 1998년 정도였던 것 같다. 당시 내가 알고 있는 다른 작품과 유사한 면이 있어 '고룡'의 작품인줄 모르고 표절작품으로 오해했던 것이 기억이 나는데 알고 보니 이 작품과 다른 소설들을 적당히 짜집기했던 것이 내가 알고 있던 다른 작품이었던 것. 어쨌든 이 소설을 책으로 얻고 싶어서 무려 text파일을 출력해서 프린트샵에서 바인딩을 하려고도 했었으니 내가 얼마나 이 소설을 갖고 싶어했었는지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에 이렇게 시리즈로 묶여 나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이름과 부제까지 멋진 이 작품은 무협지를 좀 읽어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에서 구했더라면 함께 딸려온 술잔까지 받았을텐데 아쉽다. 


이번 기회에 이 책이 잘 되어서 고룡의 수많은, 주옥같은 작품들이 더 많이 번역되어 나왔으면 좋겠다. 한동안 무협지를 읽을 기회가 없었는데 너무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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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 지니 안이 돌아온다고 하네. 역시 간을 보는 건 안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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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중권은 정신과 전문의한테 상담을 하고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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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는 느낌은 매년 같은 이야기지만 전혀 느끼지 못하고 그저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다음 해로 넘어와버렸다. 새해 첫 날은 운동으로 시작하고 싶었으나 8시에 미사를 다녀와서 친척집에 가는 일정이라서 어쩔 수 없이 skip해버렸으나 왠걸...시간약속이 미루어져버려서 대충 따져봐도 두 시간은 충분히 gym에서 보낼 수 있었던 것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운동은 둘째 날부터 하는 걸로.  근육운동을 좀 세게 해주었기 때문에 이틀의 휴식이 나쁘지는 않다만 그래도 뭔가 상징적인 의미를 위해 어젯밤엔 술도 안 마시고 잤는데 운동도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뉴스를 보고 YouTube으로 잠깐 진씨와 유시민선생의 토론을 봤다. 예전부터 진씨는 독설가일뿐 논리적인 토론엔 젬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프로그램을 보니 여전히 그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우격다짐에 상대방의 인신공격 외엔 별로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보인다. 논리에 대한 사실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묻는 상대방에게 '내가 다 안다고요'를 시전하는 꼴이라니.  사람이 곱게 늙는 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애니메이션을 못 봐서 일단 책으로 읽었다. 역시 애니메이션을 소설로 옮긴 작품답게 비주얼 묘사가 좋다. 글을 따라가다 보면 눈앞에 장면이 펼쳐지는 그런 느낌은 책을 읽다보면 종종 받지만 이런 경우 특히 그렇다. 예전에 Eragon을 읽으면서도 그랬고 Icewind Dale Trilogy를 읽을 때에도 그랬었다. 책을 오래 꾸준히 읽으면 생기는 능력(?)인가 싶다. 가끔 남들한테 물어보면 전혀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걸 보면 말이다.


날씨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날씨의 무녀. 그 대가는 그녀가 사라지는 것. 가출한 소년이 만난 날씨의 아이와 그 능력을 이용한 아르바이트. 사라진 아이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소년은 학업을 마치고 다시 도쿄로 돌아와서 아이와 아이의 동생을 찾아 함께 삶을 꾸려가기로 한다는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좋은 비주얼 묘사로 꽤나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언어의 정원'도 그렇고 '너의 이름은'도 그렇고 '우리의 계절은' (다른 감독)도 그렇고 일본애들은 한국이나 미국과는 다른 의미로 가벼운 이야기를 세밀한 디테일로 잘 그려내는 것 같다.  좀더 조용하게 음미하면서 읽었어야 하는데 그리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남편을 그리면서 남편이 보여준 무지개를 기다리면서 조용한 구석에서 찻집을 꾸리면서 살아가는 주인. 챕터마다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사연을 갖고 들려 힐링을 얻고 세상과 다시 맞붙을 용기를 찾아서 떠나고 그것이 인연이 되고 거기서의 만남을 이어가는 이야기. 작가가 좋은 이야기를 참 예쁘게 엮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전에 즐겁에 읽은 '쓰가루 백년 식당'의 작가였고 꽤 많은 작품들이 번역되어 절판되지 않고 계속 서점에 남아 있다. 또 그렇게 한번 다 구해서 읽어보고 싶은 작가가 생겼으니 도서관에서 빌려온 이 책은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여 새끼를 치게 되었음이다. 이 얼마나 멋진 책의 인연인가.  커피나 간단한 차를 팔고 하루종일 책을 읽고 경치를 감상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공간을 많이 알고 있다. 그저 갈 시간이 많이 없을 뿐이지만. 그래서 주로는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곤 하지만.  읽는 내내 따뜻하고 즐거웠다.


