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코는 엄청난 요리 달인에다 넋 놓고 바라볼 정도로 음식을 맛있게 먹는 여자였다. 나는 수제 리버 페이스트를 유유코한테 배웠다. 친구와 유유코가 헤어지네 연을 끊네 하는 통에 내 주위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던 참이었다. (...) 나는 진도 7 정도의 재해를 입은 유유코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기, 리버 페이스트 만드는 방법 좀 알려줘.” 유유코는 기가 막혔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 리버 페이스트 레시피를 알려달라잖아. 사노 씨는 그런 사람인 거야!” 하고 격분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전해 들었다. 친구한테 “당신이랑 헤어져서 딱 하나 좋은 점이 있어. 이제 사노 씨랑 안 만나도 된다는 점이야”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났다. 나는 지금까지 리버 페이스트를 만들고 있다.(17~18쪽)
-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에서.

 

 

1. 인간은 원래 그런 거다 : 사노 요코의 책을 읽으며 피식 웃었다. 남은 연인과 헤어져서 괴로워하며 마음의 지진을 겪고 있는데 그런 사람에게 음식의 레시피를 묻다니. ‘무엇보다 자기 일이 급하다. 자기 일이 제일 중요하다. 그게 인간인 것이다.’라는 걸 느꼈네. 우리 모두 그렇지 않은가? 다만 욕을 먹을 용기가 없어서 티를 내지 않을 뿐이지 자기 일이 제일 중요하지 않은가?

 

 

괴로워하고 있는 상대에게 음식 레시피를 묻는 것. 난 이렇게 해석해 봤다. 어쩌면 그건 상대에 대한 배려가 될 수도 있다고. “이봐, 누군가와 헤어졌다고 해서 이별의 아픔에만 빠져 있지 말고 내가 묻는 음식의 레시피를 알려 주면서 생각을 딴 방향으로 분산시켜 봐.” 하는 뜻도 있을 수 있으니까. “음식 레시피나 묻는 나를 흉보면서 심각한 상태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봐.” 하는 뜻도 있을 수 있으니까. 이런 뜻으로 레시피를 물은 것은 아니었다고 해도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는 거잖아. 마치 작가가 A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쓴 소설을 읽고 독자는 B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도 있듯이.

 

 

 

 

 

 

 

 

 

 

 

 

 

 

 

 

 

 

 

 

 

 

 


네, 나는 감히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적어도 오늘, 지금은 말이에요. 내일은 이 문제에 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레에는 또 어떤 생각을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나 오늘은, 그래요, 완전히 동의해요.(316쪽)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윌리스 반스톤, <보르헤스의 말>에서.

 

 

2. 오늘은 그래요 : 내가 이 서재에 올린 글 중 몇 편을 읽어 보고 든 생각. 오래전에 쓴 글을 가끔 읽어 보기도 해야겠다는 것. 올린 글을 올리지 않은 줄 알고 똑같은 내용으로 두 번 쓰게 되는 일이 생길 것 같아서다. ‘내가 이런 글도 썼구나.’ 하고 놀라게 되는 글이 있었다.

 

 

그래서 깨달은 것 하나. 거짓으로 글을 쓰면 안 된다는 것. 이 글에선 이렇게 쓰고 그걸 잊고서 저 글에선 저렇게 쓰면 안 된다는 것. 예를 들면 어느 글에서 ‘나는 작년에 책 백 권을 읽었다.’라고 써 놓고, 다른 글에서 ‘나는 작년에 책 오십 권을 읽었다.’라고 쓴다면 어떡하나? 어느 글에서 ‘나는 여름이 좋다.’라고 써 놓고, 다른 글에서 ‘나는 여름이 싫다.'라고 쓴다면 어떡하나?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난 여름을 매우 좋아하면서 동시에 매우 싫어한다는 것. 그러니까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느낀 것을 솔직히 쓰다 보면 거짓말로 보일 수 있다는 것.

