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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를 눌러줘! ㅣ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5
토마스 파이벨 지음, 함미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2월
평점 :
"내가 올린 사진들, 정말 흥분되지 않니? 그럼 '좋아요'를 눌러 줘, 지금 당장!"
우리에겐 학교 성적보다 중요한 게 있어. 바로 소셜네트워크 '온 쇼'에서 포인트를 많이 받는 거야.
포인트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온라인 프로그램 앵커가 될 수도 있거든.
더 멋지고, 더 자극적인 장면을 찍어 오릴 때마다 포인트는 빛의 속도로 쌓여 가지.
눈치 보지 말고, '핫'한 장면을 찍어! 그래야 네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으니까.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에 중독되어 진정한 우정과 정체성을 잃어버린 야나, 카로, 에디 이야기! (표지 中)
사진을 찍고, 올리고, 누군가의 댓글과 '좋아요' 클릭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잠시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한다. 마약 못지 않은 중독증세를 보이는 아이들도 많은데다, 자신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인권을 무시한 사진을 올리는 일도 비일비재한터라 이제는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딸아이의 친구들이 싸웠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사진을 친구가 SNS에 올린 것이 두 아이의 다툼의 원인이었다. 얘기를 들을 당시에는 사건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요즘 인권마저 위협받는 SNS의 활동의 문제점을 이 책을 통해 인지하고나니 그 다툼을 소홀히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두 친구의 다툼은 잘 해결이 되었지만, 그 다툼을 통해서 친구들이 SNS의 문제점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으며, 이 책을 권해주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좋아요'를 눌러줘!>>는 열네 살의 카로가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 형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데, 소셜네트워트 중독의 심각성과 문제점을 현실적인 묘사로 잘 다루고 있다. 카로의 반에 정말 멋쟁이인 야나 마리아 볼프가 함부르크에서 전학을 온다. 야나는 마침 비어 있는 카로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그녀는 긴 금발 머리를 늘 다른 스타일로 꾸미고 다녔고, 늘 굽이 높은 구두만 신고 다녔으며, 쉬지 않고 아이폰을 갖고 놀았다. 카로가 야나와 친해지게 된 것은 소셜네트워크인 '온'에 가입하면서 부터였다. 카로가 야나에게 첫 친구 신청을 했고, 400명이 넘는 친구가 있는 야나가 친구 수락을 해주었다. 카로의 눈에는 야나는 모든 걸 다 가진 완벽한 여자애였지만,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공부를 썩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카로는 야나를 위해 이보, 에디를 포함한 수학 스터디 그룹을 만들게 된다. 사실 카로가 에디를 스터디 그룹에 포함시킨 것은 에디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핑계도 있었다. 카로의 방에서 시작된 첫 모임, 하지만 이들은 '온'이 '온 쇼'가 되면서 웹TV를 진행할 핫한 스타 앵커를 '온 쇼'가입자들 중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회원 중에 선발한다는 이야기에 흥분했고 카로, 에디, 야나는 서로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포인트를 주고받기로 약속한다.
그렇게 이들은 포인트를 많이 받기 위해 자극적인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는데, 카로는 에디가 올린 자신의 사진에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로인해 자신의 친구가 많아지고 포인트가 늘어가자, 더 많은 포인트를 받기 위해 인터넷에 몰두하게 된다. 취한 선생님들의 모습을 올리기도 하고, 담임 선생님의 부인이 아들과 있는 모습을 오해하여 추측성 영상을 올리는 듯 타인의 인권은 생각지도 않은 채, 오직 포인트 올리기에 열을 올린다. 결국 서로를 물어뜯는 식의 게시글이 올라가는 등 그들의 우정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온 쇼'와 포인트 사냥 때문에 최근들어 내 생활은 전부 소셜네트워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었거든. 학교가 끝나면, 다른 사람들이 쓴 새로운 게시물들을 읽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어. 그리고 포인트를 거두어 들일 만한 일이 뭐가 없을까, 궁리하느라 진짜 바빴지. 너, 그거 아니? 나 말이야, 실은 '온 쇼'를 하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를 진짜 열정으로 똘똘 뭉치게 하는 일을 찾았단다. 그렇다 보니 어느새 나는 컴퓨터가 없으면 조금도 옴짝달짝할 수도 없는 곳에 갇힌 듯 갑갑한 기분이 들었어. 컴퓨터가 사라진 그 순간에 특히 그랬지. (본문 80p)
이 작품은 타인의 인권마저 위협하는 무분별한 청소년들의 소셜네트워트 중독을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소셜네트워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익명성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타인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심각한 문제점도 일으키고 있다. 사이버 상의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문제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더더욱 커지고 있다. 이 책은 그 심각성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작품으로 청소년들이 그 문제점을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끈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 문제에서 예외가 될 수 없기에 어른들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작품이다. 누군가 내 글에 관심을 갖고, 내 사진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누군가에게 위협이 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 생활이 소설네트워크 속이 아님을 제대로 인지한다면 소셜네트워크는 더 즐거운 문화공간이 될 수 있으리라.
이에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에 중독되어 진정한 우정과 정체성을 잃어버린 야나, 카로, 에디 이야기를 다룬 <<'좋아요'를 눌러줘!>>는 우리가 꼭 읽어봐야 할 주제였음을 강조 또 강조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