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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실험왕 1 - 산성.염기성 대결 ㅣ 내일은 실험왕 1
곰돌이 co. 지음, 홍종현 그림, 박완규.사이언피아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0월
평점 :
둘째는 과학을 무지하게 좋아한다. 커서 과학자가 된다나 어쩐다나... 오죽하면 7살 때
"난 7년을 사는 동안 현미경을 한 번도 못 봤다."
며 신세한탄(?)까지 했던 아이다. 그러면 큰 아이가 옆에서 톡 쏘아붙인다.
"야, 난 태어난 지 10년 돼서 현미경 처음 봤거든!"
그러던 차에 미생물 체험전에서 현미경을 보고는 엄청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처럼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실험 도구를 꺼내 놓으니 일단 무조건 실험을 하자고 조른다. 내 참... 시간이 없는데... 결국은 다음날로 간신히 미뤄두었다.
큰 아이는 책을 보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려간다. 얼마나 깔깔거리면서 보던지... 궁금함을 참으며 아이가 읽은 다음에 내가 읽었다. 사실 내 경우에 만화는 아직 적응이 잘 안되어서인지 읽는 속도가 더 느리다. 아이는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그래도 어쩌랴. 정신이 없는 것을... 그렇게 책을 다 읽으니 옆에서 큰 아이가 턱을 괴고 물어본다. 굉장히 재미있지 않는냐고... 마지막에 감동적이지 않았냐고... 뭐 그 정도는 아닌데, 아이는 감동까지 받았단다. 그래서 그냥 웃었다.
오후에 일이 있어서 늦게 들어오자 작은 아이는 무조건 실험 상자를 꺼낸다. 내일 하자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전날 한 약속 때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비누 가져와라, 식초 가져와라, 간장 가져와라 하면서 실험을 했다. 아이들은 리트머스 종이 색이 변하는 것을 보고 탄성을 지른다. 하긴 어른인 나도 신기했다. 분명 나도 어렸을 때 보았던 것인데 다시 봐도 신기하다. 그런데 간장이 문제다. 간장 색 자체가 있으니 무슨 색으로 변하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중성인가 봐'로 결론을 내렸는데 마른 뒤에 보니 아무래도 아닌 것이다. 푸른색 리트머스지가 붉게 변했으니 산성인 것이다. 다음날 결론을 정정했다.(사실 이 때는 아직 책을 읽지 않았을 때였다.) 나중에 책을 읽다 보니 역시나... 간장은 산성이었다. 만약 이것을 무작정 외워야 했다면... 아마 돌아서면 잊어버리지 않았을까. 하지만 실험했던 리트머스 시험지를 종이에 붙여서 산성과 염기성, 중성으로 나누어서 정리해 놓으니 전혀 헷갈리지 않는다.
다음에는 지시약을 만들어서 실험을 해 봐야겠다. 지시약을 넣어서 각각 색이 변하는 것을 보면 아이들이 다시 한번 탄성을 지르겠지. 상상만 해도 재미있고 뿌듯하다. 내가 너무 좋은 엄마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작은 아이는 비록 책은 읽지 않았지만 실험 하나만으로도 만족해 한다. 큰 아이는 벌써 책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정보 페이지도 읽느냐는 질문에 '당연하지!'라고 대답하는 걸 보면서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들은 흥미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흡수하려고 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