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겨운 날.

오늘은 엄마가 허리아프다고 시키고 시킨다.

정말 지겹다.

혹시 속임수일지도 모르겠다.

 

 

일기를 써보라고 했더니 언제부턴가 쓰기 시작하는 눈치였는데 매번 꼭꼭 숨기길래 잠이 든 사이에 훔쳐보니 저렇게 적혀 있다.

허리를 다친날, 아이들이 무지하게 말을 잘 듣는다 했더니 속으로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아는체할수도 없고 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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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와 연우 2006-10-24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연우가 속으로 저런 생각을 하는줄은 몰랐어요.
다 기록해놓았다가 나중에 크면 앙큼한 어린시절의 증거라고 들이대줄 생각입니다.^^

Mephistopheles 2006-10-25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크.. "혹시 속임수일지도 모르겠다" 아이구 귀엽네요..^^

sooninara 2006-10-25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머머...ㅎㅎ

카페인중독 2006-10-2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편도 내가 아픈 것이 혹시 속임수가 아닐까 의심하는 것 같던데...ㅋㅋ

건우와 연우 2006-10-26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저런말할때 표정이 얼마나 앙큼하고 당돌한지요. 아마 일기쓸때도 그런 표정으로 썼을겁니다.
수니나라님/ 황당하지요.^^
중독님/ 에이, 설마요. 참 빵은 드셨나요?
 

지난주 금요일오후 4시쯤, 건우가 학교에서 전화를 했다.

마침 전직원이 가을체력단련을 하는 날인데 허리를 다쳐 한의원을 다녀와야해서 행사에 빠졌더니 의외로 오후가 널널해져 연우를 평소보다 일찍 찾으러 가는 길이었다.

녀석의 목소리가 좀 자신없는게 뭔가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왜그러냐고 물으니 병원에 다녀와야겠단다.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축구를 했는데 그중 하나가 반칙을 하면서 뒤에서 밀어 넘어질때 손을 짚은것이 잘못되어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며 보건선생님이 응급치료를 해주셨는데 빨리 병원에 다녀오랬다는 것이다.

일단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하고 가보니 아니나 다를까, 건우의 엄지손가락 윗부분이 검게 피멍이 들고 팔목밑까지 부어올라 있었다.

 

나: 건우야 점심시간에 다쳤다며, 왜 이렇게 늦게 연락을 했어? 담임선생님은 네가 다친거 모르셨니?

건우: 알고 계셨어요. 점심시간에 보건실에 갈때 다른 친구한테 대신 말씀드려 달라고 하기도 했구요, 오늘 체육수업이 있어서 줄넘기를 할때도 아파서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는걸요.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아이치료가 급한지라 인근의 정형외과에 가니3주는 깁스를 해야 한단다.

속모르는 녀석은 당장 오른팔을 못쓰니 숙제며 공부를 미룰수 있다는것과 토요일에 축구를 못한다는것에 대한 손익계산에만 열중해 있었다.

급한 치료를 대충 마치고 집으로 오려니 생각할수록 괘씸한 생각이 치밀어 올랐다. 아이가 다친것을 모른것도 아니요, 한눈에 척 보아도 다친 정도가 심한데 연락한마디 없는것은 아무리 선생님들이 잡무에 치인다해도 심하다 싶었다.

다음날 아침 일부러 건우를 기브스한팔을 눈에 띄게 해 학교에 보내놓고 혹시나 연락이 올까 기다려봐도 종무소식이었다.

 

아무리 아이들끼리 장난을 치다 다쳤어도 학교내사고면 상황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해주는 것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하는 기관으로서의 의무가 아닌가.

치료비야 크게 문제될것 아니나 다친아이나 다치게 한 아이도 쌍방부모가 내용을 정확히 알아야하고, 그과정에서 아이들은 일처리방식이라든가 놀때도 지나치게 과격한 행동은 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될것이 아닌가 말이다.

상대편아이는 건우의 깁스를 보고 토요일에 사과를 했다하니 되었다했지만 선생님에 대한 서운한 마음은 쉬 가라앉지 않았다.

꽁한 마음을 삭히지 못 하고 급기야 어제는 일기장검사가 있다며 밀린 일기를 쓰겠노라는 건우에게 쓸필요없다고 하였더니 녀석의 표정이 의아해졌다.

 

건우:  다친손으로라도 숙제랑 공부는 밀리지 않게 하라고 하셨잖아요?

나: 엄마가 일기장에 간략하게 메모를 해줄께...

건우: 뭐라고 쓰실건데요?

나: 건우가 지난주 금요일 점심시간에 학교에서 오른손을 심하게 다친것은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글씨를 쓴다든지 운동을하는등의 오른손을 사용하는 일은 많이 불편합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3주 이상 깁스를 해야한다네요. 오른손이라 생활이 많이 불편하여 왠만하면 다음주중에는 상담을 해봐서 깁스를 풀수 있으면 풀어달라고 할 생각이지만 이후로도 당분간 오른손을 쓰는것은 주의해야 할 듯 합니다. 선생님께서 지켜봐주셔서 손사용에 무리가 없을때까지는 신경을 써주셨으면 합니다. 여러가지 업무로 바쁘실텐데 번잡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이렇게 썼어.