작가가 왜 그랬는지는 대충 짐작이 가지만 그래도 공자를 굳이 공구로 낮춰 부르는 자주성을 가장한 천박함이라니. 전공분야나 전문적인 공부는 차치하고 이런 저런 개론서를 쓴 작가라고 하는데. 


흥미가 가는 주제였으나 중구난방으로 두서 없이 다뤄진 탓에 읽는 것이 그저 그랬다. 환관의 폐해를 이야기하는 부분과 그들을 소개하는 부분이 여럿 겹쳤고 궁녀들을 이야기할 때는 뭔 그리도 디테일하게 복식과 품계에 대한 소개를 하는건지. 책이란 건 일정한 수준의 구성과 정리, 순서와 전개를 위한 배열, 내용의 정리가 필요한 법이다. 그런 면에서 많이 미흡햇다고 생각한다. 재야사학도 좋고 역사에 흥미를 갖고 나중에 공부해서 작가가 되는 것도 좋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제도권 공부는 필요하다는 생각을 이런 때 하게 된다.


2020년에는 아직 한 권도 읽은 책이 없다. 오후에 돌아와서 넷플릭스에 뜬 응답하라 1988을 켜놓고 그냥 옛날 생각을 하면서 (사실 이때 국민학교 6학년이라서...1988년에 고등학생이면 대충 지금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딴짓을 하고 있다. 그래도 이웃끼리 뭔가 나누고 오가던 시절의 끝자락은 조금 경험해본 것이 이 드라마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짧게 사는데 평화롭게 즐겁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조금만 더 노력해서 잘 꾸려서 꼭 하와이에서 남은 삶을 시작하고 싶다. 좋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문을 열어주고 그렇게 손님이 끊이지 않고 술독에 술이 마를 날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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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0-01-02 1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 모씨 참 놀랍지요. 사람이 저렇게 될 수도 있구나 싶다가 아니 원래 그랬는데 좋게만 봐왔나보다 싶고. 하와이 여생은 술독에 술이 마를 날 없이 ㅎㅎ 생각만 해도 아주 좋습니다.

transient-guest 2020-01-02 11:24   좋아요 2 | URL
원래 그럤던 사람이겠죠. 진씨 독설은 워낙 유명하고 확증편향도 그렇고 예전에 변희재하고 맞짱 뜨다가 답이 막히고 성질은 나니까 주체를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간 적이 있죠 아마? 하와이는 꿈입니다. 좋은 사람들하고 함꼐 천천히 늙어가고 싶네요.ㅎ

cyrus 2020-01-02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에 저는 ‘온라인 탑골 공원(SBS 인기가요)’, ‘가요톱텐’ 유튜브 스트리밍 보느라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ㅎㅎㅎ 옛날 노래를 감상하면서 옛날 90년대 스타일로 진행된 방송을 보니까 재미있었어요. 어제는 유튜브에 ‘2020 우주 소년 원더키디’ 전체 에피소드를 스트리밍한 걸 봤어요. 그 만화를 어렸을 때 많이 봤었는데, 만화 속 제목에 있는 2020이 정말로 현실이 되었어요... ^^;;

transient-guest 2020-01-03 09:10   좋아요 0 | URL
TV가 재밌으면 화이트노이즈 이상이 되어서 책이 눈에 안 들어오죠 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짜 2020이라니 믿어지지 않네요
 

2019년도 이제 내일이면 끝이다. 여러 모로 힘든 2017-2018년을 지내고 맞은 2019년은 여러 모로 훨씬 낫게 지나간 것 같다. 일은 늘 여기 저기서 터지지만 그건 그냥 work hazard로 보고 처리하고 이겨내야 한다.  물론 그 덕분에 이런 저런 잡무와 함께 이번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하루를 겨우 쉬고, 오늘과 내일도 일을 하고 새해 첫 날만 겨우 쉴 것 같다.  


