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영화 1 ㅣ 위대한 영화 1
로저 에버트 지음, 최보은.윤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6년 12월
구판절판


<쇼생크 탈출>은 1994년 9월 토론토영화제에서 첫 시사회를 가졌고, 몇 주 후에 개봉되었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좋았지만 박스오피스에서는 실패하였다. 개봉 초기 벌어들인 18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은 제작비도 감당하지 못하였다. 작품상을 포함한 아카데미 7개 부문 후보에 오른 후에도 1000만 달러의 수입을 추가로 올렸을 뿐이다. -276쪽

흥행에 득이 될 만한 요소는 별로 없었다. 제목은 끔찍했고,여성들이 좋아하지 않는 '감옥 드라마'였으며, 액션 장면도 없었다.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그들은 스타가 아니었다. 게다가 러닝타임이 142분에 달하였다. <쇼생크탈출>은 관객들의 좋은 입 소문에 의지해야 하는 영화라는 것이 확실하였다. 실제로 극장에서 간판을 내렸을 때까지만 해도 흥행은 아주 조금씩이지만 지속적으로 나아지고 있었다. 그런 식으로 계속 간판을 걸고 있었으면 이후 몇 달간은 스크린에 걸려 있었을 테지만, 대형 사고는 치지 못했을 것이다.-276쪽

대신 홈비디오 역사상 가장 주목할 사건이 터졌다. <쇼생크 탈출>은 비디오테이프와 DVD,tv 방영을 통해 대규모 관객을 만날 수 있었다. 이후 5년간 일종의 사회적 현상이 된 <쇼생크 탈출>은 베스트셀러인 동시에 비디오 대여점에서 가장 많이 대여된 영화가 되었다.<쇼생크 탈출>을 추앙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를 자신들이 발견해낸 영화라 생각하였다.-276쪽

(중략)인기투표와 대여순위는 영화의 대중성을 반영한다. 그러나 <쇼생크 탈출>이 가치 있는 영화라고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떠들어대는 이유는 설명하지 못한다. <쇼생크 탈출>은 한 편의 영화수준을 뛰어 넘는, 영적인 경험과 비슷한(276)것이 아닌가 싶다.-276,2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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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에 반대한다 ㅣ 이후 오퍼스 7
수잔 손택 지음, 이민아 옮김 / 이후 / 2002년 9월
품절


'캠프에 관한 단상' 중 / 실제로, 캠프의 본질은 부자연스러운 것, 인위적이고 과장된 것을 애호한다는 데에 있다. -408쪽

어떤 감수성에 이름을 붙여 그 윤곽을 그려내고 그 역사를 서술하려면, 그 감수성에 반감을 느낌으로써 더욱 깊어진 공감이 필요하다. -409쪽

취향은 체계도 없고,증명될 수도 없다. 그러나,일종의 논리 같은 것이 있다. 특정한 취향을 뒷받침해주고 발생시켜주는 일관된 감수성이 있는 것이다.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감수성은 말로 표현되기 어렵다. 체계라는 거푸집에 우겨 넣을 수 있거나, 증명이라는 거친 연장으로 다룰 수 있는 감수성은 결코 더 이상 감수성이라고 할 수 없다. 그것은 사상으로 굳어진 것이다.-410쪽

1. (전략) 캠프는 세계를 일종의 미적 현상으로 보는 한 가지 방법이다. 캠프의 방법인 이 방법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위성의 정도,스타일화의 정도에 기초를 두고 있다. -411쪽

오늘날의 경우에는 영화 평론("내가 본 최악의 영화 10편" 같은 목록)이 캠프 취향이 대중화되는 데에 가장 크게 기여한 장르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혈기왕성하지만 허세 없는 태도로 영화를 보러 가기 때문이다. -413쪽

8.캠프는 스타일,그것도 특별한 종류의 스타일에 비추어 세계를 보는 태도다. 캠프는 과장된 것,벗어난 것,제 상태가 아닌 물건을 선호하는 것이다.-414쪽

