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가 들려주는 상과 벌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6
임옥균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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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는 기원전 280년에 전국 말기 한(韓)나라 출신으로 이름은 한비로, 성악설을 주장했던 순자를 스승으로 모셨던 중국 고대의 이름난 사상가이자 법가 학파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한비자는 말을 더듬고 말도 잘 꾸미지 못했던 인물이었지만 글을 잘 쓰는 탓에 뛰어난 문장으로 인정을 받았지요. 한비자는 유가 학설에 반대하면서 군주의 권술에 대해 대서특필하여 훗날 군주가 전제독재로 신하를 통제할 수 있는 이론과 방법을 제공한 책을 썼으며,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한왕에게 부국강병의 모략을 건의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반면 이웃 나라 임금인 진시황은 "내가 이 사람을 만나 사귈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할 말할 정도로 한비의 견해를 감탄해했습니다. 진나라의 공격에 한나라는 다급해졌고, 한비를 진나라의 사신으로 파견했으나 함께 동문수학한 사이였던 이사에 의해 한비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진은 이사의 간사한 말에 한비를 옥에 가두었고 한나라를 멸망시켰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中) 

 

<<한비자가 들려주는 상과 벌 이야기>>에서는 앞서 말한 법가의 집대성자이자 통치술, 제왕학의 창시자이기도 한 말더듬이 한비자의 통치 체계-법.술.세를 볼 수 있습니다.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화형식으로 구성된 스토리에서는 한비의 친구 유가가 등장하면서 서로의 의견 차이를 보며 다투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역사적으로도 법가와 유가는 서로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고 한비는 유가에 대해 창과 방패의 모순을 들어 서로 양립할 수 없음을 이야기했는데, 현대적 상황으로 꾸며진 스토리에서 두 사람의 이견차이를 통해 누구의 생각이 옳고 그른지 생각해보며 읽어도 좋을 거 같습니다.

 

열한 번째 시험에서 낙방을 하고 아예 집을 나와 고시원에서 고시 공부를 하는 한비는 고시원 터줏대감인 유가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둘 다 큰 꿈을 이루지 못한 탓에 서로를 위로하며 격려해 주곤 했지만, 이견으로 인해 자주 다투곤 했지요. 반면 한비의 조카인 초등학생인 철민이는 장난감 회사에서 모집한 장난감 아이디어 공개 모집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고 명예 공장장이 됩니다. 철민이는 이 기회를 활용해 멋지고도 놀랄 만한 성과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고, 생산부의 박 과장의 도움을 받으며 공장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게 되지요. 한 달 후 철민이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로 인해 공장은 발전을 거듭하여 놀랄 만한 경영 실적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박 과장은 열심히 일한 직원 중 제일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세탁기를 선물로 주려하는데, 이를 알게 된 한비는 중국 위나라의 '오기'장군의 이야기를 토대로 법가 사상에서 중요시 했던 상 제도와 진나라의 왕 문공과 호언이의 이야기를 통해 한비자의 상과 벌이라는 두 개의 칼자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현명한 임금이 신하를 제어하는 방법은 두 개의 칼자루를 쥐는 것입니다. 두 개의 칼자루란 상과 벌입니다. 신하는 상 받는 것을 좋아하고 벌 받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임금은 상과 벌을 직접 자신이 주어야 합니다. 만일 상과 벌을 내리는 일을 신하에게 맡긴다면 백성들은 그 신하를 좋아하거나 두려워할 것입니다. (본문 53p)

 

헌데 한비의 우려대로 권력은 공장장인 철민보다 박과장에게 기울어집니다. 한비는 조카인 철민을 위해 한비자의 사상으로 공장의 경영에 참견하게 되지요. 바로 이 스토리에 권력을 가지고도 신하들을 제대로 통제 못한 한왕에 대한 안타까움과 허영과 사치에 빠져 나라를 위기로 몰고 간 인물들을 등용하고, 그들의 지위가 나라에 공을 세운 공신들보다 더 높았던 권력의 부패를 막고자했던 한비자의 통치 체계-법, 술, 세의 내용을 담아내지요. 그리고 한비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보이는 유가와 끊이지않는 말다툼을 하곤 합니다.

 

"냉정하게 법을 만들어 철저하게 집행하라. 그래서 반대파들을 모조리 숙청하라. 철통같은 법과 질서로 백성들을 냉혹하게 다스려라. 그래야 전쟁이 났을 때 백성들을 몰아부여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한비야, 그게 요즘 세상에 통할 수 있는 소리냐?"

"그럼? 너같이, 인정으로 사람을 사귀어라. 신의를 지키고 자애로움을 나누어라. 법에 앞서서 어진 마음과 의로운 정신으로 인간 세상을 평화롭게 하라. 뭐, 어쩌고저쩌고? 이게 나라 다스리는 짓이냐? 나라를 아예 망하게 하는 짓이냐?" (본문 63p)

 

공장장이 된 철민이를 통해서 한비자의 사상을 이해하기가 참 쉬웠던 것 같습니다. 한비와 친구 유가의 다툼을 통해 법가와 유가의 서로 다른 사상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지요. 한비의 사상을 이해함과 동시에 유가와는 다른 법가의 사상의 옳고 그름까지 생각해보고, 서로의 장단점을 살펴봄으로써 생각의 폭도 함께 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력이 약하여 여러 나라로부터 시달림을 당해야했던 한 나라에서 태어났던 한비자는 이렇게 강국 건설의 비법은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자'는 법치주의를 주장하였지요. 한비자의 사상을 좇았던 삼촌 한비는 독재자가 됩니다. 유가의 사상과 한비의 사상은 서로 양립할 수 없다고 하였지만, 서로의 조화가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토리를 통해서 독자 어린이들이 [통합형 논술활용노트]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자문해본다면 철학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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