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이디어의 적 - 개인과 기업의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군터 뒤크 지음, 홍이정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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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달력이 한 장만 남았다. 이쯤되면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다양한 계획을 세워두었지만 매년 연말에는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한 것에 대해 늘 후회를 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나만의 의지박약도 문제이겠지만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도 계획이 틀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느라 나름 식단 조절과 운동을 시도한다. 하지만 남편이나 아이들은 달콤한(?) 말들로 나의 의지를 꺽어버리고 만다. 결국 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계획 자체만으로는 내 자신을 바꿀 수 없음을 절감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이렇게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며 시름에 빠졌을 때 '아이디어 그 자체는 도약하는 순간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책 한 권을 마주하게 되었다. 연말이 되면 느끼게 되는 이러한 절망이 비단 개인에게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개인에게는 계획보다는 실천이 중요하듯, 기업은 아이디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개인이나 기업의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몇 해전 세탁기를 구입할 때 드럼 세탁기를 살 것인지 통돌이 세탁기를 살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한 적이 있다. 세탁기를 작동 하는 중에 빨래를 더 넣은 경우도 있고, 삶은 빨래를 넣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드럼 세탁기보다는 통돌이 세탁기가 사용하기에 편리할 것 같아 통돌이 세탁기를 구입했다. 드럼 세탁기도 중간에 문을 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 생각이 실현가능하게 되었다. 누군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겨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렇듯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설거지하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 핸드폰에 책과 음악을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등등. 이런 아이디어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작 누가 실행에 옮기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웃고 있는 기업들은 망합니다."

경제 예언가 쿤터 뒤크의 말이다.

그는 경멸하듯이 웃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고 있다.

은행들은 인터넷뱅킹을 비웃었고 코닥은 디지털카메라를 비웃었다.

브록하우스는 위키피디아를, 서점은 E-BOOK를 비웃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날 어떤 상태에 와 있는가?  (표지 中) 

 

 

헌데 이렇게 무언가를 원하고 아이디어가 많은데도 왜 아무것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위대한 아이디어들은 너무 많은 변화를 초래하게 될 테고 이로써 엄청난 장애에 봉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당연하게 여겨지는 생활필수품인 세탁기, 식기세척기, 전기 면도기 등은 처음 소개될 당시 신랄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코닥(Kodak) 기업은 1975년도 이전에 이미 디지털카메라를 창안했었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유명한 코닥-필름(Kodak-Film)과 어떤 경쟁도 하지 않기 위해서 사랍 속에서 잠자고 있었고 결국 2012년 초에 코닥은 파산 신고를 해야만 했단다. 이렇듯 실제로 모든 이노베이션은 이러한 반대 의견과 적대감을 극복해야만 하는 것이고 누군가 뭐라도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다. 이노베이션의 경우에 필요한 것은 '에너지를 다하여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인 것이다. 이에 저자는 이 책에서 그동안 출판된 교재들이 아이디어 찾기, 아이디어 평가하기 그리고 아이디어 재정 지원에 대해 주로 기술되고 있는 것과 달리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다.

 

[1부 : 새로운 것에서 힘든 일은 무엇일까?]에서는 이노베이션의 문제점을 제시한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개진되는 것이며, 아이디어는 어떤 새로운 세계를 열 수 있는지, 아이디어는 어떻게 보급될 수 있으며, 어떤 힘과 반대의 힘이 오리지널 아이디어에 영향을 미치는지와 성공적인 이노베이션을 위해 추진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우리는 혁신가들이나 '조직된 팀'에게 어떤 미덕을 요구해야만 하는 것인지, 그리고 새로운 비지니스는 아이디어는 어떤 적대자를 만나게 되고, 이노베이션이 극복해야 할 장애는 어떤 것이 있는지와 더불어 이노베이션과 주창자들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올바른 것, 규칙화된 것, 기준에 합당한 것은 모든 이노벵션을 아주 확고한 구조들 속으로 가두게 되고 그 속에서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로써 이노베이션은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해지는 것이다. (본문 261p)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새것에 대한 일반적인 의욕이다! 그저 단순하다. 우리가 실제로 이런 의욕을 지니지 않고 있더라도 모든 새로운 것으로 인해 우리의 일반적인 의욕 부진이 타개되어야만 한다. (본문 14p)

 

[2부 : 특별한 이노베이션-장애물들]에서는 이노베이션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에 대해서 상세히 살펴보고 [3부 : 이노베이션과 우리의 형성력]에서 저자는 '기업의 DNA' 속으로 통합될 수 있는 현실적인 이노베이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의 교훈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이노베이션은 이행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혁신을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함께 모든 장애물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이 책에서 이노베이션 활동의 빈약한 효율에 대해 지적하는데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다양한 예를 통한 이야기와 이해하기 쉬운 설명들은 다소 접근하기 힘든 경영, 혁신에 관한 내용을 쉽게 풀어내고 있어 책을 읽기 수월했다. 전반적으로 기업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는 개인의 혁신에 비추어 생각해볼 수 있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문구가 인상적이다.

 

우리에게 유익한 이노베이션은

헤라클레스의 과제처럼 온 힘을 다해 추진되어야 한다.

이노베이션은

'시시포스가 영원히 바위를 꼭대기로 들어 올리는 것'과 같다. (본문 3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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