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조선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8
김소연 지음 / 비룡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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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구한말, 풍전등화에 놓여있던 조선을 타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책 <<굿바이 조선>>이 역사의식을 보여 주는 동화, 청소년 소설을 발표해 온 김소연 작가에 의해 쓰여졌다. 그동안 역사소설이 그 시대 백성들의 눈으로 기록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것 달리, 이 작품은 코레야를 탐사하는 러시아인이라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저자는 외국인 기자가 쓴 풍물지인 《KOREA》를 한국어로 번역한 인문서『스웨덴 기자 아손, 100년 전 한국을 걷다』를  읽으면서 '나' 자신을 '내 자리에서'가 아닌 '상대방의 자리'에서 들여다보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며, '나'라는 실물의 객관적인 이미지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이방인들의 기록이 주는 짜릿한 즐거움이 아닌 씁쓸함이 주는 숱한 고민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었다. 그리하여 저자는 겨우 백 년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20세기 초 횡행하던 제국주의 이데올로기와 서구우월주의에 범벅이 된 잣대를 무의식중에 학습해 백 년 전 이 땅에 살던 선조들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우리들에게 역사를 주체적이고 다각도로 바라보기를 권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리고 우연치 않게 뛰어든 방문객의 눈을 통해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오리엔탈리즘의 어그러진 안경을 벗어 보고자 한다. (본문 265p) 

 

알렉사이는 코레야 탐사대에 합류한다. 코레아 탐사대는 지리학회 소속 탐사대라는 번드르한 허울 밑에 코레야 북부 지역을 샅샅이 조사, 기록하여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천연 자원의 규모와 경제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즉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이권이 그들의 진정한 관심거리다. 알렉사이는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탐사대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최소 일 년 이상의 준비와 교섭을 통해 얻어 내는 명예로운 자리인 분대장을 출발 사흘 전에 갑자기 나타난 귀족 장교라는 점과 황제가 신임하는 장군의 조카라는 신분 때문에 다른 분대장으로부터 시기와 경멸을 받는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종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닿았을 때 코프스 대령은 항구 선술집에 가 코레야 방문 경험이 있는 여행객에게 며칠 후면 맞닥트리게 될 인종에 대해 알아두라고 한다. 그렇게 선술집에 가게 된 알렉사이는 코레야인들이 마치 커다란 덩치로 물 위에 가만히 떠 있는 백조 같다는 말을 듣게 되고, 코레야인들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된다.

 

하얀 백조란 흰 옷을 즐겨 입으며 겁이 많고 노래를 즐기는 코레야인을 부르는 별명이다. 그러나 이 단어는 단순히 그들의 겉모습만을 일컫는 용어가 아니다. 오히려 코레야인들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그들의 대처 방식에 대한 풍자라 할 수 있다. 풍전등화 처지에 놓인 국운, 그러나 그러한 것은 전혀 감지하지 못한 채 게으르고 안이하게 세월을 보내는 백성들,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국제 정세는커녕 나라 안의 정치적 변화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그저 땅에 엎드려 농사만 짓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코레야 백성들은 말 그대로 겨울 호수에 떠 있는 하얀 백조다. 아름답지만 무기력하고 조용하지만 슬퍼 보이는 철새의 운명이 곧 코레야의 운명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본문 25p)

 

알렉사이는 비빅 키센스키 중사와 통역을 위해 러시아로 귀화한 조선인 니콜라이 김과 함께 가련한 백조들의 나라에 도착하게 되지만, 알렉사이를 따돌린 다른 분대장들의 물밑 작업으로 병든 말만 차지하게 된다. 할 수 없이 가까운 마을인 가마실에서 직접 말을 구해보기로 하지만 몰이꾼은 커녕 말 빌리기도 만만치 않았다. 다행이 말 빌리는 값을 두 배로 올리자 노름쟁이 조서방이 선뜻 나섰다. 하지만 조서방이 선금을 모두 도박으로 날리고 부상을 당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열여섯 살인 아들 근석이 동행하게 된다. 알렉사이에게 코레아는 오고 싶어 온 곳이 아니었기에 기대도 동경도 없었으며, 그저 지금까지 살던 세상을 잊기 위해 잠시 숨어든 도피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작은 나라는 허락 없이 들어온 불청객을 내쫓으려고 안달이 난 땅 같았고, 들르는 마을마다 괴물 아니면 구경거리 취급에, 길은 아무 데나 끊기기 일쑤고 입에 맞는 음식은 단 한가지도 발견하지 못한 진절머리 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 그가 근석을 통해서, 의병대와 일본군의 싸움을 통해, 직접 만나본 코레야인들을 통해 코레야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된다.