 

 

지난여름에 여름이 싫었다. 낮에 청소기를 돌리면서 얼마나 덥던지 ‘이 여름이 빨리 가야 할 텐데.’ 하고 바라면서 여름이 싫었다. 그런데 저녁을 먹고 나서 밤에 슈퍼에 갈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더니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게 부는지 여름이 좋아졌다. ‘아, 이 맛이야.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이 시원한 맛. 그래서 난 여름이 좋다니까.’ 이랬다. 그러니 그때마다 느낀 것을 각각 다른 글에 쓸 경우가 생기면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면서 억울하게도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나처럼 머리가 나쁜 사람은 거짓말을 완벽하게 할 수 없으니 솔직함이 최선이라고 새삼 느낀다.

 

 

<보르헤스의 말>에 인상 깊은 구절이 있다. “오늘은 그래요.”라는 말이다. 이 말은 오늘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내일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뜻. 나도 이 말을 써먹어야겠다. 얘기를 하고 나서 이렇게 덧붙여야겠다. “저의 생각은, 오늘은 그래요.”라고.

 

 

 

 

 

 


3. 머릿속 인용구 : 보르헤스는 머릿속이 책의 인용구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같은 책을 반복해 읽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때론 인용구를 외우기도 하겠지. 내 머릿속에도 책의 인용구로 가득 차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택하기로 한다.

 

 

- 글을 쓸 때 되도록 인용구를 많이 넣을 것.
- 혼자 심심할 때, 텔레비전 광고가 지루할 때, 친구를 기다리는 카페에서, 지하철 안에서 폰으로 내 서재에 들어가 내가 쓴 글의 인용구를 읽을 것.

 

 

서재에 글을 올리기 시작한 2009년에 쓴 인용구부터 오늘 쓴 인용구까지 쭉 읽는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인생 공부에도, 글쓰기 공부에도.

 

 

 

 

 

 


제아무리 애연가라도 암에 걸리면 담배를 끊는다지. 흥, 목숨이 그렇게 아까운가.(113쪽)
-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에서.

 

 

요전에 집에 놀러 왔을 때는 “사노 씨, 앞으로 1년 정도면 죽는데 무섭지 않아?”라고 묻기에, 산송장한테 그런 질문은 받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전혀, 언젠가는 죽는 걸. 모두 아는 사실이잖아.” 하지만 어째서 그렇게 태연한 거야? 두렵지 않아?“ ”안 무섭다니까. 오히려 기뻐. 생각해봐. 죽으면 더 이상 돈이 필요 없다고. 돈을 안 벌어도 되는 거야. 돈 걱정이 없어지는 것만으로도 행운인걸.“ ”정말로 안 무서워?“ ”그렇다니까. 게다가 암은 정말로 좋은 병이야. 때가 되면 죽으니까. 훨씬 더 힘든 병도 얼마든지 있다고. (...)“(239~240쪽)
-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에서.

 

 

4. 병에 대한 의연한 태도 : 사노 요코는 유방암에 걸려도 담배를 피운다. 시한부 인생에 대해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가 암 얘기를 꺼내면 유머를 발휘한다.
   


보르헤스는 57세부터 조금씩 시력을 잃기 시작해 나중엔 실명하게 되어 앞이 보이지 않았는데도 작가 생활을 계속해 나간다. 주위 사람이 책을 읽어 주는 것으로 독서를 하고 주위 사람에게 대필을 시켜 글을 썼다. <보르헤스의 말>을 읽어 보면 실명으로 고통스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시각 장애인의 생활을 즐기는 것처럼 느껴진다.

 

 

최악의 상태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난 이런 사람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제일 닮고 싶은 건, 글 잘 쓰는 위대함보다 더 닮고 싶은 건 겁이 없는 위대함이다. 어떤 것에도 겁이 없다는 건 고통을 모르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아닐까.

 

 

 

 

 

 


5.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 이 구절을 생각했다.

 

 

“인생에서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 중요할 뿐 나머지는 다 배경음악에 지나지 않는다.”