건우: 엄마 말투가 다른 때랑은 좀 틀리네요.

나:어떻게 다른데?

건우: 좀 짜증이 나신것 같아요.

나: 건우가 눈치가 빠르네. 그래도 이정도는 괜찮을것 같은데, 신경쓰이니?

건우: 괜찮아요. 선생님도 엄마처럼 학교가 직장이고 직장에서의 일처리의 댓가로 월급을 받는거다라고 하셨잖아요.

나: 응? 너 언제 그소리를 들었니?

건우: 저번에 엄마들끼리 얘기할때 엄마가 다른 엄마한테 그랬잖아요. 학부모는 죄인이 아니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얼핏 그런 얘기를 했던것 같다. 훌륭한 선생님이라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요구는 좀 무리라고 본다, 그러나 교사도 노동자니 정당한 권리를 누려야하고 또한 의무도 깔끔하게 해줬으면 한다, 그러니 학부모도 당연히 당당해야 한다,등등의 얘기를 했던것 같다.

하지만 녀석이 어느틈에 그런 얘기를 듣고 있었던것인지, 한편으로 가슴이 뜨악했다. 엄마의 말을 들으며 건우는 무슨 생각을 했던 것일까?

 

나: 건우야, 선생님이 많이 바쁘셨나보다, 그치?

건우: 그래도 엄마, 좀 서운하지요?

나: 아이들이 워낙 많으니까...

건우: 그래도 밀린 일기 안써도 된건 천만 다행이예요....

 

애는 애인지라 이내 밀린 일기에 생각이 돌아갔나보다.

딱히 다시 설명해줄 마음도 들지 않아 책가방이나 잘 챙기라 이르고 아이들을 서둘러 재웠다.

소심한 에이형의 꽁한 마음이 두고두고 쉬 풀릴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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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0-24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심한 에이형이 한번 폭발하면 쓰나미급 태풍이 밀려온다는 걸
왜 사람들은 모를까요...그나저나 건우 많이 불편하겠네요...
-소심한 A형 메피스토-

카페인중독 2006-10-24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심한데...근데 A형은 아닌데...^^
애가 다치면 정말 속상할 거에요...그래도 건우 씩씩해요...^^

해리포터7 2006-10-24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그래도 선생님과 한번 통화해야하지 않겠어요? 전 정말 속상하고 분할거 같네요..세상에 얼마나 아팠을까요.건우...님이 이렇게 쌓이게 두시면 두고두고 그선생님에게 안좋은 인상만 오래 갈거 같아요..그분도 옳은것은 분별할줄 알터인데 말이죠..저 속상해요..정말..요즘 왜이리 맘에 안드는 선생님이 많아지신건지..애들앞에선 선생님흉을 되도록 안보고 싶지만 상식으론 그선생님 이해안되네요..

2006-10-24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10-24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속상하네요. 건우야..빨리 낫거라.
선생님 넘 하셨어요.ㅠ.ㅠ

건우와 연우 2006-10-24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6:35분 속삭이신님/ 그쵸, 학부모는 죄인이 아니지요. 근데 건우가 저말을 들었을줄은 몰랐어요. 뜨끔했습니다. 말조심해야지...^^
16:39분 속삭이신님/ 그동안에도 두어차례 황당한 경험이 있었는데 아이가 다쳐오니 더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도 덥지 않아 다행이긴해요.
메피스토님/ 안그래도 사람들이 저보고 화나면 맹수라고 합니다.^^
이 와중에도 건우는 답답하다고 압박붕대감아놓은걸 헐렁하게 자꾸만 늘이고 있더군요. 하는 모양을 보니 많이 아프진 않은가봐요.^^
카페인중독님/ 딱히 A형이어서라기보단 학부모는 일단은 소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끔은 애가 볼모같다는 생각도 들고...학부모들의 지레짐작이기도하고, 간혹은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두껑만 봐도 놀라는 심정이라고나 할까요.
해리포터님/ 수시로 만나는 이웃이나 동료같으면 털어놓고 얘기해야 오해도 풀리고 서로 고칠건 고치기도 할텐데 워낙 드문드문 만나는 사이다보니 선뜻 말이 안나오네요.
아이들앞에서 흉보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표정관리가 안될때가 종종 있더라구요.
ㅜ.ㅜ.
20:00 속삭이신님/ 그럴때 참 민망하더라구요. 간단히 목례만해도 되는데, 무슨 생각을 하신 걸까요? 많이 가르치는것 보단 일상생활에서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가르쳐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선생님들이 그렇게 하고 계시겠지만 가끔 황당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수니나라님/ 왼팔이면 좀 나았을텐데 오른팔이라 이래저래 지장이 좀 있네요...
그래도 오늘은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식판들고 가는거 다른아이에게 도와주라고 했다고 흐믓해하더군요. 확실히 애는 애지요?

