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Agatha Christie's Poirot, 1992

  출연 – 데이빗 서쳇휴 프레이저

 

 

 

 

  포와로의 네 번째 이야기 묶음이다지금까지는 단편 위주로 만들어졌는데이번 시즌은 특이하게 장편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그래서 편당 시간이 좀 길다.

 


 

  『The ABC Murders는 장편 ‘ABC 살인 사건 The ABC Murders, 1936’을 영상화했다포와로에게 도전장이 날아온다날짜를 정해주고 자신이 저지를 범죄를 막아보라는 내용이었다그리고 범인이 예고한 날짜에 살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다. A로 시작하는 마을에서 A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노부인이, B로 시작하는 마을에서는 역시 B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젊은 여성이……희생자들의 가족으로 이루어진 조사팀과 함께포와로는 살인을 막아내려고 노력하는데…….

 

  포와로가 나오는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얼마 전에도 존 말코비치 주연으로 새로 만들어지기도 했는데난 이 시리즈가 더 마음에 든다책을 읽으면서 내가 상상하고 좋아하는 포와로의 분위기는 이 시리즈의 포와로가 딱이다물론 계속해서 드라마를 보고 있기에 세뇌당했는지도 모르지만극 초반에 헤이스팅즈가 여행을 다녀오면서 포와로에게 선물을 준다바로 그가 직접 잡은 악어 박제처음에는 이게 뭔가하는 얼굴이었지만선물이라는 말에 좋아하는 포와로의 표정 변화가 재밌다이 노인데 공짜 선물이라면 양잿물도 받을 거 같다먹지는 않겠지만잘 보관할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포와로 정도 되는 사람이 살인을 경고하는데 그걸 시큰둥하게 받아들이는 경찰은 뭐지지금까지 그가 해결한 사건이 몇 개인데그걸로 자기들이 이득을 봤으면 봤지손해를 끼친 적은 없는데이 사람들이 말이야고마운 줄 모르고웃음이 나와내가 옆에 있었으면 욕을 해줬을 것이다그런 비웃음에도 신경 쓰지 않고 사건 해결에 매달리는 포와로가 대인배고 보살이다.

 

 


  『Death in the Clouds도 역시 장편 구름 속의 죽음 Death in the Clouds, 1935’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비행기 안에서 한 노부인이 죽은 채로 발견된다명사들의 비밀과 약점을 알고 그것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사람이었기에그녀를 죽이고 싶어 했던 사람은 꽤 많았다같은 비행기에 탔지만 자는 바람에 결정적인 순간을 보지 못한 포와로범행 흉기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두가 다 의심스럽기만 한데…….

 

  포와로는 미술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프랑스 파리에서 예술 작품들과 그 작가들에 관해 대화를 나눌 정도니 말이다이 남자못하는 게 뭘까그런데 이 책이 나온 게 1935년이라는데그 당시에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비행기가 있었단 말인가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드라마를 보면서 그 사실에 깜짝 놀랐다드라마는 시각적으로 옛날 분위기가 나는 여러 가지 요소들 때문에지금이 아닌 예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인가보다책은 읽으면서 장면을 나름 현대식으로 상상하면서 읽고 있었고 말이다.

 


 

  『One, Two, Buckle My Shoe도 장편 애국 살인 One, Two, Buckle My Shoe, 1940’이 원작이다포와로가 고정적으로 가는 치과의사가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다포와로가 치료를 받은 다음에그리고 곧이어 의사의 고객이었던 두 사람이 죽은 채 발견된다경찰은 의사의 고객 명단에 은행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혹시 그를 노린 음모가 아닐까 의심하는데…….

