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을 읽다가 책 뒤쪽에 있는 ‘옮긴이의 주’에서 이런 글을 봤다.
밀은 <자서전>에서 글 쓰는 사람이 명심해야 할 말을 남긴 바 있다.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써서 생활하는 것은 문학이나 사상 방면에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부적합하다. 생활 방도가 불확실할 때는 양심을 가지고 글을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동시에 생활 수단으로 쓰는 글은 생명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필자 또한 최선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괜찮은 사상을 담은 글은 쓰는 데 너무 오래 걸리고, 또 쓴다 해도 세상에 너무 늦게 알려지기 때문에 생활 수단으로서는 도움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써서 생활을 도모하는 사람은 부득불 시시하거나 대중 영합적인 글을 만들어내기가 쉽다.”
- 존 스튜어트 밀 저, <자유론>, 251쪽.
|
이 글을 읽으니 무엇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는 걸 알겠다.
그러나 나는 아무래도 읽는 이들을 의식하며 글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읽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깊이’와 ‘재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지적인 성찰’(깊이)을 ‘유쾌하게’(재미) 풀어낸 글이 될 것 같다. 물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려워서 노력해 볼 만한 일이다. 노력할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을 갖게 된다. 이 도전 정신이 나의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 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도전 정신을 사랑한다.
그래도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을 기억해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