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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제 – 빨간 옷 소녀의 비밀

  원제 红衣小女孩2, The Tag Along 2, 2017

  감독 웨이 하오 청

  출연 양승림허위녕고혜군용소화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는 일 년 넘게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어느 집에 조사를 갔다가 충격적인 일을 목격한다아이의 엄마인 린메이후아가 어린 딸 용칭의 몸에 온갖 주술을 적어두고 골방에 가둬두고 있었다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리는 중학생인 자신의 딸 리야팅이 임신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낙태 문제로 말다툼을 한 딸이 실종되자리는 아이 아빠라는 춘카이를 찾아간다하지만 딸은 그에게도 가지 않았다경찰과 함께 그녀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숲을 뒤지던 리는 폐허가 된 건물에서 한 여인을 발견한다바로 1편의 주인공이었던 션이쥔이었다리는 딸의 실종이 단순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데…….

 

  1편은 저주라는 소제목으로빨간 옷을 입은 소녀에 얽힌 사람들의 실종과 죽음을 다루고 있었다그래서 사람들은 그 소녀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마무리된 1편을 보고상당히 찜찜했던 모양이다아니면 감독이 처음부터 속편을 염두에 두었는지도 모르겠고하여간 2편은 비밀이라는 소제목 아래빨간 옷을 입은 소녀가 어떻게 나타났는지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지 밝히고 있었다.

 

  그런데 미리 말하지만그 전개방식이나 말하려는 것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왜 그런지는 나중에 적어보겠다.

 

  이번 2편에서는 호랑이 신을 섬기며 신내림 상태로 실종자를 탐색하는 조직을 보여준다거기서 무녀아니 남자니까 뭐라고 해야 하지하여간 신내림을 받는 사람이 바로 춘카이다할아버지에게서 수련을 받으며그는 여러 추종자를 이끌고 신내림 상태에서 실종자들을 수색한다그리고 리야팅이 사라진 그 산속에 사악한 악령들이 우글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그러니까 빨간 옷의 소녀 말고도 다른 존재들이 많다는 얘기다나중에 호랑이 신이 빙의한 춘카이가 나오는데……. CG에 돈을 덜 썼나 보다악령하고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에 웃음만 나왔다진지하게 악령과 대결하는 장면에서 그런 조잡한 분장이라니……뭔가 엄청난 액션 장면이 나올 줄 알았는데 시시했다. 1편보다 무섭지도 않고.

 

  하지만 1편과 연결 고리를 잘 만들고꼼꼼하게 떡밥 회수를 하려고 한 흔적이 엿보였다그 부분은 마음에 들었다똑같은 감독이 만들어서 그런지, 1편의 배우들이 그대로 나와 통일성을 주려고 한 점도 괜찮았다.

 

  여기서부터는 왜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밝히려고 한다그런데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가능성이 거의 90%라는 걸 미리 말하겠다.

 

  영화는 세 명의 어머니를 등장시킨다그들의 공통점은 남편이 없고아이가 둘이 있었다는 점이다. ‘는 강간으로 첫아이를 임신했지만 낙태했다실종된 리야팅은 둘째다. ‘린메이후아는 사고로 첫아이를 잃고둘째 역시 잃을까 봐 주술로 보호하려 했다. ‘션이쥔’ 역시 첫아이는 낙태하였고둘째는 유산했다.

 

  엄마의 주술로 되살아난 빨간 옷의 아이는예전의 그 아이가 아니다산에 있던 다른 악령들처럼 변해버렸다이 설정은 스티븐 킹의 애완동물 공동묘지 Pet Sematary, 1983’가 떠오른다하여간이후 그 아이는 다른 사람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였다가 엄마에게 봉인된다벌목작업으로 봉인이 풀리기 전까지 말이다이후 1편의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면 된다타임라인으로 보면 그렇다.