 

 

힐러리 클리턴이 한국에 왔을 때 이화여대 강연(2009년)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엔 인생에서 ‘사랑’이 중요해지는 시간은 몇 년일 뿐이고 나머지 인생은 ‘직업과 취미’로 사는 것 같다. 그 사람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려면 그의 직업은 무엇인지, 그의 취미는 무엇인지 알면 될 듯하다. 더 정확히 알려면 그가 자기의 직업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지, 자기의 취미로 인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알면 될 것 같다.

 

 

돈 잘 벌고 가정적이고 애처가인 남편과 사는 아내 백 명에게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백 명 다 행복하다고 대답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고민이 없고 하품이 나올 정도로 평화롭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은 잠자는 시간을 빼고 나면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말해도 될 것 같다. 아무리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산다고 하더라도 부부가 서로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행복한 삶을 살려면 혼자서 보내는 시간을 즐겁게 보낼 줄 아는 게 관건이라고.

 

 

자식들이 미래에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생각해 보니, 아이들이 훗날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어떤 직업과 취미를 가지고 사는가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힐러리 클리턴이 한 말을 이렇게 수정하고 싶네.

 

 

“인생에서 (직업이든 취미든) 무엇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느냐 하는 것이 중요할 뿐 나머지는 다 배경음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직업을 갖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하듯이 어떤 취미를 갖기 위해서도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되는 것은 아니고 취미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려면 ‘노력의 시간’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등산을 즐기기 위해선 등산 경험이 많아야 하듯이, 피아노 연주를 즐기기 위해선 피아노 친 경험이 많아야 하듯이, 독서를 즐기기 위해선 독서 경험이 많아야 하듯이 말이다. 경험이 쌓여 ‘제법이네.’라고 할 정도로 수준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즐기는 경지에 이른다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행복이란 것도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의 산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떤 사람의 인생도 파란만장이에요. 그런데 기대했던 얘기가 재미없는 건 디테일이 빠져 있기 때문이에요. 에피소드를 무시하면 인생 전체를 무시하는 거예요. 디테일 없는 빤한 알레고리를 사용하지 마세요. 그러면 이야기가 두 쪽 나요.(63쪽)
- 이성복, <무한화서>에서.

 

 

6. 중요한 건 디테일 : <무한화서>는 문예창작과 교수였던 시인이 2002년부터 2015년까지 한 ‘대학원 시 창작 강좌’의 강의 내용을 아포리즘 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라고 한다. 유명한 시인의 강의 내용을 집에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운인가.

 

 

얼마 전, 어떤 강의를 들으러 갔는데 시간이 아까워서 혼났다. 어디 나가려고 하면 화장과 머리 손질 등에 걸리는 시간, 차를 타고 가는 시간, 강의 듣는 시간, 집에 돌아오는 시간 등 소요되는 시간이 많다. 그 많은 시간을 들인 것에 비해 내가 얻는 정보와 지식의 양은 많지 않았다. 책으로 말하면 10쪽 정도의 분량이 되려나? 그나마 10쪽 분량이라도 얻은 게 있다면 다행이다. 예전엔 이런 적도 있었다. 어느 철학과 교수의 철학 강의였는데 내가 읽은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저)>의 책 내용과 동일한 내용의 강의였던 것. 공리주의, 칸트, 도덕적 딜레마 등에 대한 강의로 책과 똑같았다. 그렇다면 강의를 듣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는데 새로 얻은 게 없으니 헛수고렷다. 게다가 외출한 걸로 몸은 고단하다. 차라리 외출로 소요되는 시간 동안 집에서 책이나 볼걸 그랬다는 후회가 났다.

 

 

그러니 시간 절약, 체력 절약을 해 주는 <무한화서>는 얼마나 이득이 되는 책인가. 강의 내용을 말로 들으면 놓쳐 버린 걸 다시 듣기가 어려운데, 강의 내용을 글로 읽으니 반복해 읽을 수도 있고 이거야말로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의 효과를 보는 책이 아닌가.   

