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사냥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장수미 옮김 / 단숨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정신 가장 깊은 곳을 꿰뚫는 스릴러

작가가 미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눈알사냥꾼>>은 전작 <눈알수집가>의 매력 넘치는 두 주인공 알리나와 초르바흐 콤비가 다시 뭉쳐 잔인한 사이코패스와 그보다 더 잔인한 운명에 맞서고 끝내 붕괴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그려낸 사이코스릴러로 2011년 독일 작가가 직접 뽑은 최고의 스릴러 1위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작가는 <<눈알사냥꾼>>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눈알수집가>를 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첫 번째 소설과 연관을 맺고 있는 탓에 <<눈알사냥꾼>>부터 읽는다면 그 후에 읽는 <눈알수집가>는 그리 흥미진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 자체로 독립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전작을 굳이 읽어야 할 필요는 없었으며, 이런 작가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읽고나니 전작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전작을 꼭 읽어보리라.

 

몇 달 동안 소름끼치는 숨바꼭질 게임을 했던 눈알수집가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는 23세의 프랑크 라만으로 네 명의 여자와 세 명의 아이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그는 어머니를 죽이고 아이를 납치한 후 아버지에게 45시간 7분의 제한 시간을 주었고, 이 시한이 지나면 아이는 자동적으로 질식하게 되었는데 눈알수집가라는 끔찍한 별명은 후에 발견한 아이들의 시신마다 왼쪽 안구가 없었기 때문에 얻은 것이었다. 라만의 이런 병적인 행동의 원인은 불우한 어린 시절에서 비롯되었다. 눈알수집가의 네 번째 게임은 경찰청 출입 기자 알렉산더 초르바흐의 활약으로 무산되었다. 하지만 그가 그들을 구해내는 대가는 너무도 컸다. 초르바흐가 최후의 순간에 유괴된 쌍둥이 남매의 은닉 장소를 발견하는 동안 프랑크 라만은 초르바흐의 부인을 살해한 후 율리안을 납치한 것이다. 그 이후 프랑크 라만은 종적을 감추었고, 초르바흐에게 주어진 기회는 이제 몇 시간 후면 끝이 난다.

 

자신의 목숨보다 율리안을 더 사랑하냐는 프랑크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초르바흐. 이제 프랑크는 그 증명을 요구한다. 결국 초르바흐는 율리안을 살리기 위해 감은 왼쪽 눈에 총구를 갖다 대고, 방아쇠를 당긴다. 초르바흐가 죽음을 택한 두 달 후, 영매이고 과거를 볼 수 있는, 초르바흐가 쌍둥이 남매를 구하는데 제보를 한 알리나는 스토야 반장의 지시에 의해 지금 세계적인 안과 의사이자 강간범과 살인범인 차린 주커를 마사지하기 위해 서 있다. 주커를 만져 그의 과거를 들여봄으로써 그가 마취 없이 여자들 눈꺼풀을 도려내는 데 사용한 메스를 어디에 숨겼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주커의 희생자들 중 살아남은 유일한 증인인 타마라 슐리어는 사라졌고, 주커에 대한 증거는 하나도 확보하지 있지 못한 상태였기에 일주일 뒤면 주커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경찰은 알리나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주커는 그런 알리나에게 눈을 뜰 수 있게 해주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한다. 결국 그녀는 방을 나오고 만다.

 

알리나에게 요한나 슈트롬이란 이름을 가진 한 여자가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의 딸이 사라졌으며, 경찰의 말처럼 가출이 아니며, 알코올중독으로 자신을 찾아온 한 남자가 딸아이가 벌거벗고 침대에 누워 있는, 두려워하는 사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알리나는 그가 차린 주커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알리나는 초르바흐와 프랑크가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받는 조건으로 차린 주커를 마사지하기로 결심한다. 차린 주커를 마사지한 알리나에게 스토야 반장 대신 숄레 형사가 찾아오지만, 주커를 마사지 하면서 보게 된 환영 속에서 2월 16일이라는 범행할 구체적인 날짜가 언급되고 율리안이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단서를 찾은 알리나는 숄레에게 전하지 않는다. 테이프를 주겠다는 조건과 달리 숄레는 알리나에게 자신을 찾아올 주소를 건네고, 그곳을 찾은 알리나가 납치되면서 상황은 급전개되고, 반전과 반전 그리고 또 반전....놀라운 반전의 연속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저자 제바스타이나 피체크는 '반전의 마스터'라고 불린다고 한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반전 속에 독자들은 저자가 선사하는 반전의 드라마에 흠뻑 빠지게 된다. 그렇게 범인을 쫓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추악한 인간의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있자면, 영국의 사상가인 에드먼트버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악이 승리하는데 필요한 유일한 조건은 선량한 사람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의 침묵이 결국 비극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눈알사낭꾼>>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나서야 비로소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이 작품은 놀라운 반전 속에 책을 읽는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왜 이 작품을 두고 '작가가 미쳤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라는 극찬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으리라. 스릴러 속에 담은 인간의 내면이 섬세하게 그려진 이 작품으로 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내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었다.

 

(이미지출처: '눈알사냥꾼'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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