 

  그런데 이상하게 산에서 발견된 악령들은 어른의 모습이 아닌작은 아이의 형상을 하고 있다. 1편에서 마신자라는 단어의 뜻을 밝혔는데그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하지만 영화는 여기에 뜬금없이 낙태를 들먹인다아이를 낙태한 경험이 있는 여성을 등장시켜작은 악령을 보면서 죽은 아이를 떠올리게 한다그러니까, 1편에서 사라진 노인들의 존재를 싹 지우고거기에 대신 낙태로 죽어간 아이들을 집어넣은 것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여자들이 무분별하게 낙태하는 바람에 원한을 품은 아이들이 악령이 되어 산속에서 사람들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이다그 때문에 영화에서 고통받는 것은 아이를 죽인 어머니들이다어떻게 보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들이 과거의 기억 때문에 괴로워하고 현재의 아이라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유는과거 그들이 저지른 짓 때문이다인과응보다.’라고 말이다.

 

  영화에서는 아이들의 아빠가 나오지 않는다아이를 혼자 키우고 그들을 지키려고 한 것은 엄마들이다강간당한 것도 억울한데낙태했다고 나중에 또 고통받는다니여자들에게 너무한 거 아닌가강간한 새끼는 왜 안 나와이 영화를 미국의 앨라배마주에서 좋아할 거 같다거긴 강간으로 임신해도 낙태를 금지한다니까.

 

  영화 마지막에 춘카이가 할아버지에게 말한다왜 저 산에는 작은 악령들이 많은 거냐고그 부분에서 그냥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왜 작은 악령이 많냐고그걸 몰라서 물어중학생을 임신시킨 파렴치한 네놈이신내림을 받더니 아직 제정신이 아니야동물 신을 몸에 빙의시키더니진짜 생각도 안 하고 이성도 없는 짐승이 된 거야그런 거야아니면 원래 멍청이였던 거야?

 

  여자를 강간하거나 임신시키고 책임지지 않은 아빠들이 낙태 당한 자기 아이의 악령에게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영화 좀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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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gatha Christie's Poirot, 1990

  출연 – 데이빗 서쳇휴 프레이저

 

 

 

 

  ‘포와로’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묶음이다이번 시즌에는 포와로 수사집 Poirot Investigates, 1924’에서 읽었던 단편들이 꽤 많았다단편을 영상화했기에추가된 설정들이 더러 있었다원작과 비교해 어디가 추가되었고 달라졌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다그리고 이번 시즌은 어쩐지 웃음이 나오는 장면들이 많았다.

 

 

  『Peril at End House는 장편인 엔드하우스의 비극 Peril at End House, 1932을 영상화했다한 여인이 며칠 사이에 계속해서 살인 위협을 받는다급기야 그녀의 옷을 입은 사촌이 살해당하기까지포와로는 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일에 분개하면서 범인을 잡겠다고 나서는데……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선량한 척하는 범죄자의 모습은 무시무시했다게다가 마약 밀매범까지 끼어들면서사건은 복잡해지기만 한다.

 

   

  『The Veiled Lady는 단편집인 포와로 수사집 Poirot Investigates, 1924’에 수록된 베일에 싸인 여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자신은 최대한 몸을 쓰지 않고 회색빛 뇌세포로만 사건을 해결한다던 포와로가여기서는 검은 옷을 입고 남의 집에 몰래 숨어드는 번거로운 일을 감행한다물론 안 하던 짓을 했기에 경찰에 붙잡히는 건 당연한 순서지만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놀리기에 바쁜 잽 경감과 삐친 포와로의 모습이 인상적이다그리고 헤이스팅즈그럴 줄 몰랐다경찰에게 걸리자마자 혼자 도망치다니어쩐지 이번 편에서는 모두가 다 개그 캐릭터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The Lost Mine도 역시 포와로 수사집에 있는 잃어버린 광산이 원작이다시작부터 블루마블과 비슷한 주사위를 굴려 땅따먹기하는 게임을 즐기는 포와로와 헤이스팅즈둘은 너무 진지한데보는 나는 그냥 웃겼다저 시절에는 저런 거로 오락을 즐겼겠구나.

 

 

  『The Cornish Mystery는 단편집 패배한 개 The Under Dog, 1929’에 실린 콘월의 수수께끼를 드라마화했다영제와 한국 제목이 좀 다르다자신이 중독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여인이 포와로를 찾아온다다음날 포와로가 갔을 때는 이미 죽은 뒤였다.

