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타라 설리번 지음, 이보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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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주니어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번째 이야기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노동력 착취에 대해 담아낸《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입니다. 양탄자와 커피 등의 생산에 어린이들의 노동력 착취에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동안 여러 권의 책을 통해 어린이 노동력 착취에 대한 내용을 읽어왔기에 공정무역에 대해 관심을 갖곤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어린이 노동력 착취에 대해 알리려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관심이 있었고, 그로 인해 달라졌으리라 믿고 있었습니다. 헌데 몇 달전 영국의 몇몇 의류 기업들이 상당 기간 동안 난민 어린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일이 있었습니다. 많이 달라졌으리라 믿었으나 여전히 어린이 노동력 착취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아동 노동력 착취가 사라지기까지 소비자인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이 목소리를 내야하고, 끊임없이 말해야 할 듯 합니다. 소비자 없이는 판매 회사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달콤하고 씁쓸한 초콜릿, 남녀노소가 즐겨먹는 간식이지요. 하지만 이 달콤하고 씁쓸한 초콜릿에도 아동 노동력 착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카카오 열매를 따고 껍데기를 까는 일에 동원되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 책의 화자는 열여섯 살의 아마두입니다. 배고픔이 일상이었던 말리에서 아마두는 어린 동생 세이두와 함께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브로커에게 속아 카카노 농장에 노예 신세가 되고 맙니다. 묽은 수프가 식사의 전부인 곳에서 아마두는 세이두를 돌보기 위해 대신 매질을 당하며 노심초사합니다. 돈을 벌어 집에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진 채 2년이 지났습니다.

 

나는 중요한 것만 센다.

내리치고, 비틀고, 던지고, 확인. 다시 내리치고, 비틀고, 던지고, 확인. 이제 겨우 25개째 열매다. (본문 7p)

나는 얼마나 많은 카카오나무를 그냥 지나쳤는지 세지 않는다. 어차피 중요하지 않은 건 세지 않기 때문이다. 설익은 카카오 열매도 세지 않는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두들겨 맞은 횟수도 세지 않는다. 집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고 난 후 얼마나 많은 날이 흘렀는지도 세지 않는다. (본문 8,9p)

 

그러던 어느 날, 남자 아이가 전부인 농장에 열서너살 쯤 보이는 여자 아이가 잡혀왔습니다. 여자 아이의 이름은 하디자로 세이두와 아마두를 속여 두 차례 도망을 시도합니다. 때문에 아마두는 농장 주인에게 매질을 당하고 열매를 따는 대신 껍질을 까는 일을 하게 되지요. 지금껏 아마두가 세이두 몫의 열매를 먼저 챙겨온 탓에 세이두는 매질을 피할 수 있었기에 열매를 따러 가지 못하는 일은 아마두에게는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첫날 세이두는 자신의 몫을 당차게 해냈지만 다음 날 사고로 팔을 크게 다치게 됩니다. 세이두의 병세는 하루가 다르게 나빠졌고, 세이두를 도와주겠다는 농장 주인의 말을 믿고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마두는 세이두의 팔이 잘려나간 것을 보게 됩니다.

 

아마두는 하디자와 함께 세이두를 데리고 도망칠 결심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마두와 세이두를 위해 하디자가 잡히는 일이 생기고, 아마두는 하디자를 구하기 위해 농장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다른 친구들도 구해줘야 한다는 세이두의 말에 아마두는 농장을 불을 내고 하디자와 함께 도망을 칩니다. 농장에 왔다가 돌아가는 트럭에 몰래 올라탄 세 아이는 농장에서 멀리 도망칠 수 있었지요. 좋은 사람을 만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잡힐지도 모를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요. 서로를 의지하며 도망친 끝에 하디자의 엄마를 만날 수 있었지만 아마두는 또다른 현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생전 처음 먹어본 코코아의 맛은 배고픔에 농장 주인 몰래 먹었던 끈적끈적하면서도 바삭바삭했던 카카오 씨앗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었죠. 하디자가 농장에 잡혀오게 된 이유와 어린이 노동 착취에 대한 실체에 대해서 말이죠. 기자인 하디자의 엄마는 카카오 농장의 실채를 고발하려다 딸이 잡혀가게 되자 사건조사를 그만두려 하지만, 세 아이는 어디선가 고통받고 있을 또 다른 아이들을 위해 인터뷰를 자처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마두는 여전히 중요한 것들을 세고 있지만 이제는 자루에 열매가 몇 개나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달콤함에 가끔 즐겨먹었던 초콜릿에 엄청만 비밀이, 아픔이, 슬픔이 그리고 고통이 숨겨져 있었네요. 읽는내내 마음이 너무도 무거워졌습니다. 어른들의 욕심에 아이들이 희망을 버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세 아이들을 통해 우리는 카카오 농장에서 하역장으로 그리고 초콜릿 소비자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 소비자에 우리가 있었던 것이지요. 저자는 말합니다. 초콜릿 회사가 소비자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에 초콜릿 산업 실태에 관해 마음이 쓰인다면 소비자로서 해 볼 만한 일들이 있다고 말이죠. 소비자가 목소리를 낸다면 아이들은 자루에 열매가 몇 개가 들어있는지 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려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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