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인문학 -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 교사들이 던져야 할 8가지 질문
실천적 생각발명 그룹 시민행성 기획, 황현산 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엘리트의 민낯 편을 시청했다. 이번 비상시국과 관련해 우병우 전 민성수석에 관한 내용을 보도한 이번 편에서 그의 학창시절이 잠깐 언급되었다. 학창시절 정의로운 사회와 부정부패가 없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 검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그는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으나 교사의 수업 내용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이사장에게 교사를 바꿔줄 것을 요구했고 학교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다고 한다.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은 오냐오냐했고 그런 모든 것들이 그들에게는 당연시 되었다. 우 전 수석 사법연수원 동기는 아무것도 안하고 공부하며 세상과 담을 쌓고 있는 애들은 인성이 아주 정말 좋거나 그런 게 아니면 괴물이 탄생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구조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이런 사례는 비단 우 전 수석만의 문제가 아니다. 재능보다는 성적이 우선시 되는 우리나라 교육현실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마다 제기되는 부분이었으며 이에 따라 인성교육, 인문학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곤 했다.

=

그러나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출발해야 하는 걸까요? 시민행성은 그 방법은 근본적인 의미에서 '인문정신'이 작동하는 사회에 대한 모색에서 찾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시민'을 키우는 '시민 인문교육'을 이 사회의 긴급한 현안이자 한국 미래 교육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문 6,7p)

=

《교사 인문학》은 2014년 전국국어교사모임과 공동 기획으로 연 <교사 인문학-교사, '교사'를 공부하다> 두 번의 강의가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책으로 문학, 건축, 글쓰기, 교육론, 생명·평화 등의 분야에서 오랜 시간 성심과 성의를 다하여 높은 공력을 쌓아오신 '스승'들의 이야기를 현장의 교사들과 나눔으로써, 이미 뿌려놓은 높은 성의가 다시 교육 현장에 인문적 씨앗이 되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냈다. 그러나 '교사를 위한 인문학'에 한정한 것이 아니라 현재 한국의 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과 교육 방법론으로의 전환을 고민하는 학부모와 학생, 시민들 모두에게 사색을 제공하기 위한 책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기에 지금 이 시기에 우리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최근 우리 사회는 교육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계기가 세월호 문제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이후의 시간을 함께 겪으면서 우리 교육이 더 이상 이렇게 지속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중략) 세월호 문제는 2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산 단원고에 보존되던 '기억 교실'마저 다른 공간으로 이전되었고, 이 참사를 교육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불씨로 살려낼 수 있는 가능성도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깊은 바다 속에 수장된 아이들만이 아니라, 우리가 교실에서 만나는 학생들도 또 다른 형태의 세월호 같은 감옥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더 이상 교실이 감옥이 되지 않고, 아이들에게 진정한 해방과 자기 나름의 배움을 경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할까요? (본문 31~34p)

=

 

=

이 강의에 초대된 스승들은

part. 1_ 주체성 교육은 어떻게 아이들을 억압하는가? _황현산

part. 2_ 어떻게 가르치지 않고 배우게 할 수 있을까? _나희덕

part. 3_ 인문교육은 어떻게 예술교육과 결합해 생각하는 시민을 키워낼 수 있을까? _함돈균

part. 4_ 문학은 어떻게 아이들의 공감 능력을 키우는가? _김흥규

part. 5_ 공감하고 연대하는 시민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 _이도흠

part. 6_ 생명을 살리는 언어의 회복은 가능하가? _박수밀

part. 7_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_정성헌

part. 8_ 공간과 환경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_조성룡

각각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깨닫고 실천해온 진심어린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

이제 교육은 혁신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인공지능도 할 수 없는 창조와 공감에서 더 의미를 찾고 이를 다음 세대로 전하며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야 합니다. 눈부처 교육을 통하여 만인이 만인과 투쟁하면서 소외와 불안과 고독과 과로로 시달리는 이 사회를 바꾸어야 합니다. 새로운 교육으로 소시민들이 공감하고 연대하는 주체로 거듭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탐욕과 부패와 부조리를로 넘쳐나는 '헬조선'이 이어질 것이고, 인공지능 기계에 인간이 지배되고 통제되는 사회마저 도래할지도 모릅니다. (본문 150,151p)

 =

주체성 교육의 억압이 숨어 있는 교육 현실 속에 내던졌던 우리가 만든 현실은 그야말로 참혹 그 자체다.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일어납니다. 잠꾸러기 없는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는 노래 속에서, 자기계발이라는 명목으로 끊임없이 꾸중하고 다그치는 책 속에서 우리는 늘 주체성의 간섭을 받으며 살아왔다. 이에 한 강연에서는 '나는 나다'라고 항상 내세우는 나 말고 자기 안의 타자, 즉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아무도 드러내려 하지 않는 숨기고 싶은 또 다른 나를 응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시와 소설 같은 문학은 이를 가능케하고 있는데 8명의 강연 속에 문학작품이 가진 힘에 대해 여러차례 언급되는 바, 국영수 중심의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교육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볼 때 이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공감하고, 연대하고, 대화하고 협상하는 것, 이 책 속에서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 미래 교육의 핵심은 '생각하는 시민'을 키우는 것이어야 한다면 이 책은 그 시작의 불씨가 되어줄 수 있을 듯 싶다. 현재를 살아가는, 그리고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비상시국의 현실에서 8명이 들려주는 강연은 생각하는 시민으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게 도와줄 것이다.

=

(이미지출처: '교사 인문학'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