씩씩하니 2006-10-2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너무 화나셨겠어요,,,진짜,,,말두 안되는 일이에요...
어쩌면 아이가 다쳤는대...꼼꼼히 들여다보지도 않구 만일 들여다봐서 알았음,,당연히 학부모에게 알려야하는게 맞는거구,,
참,,그리고요,,
님....치료비 학교에 청구하세요..
어느 학교나 학교안전공제회에 가입이 되어있구 학교 생활 중에 발생한 모든 치료는 공상처리가 가능한걸루 알고 있어요,,
선생님께..아이 치료비를 안전공제회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구 하세요..........
우린..정말 아이를 볼모루 한 것도,,,,아니구...
그렇지만 혹시 선생님이 불쾌해하시면,,또 연우가,,좀 그럴려나요?
그럼 또 의견 개진을 못하는거겠지요...그쵸?? 저도 소심한 엄마네요,,
그래도 너무 억울하고 열받아요~
연우는 3주동안 얼마나 고생하구,,,,,,,암튼 연우,,빨리 완치 되길 빌께요~~

반딧불,, 2006-10-25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얼렁 완치되어야하는데요.
건우가 수난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6-10-2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안그래도 그래볼까했는데, 선생님이 좀 그러실것 같았어요. 당당해야한다고, 지레짐작하면 안된다고 다짐하면서도 결국 닥치면 소심해지네요. ㅜ.ㅜ
반디님/ 그러게말이예요. 운동을 좋아해서인지 자주 다쳐오네요. 녀석도 답답한지 엄지손가락쪽 붕대를 슬금슬금 늘여놓아 오늘 아침에도 다시 풀러 꽁꽁 싸매줬지요.
오른팔쪽이 살이 빠졌노라며 신나하더라구요.^^
 

연우의 우울이 깊어졌다.

며칠전부터 자주 쓸쓸하다고 울기도 하고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게 무섭다는 얘기까지 하곤 했다.

그때마다 씩씩한 아이라고 최면을 걸듯 얘기해주기도 하고 인기짱인 스타라고 달래주기도 했는데 칭얼거리는 기간이 제법 길어지니 이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 하는거였다.

말투가 퉁명스러워지기 시작했을까, 건우아빠가 일요일 저녁에 가족회의를 하자고 했다.

건우가 좋아하는 슛돌이나오는 프로그램 할 시간을 피해야한다고 해서 7시 30분쯤에 저녁상을 치우고 둘러 앉았다.

회의의 큰 주제는 행복한 가족 만들기이고 세부안건은 1. 실수에 짜증내지 않기  2. 손가락 인대를 다친 건우도와주기로 정했다.

안건을 미리 설명해주고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해오라하니 연우는 할말이 많다며 돌연 희희낙락이고, 건우는 무슨 눈치를 챘는지 떨떠름해했다.

저녁무렵, 건우아빤 사회를 맡겠다하고, 건우는 모름지기 회의는 과일을 먹으며 발언을 해야 한단다.

멜론과 감을 한접시 깍아놓고 우물우물거리며 건성건성 회의를 시작했다.

 

건우아빠: 요즘 우리 가족이 짜증내는 횟수가 는것 같아서 회의를 해서 짜증횟수도 좀 줄여보고, 다른사람의 입장도 생각해보자고 제안한건데, 회의 시작전에 미리 알려준 안건 말고 추가하고 싶은 안건이 있으면 얘기들해.

연우: 추가할건 없는데, 저는 말할게 무지 많아요.

 

아니나 다를까, 연우가 하고 싶은 말이 무지 많았던 모양이었다.

 

나: 연우야, 일단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다른 안건이 있나 알아보구, 나는 없거든. 건우는 어때?

건우: 없어요.

건우아빠: 그럼 연우가 먼저 하고 싶은 얘길 해봐.

연우: 저는요, 제가 하기 싫은데도 오빠가 자꾸 축구를 하자고 해서 하기 싫은데도 억지로 해야 하구요. 싫다고 하면 오빠가 에이씨 하는 소리를 여러번 들었거든요. 그때마다 무지 속상해요. 나는 내가 주인이잖아요. 축구를 하기 싫으면 내맘대로 안할수도 있지 않나요? 오빠니까 항상 동생이 양보해야 하나요?

건우: 축구하기싫다고 했을때 화낸건 내가 사과했잖아, 너는 왜 지나간 문제를 가지고 얘길하냐!

 

안그래도 제발저려하던 문제를 연우가 건드렸던지 건우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 건우야, 저건 예를 들면 그렇다는거지. 저와 유사한 행동을 너랑 엄마아빠 모두 연우에게 했을지도 몰라. 그래서 연우가 요즘 더 마음이 답답했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연우야, 오빠가 소리지른건 하필이면 네가 예로든게 오빠가 미안하다고 사과한내용이라 기분이 좀 나빠서인가보다.