 

  여기서 포와로가 치과에 가는데사실 지난 시즌의 The Theft of the Royal Ruby를 보면서 그럴 줄 알았다거기서 포와로가 밤에 초콜릿 먹고 이 안 닦았다드라마의 오프닝이 어쩐지 공포영화가 떠오르는 연출이었다아이들이 부르는 동요를 음산하고 느리게 편곡했는데문득 영화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건 어쩌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출판된 지 70~80년이 넘는 작품들이니 괜찮을 것 같다세 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두 개가범인의 변장 또는 변신이 결정적인 힌트였다지금이야 화장 기술이나 여러 가지 특수 효과 기술이 발달해서 변장해도 못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그 당시에는 그리 발달하지 않았을 거 같은데사람들이 못 알아보는 게 가능할까그러다 그 당시는 화장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만큼조명과 같은 다른 과학기술도 지금과 많이 낙후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거기다 사람들이 지금보다는 많이 순진했을 테고물론 범인은 제외다.

 

  단편만 보다가 오랜만에 장편을 보니느낌이 새롭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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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人蛇大戰, 1983

  감독 – 김선경장기

  출연 향운봉진수경김애경고운

 

 

 

 

  6월 15일 공포 영화 동호회인 호러 타임즈에서 주최한 상영회 때 본 작품이다.

 

  홍콩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엄청난 수의 뱀이 발견된다현장 담당과 직원들은 소방서에 신고하고 기다려보자고 하지만사장은 그러면 공사 기간이 늘어난다며 거부한다그리고 그는 포크레인을 이용해 뱀을 죽여버린다하지만 숙직을 하던 기사가 뱀 떼에 의해 죽는 사고가 일어나자사장은 비서를 시켜 유명한 땅꾼을 고용한다그에 의해 거대한 구렁이가 죽자사장은 날림 공사를 강행하여 아파트를 완공한다완성 파티가 열리던 날살아남은 많은 뱀이 또 다른 거대 구렁이의 지휘로 사람들을 습격하는데…….

 

  사람마다 무서움을 느끼는 지점이 다르기에이 영화를 보면서 웃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아무래도 30년 전 작품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특히 몇몇 대사는 듣자마자 빵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난 발이 없는 생명체에게 두려움을 느끼기에 이 작품의 어떤 장면은 화면을 쳐다보기 어려웠다. CG가 아닌 실제 살아있는 수많은 뱀이 꿈틀대는 장면은 으……거기다 뱀을 무척이나 잔혹하게 죽인다진짜로 죽인다모형이나 CG 같은 가짜가 아니라진짜 뱀을산 채로포크레인으로 찍어 죽이고돌이나 망치로 때려죽이고바퀴로 갈아버리고입으로 물어뜯어 죽이고몽구스를 풀어서 물려 죽이고 찢겨 죽이고발로 밟아 죽이고불로 태워 죽이고……뱀을 죽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보여주는 것 같다어디서 그 많은 뱀을 구했는지또 그 뱀들을 다 죽여도 문제가 없었는지 궁금하다.

 

  그러면 공포일 텐데 왜 이 영화를 보면서 웃음이 난다고 했을까우선 첫 번째는 이 영화의 특징 때문이다홍콩과 한국의 합작인 이 작품은사장의 부인과 딸은 한국 배우이고 그 외는 거의 홍콩 배우를 기용하고 있다두 한국 배우는 멜로를 담당하고다른 홍콩 배우들은 뱀 떼 위에서 뒹굴다 죽어 나가는 역할을 담당했다그래서 한국 배우가 등장할 때는 뜬금없는 멜로 분위기고그들이 나오지 않을 때는 뱀과 싸우는 액션 장면이 연출된다그런데 그 둘의 온도 차이가 너무 커서마치 다른 두 작품을 찍어서 연결한 것 같았다적절하게 잘 연결하면 어색하지 않을 텐데그러지 않아서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위에도 적었지만영화의 대사였다예를 들어보면현장 감독은 사장의 딸이 한국 유학 중에 만난 건축학도로 나온다우연히 만나는데만나자마자 어찌나 플러팅을 해대던지……듣다가 손발이 오그라들 뻔했다저 때는 그게 낭만적이고 멋있다고 여겨졌겠지그러다가 사장이 한국의 지인에게 아파트 건립에 도움을 줄 기사를 소개해달라고 하는데마침 같이 있던 딸의 추천으로 일하게 된다그런데 사장이 터무니없이 공사 기간을 줄이고 날림 공사를 강요하자사장 딸에게 대놓고 너희 아빠는 상도덕이 없다고 비난을 한다그러면서 딸이 미안하다고 하자그런 건방진 소리 하지 말고 입 다물고 있으라 말한다이 무슨 예의 없는 건방짐이지?