 

"저는 코레야인을 가련한 민족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가마실을 보면 '하얀 백조'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백조는커녕 시베리아 벌판을 헤매는 설표처럼 작지만 강인하다고나 할까요. 그 작은 체구 어디에서 그런 용기와 배짱이 나오는지 볼 때마다 신기했습니다." (본문 215p)

 

"근석을 보며 세상에는 모두가 도망치려는 곳에서 머물 자리를 찾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근석의 말이 옳아요. 이 땅엔 절망의 운명이 닥쳐와도 도망치지 않고 담대하게 맞서는 코레야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보며 지난날 제가 가졌던 편견이 얼마나 그릇된 것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본문 254p)

 

숨겨진 알렉사이의 진실이 드러나고, 니콜라이 김이 러시아로 귀화한 이유가 드러나는데, 이들 모두는 자신이 처한 운명에서 도망 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과거의 조선과는 작별하고 새로운 조선을 찾으러 떠나겠다는 근석을 보며 새로운 여행을 하고자 한다. 알렉사이와 니콜라이 김은 탐사 임무를 통해 도망치고 싶었던 조선, 게으르고 무기력하며 안이하게 세월을 보내는 조선이 아닌 절망의 운명이 닥쳐와도 도망치지 않고 담대하게 맞서는 조선을 보게 된 것이다.

 

 

 

이렇듯 <<굿바이 조선>>은 1905년 구한말 격동기에 러시아인의 시점에서 우리 역사를 풀어낸 역사소설이다. 조선의 백성으로서 나라를 침범한 적과 싸우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일본의 앞잡이가 된 양반들, 조선을 침범한 왜인들을 아라사 군대가 몰아주기를 바라는 수치심도 없는 귀족들도 있었던 비록 자랑스럽기만 했던 조선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 과거의 이러한 모습을 배우고 반성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것만 가르쳐 준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운명에서 도망치듯 떠나온 여행자들이 운명에 맞서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가마실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살다가 조선의 현실을 보게 되면서 조선이 임금의 나라가 아닌 모든 조선인의 나라임을 깨닫고 새롭게 펼쳐지는 새 조선을 만나기 위해 세상을 향해 뛰어드는 용기와 도전 그리고 성장도 함께 보여주었다. 이렇게 열여섯 살의 어린 근석은 탐사대 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나에게 닥친 운명과 맞설 용기가 필요하다면, 진짜 조선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나는 지금껏 조선이 임금님 한 분의 나라인 줄만 알고 살았어요. 그래서 한 번도 산과 들이 내가 지켜야 할 내 것이라고 여겨 본 적도 없고요. 그런데 대장님과 여행을 하다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조선은 임금 한 사람만의 나라가 아닌 이 땅에 사는 모든 조선인의 나라라는 걸 말이에요. 조선이 백성의 나라가 아니라면 왜 의병들이 목숨을 버려 가며 적군과 싸우고 동학당들이 탐관오리의 사창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겠어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조선을 배우고 싶어요.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조선과는 작별하고 새롭게 펼쳐지는 새 조선을 만나고 싶어요. 비록 그 나라가 위태롭고 서글플지라도……. 그러기 위해서 서울에 남을 거고 배울 거예요." (본문 250p)

 

(이미지출처: '굿바이 조선'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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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둘째주에 쓴 서평책들 (2015.6.7~2015.6.13)

 


