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어제 찍은 사진이다.

 

 

 

 


1.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롤링이 만약 어린 딸이 있는 이혼녀가 아니었고 생활비가 부족하지 않았다면 해리포터 시리즈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부유하고 행복한 기혼자였다면 그런 명작이 탄생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다. 그녀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것은 꼭 필요한 돈의 ‘결핍’ 때문이었을 거라는 것.

 

 

인간은 결핍을 느낄 때 큰 에너지가 발산한다. ‘결핍’이 평범한 사람을 예술가로 만들 수 있다.

 

 

부유한 예술가보다 가난한 예술가가 진정한 예술가처럼 느껴진다.

 

 

 

 

 

 

2.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역을 맡은 배우 ‘라미 말렉’이 남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영화 제목은 <보헤미안 랩소디>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관람하고서 흡족했었다. 음악 영화라서 좋았고 줄거리도 좋았다. 특히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의 역에 왜소한 몸에 보잘것없는 신분의 사람으로 등장시켜서 음악에 대한 재능과 열정이 그가 가질 법한 모든 열등감을 사라지게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열등감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마음먹기에 따라서 열등감 유발 요인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 아니 오히려 열등감 때문에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는 것. 이런 메시지를 느꼈다. 물론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각자 관객의 몫이다. 해석은 다양할 수 있으니까. 

 

 

 

 

 

 

3.
1874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생한 서머싯 몸은 열 살 때 부모를 잃고 백부의 집에서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의학교에 입학하여 의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작가를 지망하여 10년간 가난하게 살았다. 부모의 애정 결핍과 가난이 그가 대작가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추측한다.

 

 

위의 세 가지 실례를 들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구든 어떤 면에서 결핍을 느꼈다면 그것은 더 나은 삶을 위해 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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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광팬으로서 그의 소설 대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다. 에세이 <서밍 업>에서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글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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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후 나는 많은 철학서를 읽었다. 나는 철학서가 아주 훌륭한 읽을거리임을 발견했다. 독서를 필요로 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여러 위대한 학문 중에서 철학이 가장 다양하고 방대하며, 또 가장 만족스러운 책자를 제공했다.(301쪽)

 

쿠노 피셔의 강의에 영감을 받아서 쇼펜하우어를 읽기 시작한 이래로 나는 위대한 고전 철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저서들을 대부분 다 읽었다.(303쪽)

 

나는 그의 철학 뒤에 있는 인간을 보았고, 어떤 책에서는 그 고상함 때문에 내 정신이 드높아지는 것을 느꼈으며, 또 어떤 책에서는 그 기이함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304쪽)

 

- 서머싯 몸, <서밍 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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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동안 독서하여 배운 것에 따르면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하는 것보다 철학과에 진학하는 게 낫다. 서머싯 몸도 철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니 시대를 초월하여 같은 생각을 한 것 같아 반가웠다.

 

 

요즘 난 ‘동양 철학’ 강의를 주 1회 들으러 다니고 있다. 서머싯 몸이 말한 철학 공부의 유용성 때문이 아니고 우연의 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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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9-03-30 0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크님께서 철학 공부를 시작하시는 것도 부족함을 채우려는 마음, 결핍의 아쉬움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삼 결핍 자체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가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즐거운 공부 되세요!

페크pek0501 2019-03-30 11:35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그렇죠. 공부는 해도 해도 끝이 없어 결핍을 느끼죠. 한때 철학서만 읽었던 적이 있었고 심리학 책만 읽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 칼럼을 쓰면서 내가 너무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ㅋ
무엇이든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가 언제나 핵심이죠.
공부의 즐거움을 누리며 다니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붕붕툐툐 2019-03-30 08: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련 나무가 정말 크고 예쁘네요~ 페크님 서멋싯 몸의 광팬이시군요~ 달과 6펜스밖에 못 읽은 저도 페크님의 글을 읽으니 그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네요^^

페크pek0501 2019-03-30 11:38   좋아요 0 | URL
광팬이라 대부분 읽었죠. 인생의 베일, 면도날, 달과 6펜스, 인간의 굴레 1,2 다 좋았습니다. 밑줄을 그으며 읽었죠. 단편 소설집인 서머셋 몸 작품집도 좋더라고요. 단편집 읽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팬이 되는 좋은 작가를 발견하는 일은 독자로선 꽤 행복한 일입니다.
붕붕툐툐 님, 댓글 감사합니다. 좋은 봄날 보내세요...

stella.K 2019-03-30 15: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동양철학을요?
저는 철학은 좀 버겁더군요.ㅠ
근데 말씀하신 건 맞아요. 글을 잘 쓰려면
스킬이나 노하우 보다는 한 가지라도 재대로 파서
거기에 일가를 이루는 게 더 좋다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쩝...ㅠ

페크pek0501 2019-03-30 15:36   좋아요 1 | URL
오랜만의 나들이십니다.ㅋ 반가워요.
동양철학 하면 어려워 보이나요? 공자, 장자, 한비자, 순자 등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주로 독학하는데 가끔 강의 들으러 가면 학생이 된 기분도 느끼고 좋더라고요. 싫증 나면 그만두기도 하고 또 생각나면 다니고 그럴려고요. 지난 학기엔 결석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결석 없이 출석해 보려고 합니다.

저도 요즘 그런 생각을 합니다. 한 가지를 파서 전문성을 갖춘 칼럼을 쓰면 좋겠다 싶어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