연우: 그건 저도 미안한데요, 지금은 다른 예가 생각이 안났어요.

건우아빠: 연우가 더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더 해도 돼.

연우: 엄마가 저보고 책을 세권이상 쌓아두고 보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엄마는 오늘 다섯권을 빼놓고 보시더라구요. 저도 다섯권까지 봐도 잔소리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건우아빠: 이건 엄마의 답변이 필요하겠구만...

나: 오늘 엄마가 본건 만화책이라 하루에 다섯권을 충분히 읽을수 있겠다 싶었는데, 평소에 너는 두꺼운 소설책까지 대여섯권 심하면 열권씩 챙겨서 옮겨다니니 정신도 없고 책이 여기저기 널려 있잖아. 그문제는 쉽게 동의 해줄수 없으니 네가 억울한 생각이 들면 앞으론 엄마도 종류를 불문하고 세권이상 들고 다니지 않을께. 그리고 잔소리와 주의사항의 구분도 있어야 할것 같은 생각이 드네.

건우아빠: 짜증내면서 두번이상 되풀이말하면 잔소리, 한번만 평소대로 얘기하면 주의사항이라고 해두자. 그리고 앞으로 잔소리라고 생각되면 건우와 연우에게 잔소리 그만해주세요라고 말할수 있는 잔소리 항변권을 줄께. 이건 엄마아빤 많이 건우는 조금 불리한 내용이지. 하지만 행복한 가정에선 약자를 배려하며 사는거니까 엄마아빠가 먼저 시범적으로 많이 불리한걸 감수할께...

나: 그리고 건우도와주는건, 팔의 기브스 풀때까지는 아침책가방싸는건 시간이 되면 내가 도와주지.

건우: 아빠는 문제집 푸는걸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건우아빠: 문제집을 내가 풀라구?

건우: 아니요, 제가 머리속으로 계산해 답을 부르면 아빠가 옮겨 적어주세요. 그냥 체크만 하는건 제가 하구요.

건우아빠: 그건  장담은 못하고 시간이 날때만 한해서 도와주도록 노력할께.

연우: 치약은 내가 짜줄수 있는데...

건우아빠: 그럼 오늘 나온 얘기들을 잘 기억해두고 또 회의하고 싶은 내용이 생기면 누구나 가족회의를 요청하기다. 그럼 오늘 회의를 마칠께...

 

박수까지치고 회의를 마치니 제법 시간이 늦었다. 연우는 자신의 발언이 인정받았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얼굴이 한결 밝아져 있었다.

이렇게라도 연우가 자신감을 가지고 행복하다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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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10-2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 치약은 내가 짜줄수 있는데...

아아, 사랑스러운 연우.
건우와 연우님 가족 파이팅!!!
정말 멋집니다그려.


씩씩하니 2006-10-23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님...이런말씀 드려도 되는지...건우아빠가,넘 멋지셔서,,,부럽구,...
제가 앞으로 팬된다구 말씀 좀 드려주세요~~ 네?
건우와 연우,,글구 님이라,,,남푠분,,이렇게 네분이 둘러앉은 회의장(!!),,,,,
그 행복 읽구 가요~

Mephistopheles 2006-10-2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주주의는 대단한게 아니라니까요..^^
작은 가정에서도 조금씩 풀어나가면 되는 일인걸 가지고..
페이퍼의 가족을 몽땅 국회로 옮기고 싶은 충동이....^^

건우와 연우 2006-10-2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가족회의는 일종의 연우위로회의처럼 되어버렸어요.^^ 평소에 떼가 전혀없었던 아이라 스트레스풀 방법을 못찾았는데 회의를 통해 조금 해소되기도 하나봐요. 자기가 오빠를 도와줄수도 있고 불만을 말할수도 있어서...^^
씩씩하니님/ 칼로흥한자 칼로 망하고 회의 많은조직 회의로 망한다고 개기며 제가 협조를 잘 안하는데 가끔은 효과도 있더라구요...^^
메피님/ 국회로 가면 제가 젤루 욕먹어서 안돼요^^ 제가 제일 많이 개기거든요.^^
속삭이신님/ 연우는 평소에 다른 사람을 관찰했다가 저렇게 한번 써 먹으며 쾌감을 느끼나봐요. 엄마를 난감하게 하면서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내이름은김삼순 2006-10-23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편의 짧막한 드라마를 보는 듯 해요,ㅋㅋ
연우~~저리 당차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 좋은걸요!
가족회의 무사히 마치셨으니 이젠 화목하고 즐거운 가정이 되시길,,
글구 님이 만화책 보신다는 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조금 의외(?)여요^^;;

