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랄라의 일기 1218 보물창고 17
이미애 지음 / 보물창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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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0일, 노벨상 수상자는 열일곱 살 소녀 말랄라가 주인공이었습니다.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던 말랄라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최연소 수상자가 될 말랄라에 주목하고 있었지요. 십 대의 어린 소녀가 평화의 상징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말랄라의 용기를 알고 있고, 그녀가 전하는 희망을 알고 있을테지만 수많은 말랄라가 일어나 소리치기를,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서든 교육받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스스로의 미래와 그들이 속한 나라의 미래까지 바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교양과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는 <1218 보물창고>에서는 사실과 창작이 버무려진 형태를 취해 말랄라를 어린이들에게 더 가깝게 이웃처럼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하여 펴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말랄라의 일기>>입니다.

 

사다리를 타고 지붕 위로 올라가 앉으면 마을과 들판이 땅 위에서 바라볼 때와 달리 새롭습니다. 슬픔에 시달린다는 뜻이지만 그 누구보다 용감한 파슈툰 족 여전사인 '마이완드 말랄라'의 이름에서 따온 말랄라는 지붕 위를 가장 좋아하지요. 좋아하는 막수드 할머니, 친한 친구 모니바, 섬불, 사피나, 동생 쿠살과 아탈과도 함께 있고 싶은 않은 오직 말랄라 혼자만의 공간이었습니다. 이 곳에서는 가 보지 못한 드넓은 세상을 향해 꿈이든, 상상이든 실컷 펼칠 수 있습니다. 지붕 위에서 오대양 육대주를 상상만으로 맘껏 오갈 수도 있지요. 말랄라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막수드 할머니에게 영국에 사는 딸이 보내준 편지를 읽어주기도 하고 글자를 가르쳐주기도 합니다. 큰아빠가 선물로 사준 핸드폰을 친구인 모니바가 훔쳐가 코란을 따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복수를 했다가 학교를 세운 교장 선생님인 아빠에게 종아리에 피가 맺힐 정도로 맞아 억울했지만 코란의 잘못된 해석은 교육을 받지 못해 오랜 잘못된 관습을 이어왔음을 알고 모니바를 용서할 줄 아는 마음도 가졌지요.

 

 

 

웅변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아빠한테 웅변 원고를 손봐 달라고 하면 나을 것을 알지만 "내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려면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말고 스스로 일어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아빠의 말씀을 기억했고, 혼자 힘으로 뭔가를 이룬다는 것은 그 결과에 상관없이 귀한 경험이라 생각해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스스로 힘으로 2등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말랄라는 아빠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올바른 길을 가르쳐 주는 교육자라면 자신은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의 몸을 고쳐 주고 싶었지요. 그렇게 말랄라는 행복하고 탈 없는 소녀 시절을 보내고 있었지요. 하지만 2008년, 그해 가을 텔레반이 쳐들어오면서 말랄라의 삶은 마치 낮과 밤이 갈리듯 탈레반이 쳐들어오기 전과 그 후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텔레반은 막수드 할머니가 딸을 영국 유학시킨 서구의 앞잡이라는 이유로 가구를 부수고 겁을 주었습니다. 말랄라가 막수드 할머니에게 가는 길에 탈레반과 마추쳐 무서워하자 할머니의 강아지 발루치는 말랄라를 해치려는 줄 알고 탈레반에게 달려들어 많이 다치게 되었습니다.말랄라는 자신 때문에 발루치가 죽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는 뒷걸음치지 않을 것이라 다짐합니다. 탈레반 앞에서라도 절대, 비겁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죠.

 

"말랄라야. 밤이 되면 두려움은 더 커지지만 아침에 새로운 해가 뜨면 그 빛이 우리에게 용기를 되찾아 줄 거란다." (본문 87,88p)

 

 

 

2009년 새해, 두려움에 떨면서 꼬박꼬박 일기를 써 나갔던 말랄라는 텔레반 때문에 생기는 일들을 인터넷에 올릴 수 없을까?를 고민던 차에 아빠가 알고 지내는 영국 BBC 방송 특파원이 탈레반의 참상을 알리는 글을 쓸 수 있는 여교사나 고학년 여학생을 찾는다는 소식에 선뜻 나서게 됩니다. 거짓은 사라져야 하고 진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법이라는 엄마의 말씀에 용기를 얻었지요. 그렇게 말랄라는 자신이 쓴 일기를 타자로 쳐서 BBC 우르두 어 블로그에 가명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일기는 곧 영어로 번역되어 퍼져 나갔고 BBC 블로그에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 한 소녀의 일기로 알려진 것입니다.

 

2010년, 2011년은 너 나 할 것 없이 내내 숨죽이고 지낸 나날들이었습니다. 여자들은 집 안에서만 소리 죽여 지내야 했고, 수많은 학생들의 가족이 스와트를 떠나 자유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 버렸지요. 그리고 201년 10월 9일, 열다섯 살이 된 말랄라는 탈레반에 의해 총상을 당하고 맙니다. 온몸이 피에 젖은 말랄라는 도무지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았지요. 왼쪽 이마와 목에 총알이 깊이 박혀 급히 영국 버밍엄에 있는 총상 전문 병원으로 옮겨진 말랄라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헤매고 있었지만 말랄라의 총격 소식이 인터넷과 뉴스를 통해 빠르게 세계에 알려지면서 'I am Malala'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여성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소리쳐 주장하는 운동이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지요. 말랄라에 총에 맞은 지, 말랄라 운동이 들불처럼 활활 번져 나간 지 6일이 지나고 말랄라는 눈을 떴습니다. 환자복을 입고 석달이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말랄라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사가 꿈이었던 말랄라는 정치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말랄라는 이제 여전사였고 행동하는 여성이었습니다. 

 

살해 협박에도 불구하고 용기 있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던 말랄라는 어린이 인권과 여성 인권을 지지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이 어린 소녀의 이야기는 세상의 많은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물하고 있지요. 우리 나라는 교육 과열로 인해 어린이들이 오히려 공부하는 것에 억압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말랄라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공부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말랄라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을 권리가 꿈꿀 자유와 의지를 선사하고 있다고 말이죠. 죽음 앞에서도 용기를 낸 말랄라는 세계를 움직였고 최연소 노벨 평화상까지 받게 된 것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이렇듯 우리에게 누구나 가슴 속에 위대한 꿈을 품을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선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빛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침묵하라고 강요받을 때 소리칠 수 있음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총부리 앞에서 오히려 책과 펜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합니다. 극단주의자들은 책과 펜을 두려워합니다. 교육이 그들을 겁먹게 합니다. 그들은 여성의 힘을 두려워합니다. 함께하는 우리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식이라는 무기로 무장해서 함께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수백만의 가난과 부정 그리고 무지로부터 고통받는 사람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교육받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장 강한 무기인 책과 펜을 들고 문맹과 가난, 폭력과 맞서 싸워야 합니다. 어린이 한 명, 선생님, 한 분, 책 한 권, 펜 한 자루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교육만이 유일한 답입니다. (본문 134,135p)

 

(이미지출처: '말랄라의 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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