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의 국경에 “크고 아름다운 벽”을 쌓아서 불법 이민자들의 입국을 막겠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상은 너무 극단적이어서 예외적일 것 같지만, 아쉽게도 이 세상에는 그러한 트럼프들이 얼마든지 있다. 이기적인 속성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많은 나라들의 지도자들과 시민들이 공유하는 속성이다. 그들은 늘 벽을 쌓고 싶어 하지만, 그 벽이 아름다울 수는 없다. 환대와는 거리가 먼 분리와 적대의 벽이기 때문이다.」
- 왕은철, <환대예찬>에서.
누구에게는 죽음의 벽이 될 그것에 대해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트럼프에 대해 놀랍다. 그가 미국 대통령인 게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는 인생을 살면서 약자의 입장에 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단 말인가. 어려운 이웃에 대한 공감 능력이 그렇게 없다니 정서 지능이 낮은 건가. 오갈 데 없는 이민자들에 대한 결정에서 최소한 심리적 갈등이라도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지구 전체는 한 마을이라는 뜻의 ‘지구촌’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한 도시의 불행은 그 나라의 불행으로 이어지고, 한 나라의 불행은 다른 나라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세계는 하나인 게 좋은 점도 있지만 이번엔 나쁜 경우다.
이민자들에 대해 “크고 아름다운 벽”을 쌓겠다는 트럼프의 결정은, 세계는 하나가 아님을 증명한다.
타자에게 이해와 포용을 필요로 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있다면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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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
문학을 하는 이들이라면, 그리고 글을 쓰는 이들이라면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