 

 

<무한화서>에서 말한 디테일에 주목하기. 기대했던 얘기가 재미없는 건 디테일이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 여기서 디테일을 나는 ‘세부 묘사’라고 이해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의 차이는 디테일에서 생긴다고 알고 있다. ’살인 장면‘을 쓰는 소설로 예를 든다면 마치 살인을 저지른 적이 있는 사람이 쓴 소설처럼,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는 도저히 쓸 수 없는 소설처럼 충실하게 묘사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나는 어릴 때부터 경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누가 나를 다른 사람과 견주는 것도 싫어했고 나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기고 앞서 가라면서 줄을 세우는 제도권 교육이 정말 싫었고 당연히 줄을 서지도 않았다. 문학의 길에 들어선 이후에는 나의 이 같은 풍속이 더욱 확고해졌다. 나는 내가 참여하는 일에서 1등, 베스트원이 되는 걸 한 번도 원했던 적이 없다. 나는 동료 작가나 시인의 작품보다 좋은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다만 내 고유한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일에 집중했다. 내 목소리와 색깔을 어떻게 낼 것인가, 이것만이 내 관심사였다. 그러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8쪽)
- 김도언, <소설가의 변명>에서.

 

 

7. 꼭 이겨야 하나 : 김도언 저자는 1등을 원했던 적이 없다고 한다.

 

 

행복한 일일까, 불행한 일일까? 나는 승부욕이 없는 편이다. 누군가와 겨뤄 이기거나 지는 게 결정 나는 ‘겨루기’ 자체가 싫다. 대형 마트에 가면 반액 세일을 십 분간만 하겠다는 마이크 소리가 들릴 때가 있는데 우르르 달려가는 사람들 틈에 끼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틈에 끼어 내가 다칠까 봐 싫은 것도 있지만 뭔가를 차지하기 위해 누군가를 제치는 게 재미없다.

 

 

나는 꼴찌가 되길 자처할 때가 있다. 몇 년 전 너도나도 스마트폰으로 바꾸던 시절에도 ‘난 꼴찌로 바꿀 거야.’라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있다가 결국 주위에서 제일 늦게 스마트폰을 구입한 사람이 되었다. 시댁 식구들과 여행을 가서 밤이 되어 샤워하는 순서를 정하게 될 때가 있었다. 나는 미리 말한다. “저는 꼴찌로 샤워할래요.”

 

 

사람들은 순서를 정할 때 꼴찌가 얼마나 좋은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샤워를 예로 들어 말하면, 꼴찌가 되면 기다리는 시간이 긴 것은 단점이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한 장점이 있다. 우선 양보의 미덕을 발휘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해져서 좋고, 뒤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으니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샤워를 할 수 있어서 좋다. 단점이 있는 어떤 것을 각도를 달리 해서 보면 의외로 장점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크게 손해 볼 게 없는, 그저 순서를 정하는 문제라면 난 앞으로도 ‘꼴찌’라는 자리를 싫어하지 않을 생각이다.

 

 

