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뭐야? -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의 비밀 과학과 친해지는 책 16
최승필 지음, 한지혜 그림, 김신연 감수 / 창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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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미있는 책 제목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한창 호기심이 많아지는 아이들이 하는 질문 중 하나이기 때문이었지요. 사람이 뭐야? 하늘이 뭐야? 나무가 뭐야? 등등. 이 책은 공룡 책을 보던 아이가 저자인 아빠에게 던졌던 "사람이 뭐야? 사람은 다른 동물이랑 왜 이렇게 달라?"라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사람은 사람이고, 나무는 나무고, 하늘은 하늘이라는 답변 외에는 해 줄 수 없었던 엄마들에게 굉장히 반가운 책이 아닐까 싶네요.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아이들의 호기심에 적절한 답변을 해주는 단순한 책일거라 짐작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람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진화라는 과학적인 접근으로 보여주고 있네요. 헌데 과학적인 접근임에도 불구하고 딱딱하지 않으며 아이의 성장을 통해 부성애가 가득한 시선으로 따스하게 담아내고 있어 아이와 저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너는 아빠의 손가락을 잡은 그 손으로 엄마의 옷자락을 잡고, 숟가락을 잡으며 자랐어. 그리고 어느덧 블록으로 복잡한 성도 척척 만들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단다. 그래, 사람에게는 손이 있어. (본문 10,11p)

 

저자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징 여덟 가지 손, 발, 털, 두뇌, 말, 출산, 어린 시절, 그림과 글을 통해 진화를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저자로서가 아닌 아빠로서 이야기를 하고 있지요. 태어나던 날 잡았던 작은 손에 대한 아빠의 따뜻한 시선은 아무 먼 옛날로 돌아가 원숭이도 사람도 없던 때, 공룡이 사라지고 수많은 동물들이 새로 나타나기 시작했던 그때로 시간 여행을 합니다. 그리고 6,500만 년 전에 살았던 쥐만 한 동물을 통해 손이 생기게 되는 진화의 과정을 설명하지요.

 

 

 

이런 식으로 까다득한 시간이 흘렀어. 그리고 드디어 매나 부어잉가 넘볼 수 없는 큰 덩치와 나뭇가지를 움켜잡을 수 있는 손을 가진 영장류의 조상이 나타난 거야. 무엇이든 집어 들 수 있는 너의 손, 그 손은 나무 위에서 살던 머나먼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선물인 셈이란다. (본문 20p)

 

 

 

아이가 첫 발을 떼던 날, 하늘을 날 것처럼 기뻤던 아빠는 사람에게는 기적같이 느껴지는 걸음마가 동물들에게는 쉬워도 너무 쉬운 일이라고 말하며, 지금으로부터 무려 700만 년 전의 일로 거슬러 올라가 사람이 두 다리로 걷게 된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엄마가 직접 뜬 첫 번째 작품이었던 스웨터를 통해 아빠는 사람은 다른 포유동물과 달리 몸이 털로 덮여 있지 않아 옷을 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털이 있다면 훨썬 더 안전하고 편리할텐데 말이죠. 아빠는 이야기합니다. 사실 사람도 온몸에 가늘고 짧은 털이 있다구요. 하지만 사람에게는 온몸에 땀샘이 있어 땀샘에서 나온 땀이 마르면서 몸의 열을 식혀 주는 매우 훌륭한 방법으로 몸을 식혀주지요. 그리고 아들은 시간 여행을 통해 180만 년 전 땀을 흘리는 매끈한 피부를 가진 호모 에렉투스를 만나게 됩니다. 로봇 전시회에 갔던 일화를 통해 높은 지능을 갖기까지의 시간 여행을 하고,  돌이 지나가 말을 하기 시작했던 아들의 성장을 통해 사람이 언제부터 말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동생이 생긴 일화는 원시인이 아기를 낳기와 아들에게 혼자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통해 원시 시대의 가족, 그리고 일곱 살 때 그림일기를 썼던 아들의 일화로 다른 동물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사람만이 가진 이 능력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이야기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무렵 우리 조상들이 다른 동물과는 전혀 다른 존재, 마음껏 상상하고 그 상상을 표현해 내는 존재가 됐다는 점이야. 우리 조상들의 능력은 이렇게 완성되었단다. 그리고 그 힘으로 더욱 놀라운 일들을 해냈어.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지었고, 근사한 집과 성을 지었고, 멋진 예술 작품을 만들었지. 온갖 글자와 숫자와 도구, 신화와 왕국도 생겼어. 그리고 지금 우리의 모습에 이른 거란다. (본문 109p)

 

 

 

이 책은 이렇게 "사람이 뭐야? 사람은 다른 동물이랑 왜 이렇게 달라?"라는 일곱 살 아들의 질문에 대한 아빠가 들려주는 진화의 비밀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인류 진화의 긴 여정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담아낸 <<사람이 뭐야?>>는 제1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분 대상 수상작이기도 하지요. 시간 여행을 통해 생물은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진화하는지, 사람의 특징이 무엇인지 알아볼 수 있는 이 책은 아빠가 들려주는 방식이라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이제 '사람이 뭐야?'라는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의 질문에 더이상 곤란해 할 필요가 없을 거 같네요. 아빠 엄마가 읽어줘도, 아이가 스스로 살펴봐도 좋을 책이 있으니까요. 아이의 질문에 몇 해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 이 책을 출간하게 된 저자는 참 멋진 아빠이신 듯 합니다. 덕분에 아이와 저도 즐거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의 진화에 대해 이렇게 흥미롭고 재미있게 그리고 아이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으로 풀어낸 책은 이 책이 유일무이하지 않나 싶네요. 강추합니다!!

 

(이미지출처: '사람이 뭐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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