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심술쟁이 애완동물 앵그리
상기타 바드라 글, 마리온 아보나 그림, 이태영 옮김 / 키다리 / 2015년 5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9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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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오늘
법상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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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미안해-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 (아동학대.가정폭력)
고주애 지음, 최혜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5년 5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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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인 오스틴이 블로그를 한다면
멜리사 젠슨 지음, 진희경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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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간이 신입생의 일기 라임 청소년 문학 14
뤽 블랑빌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라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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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청소년문학 시리즈 열네 번째 이야기는 <<얼간이 신입생의 일기>>입니다. 안경을 쓴 모범생 포스의 소년을 담은 표지와 책 제목만으로 왕따,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일거라 지레 짐작을 했습니다. 신입생이 되자마자 얼간이 되어버린 한 슬픈 학생이라고나 할까? 요즘 왕따, 학교 폭력에 따른 사회가 문제가 많은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조금은 식상한 소재라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스토리와 부모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에 깜짝 놀랐습니다. 성적이 우선시되는 교육현실, 아이의 행복보다는 좋은 성적이 먼저인 부모에게 경각심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주인공 닐스는 중학교 입학을 하루 앞두고 앞으로 구제 불능 얼간이 무리의 일원이 될 거라는 선언을 합니다. 사실 닐스는 그동안 정반대의 삶을 살았어요. 성적은 늘 평균 99점. 100점을 받았다간 진짜 밉상으로 찍할 까봐 99점으로 나름대로 타협을 한 점수였지요. 논술 관련 수행 평가를 할 때도 주제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숨도 안 쉬고 다다다 글을 써 내려갔고,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제법 전문적인 지식을 빼곡히 담은 두꺼운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 닐스가 제일 들어가기 힘든데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명문 중학교 입학을 앞둔 이 마당에 왜 누나 엘로이즈와 동급으로 떨어지려고 하는 걸까요?

 

닐스에게는 텔레비전을 볼 권리도 없고, 게임도 단 한 개조차 갖고 있지 않으며, 일요일마다 가족과 함께 강제(!)로 나들이를 빙자한 야외 학습을 가야했습니다. 부모님은 닐스가 친구들보다 월등히 뛰어나기를 지독하게 바랐기에 닐스는 꼼짝없이 포위당한 신세였던 것이지요. 태어나서부터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에 대해서 설명을 들어야했던 닐스는 어렸을 때 뛰어놀다가 넘어져 무릎이 까졌을 때도 울음을 터뜨리는 대신에 '고통'이라는 단어의 동의어 세 개를 읊어야 했으니 닐스의 이런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이제 반항을 하려고 합니다. 사기 행각을 눈치채지 않기 위해 중학교에 적응을 못 하는 아이처럼 굴 작정이었지요. 새로운 학교에서의 일주일은 굉장히 흥미진진했고 얘깃거리도 많았습니다. 닐스는 배치 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전교 20등까지 모아서 별도로 구성된 영재 학급에 다니게 되었고, 입학한 지 일주일동안 실시한 네 번의 쪽지 시험을 망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다리를 절름거리는 모나라는 여자아이를 좋아하게 되었고, 어쩌다 이런 애가 같이 반디 되었는지 모를 진짜 얼간이 바질과 친구가 됩니다. 물론 이 학교에 끝내주게 적응을 잘하고 있어서 눈에 띄는 가증스러운 천재 소년인 앙주라는 녀석도 있지만 말이죠.

 

나쁜 점수를 몇 번 받아 왔더니 집은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처럼 난리가 났고, 누나의 손바닥이 따귀를 갈기는 대신 따뜻하게 몸에 와 닿는 난생처음 겪는 일도 생겼습니다. 닐스, 모나, 바질은 함께 어울렸고, 닐스는 모나가 있어서 음침한 중학교 생활이 환하게 빛나는 것 같아 좋았지요. 물론 모나가 시험 점수를 확인할 때마다 자신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어 자신의 작전을 실토해볼까 생각했지만, 거짓말은 용서가 안된다는 말에 진실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은 닐스는 청소년 심리 상담소에 데리고 갔고, 닐스는 선생님도 감쪽같이 속였습니다. 선생님이 부모님께 공부도 중요하지만 전부가 되어선 안된다며 닐스가 놀면서 긴장도 풀어야 한다는 해결책을 내주면서 닐스는 자유를 얻습니다.