36.(전략) 캠프는 실패한 엄숙함,연극적으로 과장된 경험의 감수성이다. -429쪽

41. 캠프의 진짜 요지는 엄숙함을 폐위시키는 것이다. 42. 진실성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게 될 때, 우리는 캠프에 끌린다. 진실성은 단지 중산층의 속물근성,지적 편협성일 수도 있다.-431쪽

45. 초연함은 엘리트의 특권이다. 19세기에 문화라는 사안에 관한한 '멋쟁이 dandy'가 귀족의 대리자였듯이, 캠프는 현대의 멋쟁(431)이다. 캠프는 이 물음, 대중문화의 시대에 어떻게 멋쟁이가 될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431.432쪽

멋쟁이는 너무 커버렸다. 그의 태도는 오만하거나 권태롭다. 그는 진기한 흥분, 대중들이 향유하지 않은 때묻지 않고 희귀한 감동을 구한다.-432쪽

48. 구식 멋쟁이는 천박함을 혐오했다. 신식 멋쟁이, 즉 캠프를 사랑하는 사람은 천박함을 높이 산다. (중략) 멋쟁이는 향수 적신 손수건을 코에 틀어박고 걸핏하면 실신했으나, 캠프의 감정가는 악취를 들이마시면서 자신의 막강한 비위를 뽐낸다. -433쪽

55.무엇보다도 캠프 취향은 판단 방식이 아니라 일종의 즐기기,느끼기 방식이다.-436쪽

58.캠프의 최후 진술. 캠프는 끔찍하기 때문에 좋다. 물론 항상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단상 형식으로 간략하게 언급했던 조선들 아래에서만 그렇게 말할 수 있다. -4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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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잇는 대중문화 - 일본, 그 초국가적 욕망
이와부치 고이치 지음, 히라타 유키에.전오경 옮김 / 또하나의문화 / 2004년 1월
품절


국가가 공인하는 '일본 전통 문화'에 비해, 미디어 산업이 '상품'으로 내놓은 일본의 소비 문화와 대중문화는 이제껏 서구의 시선을 받지 않았고 일본의 국민 문화 언설에도 흡수되지 않은 것이었다.(중략)요시미 순야(길견,1988)가 상세히 논한 것처럼 특히 1960년대 초부터 소니,마츠시타 등 가전 회사들은 광고에서 자사 제품의 세계 시장 진출을 강조하고 '기술 국가주의'로 불리는 국민 자긍심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그 광고에서는 일본의 독특한 '솜씨'가 뒷받침이 된 뛰어난 기술력과 섬세함을 갖춘 일본 전자 제품을 세계가(98) 주목하고 있음이 많이 강조되었다. 그러나 요시미가 소니와 마츠시타의 광고 분석에서 밝혔듯이,일본 가전 회사들이 해외에서 받은 평가를 강조한 시기와 그런 인식이 세계에서 일반화된 시기에는 간격이 있다. -98,99쪽

요컨대 하드웨어 주도의 기술 국가주의는 1990년대에는 소프트웨어, 즉 일본 미디어 콘텐츠의 세계 유통을 칭송하는 연성 국가주의로 서서히 변화되었다.-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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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 일상
샤언 무어스 지음, 임종수.김영한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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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끄러운 즐거움(guilty pleasure,죄의식을 동반한 즐거움)':다시 말해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 자신의 일을 하고 있을 때 비디오로 영화를 보거나 좋아하는 텔레비전 연속극을 봄으로써 아내이자 어머니로서 계속되는 의무로부터 잠깐이라도 벗어나는 기회를 가진 특별한 경우일 때였다. 각주 10번 : 해당 사회에 의해 이성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부정적인 것으로 판단되었음에도 은밀히 즐길 수 밖에 없는 상태를 묘사하는 개념이다. 텔레비전과 같은 낮은 수준의 문화를 향유하는 즐거움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몰리(1986)는 여가와 노동이 동시에 일어나는 가정에서의 텔레비전 시청(여가)이 다른 해야 할 일(육아,청소 등 가정노동)을 방기하는 어리석고 나쁜 행위로 인식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개념을 쓰고 있다.-48쪽