물만두 2006-10-23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뻐요^^

건우와 연우 2006-10-2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순님/ 어머나, 저 만화 좋아해요.^^ 근데 만화도 예전처럼 하루에 여러권을 한꺼번에 읽는건 이제 안되더라구요.^^ 지금 읽고 있는건 서재의 모모님이 빌려주신건데 내용이 참 좋아요. 만화에 나오는 여자아이가 외모만 빼고 하는 행동이 연우랑 많이 닮았구나 싶어서요...(이거, 쓰고 보니 자뻑이네요. 여자애가 무지 귀엽고 당차거든요)

건우와 연우 2006-10-2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ㅎㅎㅎ 제가요?^^

또또유스또 2006-10-23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연우의 우물이 깊어졌다해서 울 유스또도 그러하여 위로 받을까 하고 와 봤는데... 헉!!! 염장이십니다....
단란하다 못해 이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계시는군요 흑흑흑..
요즘 유스또의 질문에 시달려 거의 실신 직전입니다...
제가 조금 뭐라하면 울기도 많이 울고..
님 많은 가르침 부탁드려요... 어흑

춤추는인생. 2006-10-23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지하게 할말이 많아요.
연우야 깊어가는 가을. 언니와 이야기 하지 않을래?^^

해리포터7 2006-10-2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가족은 정말로 대단하셔요..어쩜 저렇게 멋지게 문제를 해결해버릴수가..본받아야겠어요..아이들이 반듯하게 말하는게 다 이유가 있었군요..연우가 이젠 자신감을 되찾았기를 바래요^^

건우와 연우 2006-10-2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또님/ 이상적이라기보단 연우의 우울을 달래주는 여러 방법중의 하나지요.^^ 연우는 회의하고 토론하는걸 좋아해요. 아마도 그과정속에서 주목받는걸 즐기고 있을지두요...^^
그나저나 유스또가 우울한가요. 음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니 뭐라하긴 어렵지만 요즘 유치원애들도 사춘기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좀전에 연우선생님 전화를 받았네요. 잘 달래주세요, 꼬마총각의 우울...
인생님/ 그러게요, 좀 대화를 나눠주실래요? 아마도 연우가 좋아라 하루 종일 떠들어댈지도 몰라요.^^

건우와 연우 2006-10-2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 대단은요, 애들아빠가 회의를 심하게 즐기는것 같아 저는 가끔 개기기도 하는데요, 회의 많은 조직치고 건설적인 조직 드물다 ,이러면서요...^^ 그래도 아이들을 달래는데는 가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합니다..^^

해리포터7 2006-10-2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민주적인 아빠도 계시군요..저희집 남푠은 개그프로를 심하게 즐겨봐서 애들 교육에 하나도 도움이 안된답니다.ㅜ.ㅜ!

건우와 연우 2006-10-23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터님/ 포터님 옆지기는 귀여우시잖아요.^^ 모형비행기 조립도 잘하시구...그런거 잘하시는분이 두고두고 아이들이랑 친구같지요... 건우아빤 회의가 습관이랍니다..ㅜ.ㅜ

조선인 2006-10-23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워우워우워우. 해람이가 몇 살 되면 우리도 가족회의를 할 수 있을까요? @,@

비자림 2006-10-23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옷 대단하시옵니다. 민주가정 모범가정 건우와연우네 놀랍네요!!!!!!

꽃임이네 2006-10-24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저희 집과 정 반대 이네요 .
가족회의 .. 부럽당 ..음 늘 바쁜 아빠의 자리가 없어 늘 안타깝다는 ..
연우의 우울이 좀 풀렸는지요 ..꽃돌이는 사춘기라 말이 없고잘삐져요.님

카페인중독 2006-10-2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안 풍경이 너무 좋아요...아이들이 이쁘게 크겠네요...^^

건우와 연우 2006-10-2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복직 첫 출근은 어떠셨나요? 아이들하고 많이 힘드셨을텐데, 병나지 않게 무리하지 마세요.
해람이랑 마로도 금새 자라 같이 회의도하고 토론도 하겠지요.^^ 지나니 금방이네요. 아이들데리고 뛰던게...^^
비자림님/ 민주가정은요, 쑥스럽게... 애들아빠랑 연우가 회의를 유난히 즐기는(?) 탓이지요.^^
꽃임이네님/ 몸은 좀 어떠세요?
자주말고 가끔 한번씩 해보세요, 가족회의. 의외로 좋은점이 있더라구요.
꽃임이나 꽃돌이정도면 충분히 가능할텐데, 아이들을 표안나게 달래고 어르는데도 좋더라구요^^
카페인중독님/ 회의는 아이들이 좋아하기도 하지만(아무래도 아이들에게 유리한게 많으니까요.^^) 가족구성원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수단이 되기도 하더군요..^^

LAYLA 2006-10-26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대단하세요..추천하고 갑니다 ^^
 

지난 토요일엔 한의원에 다녀왔다.

건우아빠가 전에 다녔던 한의원인데, 그때 다녀본 경험으로 실력도 뛰어나고 약보다는 침을 권해 비용도 별로 안든다는 엄청난 장점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몰려오는걸 탐탁치 않아하며 결정적으로 집에서 두시간이나 지하철을 타야한다는 것이 단점인 곳이다.

