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현 저,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을 뽑으라면 이 글을 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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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그럼 평생 그냥 이렇게 살 거야?”
“모르지. 남들 사는 대로 확 전향해버릴까 싶을 때가 가끔 있기도 한데. 그보다는 명랑사회 건설의 암세포 취급을 당할 때가 수천 배는 많거든. 틀린 말은 아니지. 내가 바로 그 악명 높은 30대 백수 독신남이잖냐. 그렇지만 천하에 한심한 놈인 양 꼬나보는 시선 앞에서는 목 놓아 외치고 싶지. ‘흥, 삐뚤어질 테다!’”
정이현 저, <달콤한 나의 도시>,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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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삐뚤어질 테다!’
하하하~~~. 이렇게 나랑 똑같은 심리가 작동하는 사람이 있다니 놀랍다. 신기하다.
내가 그렇다. 서재에 글을 올리고 나서 나중에 공감 수를 봤더니 0이다.
그런 경우에,
‘아, 왜 0이지? 그렇게 후진 글인가? 다음부턴 잘 써야지.’ 하고 마음먹는 게 아니라
‘0이란 말이지? 계속 0이어라. 누가 공감을 누르기만 해 봐라. 난 앞으로도 쭉 후진 글을 올릴 테다. 더 더 후진 글을 올릴 테다’ 하고 마음먹게 된다.
왜 그럴까, 하고 지금 생각해 봤더니 일종의 ‘자기방어’인 셈이다. ‘더 후진 글을 올릴 테다.’ 하고 마음먹어야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 번 더.
‘앞으로도 쭉 후진 글을 올릴 테다.’
‘뻔뻔해질 테다.’
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