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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ㅣ 상상 그림책 학교 6
해리엇 지퍼트 글, 바루 그림, 이상희 옮김 / 상상스쿨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이 그림책은 해리엇 지퍼트와 바루, 천재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 2인 조가 만들어낸 최고의 멋진 작품입니다. 해리엇 지퍼트는 일요일 오후마다 화랑에 그림을 보러 가던 어느 날,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라는 제목이 붙은 그림을 보게 되었고, 그 그림을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고, 바루는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여러 번 본 명화인 폴 세잔의 <과일 바구니가 있는 정물>에서 영감을 받아 이 그림책의 그림을 완성했다고 하는데, 그러고보면 두 사람 모두 누군가의 작품을 통해서 이 멋진 그림책을 완성할 수 있었네요. 이 그림책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을 읽은 어린이 중 누군가가 훗날 이 책에 영감을 얻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킬지도 모른다는 어떤 막연한 기대감이 생기는 거 같아요.
귀여운 책 제목과 삽화가 모두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에요. 책 제목과 삽화에 이끌려 읽다가 나중에는 스토리가 주는 재미와 감동에 두 번 반하게 되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소년은 다섯 살 때, 화가를 꿈꾸고 날마다 색칠하고 그림을 그렸어요. 그리고 여덟 살인 지금도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지요. 소년의 집 개 뭉치는 소년이 그림 그리는 걸 지켜보기도 하고, 가끔은 소년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화가를 꿈꾸는 소년이라 그런지 집 벽에는 다양한 그림이 가득 그려져 있군요. 귀에 붓을 꽂은 모양새가 제법 화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소년은 높은 건물을 그리느라 바쁩니다. 먼저 커다란 종이에 널따랗게 회색 칠을 하고, 창문을 그리고 문과 손잡이도 그리지요. 건물 양쪽에는 수풀을 그리고, 아래쪽은 그냥 비워 두었지요. 소년이 뭉치에게 그림이 다 된 것 같은지 묻자, 뭉치는 아니라고 짖습니다. 소년은 뭉치가 짖는 이유를 잘 알고 있어요. 소년이 그린 멋진 그림 속에 뭉치의 그림도 넣고 싶은 탓입니다. 뭉치를 그려 놓고 나서야, 뭉치는 다 되었다고 멍멍 짖어주지요. 신이 난 뭉치는 화실을 뛰어나니고 꼬리를 흔들며 소년을 핥지요. 정말 너무너무 기쁜가 봅니다. 이제 소년은 그림에 제목을 써 넣습니다.
와....정말 너무 멋진 제목인 거 같아요. 소년이 학교 갈 시간이 되면 뭉치는 슬퍼합니다. 하지만 소년이 집에 돌아올 때면 뭉치는 창가에서 기다려주지요. 그런데 오늘은 뭉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소년은 뭉치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 걱정이 되어 뭉치를 찾아다니지요. 소년이 뭉치를 부르자 뭉치는 화실 쪽에서 대답을 합니다.
"뭉치, 만일 내 그림을 망쳐 놓았으면 쫓겨날 줄 알아!"
기죽은 뭉치의 모습이 너무나 귀엽습니다. 알록달록 귀여운 개로 변신한 모습도 말이죠. 화실로 간 소년은 깜짝 놀랐어요. 정말 굉장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거든요. 소년은 뭉치가 그린 그림에 제목을 써 넣습니다.
소년은 그림 실력도 좋지만, 작문 실력도 끝내주네요. 그림의 제목을 너무도 잘 짓는군요. 소년와 뭉치가 서로를 꼭 안고 있는 모습이 참 훈훈합니다. 너무 귀여운 스토리와 삽화가 정말 마음에 쏙 드네요~. 부록으로 폴 세잔의 <과일 바구니가 있는 정물>을 수록해주었어요. 뭉치의 그림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폴 세잔을 기억하고, 이 명화도 함께 기억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재미있는 이야기와 명화가 함께 수록된 예쁜 그림책이네요.
화가를 꿈꾸는 소년,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천재 개 뭉치의 유쾌하면서 감동있는 이야기가 마음에 쏙 듭니다. 바루의 삽화가 마음에 들어서 바루가 그린 그림책을 찾아보게 되었네요. 제가 읽어 본 적 있는, 영웅과 같은 아빠의 모습을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그렸던 <초강력 아빠 팬티>가 바로 바루의 작품이었더군요. 앞으로 바루의 그림을 눈여겨 보게 될 거 같습니다. 해리엇 지퍼트가 봤다는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라는 그림은 어떤 그림이었을까요? 아이와 함께 상상해 보게 되네요. 삽화도 스토리도 정말 마음에 드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사진출처: '우리 집 개는 내가 천재인 줄 알아요'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