어쨌든 몸이 힘드니 예약을 받아달라고 들이대다시피해 다니게 된 곳이라 군말없이 세개노선의 지하철을 갈아타고 보라매역으로 갔다.

땅속으로 다니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터라 이렇게 장시간 지하철을 타는건 태어나서 손가락안으로 꼽을 만한 일이었다.

 

긴시간 지하철을 타고 가자니 앞자리에 앉은 사람을 멀뚱거리며 관찰하기도 맥없는 노릇이어서, 일전에 작게작게님의 리뷰를 보고 홀랑 구입을 한 정운영선생의 칼럼집<심장은 왼쪽에 있음을 기억하라>을 읽었다.

작게작게님이 이 글을 본다면 정운영선생의 책을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읽다니하며 눈을 부릅뜰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해해주시라. 최근의 나는 그나마 지하철에서의 한때가 가장 길게 여력이 나는 시간이니...

그리하여 왕복 네시간여를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때론 서서 내리는 지점을 놓칠까 눈을 흘깃거리며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리 책을 읽어 내려가니 선생의 어조나 느낌은 선명한데 읽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구체적인 사람의 이름이나 지명은 벌써 가물가물 하였다.

그리고 이미 전에 두번 미리 진맥을 받고 침도 맞은터라 한약을 한재 받으며 몇몇음식은 먹지 말라 당부하는 한의사선생의 설명도 들은바 있건만 그날저녁은 그음식들이 더 당겨 한약먹기전 기념이라며 안주로 만들어 건우아빠와 술을 마셨다.

 

한잔만 마시자며, 아이들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이며 건우아빠 공부얘기들을 나누다가, 내가 읽고있던 책에 화제가 돌아갔다.

건우아빠는 나이들어 같은 방면의 공부를 하는 이로써 정운영선생에 대해 느끼는 감회가 좀더 절실한 모양이었다.

나: 선생이 말년에 회한이 많았던 모양이야...

건우아빠: 그렇겠지...

나: 다른부분보다 장하준선생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어째 본인의 입장이랑 좀 비슷하게 여겨졌었던지 좀 비감하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안타까움이 유독 심한것 같더라..

건우아빠: 왜 안그렇겠어. 진작에 우리대학에 자리를 잡았어야하는데, 재주가 뛰어나고 너무 예리해 나쁜놈들이 감당하기 어려우니 저사람만은 안된다고 했다더구만... 세상에 나쁜놈들이 계속 기득권을 잡고, 좋은 사람들이 자꾸 밀려나면서 저렇게 퇴장을 당하는걸 보면, 이나라는 본질적으로 살만한 나라가 아닌것 같아...

나: 뭐 그렇다고 본질씩이나...

건우아빠: 지리적인 요인일까, 우리 나라는 역사적으로 기회주의자들의 발호가 끊겼던 시대가 없는 것 같아.

나: 글쎄, 그렇다고는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거 아닌가. 그리고 그 조금씩을 보고 우리는 살아가야하는거고... 난 가끔 운동을 하는(했던) 이들의 조급증이 걱정스러워. 당신을 포함해서...역사의 변화가 단시간에 이루어 지겠어?

건우아빠: 내말은 신자유주의라는 대세에서 마르크스경제학으로 바뀐다고 해도 말이야, 이런식이라면 지금의 기회주의자들이 다시 마르크스의 얼굴을 하고 또다시 기득권층이 되리라는거지. 기존에 그방면으로 열심히 하고 있던 모든 선량하고 성실한 이들을 다 밟아버리고 또다시...

나: 너무 비관적이네...

건우아빠: 우리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이땅에는 아무리 인재가 태어나도버림받기만 하는 것 같아.... 확 이민이나 갈까...

 

술탓이었을까, 건우아빠의 비관은...

한잔만 간단히로 시작된 술자리가 1.8리터 소주병에 든 복분자주를 반넘게 비운채 계속되었다.

술탓이기를, 그리고 안타까운 한 경제학자의 죽음에 뒤늦게 따라붙는 허무이기를 바라며 복분자주는 숙취가 없다던 동료의 말이 사실이기만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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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06-10-1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정운영 선생이 돌아가시던 9월 24일 토요일 오후.
그 스산했던 마음을 전 잊을수가 없어요.. 어찌 그렇게 좋은분들은 빨리 가시는걸까요.

Mephistopheles 2006-10-17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아빠님의 말씀이 술을 섭취한 후에 나온 이야기라고 하지만..80%진실성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경제쪽으로도 이미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의 뒤를
차분히 밟아 나가고 있다고 비관적으로 판단되어지고 있다고 하던걸요..

물만두 2006-10-1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민가면 그 나라는 안그럴까요? 사람 사는 세상은 모두 같습니다.

