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런~ 나, 최규석을 동생 삼을래!
세상보기, 다른 안목을 주문하는 단편만화집
최규석의 반지하 자취방 친구들이 좋다
최규석 작가 초청 강연 스케치
6월 6일 21주년 결혼기념일에 남편 팽개쳐(^^)놓고 친정엄마 생신쇠러 갔다가 최규석 작가를 만나고 왔으니 순오기는 땡 잡았다.^^ '대한민국 원주민'을 보고 필이 꽂혀 자칭 큰누나라며 내맘대로 동생 삼았는데, 최규석 작가 사는 곳 가까이 친정이라 했더니 올라오면 연락하라는 접대성(?)멘트를 홈피에 남겼었다. 그걸 기억한 우리딸이 이번에 만나냐고 묻기에 모과넷에 상경한다는 글을 남겼더니 6일 밤 8시 42분 '최규석입니다~~ '라는 문자가 날라왔다. 9시15분 뒤늦게 발견하고 전화통화로 다음날 1시에 만나기로 했다.
하하하~~ 부럽죠? 작년 내 생일에 '대한민국 원주민'을 보내준 웬디양 덕분에 최규석을 알게 됐고 만나게 되었으니 고마움과 자랑을 겸하여 웬디양과 마노아님께 문자를 날렸다. 내일 최규석 만난다고~ '어머, 부러워요~ 멋져요!!'라는 답을 받고 생각하니, 안부인사도 없이 심야에 자랑만 쳤더라는~~ㅋㅋ
드디어 날이 밝았다. 광명 오빠집에서 큰딸이랑 간만에 동침한 기분도 좋았지만 최규석을 만난다는 게 더 설레었다. 아니 누나라면서~~ 이렇게 설레여도 되는 거야?ㅋㅋㅋ 약속시간 한 시간 전에 집을 나서 택시로 철산역까지, 지하철 7호선을 타고 온수역에서 환승하여 중동역에 내렸다. 택시를 타고 약속장소인 0000플러스에 도착한 시간이 3분 전, 둘러봐도 그가 안보인다. 아마도 우리를 만나는 게 오늘 첫 일정일거라 짐작은 했지만 아직도 취침 중인듯... 전화를 걸었더니 한참만에 받는다. 하하~ 자다가 받았죠? 라고 물었더니 쑥스러운 듯 '예' 한다.^^
잠시 옆에 있는 서점에 가 있겠다고 했더니 15분만에 나오시라고 전화가 왔다. 예상보다 빨리 나와 놀랐더니 바로 그 건물에 산다고... 습지생태보고서의 반지하방이 아닌 하늘을 찌를 듯한 주상복합오피스텔에 세들었더라.^^ 최근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는데, 전날밤 친구가 와서 맥주마시고 늦게 잤단다. 나도 30년째 심야족이라 휴일엔 늦잠을 잔다. 우리애들도 일어날때까지 깨우지 않는 엄마라 충분히 이해한다.^0^
우리는 오빠집에서 아침을 먹고 나왔지만, 그는 소박한 밥상 추어탕으로 아침겸 점심을 함께 먹었다. 식탁을 말끔히 정리하고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책, 100도씨에 본인 얼굴을 그려 주는 모습을 초상권 침해되지 않게 찍겠다니까 빙긋 웃는다~~ 잘 생긴 얼굴을 살짝 들어줘도 좋은데 말이지!ㅋㅋ여러분, 잘생긴 얼굴 보이나요? ^^ 영화감독한테 영화찍자는 러브콜이 없냐고 했더니 말은 많이 하는데 실제론 인사동 에로영화 만드는 곳에서 신창원 역으로 개스팅한다고 연락이 왔었다며 웃었다. 신창원이라니...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ㅋㅋㅋ
키도 크고 얼굴도 길지만, 손가락도 길쭉길쭉~~~ 바로 저 손으로 우리를 즐겁게 한 만화를 그린다니 덥석 잡아보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가 두 시간의 데이트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악수했다. 에구~ 살이라곤 없는 손이지만 이 손이 바로 보배구나 싶었다. 대한민국 원주민 뒤편에 실린 씨네21 김혜리씨와 가졌던 인터뷰 사진보다 얼굴이 더 말라보여 큰누나 순오기 맴이 아프더라는.ㅜㅜ 이래서 총각들은 장가를 가야돼! ^^
하하~ 글씨는 잘 못쓴다고 쑥쓰러워하던데, 만화가는 만화를 잘 그리면 되는 거지, 안 그래요? ^^
알라딘엔 '최규석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도 만들만큼 열혈팬이 많던데, 만나보신 분은 알겠지만 딱 저 그림처럼 생겼다. 머리엔 항상(?) 모자를 쓰고 살이 없어 윤곽이 더 뚜렷하고 각진 얼굴, 바로 저 모습이다. ^^
같이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지만, 합석한 우리 딸이 된장녀라 할까 봐 눈물을 머금었다. 겁날것 없는 대한민국 아줌마 순오기여사도 딸내미는 무섭다.^^ 거의 두 시간을 채운 넉넉한 데이트, 이쯤이면 자칭 큰누나를 제대로 대접해준 것 같아 뿌듯하고 흡족했다. 광주엔 한번도 못 가봤다기에 중학교 독서모임에서 2학기에 작가초청하겠다고 했더니 웃음만 보인다. 올해 독서회 예산도 빵빵하니 일정만 맞으면 자칭 큰누나의 초청에 응해주면 좋겠다. ^^
100도씨는 6월 민주항쟁계승사업회로부터 의뢰받아, 6월 민주항쟁계승사업회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네티즌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전국 중.고등학교에 CD로 배포되어 학습교재로 사용한다니 우리 중학생들에게 딱 좋을 것 같다. 우리 중학교에선 2학년 국사에서 고대사를 배우고 3학년이 현대사를 배우는데, 선생님에 따라 5.18부터 6.10항쟁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훑어줄 수 있으리라. 사회과 부장선생님과 통화했더니 우리 학교에는 100도씨 CD가 안왔다고 교육청에 확인해 보신단다.
'대한민국 원주민'은 2008 겨울 책따세 추천도서, 2008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을 받았으니 학생들도 웬만큼은 알 것 같다. 중학교 학부모독서회도 5월 토론도서로 읽었기에 인지도에서 뒤지지 않을 것 같다. 음~ 학생들에게 설문지도 돌리고 호감도및 호응도를 조사해 기안을 올리면 학교에서도 마다하지 않을 듯... 어머니독서회 담당부장이 마침 사회과 선생님이라 말씀드렸더니 '와아~그럴수만 있으면 좋지요' 하신다.
그해 6월, 그 뜨거웠던 민주항쟁을 담은 100도씨는 인터넷에 올려졌던 본문 외에, '그래서 어쩌자고?'라는 제목의 본격 민주주의 학습만화가 부록으로 추가되었다. 최규석 팬들에게 익숙한 33세의 최씨와 녹용이, 17세 촛불소녀 촛농이가 나오고 놀랍게도 브이 포 벤데타의 그분께서 등장하신다. ^^
이 어머니~ 대한민국 원주민에서 만났던 바로 그 어머니랑 닮아서 반갑다!^^
다음 작품으로 보리에서 외뢰받아 어린이에게 직업을 알려주는 동화를 한편 만든다고 한다. 보리에서 나오는 책들 다 좋은데 최규석이 그리는 동화 기대된다! 자칭 큰누나니까 최규석의 책을 홍보하는 건 당근이다.^^ 그가 그린 만화와 삽화가 수록된 책을 몽땅 담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