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때리면 안 돼!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1
김대조 외 지음, 김은주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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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초중고 학생들의 대화 속에서 쉽게 욕을 들을 수 있습니다. 친근함을 나타내려는 듯한 ~년은 오히려 애교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지요. 주위에 누가 있는지 상관없이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욕을 합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욕하기에는 어른으로서 할 말은 없습니다. 어른들이 싸우고 욕하는 소리 역시 쉽게 들을 수 있으니까요. 또 그렇다고해서, 욕하는 아이들을 그저 두고 볼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주먹으로 때려야만 폭력은 아니니까요. 언어폭력도 상처와 고통을 주는 폭력 중의 하나입니다. 아이들은 친구들이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강하게 보이기 위해서, 친근함을 나타내기 위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욕을 하고 있습니다. 한번 입에 붙은 욕은 잘 떨어지지도 않지요. 습관이 되어버린 욕, 이제 욕 때문에 아파하고 슬퍼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언어폭력의 심각성과 바른 말 사용의 필요성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말로 때리면 안 돼!>>는 욕 때문에 아파하는 네 가지 동화를 담았습니다. 언어폭력의 문제점을 깨닫고 바른 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독자 어린이 스스로가 함께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끕니다. 부모도 함께 읽으면서 함께 고쳐나가는 것도 아주 좋을 듯 싶네요.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라고 하지요. 우리 아이들은 바로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바른 말 사용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주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욕 연습]은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전학 온 박강지가 따돌림을 받게 되면서 욕을 배우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강지는 전학 온 첫날 인기 스타가 된 듯 관심을 받게 됩니다. 그런 강지가 병기는 못마땅하지요. 며칠이 지난 후에 강지는 왕따 은수처럼 따돌림을 받게 됩니다. 반에게 가장 힘이 센 병기를 중심으로 강지는 놀림을 받게 됩니다. 짝꿍인 은수마저도 강지에게 욕을 하자, 강지는 화를 내지요. 하지만 은수는 강지에게 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욕을 연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왕따인 은수는 힘 있는 말, 한 마디만 해도 듣는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마는 그런 말, 바로 욕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 무기가 되는 욕을 수집하면서 친구가 되었고, 이제는 욕이 필요없다는 사실을 깨닫지요. 결국 두 친구는 지금까지 연구한 욕을 비 오는 운동장에서 시원하게 퍼붓고 끝내기로 합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지요.

 

 

"강지야, 화가 나서 진흙을 던져 봤는데 다른 사람이 맞기도 전에 내가 먼저 더러워졌네. 이것 봐! 내 손하고 옷이 더 더러워졌잖아. 강지야, 이제 우리 욕하지 말자. 다른 사람 욕하려다가 내가 먼저 때가 묻을 거야." (본문 44,45p)

 

[욕 대장 혼내 주기]는 옛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덩치도 작은 데다 몸까지 허약해서 동네 아이들에게 늘 놀림을 당하기 일쑤였던 막돌이가 천석이를 혼내주기 위해 장돌뱅이인 막쇠 삼촌에게 욕을 배우게 되지요. 막돌이는 삼촌이 알려준대로 말에다 '개'자를 붙히게 되고, 천석이를 내빼게 만들었어요. 결국 동네 친구들은 욕 대장이 된 막돌이를 멀리하게 되었고, 막돌이는 입에 욕이 붙어서 아무한테나 욕을 하고 다닐 정도였어요. 그런 막돌이를 동네 개들이 혼내준다는 재미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죠.

 

[4학년 5반 악플 수사대]는 요즘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버상의 언어폭력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방송부에 꼭 들고 싶었던 자두는 3차시험에서 떨어지고 온라인 게임에만 몰두하고 시무룩하게 지내던 어느 날, 친구들은 시험에 떨어진 자두가 대화방에서 욕을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의심을 받게 된 자두는 대화방에 들어가 '백마 탄 환자'라는 아이디로 욕을 하고 있는 아이디를 발견하고 정체를 밝히기 위한 수사대를 결성하지요. 1등을 못 하면 마구 화를 내고 분이 안 풀리면 때리기도 했던 엄마로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했던 친구의 사정을 듣고 난 뒤 아이들은 숨어서 함부로 욕하고 악플을 다는 사이버 세상과 그동안 해왔던 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제 우리 욕하지 말자. 한 사람, 두 사람, 욕하기 시작하니까 대화방이 너무 지저분해지는 느낌이야.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말에는 예언적인 힘이 있어서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일이 생기고 나쁜 말을 하면 나쁜 일만 생긴대. (본문 114p)

 

 

[네가 하면 욕, 내가 하면 멋?]에서는 담임 선생님이 나쁜 언어 습관을 고치기 위해 '고운 말 으뜸이'제도를 정하고 고쳐나가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아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욕이 가진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된 아이들은 의미없이 사용한 욕에 담긴 무시무시한 뜻을 알게 되는데, 독자 어린이들도 그 의미를 알게 된다면 나쁜 언어 습관을 고치는 계기가 되어줄 듯 싶네요.

 

욕과의 전쟁을 선포한 네 편의 동화를 담은 <<말로 때리면 안 돼!>>는 욕을 하는 아이들의 심리가 무엇인지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고, 언어 폭력으로 상처입은 아이들을 통해 그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이들과 함께 부모도 같이 읽어봐야 할 거 같아요. 아이들이 왜 욕을 하게 되었는지 그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이 우리 아이들이 언어폭력의 문제점을 깨닫고 바른 말을 사용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면 좋겠네요~

 

(이미지출처: '말로 때리면 안 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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