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Pet Sematary, 2019
원작 – 스티븐 킹의 Pet Sematary, 1983
감독 - 케빈 콜쉬, 데니스 위드마이어
출연 - 제이슨 클락, 존 리스고, 에이미 세이메츠, 나오미 프레네트
한적한 시골로 이사 온 ‘루이스’의 가족. 비록 집 옆 도로에 대형 트럭이 쌩쌩 달리지만, 부인인 ‘레이첼’과 두 아이는 집을 마음에 들어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이 기르는 고양이가 도로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루이스는 집 근처 숲에 있는 애완동물 묘지에 매장한다. 그런데 죽었던 고양이가 다시 살아 돌아온다. 며칠 후, 딸인 엘리가 도로에서 트럭에 치여 죽는 일이 벌어지자, 루이스는 고양이가 살아 돌아온 그 묘지를 떠올린다. 인근에 사는 노인인 ‘주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루이스는 딸의 시체를 그곳으로 가져가는데…….
어떤 작품의 리뷰에서 적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죽었다 다시 돌아온 존재가 죽기 전과 똑같은 상태일 리 없다는 문장을 쓴 적이 있다. 사실 저 문장도 정확하지 않다. 한 달 전에 먹은 메뉴도 기억 못 하는데, 수백 편 적은 리뷰의 문장을 일일이 기억할 리가! 하여간 내 추측으로는, 아마 이 작품, 그러니까 이 영화의 원작인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고 나서 그런 생각을 한 것 같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건,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어딘가를 갔다 왔다는 뜻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천국으로 가면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게 분명하니, 아마 지옥 같은 곳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게 분명하다. 원래 사람이 끔찍한 경험을 하면 변하기 마련이다. 여기서는 다들 비뚤어져서 돌아왔다. 마치 왜 자신을 죽게 내버려 뒀냐고 비난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고 나서 꼭 적는 말이지만, 그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영상으로 표현한 작품은 무척 드물다. 음, 몇 년 전에 개봉한 영화 ‘그것 It, 2017’이 그나마 그런 기대를 충족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애완동물 묘지의 음산한 분위기는 그럭저럭 좋았는데,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루이스와 레이첼의 트라우마에 너무 집착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거기다 그들의 과거 사건을 보여주는 장면도 그리 놀랍다거나 오싹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원래 스티븐 킹의 소설들이 과거의 악몽이 현재에 되살아나면서 서서히 조여오는 그 흐름과 분위기가 압권인데, 이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 좀 약했다. 과거와 현재가 따로 노는 느낌? 그래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면서 긴장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다. 소설은 다음에 어떻게 될지 두근거리면서 읽었는데!
혹시 이미 소설도 읽고 예전에 만든 영화도 봐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다 알아서 그런 걸까? 거의 이십 년 전에 읽고 봤지만, 원작이 너무 인상적이었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준 충격은 컸다. 역시 어떤 분야든지 후발 주자가 성공하기 어려운 법이다.
하아, 이제 믿을 건 ‘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2019’인 건가? 그리고 영화 ‘닥터 슬립 Doctor Sleep, 2019’도 제발 잘 만들길……. 제발 킹느님의 소설을 제대로 영상화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