전국적인 지상파텔레비전에서는 종합편성의 기조가 유지된 반면,위성방송사업자들은 주제에 따른 패키지 제공을 선호했다. 방송사가 하나밖에 없을 경우 제작하는 프로그램은 다양성을 유지해야 하는 '내적 다원주의(internal pluralism)'원칙이 '외적 다원주의(external pluralism)'에 무릎을 꿇었다.외적 다원주의 하에서는 다채널 시청환경 내에서 콘텐츠 브랜딩이 훨씬 더 강력해진다
(79)(Collins,1990a)-79~80쪽

기계 마니아 문화 (gadgeter culture)-97쪽

텔레비전을 켜는 행위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적인 경계를 정하는 것이다.-105쪽

샤마 부부는 두 아들이 좋아하는 '모험,총싸움'같은 영화 장르를 좋아하지 앉지만,이런 영화를 가정에서 소비하게 함으로써 거리나 극장과 같은 공적 공간에서는 불가능한 감시의 기회를 갖게 된다. 스카이 무비(Sky Movies)는 그들에게 영화를 제공하고,그럼으로써 시청의 실천을 사사화한다.-106쪽

신기 효과(novelty value)-111쪽

기계 마니아 문화에 대한 추가 고찰 중 - 그의 말은 두 가지 면에서 곧바로 관심을 끈다.하나는 기계 마니아 문화가 소비 테크놀로지를 초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제한된 양식이기는 하지만 '가정에서의 생산'과 모험적인 diy 실험정신을 낳는다.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그의 언어 사용인데,특히 위 인용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브랜드 네임과 모델명을 나열하고 있다는 것이다. 앤디가 나에게 자신이 소유했던 오디오 장비의 역사를 설명할 때,그는 종종 업계의 용어나 기술적 전문용어를 사용하곤 했다. 학자들도 그렇지만 다른 많은 사회적 집단처럼 기계 마니아들은 전문화된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정체감을 유지한다.-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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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답답한 건, 읽고 싶은 책들이 알라딘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되는데, 졸업논문때문에 참고 있다는 것. 그래서 늘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삭제했다를 반복하는 게 벌써 몇 주 째 계속되고 있다. 그러다가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그동안 못 봤던 책을 담아, 결제 버튼을 눌렀다.  

나는 언제부터 책 읽는 걸 좋아했을까. 좀 더 정확하게 짚어보면, 언제부터 책 '만지는 걸' 좋아했을까. 초등학교 시절, 부산의 어느 동네에 조그만 서점에서 500원을 주고 룰루랄라 집으로 뛰어 가던 한 소년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양장점을 하시던 외할머니. 외손자가 심심할까봐, "뭐 하고 싶노?"물어보시면, "할매, 내 저기 대신서점 가서 만화책이나 하나 사볼란다"하고 조그만 손에 동전 몇 개를 받는다. 찍찍이 신발을 신고 전력질주. 서점 문을 열면 문 앞에 내가 좋아하는 코믹북스 시리즈가 차례대로 꽂혀 있다. "왔나?" 서점 아저씨의 친근한 짧은 인사. 당시 코믹북스는 내게 대중문화를 알 수 있게 만들어준 좋은 교재였던 것 같다. 하지만, 책 전체 내용보다, 책 앞에 몇 장 배치된 컬러판 화보보는 재미에 빠져 있었다. 학년이 높아가니, 친구들 사이에서 "네 부르마 가슴 봤나?"라는 말이 자주 들려 왔다. <드래곤 볼>의 추억, 하지만 난 <드래곤 볼>보다, <권법소년>과 <쿵푸소년 용소야>를 더욱 좋아했다. 당시 작가 이름이 '전성기'였나?   (갑자기 제목이 헷갈린다) 

<권법소년>을 볼 때마다 신기했던 건, 나로선 상상할 수 없는 맛일 것 같은 만화 속 식당 메뉴들. 특히 '카레라면'이라는 게 신기했다. (지금 이 라면이 슈퍼에 진열되어 있는 걸 보면서 깔깔 웃어보는 이 기분이란) 그리고 화장실에서 분노의 용변을 보던 유도부 주장. 그 주장들은 꼭 열받은 티를 휴지를 한 속으로 팍 구기는 것으로 표시했다. '용소야'는 좀 순수했다고 할까. 자기 분야를 순수하게 정진하는 용소야의 모습이 착하고 매력적으로 보였다. 한 관문, 한 관문 통과할 때마다, "내일은 해가 뜰거야"라며, 착하게 마무리하는 엔딩. 그러면서 점점 강해지는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  

