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36
김선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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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인간에 대해 사용한 실존철학을 주장한 사상가인 쇠렌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는 자음과모음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36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서는 죽음, 절망, 고독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해 깨달은 키르케고르의 실존철학이 주인공 승이를 통해 펼쳐집니다. 이 시리즈는 동화적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어 철학이 어렵고 까다롭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철학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초등학생을 비롯하여 중고등, 성인에 이르기까지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자주 읽어보게 되지요.

 

언니와 동생 사이에 끼어 늘 찬밥 신세인 승이는 혼자만 사랑을 받는 사람의 자신감을 가진 제일 친한 친구인 슬기가 부럽기만 합니다. 언니와 동생의 학원비도 빠듯한데 미술 수업을 받겠다고 할 수 없어 그림 수업을 받지 못했던 승이는 슬기의 제안으로 학교 미술반에 들어서게 되고, 소문처럼 멋진 '뭉크 정민' 선생님을 만나게 됩니다. 집에 돌아간 슬기는 아빠가 집에 계신 걸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아빠는 집에서 승이 자신보다 더 잊혀진 사람이지요. 승이는 학교에서 미술반 활동하면 학원보다 돈이 훨씬 적게 든다며 엄마에게 미술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엄마는 아빠가 회사에서 잘렸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울적했던 승이는 새벽에 엄마 아빠의 다투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부모님은 이혼까지 불사하셨고, 엄마는 동생을, 아빠는 언니를 데려가겠다고 하지요. 엄마 아빠가 헤어지게 되는 것도 무서웠지만 아무도 자신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승이는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승이는 외로움? 서글픔? 아픔? 을 넘어 절망을 느꼈지요.

 

미술반을 다니지 못하게 되었다고 말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미술반 수업을 듣게 된 승이의 마음을 선생님은 알아차리셨고, 승이는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었던 말들을 선생님께 털어놓습니다. 선생님은 자신이 겪었던 절망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키르케고르가 쓴 <죽음에 이르는 병>'에 대해 들려주지요.

 

"절망은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렇지만 절망에 빠진 자는 죽더라도 눈을 감지 못한단다. 죽더라도 죽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이 그를 지배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그는 죽음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절망은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 병이다. 이것이 키르케고르가 말한 죽음에 이르는 병이야." (본문 73,74p)

 

선생님은 인간은 절망으로 자살을 생각하게 되고, 절망은 관계가 어긋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자살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강제로 잘라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승이는 '길버트'라는 이름을 붙혀준 일기장에 자신이 느낀 절망과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철학에 대해 적었습니다. 적고 나니 속이 후련해지는 것 같았지요. 마트에서 일하기로 한 엄마는 승이의 미술 도구와 교육비를 넣어 주셨습니다. 승이는 엄마가 나만 빼놓고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다음 미술 수업에 승이는 슬기와 함께 남아 선생님에게 키르케고르가 말한 세 가지 삶의 단계에 대해 듣게 되었지요. 그렇게 자기 자신의 실존을 찾는 수업을 들은 승이는 집에서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아빠가 다시 복직을 하게 되고, 더불어 승진까지 하게 되었다는 얘기였지요. 모두가 잠든 밤, 일기장 길버트를 꺼내려던 승이에게 아빠가 오셨습니다.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 책을 건네시면서 승이 덕분에 다시 일어설 힘도 얻고, 절망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이죠. 아빠가 승이의 일기장을 읽어보았다는 사실에 화가 좀 나기도 했지만, 아빠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괜찮은 듯 싶기도 했지요.

 

<<키르케고르가 들려주는 죽음에 이르는 병 이야기>>에는 절망에 빠진 승이와 아빠가 등장합니다. 절망에 빠진 승이를 구해준 것은 바로 키르케고르였지요. 키르케고르의 철학은 기독교적 성향을 띄고 있지만 그의 철학은 종교를 떠나 우리로 하여금 참된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죽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절망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민을 펼쳐나간 키르케고르의 철학, 이 책에서는 승이를 통해 진정한 절망이 무엇인지에 대해 풀어 가고 있습니다.

 

인간이 절망하게 되는 것은 정신이 있기 때문이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은 정신이다"라고 말한다. 절망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진정으로 누군인가를 물을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절망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절망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망이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절망을 추상적으로만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힘든 고통이기 때문이다. (본문 58,59p)

 

때로는 죽음이 동경되거나 죽음을 가까이에서 느낄 때, 절망이 나를 휘몰아 바닥없는 심연 가운데로 정신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 외톨이가 되어 한없이 외로움을 느낄 때, 이러한 순간들은 우리의 삶을 참된 길로 인도하는 순간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본문 144p)

 

이 책은 승이를 통해 키르케고르의 사상을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도 좋았지만, 절망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도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절망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절망을 느낄 때 키르케고르의 철학과 다시 만나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절망이 우리의 삶을 참된 길로 인도하는 순간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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