 

모나는 닐스를 진심으로 측은해하여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닐스에게 수학을 가르쳤고, 작가가 되기 위해 만들어낸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닐스는 모나에게 사랑에 빠져 버렸고, 누나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하게 되지요. 닐스는 앙주가 시험을 볼 때마다 정말 오래된 인형에 의지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장난을 치게 되면서 적을 만들게 됩니다. 문제는 매년 열리는 전교생 대상의 수학 경시 대회가 머지 않았다는 파스드라파스 선생님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앙주가 모나에게 밈살스러운 미소를 날린 것이 화근이 되었지요. 닐스는 바질에게 모나의 소설 이야기를 떠벌리게 된 탓에 화를 냈고, 자신을 원망하는 모나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수학 시험지에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었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닐스는 바질을 이용해 답안지를 바꿔치기하는 계략을 꾸미다가 실수를 저지르게 되었고, 설상가상 누나의 남자 친구를 암시하는 말을 부모님 앞에서 하게 된 사건으로 누나로부터 일기장을 도둑맞지요. 그 일기장은 모나가 아닌 앙주에게 들어가게 됩니다. 자신의 거짓말이 모나에게 탄로 날까 두려운 닐스는 앙주의 제안을 받아들이려 합니다. 하지만 닐스의 고난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지요.

 

"얘야, 인생을 그냥 흘려보내선 안 돼. 넌 수학이나 공부 면에서는 어려움을 전혀 모를 거다. 하지만 나머지는 네가 많이 배워야 해. 내 말을 믿으렴. 아무리 신명나게 살아도, 나중에 돌아보면 늘 후회가 남는 게 인생이야. 그러니 당장 네가 해야 할 일을 해!" (본문 130p)

 

<<얼간이 신입생의 일기>>는 친한 친구도 한 명 없던 공부 기계였던 닐스가 인간답게 살기를 선포하고 열등생으로 살아가기 위해 스스로 얼간이가 되어 학교 생활을 하게 되면서 생겨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장애를 가진 모나, 진짜 얼간이인 바질과 친구가 되면서 그들의 입장을 알게 되고, 배려를 배우게 되지요. 열등생이었던 누나의 입장도 헤아질 줄 알게 됩니다. 닐스는 정말 얼간이었습니다. 공부 외에는 사랑, 배려 등은 아무것도 모르는 진짜 얼간이 말이죠. 지금 우리 어른들의 눈으로는 바질이야말로 진짜 얼간이라 판단하겠지요.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의 학교 생활, 친구, 아이의 꿈, 정체성보다는 아이의 성적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까요. 얼마 전 읽은 책에서 그러더군요. 자녀에 대한 욕심은 애착이기보다 욕망이며, 자식을 위하는 것이라 말하지만 사실은 자식을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의 욕망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이죠. 부모의 욕망으로 인해 아이들은 공부 기계가 되어 가고 올바른 삶의 태도도 모른 채 얼간이로 살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닐스의 에피소드를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지만 부모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더 이상 얼간이가 아닌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닐스를 통해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짧지만 많은 생각을 던져주는 책이었습니다.

 

(이미지출처: '얼간이 신입생의 일기'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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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줄 몰랐어 독깨비 (책콩 어린이) 30
안느 가엘 발프 외 지음, 이주영 옮김, 오로르 프티 그림 / 책과콩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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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드린 보와 세브린 비달은 자유를 억압하는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면서 일곱 가족이 겪게 되는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로 했고, 그 둘은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들과 연락해 함께 글을 씀으로써 <<이렇게 될 줄 몰랐어>>가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이상한 정치 세력에게 지배를 당할 수도 있고, 이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교훈을 주고자 합니다. 사실 정치는 아이들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일처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선거로 인해 어린이들의 삶까지도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되었네요. 어른인 저도 간혹 정치, 선거에 무관심할 때가 있곤 했는데,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 잘못도 반성하게 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전달해 주는 일곱 편의 이야기 <<이렇게 될 줄 몰랐어>>는 선거 결과가 나온 저녁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여덟 편의 짧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일곱 명의 어린이들이 선거로 인해 극명하게 달라지는 삶을 보여줌으로써 선거가 어린이들의 삶과 아주 가까이 맞닿아 있음을 일깨웁니다.

