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열고 밖에 나간다. 걷는다.
낯선 봄바람에 옷자락이 살랑거리고
마음도 살랑거리는 봄날의 오후.
뭔가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이
공중의 풍선처럼 두둥실 떠다니는 봄날의 오후.
그 허전함엔 달콤함이 녹아 있어 설렌다.
이제 달콤한 허전함을
끈이 잘린 풍선으로 날려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현관문을 닫는다. 찰칵.
그것은 내가 익숙하지 않은 시간으로부터
익숙한 시간으로 돌아옴을 알리는 소리이다.
일상은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