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인데 뭘 그래? 처음 성장그림동화 1
제니스 레비 지음, 신시아 B. 데커 그림, 정회성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주니어김영사에서 <처음 성장그림동화> 시리즈가 출간되었네요. 이는 이제 막 학교라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어린이가 따뜻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바른 인성을 배워, 타인에 대한 배려는 물론 스스로 자존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기획된 시리즈라고 하네요. 그 첫 권은 <<장난인데 뭘 그래?>>로 초등1~2학년을 독자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내용이었습니다. '현대판 탈무드 동화'라는 타이틀처럼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는 스토리가 마음에 드는 책이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현실을 대변하고 책 제목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죽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장난으로 던진 말, 행동에 상대방은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것이지요. 학교폭력, 왕따 등으로 심각한 상처와 고통, 절망에 빠진 아이들이 자살이라는 힘든 선택을 하고 있지만, 가해자는 그저 '장난'이었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어쩌면 정말 장난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장난이 괴롭힘을 당하는 당사자에게는 그저 장난일 수는 없지요. 이제 가해자에게 그 장난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도록 해야합니다.

 

 

게임을 하고 있는 제이슨을 아빠가 부릅니다. 아빠는 굳은 표정으로 대화를 하자고 말하지요. 제이슨이 새로 이사 온 패트릭을 뚱뚱보, 꿀돼지, 꿀꿀이라고 부르는 탓에 페트릭은 학교에도 가고 싶어하지 않고 밤마다 악몽을 꾼다고 패트릭 아빠가 제이슨 아빠를 찾아왔거든요. 제이슨 아빠는 모든 애들이 페트릭처럼 제이슨을 놀리면 기분이 어떻겠냐고 묻지만, 제이슨은 "저는 그저 장난으로 그랬을 뿐이에요." 라고 말하지요. 이제 아빠는 제이슨에게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린시절의 아빠는 늘 개골개골하고 우는 목소리로 말하는데다, 얼굴과 목, 심지어 팔까지 주근깨투성이었던 새로 이사 온  아이에게 '얼룩개구리'라고 불렀습니다. 아빠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고, 그런 것쯤은 괜찮다고 생각했으며 그저 장난으로 그랬었죠. 하지만 결국 아이는 먼 데로 이사를 갔게 되었고 아빠는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줄 알았던 그 아이를 삼십 년이 지난 지난 달 철물점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악수를 건넸지만 그 친구는 경찰관이 되었으며 아빠로 인해 아주 오랫동안 스스로를 형편없는 인간으로 생각하며 살았다고 했어요. 아빠는 미안하다고 했지만 친구는 너무 늦었다고 했지요.

 

 

"네 할아버지가 가끔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사람은 마음속에 두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는데, 한 마리는 착한 개고 다른 한 마리는 나쁜 개라고 그러셨어. 그 두 마리는 늘 으르렁거리며 싸운다고 하셨지."

"싸우면 어떤 개가 이겨요?"

"주인이 밤을 더 많이 주는 쪽이 이기겠지. 결국 주인이 결정하는 거야. 곰곰히 생각해 보렴. 너는 어떤 개에게 밤을 더 많이 주는지 말이야." (본문 22,23p)

 

 

저녁을 먹고 나서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간 제이슨은 낙엽을 긁어모으고 있던 패트릭을 만나게 되었고, 패트릭은 제이슨을 보자마자 놀라 쥐고 있는 갈퀴를 떨어뜨리고 말지만, 두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시작하자 이야기가 잘 통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패트릭은 '꿀돼지'가 아니라 놀라운 팔 힘을 가진 '망치 손'이 되었습니다. 이제 두 사람은 친한 친구가 된 듯 싶네요.

왕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그 해결책을 찾으려하지만, 왕따 문제는 여전히 그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동화책에서는 가해자의 행동이 얼마나 나쁜지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이 해결책은 우리가 익히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가해자는 피해자의 입장이나 마음을 헤아리는 법을 잘 알지 못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정확히 꼬집고 있지요. 제이슨 아빠는 가해자가 된 제이슨의 행동이 얼마나 나쁜지를 스스로 깨닫도록 잘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부모의 올바른 역활로 가해자가 스스로 그 잘못을 깨닫도록 이끌어준다면 왕따문제는 조금씩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장난인데 뭘 그래?>>는 이렇게 부모의 올바른 역할과 가해자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가는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웁니다. 가해자인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인지, 자신의 행동으로 상대방이 얼마나 큰 상처를 입을지 잘 알지 못해서 비롯됩니다. 이 동화책은 짧지만 중요한 두 가지 사실에 대해서 아주 강렬하게 전달해주고 있네요. 제이슨 아빠를 통해 우리 어른들의 올바른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꼭 같이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이미지출처: '장난인데 뭘 그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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