 

  그 외에도 아파트 입주민 중 몇 명의분명히 개그 요소라고 집어넣은 것 같지만 웃음보다는 눈살찌푸림이 더 컸던 장면도 있었다왜 그 꼬맹이는 처음 보는 어른에게 그따위로 행동하는 건지 모르겠다.

 

  희생된 뱀들이 좋은 곳으로 갔길 바란다뱀으로서는 이 영화가 종족 학살을 다룬 실제 기록 영상이나 스너프 필름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생각해도이 작품은 뱀 구덩이 속에서 뒹굴어야 했던 인간 배우들이나 뱀들에게 극한 작업이었을 것 같다특히 입에서 기다란 뱀을 꺼내는 장면이나뱀 떼 속에서 얼굴만 내놓고 있는 장면은 으…….

 

  아이 작품은 한국판과 외국판 두 가지 버전이 있다한국판에는 한국 배우가 부인과 딸로 등장하는데외국판에서는 다른 사람이 부인과 딸로 나온다그리고 외국판에는 한국 배우들이 담당했던 멜로 장면들이 싹 빠져있다어떻게 보면 호러적인 면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또한그 때문에 극의 흐름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내수용보다 수출용에 더 신경 쓰는 건자동차나 가전제품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닌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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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et Sematary, 2019

  원작 – 스티븐 킹의 Pet Sematary, 1983

  감독 케빈 콜쉬데니스 위드마이어

  출연 제이슨 클락존 리스고에이미 세이메츠나오미 프레네트

 

 

 

 

  한적한 시골로 이사 온 루이스의 가족비록 집 옆 도로에 대형 트럭이 쌩쌩 달리지만부인인 레이첼과 두 아이는 집을 마음에 들어한다그러던 어느 날가족이 기르는 고양이가 도로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루이스는 집 근처 숲에 있는 애완동물 묘지에 매장한다그런데 죽었던 고양이가 다시 살아 돌아온다며칠 후딸인 엘리가 도로에서 트럭에 치여 죽는 일이 벌어지자루이스는 고양이가 살아 돌아온 그 묘지를 떠올린다인근에 사는 노인인 주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루이스는 딸의 시체를 그곳으로 가져가는데…….

 

  어떤 작품의 리뷰에서 적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죽었다 다시 돌아온 존재가 죽기 전과 똑같은 상태일 리 없다는 문장을 쓴 적이 있다사실 저 문장도 정확하지 않다한 달 전에 먹은 메뉴도 기억 못 하는데수백 편 적은 리뷰의 문장을 일일이 기억할 리가하여간 내 추측으로는아마 이 작품그러니까 이 영화의 원작인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고 나서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건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딘가를 갔다 왔다는 뜻이다그리고 생각해보면천국으로 가면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게 분명하니아마 지옥 같은 곳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게 분명하다원래 사람이 끔찍한 경험을 하면 변하기 마련이다여기서는 다들 비뚤어져서 돌아왔다마치 왜 자신을 죽게 내버려 뒀냐고 비난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고 나서 꼭 적는 말이지만그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은 무척 드물다몇 년 전에 개봉한 영화 그것 It, 2017’이 그나마 그런 기대를 충족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애완동물 묘지의 음산한 분위기는 그럭저럭 좋았는데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특히 루이스와 레이첼의 트라우마에 너무 집착해서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않은 느낌이었다거기다 그들의 과거 사건을 보여주는 장면도 그리 놀랍다거나 오싹하지 않았다왜 그런지 모르겠다원래 스티븐 킹의 소설들이 과거의 악몽이 현재에 되살아나면서 서서히 조여오는 그 흐름과 분위기가 압권인데이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좀 약했다과거와 현재가 따로 노는 느낌그래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긴장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소설은 다음에 어떻게 될지 두근거리면서 읽었는데!