또또유스또 2006-10-1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탓입니다... 그냥 술탓이려니.. 하고 싶네요...
하루에도 맘속으로 몇백번 이민 갈 짐을 쌌다 풀렀다 하는 저랍니다...
나의 아이가 살 이 나라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면 우리는 살 힘을 잃지 않을까 싶네여
우리 힘내요 님..

2006-10-17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6-10-17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어계신님/ 그래야지요...그 믿음으로 아직은 꿋꿋하게 버티는 이들이 역사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답니다..
유스또님/ 술탓이어요. 그럼, 술탓이어야하지요....
나침반님/ 셤은 어쩌고...잘 보셨나요?
그렇게 같이 술을 마셨으니, 술탓이었다고 우긴다지요...
물만두님/ 저도 그리 말은 해주었습니다. 어느 나란들 속사정을 들춰보면 좋기만 하겠느냐고... 설마, 이민이야 가잘까요? 홧김에 한말이지요. 게다가 전 외국이 무서워요. 한국말밖에 몰라요...ㅜ.ㅜ
메피님/ 그래도 그리 걱정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이 사회가 견인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소심하게 술자리에서나 씹지만, 그래도 훌렁 보따리 싸지 못하고 울분을 토하는 이들이 있어서...
우리 언제 다같이 모여 거하게 술한잔하며 씹어볼까요. 한국사회의 구린 구석구석을...^^
인생님/ 참 좋은 분이었지요.... 가시는 길이 자부심이 한가득이었어도 서운했을텐데, 회한이 있는것 같아 더 안타까웠어요...

내이름은김삼순 2006-10-17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슨 말인가를 하려다가 다시 목구멍으로 삼켜버리고 마는 삼순이네요,,저희들이 살고 있는 우리 나라,,이 땅,,사실 문제도 많고 탈도 많고 어쩜 살기 힘든 곳일수도 있으나 어차피 우리가 태어나 죽을때까지 살아야 할 곳이라면 그래도 조금은 희망차게 그럴수록 더 밝고 꿋꿋하게 사는 건 어떨지요, 이민가는 사람들이 많을수록,,더더욱 쓸쓸해지는 대한민국이 되겠죠, 그리고 만약 님이 떠나시면 이 곳 알라딘도 그럴거라구요,, 가지 마셔요,,꼬옥,,!

2006-10-17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6-10-17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부간에 좋은 시간 가지셨네요. 복분자주 저도 좋아해요. 이렇게 이야기 주고받는 게 그저 좋아보이네요. 정운영님의 그책도 담고갑니다..

푸하 2006-10-1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 님, '건우아빠는 나이들어 같은 방면의 공부를 하는 이로써 ' 이렇게 말씀하셨는 데, 남편분(건우아버 님이라고 지칭해야 하나요? 제가 좀 호칭에 약하군요.^^:)이 오로지(전업으로) 공부만 하시는 분이에요? 아니면 직장생활하시면서 하시는 거에요? 궁금한이유는 부모님에게서 독립해야 할 이유들이 막 생기는 시점에서 '공부하고'싶다. 의 욕구가 막 생겨서요. 얼마전에 시험보고, 도서관은 다니는 데, 평소 제가 보고 싶던 책을 '공부하고'있거든요. 수험서 보는 거와는 좀 다르게, 저를 성장시키고,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공부를...

시험이 내년에나 있어사 가볍게 눈요기라도 하려다가, 미국의 대북한 외교에 관한 미국인이 쓴 책의 번역서를 읽고 있는 데, 한문장 한 문장,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면서 읽으려니 이거 무지무지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대학 사년 동안 전공서적들을 흘겨서 본 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그때는 정녕 완전히 공부만 할 수 있는 시간인데... 1~2년 오로지 도서관에 파묻혀 책을 보고 싶다. 이런 헛된 망상을 하곤 해요.  전 직장을 갖어도 공부를 하고 싶거든요.   남편분이 공부하신다는 얘기가 눈에 확~하고 띄네요....^^;

 


건우와 연우 2006-10-18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삼순님/ 오늘은 기분이 좀 어떠세요? 날이 썩 맑지는 않아도 마음 트이는 곳으로 나들이라도 가셨으면...^^
숨어계신 님/ 제가 가긴 어딜 갑니까? 결정적으로 저는 우리나라말밖에 할줄 몰라서 외국은 무서워요...^^ 숨어서 속삭이는것까지 그리 귀엽다니요..^^
배혜경님/ 다른이들은 부부간에 과도하게 진지하다고 하던걸요...^^ 둘이 마시는 술자리가 잦아 그게 또 고민거리라지요.^^ 정운영님의 책은 참 좋았어요. 그런데 작게작게님의 리뷰도 참 좋더라구요...^^