 

  남편 또는 아내가 배우자를 중독시키는 설정은 크리스티의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의 작품에도 많이 있다그 당시 그런 거로 유명한 사건이 있었던 모양이다그나저나 역경(또는 주역)’을 읽고 명상을 하는 헤이스팅즈와 덩달아 동조하는 미스 레몬그리고 포와로에게 한 방 먹고 분해하는 잽 경감까지이번 편 역시 개그 트리오의 활약은 빛났다.

 

 

  『The Disappearance of Mr. Davenheim은 포와로 수사집에 수록된 데이븐하임 씨의 실종을 각색했다이번 편에서는 포와로가 잽 경감과 집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않고 이야기만 듣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내기를 걸어서헤이스팅즈가 열심히 뛰어다닌다그리고 포와로는 집에서 마술책을 사다가 열심히 연습한다코난 도일의 작품에도 비슷한 설정의 작품이 있었다는 게 떠올랐다.

 

 

  『Double Sin은 단편집 죽음의 사냥개 The House of Death and Other Stories, 1933’에 실린 이중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포와로는 은퇴를 진지하게 생각한다그 때문에 헤이스팅즈와 기분전환 겸해서 여행을 떠나는데……이번에도 헤이스팅즈가 사건을 해결해보겠노라 발 벗고 뛰어다닌다.

 

 

  『The Adventure of the Cheap Flat는 포와로 수사집에 있는 싸구려 아파트의 모험이 원작이다. ‘4층 아파트와 헷갈린 작품이기도 하다집값이 비싼 지역인데 유독 한 집만 저렴한 임대료로 나왔다면포와로는 이 점에 집중하는데……미국 FBI 요원이 나오는데상당히 무능하게 그려진다역시 FBI는 그들이 주인공이 아닌 드라마에서는 다 그런 식으로 표현된다외부에서 보는 FBI의 이미지는 그런 모양이다.

 

 

  『The Kidnapped Prime Minister도 포와로 수사집에 수록된 납치된 수상이 원작이다언젠가도 적었지만영국은 기밀문서나 설계도도 잘 잃어버리더니 이제는 수상까지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꼭 그가 있어야 한다면서왜 경호를 어설프게 해서……원작은 독일과 관련이 있었는데여기서는 아일랜드와 연관이 있었다.

 

 

  『The Adventure of the Western Star도 역시 포와로 수사집에 있는 서방의 별의 모험을 드라마화했다여기서도 헤이스팅즈가 사건 수사에 끼어들었다가 낭패를 본다이번 시즌 내내 그는 사건 수사를 하고 싶어 한다아쉽게도 그가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하지만그나저나 포와로가 자기가 열심히 장을 보고 요리까지 정성스레 했는데왜 밥 먹으면서 딴짓하냐고 헤이스팅즈에게 잔소리를 하는 장면이 있다뭐랄까두 중년 아저씨가 아니라 중년 부부의 대화를 보는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사람이 죽어 나가고국제적 사건이 일어나고도둑에 협박범이 등장하지만포와로와 그 친구들은 유쾌한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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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Rim of the World, 2019

  감독 맥지

  출연 잭 고어미야 세치벤자민 플로레스 주니어알레시오 스칼조토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 과학 공부만 하는 알렉스를 보다 못한 엄마는 그를 여름 캠프장으로 보낸다그곳에서 그는 말 한마디 안 하는 젠젠과 오지랖 넓고 수다스러운 대리어스를 만난다셋은 어쩌다가 프로그램을 땡땡이치고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가브리엘을 만난다그런데 비상 알람이 뜨고겨우 돌아온 캠프장은 텅 비어 있었다하늘에서는 전투기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물체와 공중전을 벌이고그들의 앞에 비상용 우주선 캡슐이 떨어진다뒤이어 그 안에서 나온 여인이 아이들에게 열쇠를 주며어느 박사에게 전해달라 부탁한다그리고 기괴하게 생긴 괴생명체가 아이들을 쫓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은십 대 초반의 네 꼬꼬마가 우연히 지구를 구할 열쇠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네 아이는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돕기도 하고의견 일치가 되지 않아 투덕거리기도 하고그 와중에 각자 가진 비밀을 공유하고콤플렉스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어떻게 보면 네 친구의 성장 모험담이라고 할 수 있다거기다 그리 잔인하지 않고아기자기하고 자잘한 사건들로 이루어진 구성이 성인 대상 영화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성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건물이나 뭔가가 펑펑 터지고인간이나 외계인의 손발이 절단돼 여기저기 날리는 그런 외계인 등장 영화를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 있다.