 

  혹시 이미 소설도 읽고 예전에 만든 영화도 봐서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다 알아서 그런 걸까거의 이십 년 전에 읽고 봤지만원작이 너무 인상적이었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준 충격은 컸다역시 어떤 분야든지 후발 주자가 성공하기 어려운 법이다.

 

  하아이제 믿을 건 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2019’인 건가그리고 영화 닥터 슬립 Doctor Sleep, 2019’도 제발 잘 만들길……제발 킹느님의 소설을 제대로 영상화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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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gatha Christie's Poirot, 1991

  출연 – 데이빗 서쳇휴 프레이저

 

 

 


 

  포와로 세 번째 시리즈다여전히 미스 레몬헤이스팅즈 그리고 젭 경감이 번갈아 출연하며 개그 삼총사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거기다 포와로의 다양한 모습도 볼 수 있다삐친 모습아프다고 징징대는 모습뿌듯해하는 모습맛있는 걸 먹고 좋아하는 모습 등등.

 

 

  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첫 장편이자 포와로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 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1920’을 영상화했다여기서 포와로는 독일의 침공을 피해 영국으로 막 건너온 뒤였다그러다가 모국인 벨기에에서 친분을 맺은 헤이스팅즈와 재회하고스타일즈 저택의 잉글소프’ 부인의 살해 사건을 맡게 된다지금 다시 봐도 범인이 사용한 수법은 참으로 독특하면서 영리했고그걸 알아차린 포와로는 대단했다역시 내 탐정!

 

 

  『How Does Your Garden Grow?는 단편집 리가타 미스터리 The Regatta Mystery and Other Stories, 1939’에 실린 당신은 정원을 어떻게 가꾸시나요?’를 각색한 것이다자신이 기른 장미 품종을 선보이고자 박람회에 간 포와로그런데 한 부인이 상담할 것이 있다며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부탁한다그런데 포와로와 미스 레몬이 갔을 때는 이미 늦어서부인은 사망한 뒤였다크리스티의 작품을 읽다 보면의뢰를 받고 갔더니 의뢰인이 이미 사망한 경우가 더러 있다포와로 잘못이라기보다는 먼저 온 사건을 해결한다거나 교통통신이 그리 빠르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하여간 이번 사건의 범인이 사용한 수법은 참으로 독창적이었다.

 

 

  The Million Dollar Bond Robbery는 단편집인 포와로 수사집 Poirot Investigates, 1924’에 수록된 백만 달러 증권 도난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영국에서 미국으로 채권을 가져가는 은행 직원과 동행하게 된 포와로와 헤이스팅즈그런데 미국에 도착하니금고에 넣어두었던 채권이 사라진 상태였다그들이 미국까지 타고 간 배인 퀸 메리호는 1936년에 첫 출항을 한영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초호화 여객선이었다고 한다드라마에서 그 배의 첫 출항을 그 당시 뉴스 보도처럼 보여주는데유명 탐정인 포와로도 배에 탔다고 나온다흑백 영상으로 보는 포와로는 색달랐다.

 

 

  The Plymouth Express는 단편집 패배한 개 The Under Dog, 1929’에 있는 플리머스 급행열차가 원작이다재벌가의 외동딸인 플로렌스가 급행열차를 타고 가던 중 시체로 발견된다그녀가 갖고 있던 귀한 보석은 사라지고경찰은 중간까지 동행했던 메이드의 증언으로 정체불명의 남자를 찾기 시작하는데. ‘왜 보석을 굳이 갖고 다니냐고금고에 넣어둬!’라고 플로렌스에게 말하고 싶었다.

