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우리나라 좋은동화 12 우리나라 좋은동화
김문홍 외 지음, 모라 외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소설을 읽어야 할 제 나이에도 저는 소설보다는 동화를 더 사랑하고 즐겨읽습니다. 아무리 감동적인 소설이라 할지라도 동화에서 보여주는 깨끗하고 따스한 감동까지는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동화를 읽으면 내 아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엄마인 저에게 동화는 참 좋은 육아서인 셈입니다. 이렇게 동화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제가 파랑새에서 출간된 <<우리나라 좋은 동화 12>>책을 만난 것은 참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이 책은 한 해 동안 아동문학 잡지에 발표된 동화 중에서 12편을 선정하였고, 사랑과 배려, 친구들 사이의 폭력, 통일, 세대차이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아냈습니다.

 

동화 속에는 사람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묘한 마술이 숨어있으니까요. (본문 201p)

 

이 책이 유독 제 눈길을 끈 것은 동화 읽기에 서툰 작은 아이때문이기도 합니다. 과학분야, 학습만화는 잠을 자는 것도 잊은 채 열심히 읽는 작은 아이가 유독 동화 읽기를 힘들어하는 탓이죠. 어쩌면 좋은 동화를 선별하여 엮은 이 책이 아이에게 동화를 읽는 즐거움으로 이끌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지만요.

 

밥을 먹듯이 읽어야 하는 동화, 밥보다 맛있는 동화.

<<우리나라 좋은동화 12>>가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손에 날개 달린 듯 날아가길 소망합니다. (본문 203p)

 

 

12편의 동화가 모두 따뜻하고 예쁘고 깨끗하고 순수했습니다. 문명의 발달로 인해 점점 사랑을 잃어버리고 삭막해져가는 현 사회의 모습을 200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담은 <사랑이 뭔데요?>는 어머니의 사랑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의 감정을 되돌려 주는 내용으로 따뜻하게 담겨져 있지요. 점점 메말라가는 감정에 따스함이 퍼져갑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종이칼>은 유치원 아이들 사이에 일어난 폭력을 다룬 작품입니다. 친구의 폭력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종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종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지요. 종주의 마음을 헤아린 유치원 선생님으로 인해 종주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입가에 미소를 띄울 수 있었습니다. 한편 종주에게 상처를 준 동구의 엄마는 오히려 동구를 두둔합니다. 동구의 엄마는 제 자식만을 두둔하는 잘못된 가정교육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네요. <흰 민들레 소식>은 나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귀한 흰 민들레 씨를 나누지 않는 엄마를 대신해 바람이 흰 민들레 씨를 여기저기 나누어주었네요. 바람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나눔의 의미가 바람을 통해 아이들에게 잘 전달될거 같아요. 작가가 어머니로부터 연화바위 전설에서 영감을 얻고 쓴 <강물을 거슬러 오른 고래 한 마리>는 아빠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히 원하고 노력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음을 따뜻한 동화로 이야기합니다.

 

 

분단의 아픔을 담은 <가락지빵>, 강아지의 눈으로 바라본 대형마트로 인해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구멍 가게의 이야기를 담은 <하늘 아저씨네 구멍가게>, 경상남도 양산시 동면 여락리에 있는 봉림대의 전설로 쓴 <봉림대에서 부르는 노래>는 통일에 대한 염원이 진하게 배어져 있습니다. <황소 이발소의 마지막 손님>은 이발소를 고집하는 할아버지와 유행을 쫓는 꽁지머리의 손주 동석이간의 세대간의 차이를 통해 우리가 버려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끕니다. 기분 좋은 말을 하자는 의미를 담은 <말의 씨앗>, 마음에 생긴 상처는 따뜻한 위로가 치료약이 된다는 것을 일깨우는 <그 나무가 웃는다>, 기훈이의 상상의 나래를 통해 독자 어린이들도 함께 상상력을 키우게 되는 즐거운 동화 <우리 집엔 마법사들이 산다>, 외모지상주의의 요즘 세태를 꼬집는 <돼지, 성형수술 하다>는 외모보다는 마음, 그리고 개개인이 가진 개성이 더 중요함을 일깨웁니다.

 

 

12편의 동화를 읽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대형마트보다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정을 되찾게 되었고, 점점 삭막해져가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게 되었지요. 재미있는 전설도 들었고, 기훈이를 따라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동화를 읽는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네요.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절대 알 수 없을 상상과 동심 말입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주제로 정말 좋은동화만 엮은 책이네요. 하루하루 바쁘게 사는 탓에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는 어른들도 꼭 함께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마음의 여유와 따스함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요.

 

12편의 동화가 여러분의 가슴을 따스하고 깨끗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리라 믿습니다. 동화를 읽노라면 동화 속 주인공이 여러분에게 날아올 것입니다. 함께 뛰놀고 울고 웃으면서 여러분의 마음이 샘물처럼 맑아질 것입니다. 동화책을 덮고서도 여러분의 가슴에는 감동의 메아리가 잔잔하게 흐르리라 자신합니다. (본문 200,201p)

 

 

(사진출처: '제5회 우리나라 좋은동화 12'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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