 

어른이 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아무리 어리더라도 옳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아니오'를 외치고 화를 낼 수 있으며, 책과 글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볼 때에도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하는 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본문 8,9p)

 

몇 주전부터 붉은색과 갈색이 뒤섞인 '자유당'의 포스터들이 여기저기 벽에 붙어 있었습니다. 엑토르는 자신이 어른이었다면 초록색이나 푸른색을 내세우는 정당을 찍었을 것 같지만, 부모님은 자유당을 지지했지요. 선거 결과를 기다리는 아빠의 모습에 엑토르를 밖으로 산책을 나갑니다. 엑토르는 창가에 있던 가장 친한 친구인 왈리드를 만났지요. 토토는 부모님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알지 못했던 엑토르는 잠시후 그 이유를 알게 되었고, 아랍 이민자들을 기생충이라 부르며 그들로부터 해방하고자 하는 자유당이 승리하자 부모님과 손님들이 축제를 벌이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나는 소리치고 싶었다. 부모님의 생각을 바꾸고 싶었다. 서로 다른 것은 이상한 게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라고 아빠에게 설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이런 말을 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테니까.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열한 살짜리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정치 때문에 부모님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본문 25,26p)

 

미클롱 가족의 집은 오랫동안 창고에 있었던 요트를 손보고 있습니다. 자유당이 이기면서 레오니는 친구들, 학교, 나라 등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야만 했습니다. 선거 결과가 나오고 왈리드의 엄마는 가족이 외출하려할 때 겁에 질렸습니다. 늘 뭔가를 잊을까 봐 두려워했지요. 강하고 용감해 가족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엄마는 약해졌습니다. 여기저기에 '피부색 등급'가 붙어 있었고, 사람들은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들을 좋지 않은 눈초리로 쳐다보았습니다. 이제 왈리드와 형 사미아는 자유를 위한 행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다리가 아픈 시몽은 요양원에 가야만 합니다. 갈색과 붉은색 깃발로 꾸며진 몸과마음건강부에서 보낸 안내장에는 새로운 사회를 위한 방법으로 시몽을 용양원으로 보내 달라고 써있네요. 시몽은 자신을 이상한 곳에 가두려는 바보 같은 인간들과 열심히 싸우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매일매일 이를 악물며 버틸 것이고, 희망찬 내일을 기다릴 생각이었지요. 복종해야 자유로워진다는 자유당 때문에 마르쿠스는 아빠가 소리나지 않게 이불로 드럼을 덮고 연주하는 시늉하는 가장 슬픈 공연 장면을 봐야했습니다. 아무리 자유가 없어도 숨은 쉴 수 있겠지요? 캉탱은 동성애자인 프레드와 베르트랑인 두 아빠와 살고 있었습니다. 정부에게 잡혀가기 전까지는 말이죠. 합창을 좋아했던 샤샤는 자유당이 집권하면서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노래 자체는 부를 수 있지만, 노랫소리는 60데시벨을 넘어서는 안 되고, 자유당에서 정해 준 노래만 불어야 했으니까요.

 

선거로 인해 바뀌어진 세상은 너무도 무서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자유롭게 할 수도, 만날 수도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게 되었네요. 만약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려 했다면 희망은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려는 아이들의 용기가 있기에 두려움을 이겨내고 희망을 찾으려하고 있습니다. 촛불 시위를 통해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생각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겼다고, 해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노력이 결국은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이겠지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은 자유의 소중함, 선거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선거는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어린이들 자신의 삶을 바꾸는 중요한 일임을 기억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주인공 어린이들이 자유를 위해 행진하듯이 우리도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가 나라의 주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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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보이는 별별 우리 떡 작은 것의 큰 역사
박혜숙 지음, 김령언 그림 / 한솔수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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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의 큰 역사>시리즈는 옛날 조상들이 늘 먹고, 입고, 쓰던 작은 소재들 속에 깃든 다채로운 일상과 역사를 찾아가는 시리즈입니다. 책 속 캐릭터들과 함께 작지만 특별한 별별 이야기들을 모두 찾아봐요. 사소해 보여도 조상들 삶 깊숙이 자리 잡았던 작은 것들이 그 무엇보다 생생하고 큰 역사를 만들어 가니까요. (표지 中)

 

 