어쩌면 내가 꼴찌를 지향하려는 심리 그 밑바탕에는 뭐든 타자를 이겨서 앞지르고 싶은 나의 욕망을 누르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어떤 욕망이 내 마음속에서 쑥쑥 자라나 덩치 큰 식물이 되기 전에 싹을 잘라 버림으로써 편해지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나도 어떤 욕망이 있다는 것이겠다. 하지만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가질 수밖에 없는 조급함과 초조함이 나는 싫다. 조급함과 초조함에 치이는 삶보다 차라리 일등을 포기함으로써 갖게 되는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다.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게 때론 어려울 때가 있지만 그러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는 직장 동료들 중에서 가장 일을 잘해서 최고가 되어야 하는가? 나는 블로거들 중에서 가장 글을 잘 써서 최고가 되어야 하는가? 왜 늘 일등만을 바라야 하는가? 왜 다른 이들에 비해 처지면 안 되는가? 우열의 평가가 행복과 불행을 가르는 절대적 기준인가? 이런 것들을 자문함으로써 내 마음속에 있는 뭔가를 덜어내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외쳐 보고 싶은 것이다.
‘덜 유능하면 어떠랴. 행복했으면 된 거지.’라고.
‘글을 잘 쓰지 못하면 어떠랴. 글을 쓰는 동안 행복했으면 된 거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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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0-1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지.라고 ㅡ에만 밑줄이 가 있어서..^^
저도 첫째가는 뭐를 압박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녀서
못하지는 않겠지만 내가 아녀도 된다고 뭐 그러죠.
주목받는 위치에 늘 있어보면 그게 좋지만은 않다는걸
알게되는 것도 있으니까요.
이말을 하려던 건
.아닌데...위글을 읽어 내려 오다..자신의 글에 음...여름을 싫어하다 ㅡ여름을 좋아한다 ㅡ하는 부분요.
거짓말이라고 까지 누가...생각할까...저는 그랬어요.
아마도 작가에 집착하는 스토커 정도? (저 지금 위험발언인거죠?)보통은 이 사람 여름을 싫어하는데 오늘 여름의 추억하날 만들었어..하고 인식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글의 전체적인 맥락을 놓고 봐도 요...ㅎㅎ
디테일이 중요한데 지금 은 너무 스스로에 몰입하고 계신건 아닌가...멀리 보시는건 좋지만 .자신이 쌓을 만큼 잘 애써온 세월 그냥 그리 피곤케 말라고 하고파요.하하핫..주제넘죠!
제가 그래요.

오늘 오은 시인이 이성복님 의 그 시론 중에 좋은 문장은 눈물이 나게 하는 문장이 아니라 슬픔을 깊이 속으로 넘기는
문장 ㅡ이란...표현을 했던것 같아요.
잘 옮기지 못해 죄송한데..읽어보시면 그 부분이 나오겠죠?
언젠가. .우리가 왜 읽는 또 여기 쓰는 인간이 되었는지 는 모르겠어도.. 제가 좀 값싼 눈물의 문장이라면 페크ㅡ님은 깊이 숙 ㅡ 집어넣는 문장을 쓴다..정도..아닌가..뭐 그랬네요. 이 말이 하고 팠어요.^^

페크pek0501 2015-10-16 20:21   좋아요 1 | URL
그장소 님, 저녁은 드셨는지요?

저를 마치 분석하는 듯한 댓글 같아서 순간적으로 ˝아, 내가 글로 나에 대한 정보를 너무 많이 준 건가?˝ 뭐 그랬네요. 하하~~ 그렇다고 해서 쫄지 않겠습니다.

직장인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불금입니다. 어제는 책을 많이 읽어서, 오늘은 글을 많이 써서 머리가 띵한 정도는 아니고 휴식을 취하고 싶어지네요. 침대에 누워 티브이를 볼 생각입니다. 빈둥거리기라는 걸 해 볼 생각입니다.
오늘은 불금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님도 좋은 시간 보내시길...
첫 댓글, 고맙습니다. ^^

[그장소] 2015-10-16 20:40   좋아요 0 | URL
으하하~^^
제가 책을 보면 은연중에 작가의 의도를 자꾸 찾나봐요..이제 꼭 의도 없이 정말 습관과도 같이
일로 글을 쓰는 것. 일 뿐 ㅡ그런다 해도 메세지가 없는 건 아니니.. 꼭 ㅡ이것 을 전하고 팠다던가 ,하는 그런 면을 찾다 보니 ..그리된거 같아요..
분석은 무슨요...얼치기...제가 늘 생각 할 거리 주셔서 고마운데...