 

  그러면 이건 어린이 청소년 대상 SF 영화인가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그렇게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우선 아이들이 주고받는 성적 농담의 수위가 생각보다 세다내가 요즘 십 대 초반 꼬꼬마들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봤나 보다이 나이 먹은 나도 부끄러워서 애인님 앞에서 꺼내지도 못하는 단어들을 마구 내뱉는다.

 

  또한여름 캠프장에 있는 직원들이 개그 캐릭으로 등장한 것 같은데전혀 재미있지가 않았다빨간 머리를 가진 아이에게 당근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아이들이 있는데도 물고 핥고 빨기에 여념이 없다거기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약간의 인종 차별에 외모 평가질까지 한다당근이라고 부르는 직원은 빨간 머리 앤도 안 읽어봤나 보다거기서 길버트가 을 당근이라고 놀렸다가 무슨 일을 당했는데…….

 



  다른 또 하나는 등장인물 중의 하나인 대리어스 때문이다그는 수다스럽고 여기저기 다 끼어들며 잘난 척하고 아는 것도 많고 아는 척도 잘 하는 소년이다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연급 흑인 캐릭터를 상상하면 될 것이다.

 

  그 애는 가끔 상황에 맞는 영화 제목이나 설정을 툭툭 내뱉는데그 영화들이 대개 미성년자 관람 불가 작품들이다엄마·아빠 몰래 많이 봤다고 생각하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하지만 문제는 그걸 알아차릴 어린이 청소년들이 얼마나 있겠냐는 것이다유명한 작품에 관해 얘기한다면 그나마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알아먹겠지만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전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것이다. ‘베르너 헤어조크나 버팔로 빌이 누군지 아는 청소년이 얼마나 된다고거기다 그는 정치에도 관심이 많았나보다처음에 북한의 습격이냐며 젠젠에게 취소시키라는 말까지 건넨다이건 북한과 중국의 친밀도를 알고동시에 젠젠의 국적을 가지고 놀리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리고 과도한 간접광고……아이들이 백화점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 나온다왜 젠젠은 모 스포츠웨어 상표가 정 가운데 오는 머리끈을 하고카메라는 왜 신발 상표가 잘 보이게 클로즈업하는지 모르겠다그리고 아이들은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을 하고 싶었는지갑자기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얘들아너희들이 그러는 와중에 너희 엄마·아빠가 외계인 침공으로 죽을지도 몰라!

 

  하지만 네 주인공은 귀여웠고그들이 하나둘씩 성장할 때마다 어쩐지 내 마음이 뿌듯해지고위기 상황을 앞뒀을 때는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었다그동안 매번 팔과 다리가 절단되어 날리고고음의 비명과 욕이 난무하고죽이고뚫리고찔리고베이고고문하고펑펑 터지고무너지는 그런 고어 작품만 봐왔는데오랜만에 별다른 긴장감 없이 힐링하는 기분으로 볼만한 작품이었다.

 

  외계인의 침공에 대비해아니 전기가 끊길 경우를 대비해 디지털이 아닌 물건들도 가지고 있어야겠다더불어 스틱 운전도 익혀두면 좋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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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Furie, Hai Phuong, 2019

  감독 키엣 르-

  출연 응오 탄 반탄 니엔 판

 

 

 

 

  사채업자 밑에서 일하며 어린 딸 마이를 기르는 하이 프엉’. 다른 지역에서 이사와 다른 이와 소통하지 않으며 여자 혼자 아이를 기르기에주위에서는 온갖 이상한 소문이 무성하다학교에서 사생아나 사채꾼이라 놀림당하는 마이는 엄마가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물고기 양식을 하기를 바란다그러던 어느 날사람 많은 한낮의 시장에서 잠깐 엄마와 떨어져 있던 마이가 정체불명의 남자들에게 납치당한다죽을 힘을 다해 그들을 추적하는 프엉그리고 그들이 어린이 납치와 장기밀매를 일삼는 무리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영화 테이큰 Taken, 2008’의 여자 버전이라고 하는데어떤 부분에서는 더 멋진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이 작품과 비슷하게 엄마가 납치된 아들을 찾아 헤매는 키드냅 Kidnap, 2017’이라는 영화도 있었는데그것보다 훨씬 좋았다액션 장면은 진짜……처음 딸이 납치될 때 그 커다란 고깃집 칼을 들고 있는 유괴범들과 시장에서 싸우는 장면도 멋졌고오토바이 추격장면도 긴장감이 넘쳤다무엇보다 후반부의 기차역에서 벌어지는 싸움 장면은 우와하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다총과 무술을 적절히 섞어서 싸우는데진짜 멋졌다.