그러다가 갑자기 학습만화 붐이 불었다. 나도 그 붐에 쉽게 휩쓸렸다. 하얀 봉투를 만들어놓으니, 거기에 매일마다 꽂히는 '아이템풀'학습지. 하지만, 나는 그것보다는, 가끔씩 구독 부록으로 나오는 위인전기 만화가 더 기다려졌다. 그리고 그 이후 만화를 좀처럼 보지 않았다가 밤을 새며 보게 된 것이, <슬램덩크>였다. 이 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당시 외삼촌이 친구에게 빌려 온 약 서른 권의 만화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다가, 새벽잠 없는 외할머니에게 학교 가야하는 데 안 잔다고 시원하게 한 대 맞은 기억.  

당분간 만화를 보지 않았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국어 책에 나오는 소설 읽는 재미에 빠졌다. 그러다 외삼촌의 유혹. 미스떼루의 <전략 삼국지 60권>. 이 책을 다 읽고 가슴이 떨렸다. 너무나 떨리는 기분으로 전자상가에 가서, 삼국지 팩을 사서, 밤새도록 화면 안에서 전략을 짰다. (하지만, 만화의 그 감흥은 구현할 수 없었다) 

중학교 후반, 고등학교 시절부터 나의 책 수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뭣도 보르고 산 책이 <GMV>와 <키노>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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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재습격 2010-04-2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습만화 세대시구랴...우린 <보물섬>(?)세대라오.(쿨럭) <드라군볼>(?)이 중3때인가 나왔고, <슬램덩크>는 고등학교 2학년때인가 3학년때였으니, 내가 꽤 늙었소.--;; 그런데, 전자상가에서 샀다는 '삼국지 팩'은 도대체 무슨 물건이오. 구경 좀 시켜주시구랴. 잠시 들렀다가 흰소리 하고 가오.^^

얼그레이효과 2010-04-29 17:33   좋아요 0 | URL
하하. 저도 <보물섬>을 압니다 소장도 했다는. ^^ 아이큐점프와 소년챔프가 하지만 더 좋았던^^; 삼국지 팩은 제가 했던 패밀리 오락기에 꽂은 그 팩을 말합니다. ㅎ 보물섬의 그 두터운 만화보따리.

이잘코군 2010-04-29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게도 보통 책에 접근하게 되는 경로가 만화책이던데. 저는 만화책 코스를 거치지 않았어요. 어릴 때 책을 안 읽었기 때문. ^^ 집에 있는 전집 위인전 류나 읽고, 학교에서 과제 내주면 어쩔 수 없이 읽고 이랬죠. 고2때 철학에세이와 사르트르 구토를 처음 서점에서 샀고, 그 이후로도 책을 읽기는 했지만 마땅히 뭘 읽어야 할지도 몰라서 그냥 학교샘들이 방학 전에 주는 리스트에서 골라 읽고 그랬죠. 제가 주체적으로 책을 고른 건, 결국 철학에세이군요. ^^ 조성오 씨가 쓴. 애들은 드래곤볼 모으고 그랬는데, 저도 따라한다고 한 열 권 모아서 읽고 그러긴했어요. 나름 그 당시의 유행인지라. 삼국지는 중딩때부터 고졸까지 두 번 읽은 거 같군요. 수능 끝나구 또 한 번 읽고.

얼그레이효과 2010-04-29 17:35   좋아요 0 | URL
오 상당히 범상치 않은^^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전집읽으면서 자란 친구들이 부럽더군요. 주체적으로 고른 것이 철학이라. 멋지십니다. 전 아직 삼국지를 만화책 이외로는 읽어본 적이 없다는 쿨럭. 이문열의 삼국지도 논술 준비하라고 강권하던 시기가 제가 살던 시간이었는데. 난 왜 그리 그 사람이 싫은건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