페크pek0501 2015-10-18 13:05   좋아요 1 | URL
제가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을 쓰고 있다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ㅋ

stella.K 2015-10-17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흡연도 건강해야 할 수 있는 거지 몸이 안 좋으면 흡연 욕구도 떨어진다고 하던데
담배를 안하는 저로선 알길이 없네요.ㅠㅋ

힐러리는 아직도 사랑 받고 하고 싶은가 보내요.
물론 저도 사랑을 거부하진 않지만 사랑이 전부는 아니라는 주의라
사랑 없이도 잘 살 수 있어야죠. 결국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는 거니까.ㅋ

인용구를 잘 쓰는 것도 능력이어요.
저는 좋아서 줄은 쫙쫙 잘 칩니다만 옮겨 놓지 못해서 인용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데 옮겨 놓는 것도 그것이 쌓이다 보면 어디다 적어놨는지
잊어먹을 것 같아요. 다 게으름에 대한 변명에 지나지 않겠지만.

강연회 가는 건 정말 큰 마음 먹어야죠.
몇년 전만해도 집에서 먼곳에서 해도 갔는데 지금은 자신이 없어요.
어떤 땐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하는 강연회도 용기가 필요하죠.
강연회를 갔는데 내가 빤히 아는 걸 들으면 김이 빠질 것 같긴해요.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요약 정리를 위해 가는 거라면 모를까...

요즘은 날씨가 춥지 않아 좋긴한데 날이 너무 가물어서 큰 일이어요.ㅠ

페크pek0501 2015-10-18 13:25   좋아요 1 | URL
맞아요, 몸이 아주 나빠지면 담배를 피울 수 없다고 하더군요.

힐러리가 의외의 발언을 한 것 같더라고요. 그녀야말로 사랑 따위에 집중할 것 같지 않은 타입 같은데 말이죠.
사랑이 전부가 아닌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인생은 다양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고 봐요. 그중 하나가 사랑일 뿐이라고 봅니다.

인용구. 그래서 저는 서재 태그에 저자 이름을 써 넣는답니다. 찾기 쉬우라고.

강연회. 제가 느낀 건데 독서광들은 굳이 그런 데에 쫓아다닐 필요가 없겠다 싶어요. 물론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요, 강의 내용이 책과 겹치기 때문에 그래요. 어떤 강의 내용이든 책을 찾으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 - 종교에 대해 알고 싶다면 강의를 찾을 게 아니라 차라리 책을 찾아 보는 게 낫겠다 싶어요. 시간 대비 효율 면에서요.

날씨. 가뭄도 문제지만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문제... 오늘 창문을 열고 청소해도 되나 검색해 보게 되네요. 안개인지 미세먼지 때문인지 창밖이 뿌옇게 흐려 보입니다.
가을을 즐길 수 있도록 청명하기를...^^


[그장소] 2015-10-18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즐거울 때가 같을 것을 놓고 다양한 시각이 있을 경우 .
그 의미를 포착하는 것이 저는 재미있거든요. 각 각 같은 듯하면서 그 안에 욕망하는 의미가 다름을 알때..단어만 같았구나 ㅡ하는 .깨달음.. 그런세계..

페크pek0501 2015-10-18 15:26   좋아요 1 | URL
즐거운 경지에 계시는군요. 책을 반복해서 읽어서 좋은 점 중 하나가 그런 것 같아요. 같은 글이라도 시간에 따라 다르게 읽혀지는 거요. 한 10년이란 시간 차를 두고 읽으면 그런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거요...

[그장소] 2015-10-18 15:29   좋아요 0 | URL
지극한 동감!!^^
다 읽은 걸 왜 끌고 다니냐 하는데 전 두고두고 또
읽거든요.그때마다 어떤얘기든 건져지는 것이 달라요. 그러니 버릴 수가 없죠.

페크pek0501 2015-10-18 15:32   좋아요 1 | URL
보르헤스도 같은 책을 두 번 읽기를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ㅋㅋ

[그장소] 2015-10-18 15:33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런 보르헤스를 ...좋아하고..말예요.^^

페크pek0501 2015-10-18 15:38   좋아요 1 | URL
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