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청소는 내 별난 습관이다.
다른 부분에서는 특별히 결벽증이라고 할 정도가 아니지만,
화장실이 더러운 것만큼은 도저히 참지 못해서 우리 집이든 남의 가게든 청소를 해버린다.
이 역시 어머니의 교육 탓이다.
“지저분한 곳은 언제나 깨끗해야 한다. 부정不淨한 것을 제일 신경 써야 하는 법이지. 깨끗한 것은 조금 더럽혀져도 괜찮다. 하지만 더러운 것은 더 더럽혀서는 안 된다.”
입이 아프도록 말씀하시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귀에 눌어붙었다.
그 말씀은 내 일과도 연결되어서, 권위를 끌어내리는 일은 있어도 불쌍한 사람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135~136쪽)
-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에서.
..........
..........
음식물 쓰레기통의 항변
“제발 음식물 쓰레기는 국물 같은 액체를 짜서 없애고 나서 저에게 버려 주세요. 왜 저한테 흘리는 겁니까? 제 몸이 더러워지잖아요. 제 몸속은 더럽지만 외모는 깨끗하고 싶어요. 인간들도 그렇잖아요. 그 몸속은 똥도 있고 세균도 있지만 외모를 가꾸는 일엔 무척이나 신경을 쓰잖아요. 저도 똑같다고 생각해 주시면 안 되나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가서 더럽혀져 있는 쓰레기통을 보면 그의 항변이 들리는 듯하다.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쓰레기통의 청결에 신경을 쓰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이런 작은 일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될 것이다.
- <페크의 생각노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