예로부터 생일날, 제삿날, 사업의 번창 등에 우리는 떡을 준비해왔습니다. 그 떡에는 아이의 돌을 맞이하여 준비하는 돌떡은 아이의 무사함과 건강을 기원하고, 수험생을 위하여 준비한 찹살떡엔 합격을 기원하고, 어르신들의 생신 잔칫상에 오른 덕은 부모의 수복강녕을 기원하며, 새로운 일을 시작하여 돌리는 떡은 사업의 번창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지요. 떡은 이렇게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해 왔습니다. 헌데 떡이 선사 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오랜 역사를 지닌 음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 삼국 시대 전에는 아침, 점심, 저녁 끼니때마다 먹었던 떡은 쌀로 밥을 지어 먹게 되면서 끼니때에는 밥을 먹고, 떡은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음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철이 많이 생산되어서 무쇠솥을 만들어 쓰기 시작하면서 떡은 명절, 잔치, 제사, 선물 음식으로 두루두루 사용하게 되었고, 우리나라 떡 문화를 일본에 전해주기도 하였다네요. 그러고보면 떡은 단순한 음식 문화의 일부분이 아니라 역사의 일부분이기도 하지요. <<역사가 보이는 별별 우리 떡>>은 온갖 떡에 숨겨진 다양한 옛이야기와 인물을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작은 주제이지만 옛 사람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던 떡을 통해 조상들의 다채로운 일상과 역사를 발견할 수 있지요.

 

떡에는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우리 조상이 살아온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그러니까 떡에 대해 아는 건 곧 우리나라를 아는 것이기도 해. 이 책에는 너희가 몰랐던 떡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을 거야. (본문 5p)

 

 

엄마 아빠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에는 떡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있지요. 우리가 잘 아는 해님달님에도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하던 무서운 호랑이가 있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책에 수록된 '떡과 원숭이 궁둥이''돈보다 떡!''어부를 살린 떡''떡 한 시루와 세 아이' 이야기에도 떡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요. 그 뿐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먹어 온 떡의 종류가 200가지가 넘는 것만큼 떡에 관한 속담이 많지요. 떡에 관한 그 속담에는 우리 조상들의 삶, 지혜가 묻어나 있습니다.

 

 

 

옛 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 속에서도 떡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흰떡을 깨물어 왕이 될 사람을 정한 신라 이야기, 신라의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진 반달 모양의 송편 이야기, 천재적인 음악가였지만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할 만큼 몹시 가난했던 탓에 거문고 소리로 떡방아를 찧었던 백결 선생 이야기,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기름을 가득 채운 큰 떡을 대동강에 던졌던 묘청, 왕을 죽이고 더욱 큰 권력을 누리려던 이자겸이 독이 든 떡을 인종에게 선물한 이야기, 임 서방이 반죽을 잡아당겨 만든 떡인 이름없던 떡이 인조로 인해 '임절미'라는 이름이 생기고 이후 '인절미'가 된 떡 이야기와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세운 이성계를 미워하며 개경 백성들이 먹던 조랭이 떡국,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떡 써는 어머니와 한석봉 이야기 등은 우리 역사 속에서 볼 수 있는 떡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떡은 우리 조상들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만큼 이렇듯 떡과 관련된 옛이야기와 역사 등 많은 자료와 흔적들이 남아 있다고 하네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떡보다는 빵을 선호하게 되고, 건강과 무사함의 의미를 담은 떡 대신에 화려하고 예쁜 케이크가 놓여지게 되었습니다. 이로인해 명절마다 절기마다 다른 떡을 먹으며특별한 의미를 담았던 떡 문화가 조금씩 사라지는 듯 싶지만, 우리 조상들의 역사와 함께해 온 떡 고유의 맛과 멋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 참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을 읽다보니 더더욱 그런 마음이 커지는 듯 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마음을 나누던 떡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역사가 보이는 별별 우리 떡>>은 떡을 소재로 우리 역사와 문화 그리고 그 속에 깃들어진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옛 것에 대해 친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이 책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역사와 문화, 정신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떡을 소재로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참신한 접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옛 이야기, 재미있는 삽화, 퀴즈 등 호기심을 이끌어줄 수 있는 구성이 아이들의 마음에도 쏙~ 드리라 생각됩니다. 작은 소재들 속에 깃든 다채로운 일상과 역사를 찾아가는 <작은 것의 큰 역사> 시리즈를 주목해야할 듯 싶습니다.

 

(이미지출처: '역사가 보이는 별별 우리 떡'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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