 

 

  Wasps' Nest는 단편집 죽음의 사냥개 The House of Death and Other Stories, 1933’에 수록된 말벌 둥지를 바탕으로 했다젭 경감의 수난기라고 해야 할까등장하자마자 병원으로 실려 가다니그나저나 차를 마시고 남은 찌꺼기로 점을 친다는 게 참 신기했다포와로도 그런 걸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물론 그가 진짜로 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건 아니다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불륜을 저지르는 것들은 죽어도 싸다는 거였다.

 

 

  The Tragedy at Marsdon Manor는 단편집 포와로 수사집에 실린 마스던 장원의 비극이 원작이다살인사건 의뢰인 줄 알고 갔더니의뢰인이 쓰는 추리 소설 얘기였기에 포와로는 실망한다그런데 그 동네에서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도는 집주인이 죽은 채 발견되는데……마을에 있는 밀랍인형 박물관에서 자신의 인형을 발견한 포와로의 흐뭇해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그걸 자랑하고 싶어서 젭 경감도 부르고 헤이스팅즈도 부르고진짜 노친네가 이리 귀여워도 되는 건가 싶었다.

 

 

  The Double Clue는 단편집 죽음의 사냥개에 있는 이중 단서를 바탕으로 했다그런데 드라마를 보는데내가 읽은 적이 있는 이야기인지 아닌지 궁금했다포와로와 로사코프 백작 부인의 미묘한 감정 교류가 이상했다그가 그녀에게 남다른 감정을 품고 있다는 건 알았는데저렇게 노골적으로 나온 적이 있었던가원작을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The Mystery of the Spanish Chest는 단편집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 The Adventure of the Christmas Pudding and a Selection of Entrees, 1960’에 수록된 스페인 궤짝의 비밀을 영상화했다. ‘클레이튼이라는 남자가 시체로 발견된다친구 리치’ 소령의 집에 있는 스페인풍 궤짝 안에서사실 그는 부인과 친구의 사이를 의심하고 있었는데……클레이튼 부인인 마거리트가 내가 책을 읽었을 때 상상했던 모습이 아니었다난 좀 더 여리여리하고 가냘프면서 보호 본능을 불러일으키는 여자를 상상했는데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인다면어디서부터 뭐가 문제였던 걸까사랑과 집착은 한 끗 차이라는 걸 알 수 있었던 에피소드였다.

 

 

  『The Theft of the Royal Ruby는 단편집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에 실린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이 바탕이다드라마 제목과 한글 제목이 다르다이집트의 왕위계승자가 미인계에 빠져 왕실의 보물인 루비를 도둑맞는다포와로는 거의 강압적으로 그 보석을 찾기 위해 어느 집안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여한다그런데 누군가 그에게 크리스마스 푸딩을 절대 먹지 말라는 쪽지를 보내는데……수제 초컬릿 가게에서 원하는 제품을 발견하고 행복해하는 포와로의 모습이 무척 훈훈했다그런데 밤에 그걸 먹고 이를 안 닦고 자다니포와로그러면 안 돼요콧수염만 챙기지 말고이도 챙겨야죠!

 

 

  『The Affair at the Victory Ball는 단편집 패배한 개에 있는 승전무도회 사건이 원작이다가면무도회에서 크런쇼’ 자작이 살해당한다문제는 그의 시체 옆에서 코카인이 든 통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그는 마약을 반대하는 사람이었는데그리고 그의 친구인 코트니마저 죽은 채로 발견되는데포와로가 라디오 생방송에 나가서 사건을 해결하는데사람들의 반응이 좀 웃겼다아니이보시오 영국 사람들포와로가 생중계로 살인 사건 해결을 하는데 왜 그런 반응을나갔으면 무릎 꿇고 경건하게 듣겠구먼!