 

  영화는 중간중간에 프엉의 과거를 보여준다또한딸을 찾기 위해 그녀가 십년 넘게 외면했던 과거의 사람들을 만나 부탁하는 장면도 집어넣으면서그녀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조금씩 힌트를 준다하지만 모든 사실을 다 밝히지는 않는다그 때문에 어떤 부분들은 여전히 의문이 남기도 한다특히 제일 궁금한 건마이의 아빠는 누구이고 어떻게 된 걸까아마 그런 과거 사정까지 시시콜콜 다 밝히면 영화가 너무 늘어지고 지루해질까 봐 빼버렸을 수도 있다그런데 영화를 본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진짜 궁금하다마이의 아빠는 어떻게 된 걸까설마 혹시라도 2편이 만들어진다면뜬금없이 웬 남자가 마이야내가 네 아빠다.’라고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어쩐지 그러면 좀 실망일 것 같기도 한데.

 

  이 작품의 대부분은 추격장면과 싸움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그러면서 중간에 긴장을 풀라는 듯이 코믹요소도 곳곳에 숨어있다예를 들면오토바이를 타고 무작정 달리다가 어느 파티장에 난입한 프엉이 길을 알려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며 지나가는 장면이라거나오토바이 질주를 하던 프엉이 자기 때문에 넘어진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장면병원에서 경찰을 피해 도주하면서 인질범과 납치범이 헬멧을 각각 쓰고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 등등그 와중에 눈물을 자극하겠다는 속셈이 보이는 장면도 있었고어떻게 그렇게 놓치냐며 답답한 장면도 있었다하지만 주인공의 액션 장면을 보면눈물이나 답답함이 싹 가셨다.

 

  그나저나 납치범들이 마이를 납치해갈 때생각보다 여러 명이 개입하고 있어서 놀랐다얼핏 세어보니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거기다 철도나 기차 관련 내통자도 있는 것 같고그러니까 공무원까지 가담하여 완전 기업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 같았다이러니 경찰에서 매번 허탕을 치지어쩌면 경찰 내부에도 조력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여기서는 경찰이 무능하거나 뒷북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리뷰를 쓰다가기차역 싸움 장면만 또 멍하니 보고 있었다하아진짜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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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gatha Christie's Poirot, 1989

  출연 – 데이빗 서쳇 David Suchet, 휴 프레이저

 

 

 

 

  ‘미스 마플’ 드라마 시리즈를 다 봤으니이제 포와로’ 시리즈를 볼 차례다미스 마플과 달리 드라마 편수가 어마어마하다아무래도 아가사 크리스티가 만들어낸 탐정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애정을 보였던 캐릭터답다. 1989년부터 2013까지총 24년 동안 13시즌에 걸쳐 무려 70편에 달하는 분량이다게다가 그동안 주인공인 포와로를 맡은 배우는 단 한 사람아무래도 이 드라마는 데이빗 서쳇이 평생을 바쳐 출연한그의 인생작이 아닐까 싶다그래서 포와로라고 하면그가 먼저 떠오른다비록 내가 처음 본 포와로는 피터 유스티노프였지만 말이다.

 

  1시즌은 포와로가 나오는 단편들을 드라마로 만들었다흐음미스 마플도 단편 많은데왜 다 안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The Adventure of the Clapham Cook은 단편집 리가타 미스터리 The Regatta Mystery and Other Stories, 1939’에 수록된 클래펌 요리사의 모험을 원작으로 한다원작과 다르지 않은 전개로 흘러간다그런데 아무것도 없는 들판이라도 자기 땅이라고 좋아하는 사람을 보니서양이건 동양이건 역시 땅이 제일인가 하는 생각이…….

