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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린느의 멋진 새 친구 - 칼데콧 상 수상작 ㅣ I LOVE 그림책
루드비히 베멀먼즈 글.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3월
평점 :
★ <뉴욕타임시> 선정 주목할 만한 올해의 책
★ 놀랍도록 아름답고 재기발랄한 그림책 -<가디언>
★ 어떤 작가도 이보다 유쾌한 이야기를 쓴 적은 없었다. -<뉴욕헤럴드트리뷴>
어느 새 75살이 된 마들린느를 제가 처음 접한 것은 약 10년 전, 그러니까 마들린느가 65세가 되었을 무렵이었습니다. 1939년에 처음 출간된 <마들린느> 시리즈는 '칼데콧'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면서 그림책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지요. 마들린느의 인기가 오랫동안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마들린느> 시리즈를 처음 출간한 바이킹 출판사는 올해로 일흔다섯 살이 된 마들린느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마들린느 75주년 기념 에디션'을 제작할 정도라고 하네요. 출간 당시 '마들린느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던 것은 1930년대 사회적인 배경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씩씩한 마들린느의 캐릭터는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적 사고와 밝은 성격의 아이콘이 되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얼마 전 보물창고에서 출간된 <마들린느는 씩씩해>를 읽으면서 또 한번 마들린느의 캐릭터에 흠뻑 빠지게 되었고 <<마들린느의 멋진 새 친구>>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답니다.

포도 덩굴로 뒤덮인 파리의 한 낡은 학교 기숙사에는 열두 명의 소녀가 두 줄로 나란히 살고 있고, 날마다 아침 아홉 시 반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작은 아이가 바로 마들린느였고, <마들린느는 씩씩해>에서 보여준 것처럼 마들린느는 생쥐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동물원의 호랑이 앞에서도 "흥!"하고 콧방귀를 뀌는 소녀였지요. 전작에서는 배가 아파서 클라벨 선생님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발이 미끄러져서 강으로 풍덩 빠지면서 또 한번 선생님을 놀라게 하네요. 하지만 다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군요.

그런데! 강에 빠진 마들린느를 향해서 개 한 마리가 나타나 머리를 쳐들고 헤엄쳐 가서 물에 빠져 죽을 뻔한 마들린느를 구해 냈지 머에요. 그렇게해서 마들린느를 구한 개는 함께 기숙사에 오게 됩니다. 밤이 되어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함께 기숙사로 온 개를 서로 데리고 자겠다고 한바탕 다툼을 벌였습니다. 아이들은 개에게 '주느비브'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어요. 주느비브는 노래도 부를 줄 알았고, 어느 땐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했으며, 산책도 좋아했지요.

5월의 첫날이 다가왔습니다. 장학사들이 학교를 방문하는 이 날은 해마다 가장 긴장되는 날이기도 했지요. 장학사들이 기숙사를 꼼꼼히 살피다 주느비브를 발견하게 되었고, 학교에 개를 들을 수 없다는 규칙에 따라 개를 내보내라고 하네요. 클라벨 선생님이 함께 지내게 해 달라고 얘기해도 소용이 없었어요. 아이들이 울기도 하고, 마들린느가 장학사에게 천발을 받는다고 외쳐보았지만 결국 주느비느는 쫓겨나고 맙니다. 클라벨 선생님은 우리는 아이들에게 빨리 옷을 갈아입고 주느비브를 찾아보자고 하지요.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온 동네를 뒤지고, 주느비브 이름을 불러봐도 주느비브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결국 모두들 풀이 죽어 학교로 돌아왔지요. 다행이도 그날 한밤중에, 클라벨 선생님은 가로등 불빛 아래에 있는 주느비브를 찾았어요. 아이들은 서로 주느비브를 데리고 자겠다고 다툼을 벌였고, 선생님은 서로 다투면 주느비브를 다시 내보내겠다고 엄포를 놓았지요. 그렇게 소동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클라벨 선생님은 또 잠에서 깨어났어요. 그리고는 깜짝 놀랐지요. 주느비브 곁에 강아지가 한가득 있었거든요.

이 그림책의 배경이 되는 기숙사는 193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거 같아요. 언제나 얌전하고 조신해야하는 수동적인 존재였던 여성들의 모습을,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변함없이 두 줄로 나란히 활동하는 모습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렇게 교육받고 자라는 아이들에게 마들린느는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개성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존재였던 것이지요. 엄격한 규칙 속에서도 클라벨 선생님은 아이들과 주느비브의 우정을 중요시 생각해주었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었습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도 경쟁이라는 전쟁 속에서 학교, 학원을 오가며 자신의 개성과 감정을 잊은 채 부모들이 짜준 계획표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1930년의 모습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인 셈이지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클라벨 선생님과 같은 어른들의 마음과 마들린느처럼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싶네요.
변함없는 매력을 과시하고 있는 마들린느는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들린느를 좋아하는 독자로서 100살이 된 마들린느와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네요.
(이미지출처: '마들린느의 멋진 새 친구'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