얼마 전에 근처 도서관에 가서 그간 새로 들어온 한국어 책을 여럿 빌려 왔다. 3-4년 정도 안 간 사이에 그럭저럭 몇 번은 들락거릴 정도의 신규도서가 들어왔으니 조만간 이곳 저곳에 퍼져 있는 도서관들을 차례로 가봐야 할 것이다. 즐기고 말 책도 있지만 가끔씩 갖고 싶은 책도 나오니까 나 같은 사람이 많으면 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책도 늘어나고 개인이 사들이는 책도 많아져서 참 좋을텐데.  나오면 금방 절판되어버리는 탓에 갖고 싶은 책을 보관하면서 시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늘 조마조마 한다. 


2019년에도 많은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감상했다. 게임도 더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운동까지 하려면 시간이 참 부족하다. 시간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겠고 날씨가 추운 요즘은 특히 어렵지만 역시 새벽시간을 잘 활용해야 하리라.  2020년의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들 투성이라서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새벽 네 시에는 일어나서 한 시간 정도 책을 읽다가 다섯 시부터 다음 두 시간 반 정도는 운동에 할애하고 돌아와서 씻고 출근하여 열심히 일을 하고, 퇴근하면 저녁식사를 하고 잠시 쉬다가 밤 열시엔 자야 하는 빡빡하고 고된 스케줄이 좋겠다.  내년에도 어쨌든 250권 이상을 읽어야 내가 세운 40년/만권독서라는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언젠가 시간적인 여유가 좀더 생긴다면 연간 300권도 나처럼 읽는 사람에겐 불가능한 수치가 아닌데...


하와이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보고 있다. 일단 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어야 하고 지금 운영하고 있는 사무실의 위치를 하와이로 옮겨도 큰 지장이 없도록 시스템을 확보하고 고객들을 관리해야 한다.  가면 살게 될 공간, 그리고 airbnb를 할 수 있는 곳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건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고 조금 더 절약하면서 사는 수 밖에 없겠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엔 조금 더 깐깐하게 회사를 경영하고 소비와 지출을 관리할 것이며 영업에도 신경을 쓸 생각이다. 어쨌든 대단한 광고나 사회활동이 없이 지금의 단계까지 왔으니 조금 더 신경을 써주면 원하는 수준으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읽은 책을 정리할 생각이었지만 삼국지는 아직 네 권이 더 남았고 이야기 할 책은 두 권 밖에 없어서 기다리기로 했다. 


최근에 늘 가는 마트 (Safeway)에서 와인을 30%나 세일하고 있길래 유혹에 저항하지 못하고 12병을 사들였다. 물론 아무거나 사려고 그런 건 아니고 30%세일 + 여섯 병을 사면 거기서 10%을 더 해주는 걸 계산해서 숫자를 맞추고 대략 4-50불 대의 와인을 구한 것이다. 평소라면 20불 대의 와인이면 내 소비수준에서는 만족하는 맛이지만 상당히 큰 세일이라서 그리했다. 덕분에 상당히 좋은 값에 좋은 와인을 여럿 구해서 회사의 책장 구석에 쌓아놨다. 대충 보니 한 스무 병 정도가 쌓여 있는데 가끔씩 좋은 일이 있을때 꺼내마실 생각이다. 물론 보통 마실 땐 따로 적정가격의 와인을 사마시면 된다.  언젠가 와인셀러를 하나 구하면 좋겠는데 워낙 모아들이는 스타일이라서 책이나 미디어처럼 이것도 그리 될까봐 걱정이 된다.  어쨌든 마시기 전엔 모아놓으면 기분이 좋다.


책을 좀 보다가 일찍 자야 할 것 같다. 내일은 그래도 오전근무만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하려면 새벽에 나가서 일처리를 마무리하는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오늘이 12/31이니 아마도 이곳 저곳에서 즐겁게들 마시고 떠들고 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모두들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멋진 2020년을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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