 

 

  『Murder in the Mews는 단편집 죽은 자의 거울 Murder in the Mews and Three Other Poirot Cases, 1937’에 있는 뮤스 가의 살인을 바탕으로 한다과거 때문에 빛나는 미래를 포기한 희생자가 너무 안쓰러웠다다른 사람이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을 가지고 협박하는 놈이 제일 나쁘다.

 

 

  The Adventure of Johnnie Waverly는 단편집 쥐덫 Three Blind Mice and Other Stories, 1950’에 실려있는 조니 웨이벌리의 모험을 드라마화했다비슷한 유형을 다른 작가의 작품에서 읽은 거 같은데기억이 안 나서 한참을 고민했다하긴 유괴 사건은 차고도 넘치니까헤이스팅즈와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좋아하는 포와로가 귀여워 보이는 에피소드였다.

 

 

  Four and Twenty Blackbirds는 단편집 쥐덫에 있는 스물네 마리의 검은 티티새가 원작이다치과 치료를 받으면서도 사건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니이쯤 되면 사람들이 포와로에게 사건을 물어다 주는 것 같다.

 

 

  『The Third Floor Flat은 단편집 쥐덫에 있는 ‘4층 아파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늦은 밤에 아파트 계단에서 노래 부르는 몰상식한 인물들 때문에 좀 화가 났다도대체 그 나이를 먹도록 밤에 떠들면 안 된다는 기본 상식도 모르나아니면 알면서도 그따위로 행동했다는 거그나저나 스릴러 장르의 연극을 보러 가서 범인 추리에 실패한 포와로와 그걸 보고 즐거워하는 헤이스팅즈의 표정이 무척 재미있었다.

 

 

  『Triangle at Rhodes는 단편집 죽은 자의 거울에 실린 로도스 섬의 삼각형을 드라마화했다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보고 싶은 것만 본다그리고 그 생각은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떠오르는 법이다막장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모든 것에서 막장 드라마 요소를 찾아내고호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여기저기서 호러 장르 요소를 찾아내는 법이다이 에피소드는그런 사람들의 습성을 범인이 잘 악용했다고 볼 수 있다.

 

 

  『Problem at Sea는 단편집 리가타 미스터리에 수록된 해상의 비극이 원작이다크리스티의 장편 소설이 떠오르는 에피소드다그런데 그것보다 더 우울하고 암울한 분위기였다.

 

 

  『The Incredible Theft는 비슷한 작품을 읽었는데 어디에서였는지 못 찾았는데검색해보니 단편집 ‘The Under Dog, 1929’에 있는 잠수함의 설계도와 똑같다고 한다비교해보니 사라지는 문서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 차이일 뿐이었다다른 작가의 단편이 더 떠올랐다는 건 비밀! 2차 대전 전의 상황이라, ‘무솔리니나 히로히토’ 그리고 히틀러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포와로가 그렇게 오래된 인물이었던가 하고 새삼 느낄 수 있었다그나저나 영국 공무원들은서류 관리를 좀 잘해야겠다걸핏하면 도둑맞고 잃어버리고 말이야자기네 나라에는 포와로나 홈즈’ 있다고 너무 마음 놓는 거 아냐?

 

 

  『The King of Clubs는 단편집 패배한 개 The Under Dog, 1929’에 실린 클럽의 킹이 원작이다왕족과 결혼하고 은퇴할 예정인 유명 배우그런 그녀를 놓아주기 싫어 비겁한 수를 쓰는 기획사 사장문득 요즘 벌어지는 사건·사고들을 보면서씁쓸해지는 에피소드였다.

 

 

  『The Dream은 단편집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 The Adventure of the Christmas Pudding and a Selection of Entrees, 1960’에 수록된 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팔리라는 부호가 이상한 조건을 걸면서 포와로를 초대한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죽는다는 이상한 꿈에 관해 얘기한다며칠 후팔리는 포와로에게 얘기한 꿈과 같은 방법으로 죽은 채 발견되는데……자기는 좋은 고용주라면서 혼자 흡족해하는 포와로가 좀 어이없었다사건 해결에는 천재인데다른 분야에서는 영……미스 레몬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었다고 누가 말해줬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미스 레몬의 앞머리는충격적이었다저게 가능한 거야저렇게 하고 나오려면 아침에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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