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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살아요! - 이야기로 알아 보는 동물 권리
한미경 지음, 정진호 그림 / 현암사 / 2015년 7월
평점 :
일요일 아침이면 우리 가족은 SBS <TV 동물농장>을 즐겨봅니다. 동물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이나 쉽게 볼 수 없는 동물을 보는 즐거움도 있어 재미있게 시청하곤 하지만 간혹 주인에게 사랑받다가 버려진 유기 동물들이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고 먹기를 거부하는 동물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 적도 참 많았습니다. 유기된 동물들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도 하지만 살기위해 난폭하게 변하는 경우도 있었고 안락사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들도 귀한 생명으로 태어났지만 인간의 욕심으로 상처받고 희생당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요즘 어린이 인권과 더불어 '동물의 권리'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동물의 권리를 알고 이해함으로써 인간과 동물이 보다 나은 방법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네요.
갓 태어나 어섯눈도 못 뜬 강아지 영리는 낯선 곳에 있습니다. 따뜻한 엄마 품도 아닌 차가운 쇠창살만 덜컹거렸고 창살 너머 덩치 큰 개는 울어도 소용없다며 쏘아붙였지요. 펫숍 주인은 티컵이 크면 사람들이 싫어한다며 배고픈 영리에게 먹을 것을 조금도 주지 않았어요. 다행이 손님이 오면 새 가족이 생길 수 있다며 다정한 말을 해주는 개도 있었습니다. 잠시 후 손님이 들어오자 모든 개가 어서 꺼내 달라고 애원하듯 꼬리를 살랑댔지요. 영리는 수정이라는 어린 아이와 새 가족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정이가 개털 알레르기가 있자 수정이 엄마에 의해 공원에 버려지고 말았지요. 가족을 못 만난 유기 동물은 안락사로 목숨을 잃습니다. 매일매일 늘어나는 수많은 유기 동물을 먹이고 재우기 어려운데다 장소도 부족하고 먹이값도 많이 들어가니까요. 2014년에는 우리나라에서만 1만 8천여 마리의 유기 동물이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고 하네요. 다행이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만들어 꾸려 나가고 있고, 전국반려동물사랑실천협회처럼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단체도 있으며, 강원도 동해시는 2012년에 유기 동물을 안락사시키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지요. 유기 동물을 분양하는 것이 널리 알려진다면 우리는 많은 동물의 목숨을 살릴 수 있습니다.
돼지 두 마리가 저승으로 가는 중입니다. 앞서 가던 돼지는 사람들이 돼지우리처럼 지저분하다고 말하는 게 정말 억울하다고 말했지요. 그러자 뒤에 가던 돼지가 우리가 사는 곳은 다 똥으로 범벅이 되어 있으니 지저분하다는 게 맞는 거 아니냐고 되묻습니다. 앞선 돼지는 푹신한 짚이 깔려 있는 곳에서 살았고 진흙을 발라 열을 식혔지만 뒤에 가던 돼지는 평생을 옴짝달싹 못하는 철창 안에서 진흙 대신 똥을 바르며 살았으니까요. 저승사자는 억울하게 산 뒤의 돼지를 위해 짚과 진흙 목욕탕이 있는 우리에서 하루를 살게 해주었지만 돼지는 좁고 더러운 우리에 두고 온 아기 돼지들이 생각나 미안했습니다. 요즘 돼지들은 지푸라기 하나 없는 콘크리트 바닥인 비좁은 공장에서 살아갑니다. 새끼 돼지는 태어나면서부터 귀와 꼬리를 잘리고 이빨도 뽑힙니다. 닭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아리는 빨리 자라는 약을 넣은 사료를 먹고 부리 끝이 잘리는 고통을 견뎌야 하고 닭으로 태어나서 날개 한번 못 펴지요. 전라남도 영광에는 닭의 본성대로 살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아무런 광고를 하지 않아도 이곳을 찾는 사람은 수천 명이나 된답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닭을 키우는 사람들의 생각도 바뀔 수 있을 거에요.
공장 한쪽 방에서 털이 없다고 울어대는 오리들, 그들이 잃어버린 털은 옷을 만드는데 쓰기 위해 사람들이 뺏어 간 것입니다. 옷을 만드는 회사에서 털을 가져가기 위해 키우는 동물은 닭이나 돼지, 소처럼 좁디좁은 철창 우리에서 자라지요. 끔찍한 방법으로 밍크나 여우 같은 동물의 털과 가죽을 얻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행이도 밍크 털 같은 모피를 입지 말자고 운동을 벌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의견을 말한다면 고통을 겪는 동물은 점점 줄어들겠지요. 무리에서 떨어진 코끼리 코코는 엄마와 헤어져 좁은 우리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몸은 사슬에 묶였고 사람이 시키는 말을 듣지 않으면 뾰족한 것으로 귀를 마구 찔렸지요. 동물이 나오는 쇼를 보면 즐거워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즐거움으로 동물들은 엄청난게 큰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다행이 지금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서울시에서 돌고래 쇼를 금지시키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이 관심이 필요하지요.
동물 실험을 하던 김 박사님은 연구소에서 실험동물로 태어나 자신을 따르는 병아리로 인해 괴로워졌습니다. 결국 동물 실험을 하는 연구소를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구했지요. 새로운 약을 만들어 내고 유전자 연구를 하기 위해서 동물실험하고, 생활에서 쓰는 물건에 독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도 동물 실험을 합니다. 우리가 쓰는 화장품 역시 동물들의 고통스러운 실험으로 만들어지지요. 동물 실험에 대한 의견은 찬성과 반대가 서로 팽팽합니다. 어떤 과학자는 사람과 동물의 유전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동물 실험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의사인 레이 그릭 박사 역시 다음과 같이 말했지요.
"동물과 사람은 절대로 같지 않습니다. 동물에게 나타나지 않는 반응이 사람에게 나타날 가능성은 백 퍼센트 열려 있습니다. 동물 실험은 사람의 욕심일 뿐입니다." (본문 80p)
이처럼 사람 때문에 고통받는 동물은 너무도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데 무슨 동물의 권리를 따지냐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사람을 위해 동물을 쓰되 필요 없는 고통은 줄이자고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우리는 어떻게 동물을 대해야 하는 걸까요? 이야기로 알아 보는 동물 권리 <<우리, 함께 살아요!>>에서는 동물의 권리를 알아감으로써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생각케 합니다.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동에 대한 결과는 다시 사람한테 돌아온다는 것은 환경 문제로 인해 익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한 동물의 피해 역시 다시 우리들에게 돌아오지는 않을까요? 그동안 동물의 권리에 대해서는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내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이 드네요. 이제는 동물의 권리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할 때이며 이야기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이야기를 통해 동물의 권리를 쉽게 이해하게 도와주는 이 책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동물의 권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해봅니다.
(이미지출처: '우리, 함께 살아요!'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