건우와 연우 2006-10-1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님/ 건우아빤 시간강사 좀 뛰고 대부분의 시간은 공부하지요. 학교에서 비케이21인가 하는 지원도 좀 받고요. 박사과정은 끝내고 논문 준비중이예요. 워낙에 다니던 대학에서 전공을 바꿔 다시 하는 공부기도 하고 외도의 시간도 좀 있어서 나이만큼 공부진도가 많이 나가지는 못했네요. 그리고 어쨌든 제가 워낙에 노련한 직딩이라는게 중요하지요...^^
푸하님은 아직 나이가 여유가 좀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제 지레짐작인가요? 공부도 젊을때 시작해야 기회비용이 적게 든다고 해야할까요? 어쨌든 저는 좋은 생각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그리고 젊을때라면 조교같은거 하면서도 할수 있지 않나요?..^^

2006-10-18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씩씩하니 2006-10-18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로 저도 그런 생각 들어요,,이민이나갈까...하는..
근대.저는 건우아빠의 비관적 마음을 토닥거려드릴 생각은 않구,,
그냥,,님이랑 건우아빠의 진지한 대화가 넘 부러워서,,,,아,,아,,,고개만 끄덕거렸지 뭐에요....

2006-10-20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수의 전기를 읽던 연우,

연우: 엄마, 이스라엘은 가난한 나라인가요?

나: 아니, 잘사는 나라야..

연우: 그럼 예수님이 태어나실 무렵의 이스라엘은요?

나: 그때는 요즘처럼 잘살진 못했던걸로 아는데...

연우: 책속에 나온 그림과 사진들을 보니 이스라엘은 사막과 모래가 많은 나라인가봐요.

나: 그렇지. 중동지역의 대부분이 사막이거든...

연우: 우리나라는 사막이 없잖아요?

나: 그래, 우리나라는 사막이 없지..

연우: 저는요, 우리나라에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예요.

나: 왜?

연우: 저는 더운거하구요 모래바람이 정말 싫거든요.

 

살다보면 멀쩡한 땅덩어리에 살아도 마음이 사막이어서 죽는날까지 모래바람을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연우는 언제쯤 눈치챌까?

연우야, 네가 사는 세상이 젖과 꿀이 흐르지는 않아도 고요하고 평화로왔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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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6-10-12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바램처럼..꼭 그렇게 되길 이 밤에 저도 소망합니다..

Mephistopheles 2006-10-12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젖과 꿀이 흐르면...그 단내로 인해 파리가 엄청 꼬이지는 않을까 하는 혼자생각을 골똘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말씀처럼 그런것이 흐르지 않아도 평화로운 세상을
우리 아이들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2006-10-12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씩씩하니 2006-10-12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우가,,,그런걸 모르게..그렇게 자랐음 좋겠어요...
그저 마음 속에 늘 따뜻함을 간직한,,그런 아이로요...
연우 화이팅~~~

카페인중독 2006-10-12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평보다 좋은점부터 찾는 아이, 연우...항상 행복해하며 살아갈꺼 같아요.
연우 화이링~!!! ^^

해리포터7 2006-10-12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연우..저도 우리나라에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요즘처럼 뒤숭숭한 시절만 없으면요.ㅎㅎㅎ

건우와 연우 2006-10-12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나이드니 조용하고 평화로운일상이갈수록 눈물겹게 소중하네요...^^
속삭이신님/ 마음이 모래밭이라면 끝없이 황량하지요. 가끔씩 우리도 그리 모래밭같을때가 있지 않나 싶어요.
바람구두님/ 사막의 고독한 아름다움을 철들면 알수도 있을까요...
메피님/ 그러게요, 누군가 석유를 저주받은 뭐라고 했던거 같은데... 젖과 꿀이 흐르니 전쟁도 꼬이지 않을까요...
또다른 속삭이신님/ 연우가 좋아하는 책중의 하나가 박테리아 할머니 물고기할아버지인가요, 그책이거든요. 아무래도 거기서 읽은 내용을 원용했나봐요. 많이 알기보단 읽은건 120%활용합니다. 아무래도 잔머리가 보통은 넘는듯...^^
씩씩하니님/ 그러게요. 아이들이 그렇게 마음이 평화로울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건강은 좀 좋아지셨나요?
카페인중독님/ 중독님도 화이팅!!! 요즘은 어른도 화이팅이 필요한거 같아요..^^
해리포터님/ ㅎㅎ 저는 외국어가 젬병이고 할수 있는 말은 우리나라말밖에 없어 한국에 태어나길 다행이다 그랬었다지요...^^

비자림 2006-10-12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화로운 세상을 기원하며...
추천 누르고 가옵니다^^

2006-10-13 01: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우와 연우 2006-10-13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감사하옵니다~
새벽에 속삭여주신님/ 이제 몸은 괜찮으신거지요? 하고 계신일 차근차근 준비 잘 하시리라 믿으며, 아프지 마세요...
좀전에 속삭여주신님/ 과찬의 말씀을... 근데 내용이 부실한것같아서 조금 민망합니다...

로드무비 2006-10-1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꼬마 철학자 연우!^^*

꽃임이네 2006-10-2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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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잡았다 .

님 바쁘신가요 ,아님 아프신지 궁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