 

 

  The Mystery of Hunter's Lodge는 단편집 포와로 수사집에 실린 사냥꾼 별장의 미스터리를 영상화했다포와로와 헤이스팅즈는 겨울에 열리는 새 사냥에 참여한다추운 날씨 때문에 포와로는 병에 걸리고한 자산가가 살해당한다그리고 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가정부마저 사라지는데……원작 소설과는 결말이 다르다원작에서는 포와로가 병에 걸려서 꼼짝도 못 하지만여기서는 움직일 정도는 되었다물론 헤이스팅즈와 젭 경감이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건 비슷하지만드라마의 결말이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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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Curse of La Llorona , 2019

  감독 마이클 차베스

  출연 린다 카델리니패트리시아 벨라즈퀘즈레이먼드 크루즈마리솔 라미레즈

 

 

 

 

  1973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두 아이를 기르는 애나’. 전에 담당하던 패트리샤라는 여인의 집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고경찰과 함께 방문한다오랜만에 만난 패트리샤는 어딘지 모르게 겁에 질려있었고몸에 학대의 흔적을 갖고 갇혀있던 아이들은 그녀가 자기들을 죽일 거라 떨고 있었다그리고 아이들은 얼마 후강에서 익사한 채 발견된다패트리샤는 자기 아이들이 죽은 것이 애나 때문이라며그녀에게도 저주가 내릴 것이라 말한다그리고 그날 이후애나와 그녀의 아이들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서양에는 우는 여인 괴담이라는 것이 있다아이 둘을 물에 빠트려 죽인 후흐느끼며 배회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다그녀는 이후물가에 가까이 온 사람들을 끌어당긴다고 전해진다여러 버전이 있는데이 영화에서는 중부 멕시코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남편의 외도로 절망에 빠져 두 아들을 죽이고 자살한 여인의 이야기였다남편의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기 위해 아들들을 죽였다는데흐음이후자기 아들을 대신할 아이를 찾으러 다닌다고 한다그냥 남편을 죽이면 더 간단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영화에서 애나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신부는영화 애나벨 Annabelle, 2014’에서 애나벨 인형을 들고 성당으로 가던 바로 그 신부다다른 성당으로 부임지가 바뀌었거나같은 동네가 배경일 수도 있다만약 똑같은 동네라면 소설가 스티븐 킹의 메인’ 주에 이은 새로운 심령 스팟이 되는 걸지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아이들이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했고 엄마는 그걸 믿어줬다는 점이다물론 그 전에 아이들은 죽을 위기를 여러 번 처했었지만끝까지 안 믿어줘서 답답하게 만드는 다른 영화의 어른들과 다른 점은 마음에 들었다다만 다른 장면에서 답답하게 만드는 연출이 들어있었다그건 자세히 밝히지 않겠다그냥 그놈의 인형이 문제다.

 

  영화의 포스터를 보면, ‘이번에도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섭다라고 적혀있는데글쎄이쯤에서 한 번 튀어 나와주고그다음엔 나올 것같이 하다가 낚아주고아닌 것 같을 때 또 나오게 하고이쯤에서 한 번 고구마용으로 주변 사람들이 주인공 오해하게 만들고 등등 너무 정석대로 흘러간 게 아닐까 싶었다좋게 말하면 안전하게 흘러갔고나쁘게 말하면 다른 작품들과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그런 부분은 좀 아쉬웠다.

 

  어차피 귀신들이 나오는 패턴은 비슷해서 그런 걸까귀신도 사람이 죽어서 된 것이니살아생전 창의력이나 상상력 따위 기르지 않던 사람이 죽어서 그런 게 생길 리가 없을지도 모르겠다그러니 자기가 살아있을 때 본 작품들에서 본 거 따라 할 테고……그렇게 생각하면 귀신 나오는 영화 패턴이 비슷비슷한 게 이해가 될 것이라고 감독들은 믿고 싶나 보다하지만 창의력 있는 사람이 죽어 귀신이 되는 때도 있으니감독들이 그런 쪽으로 생각해봐 주면 좋겠다나는 죽으면 창의력 있는 귀신이 될 거야그래서 사람들 막막 놀래주고 그럴 거야!

 

  그나저나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사람이 내년에 개봉할 영화 컨저링 3 The Conjuring 3, 2020’의 감독도 맡았다는데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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