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아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2
로이스 로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비룡소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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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베리 상 2회,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 수상 작가 로이스 로리의 청소년 SF소설이 드디어 완결 되었다. <기억 전달자><파랑 채집가><메신저>에 이은 <<태양의 아들>>이 바로 20년에 걸쳐 완성된 <기억 전달자>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다. 로이스 로리의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은 <메신저>를 통해서였는데 그 흥미로움과 흡입력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메신저> 이후 만 2년 여만에 출간된 <<태양의 아들>>이 가지고 있는 흥미로움 역시 전작 못지 않다. 읽는내내 책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는데, 430여 페이지의 두께에도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시리즈를 다 읽어보지 못해 알지 못했는데,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이 작품의 배경은 <기억전달자>이 사회에서 시작해서 <메신저>가 지향하는 사회에서 끝을 맺고 있다고 한다. <메신저>를 통해 맷티가 보여준 것은 타인에 대한 '사랑'이었고, <<태양의 아들>>에서도 역시 저자는 게이브의 재능을 통해 '이해'라는 '사랑의 본질'과 클레어를 통해 '모성애'를 이야기하고 있다. 흥미로움으로 시작해 흠뻑 취해 읽은 책에서 보여주는 감동은 더 아름다웠다.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는 공동체 마을에서 열네 살 소녀 클레어는 열두 살에 출산모로 선발되었고, 지금은 점점 가혹해져만 가는 진통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있었다. 점점 심해지는 격통 속에 클레어의 출산은 쉽지 않았고 결국 수술을 통해 상품을 꺼냈다. 클레어는 생산을 끝낸 다른 수정모와 달리 배에 흉터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이번 생산에 뭔가 어긋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클레어는 어류 부화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클레어는 상품이 궁금했고, 생산 번호 36호인 남아이며 의료 상황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출산 이후 지독한 상실감을 느끼고 상품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어류 부화장에서 일하는 동안 클레어는 기회를 노려 양육 센터에 가보게 되고 적응 부진인 자신의 상품인 36호를 만나게 된다. 클레어는 자자신이 가지는 이 감정의 정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동안 필요한 사항들은 공동체가 모두 챙겨 주었기에 부족한 건 없었다. 전에는 뭔가를 갈망해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클레어는 자신이 출산일 이후로 내적 공허감을 채워 줄 뭔가를 너무도 절박하게 계속 갈망해 왔으며 그것이 바로 자기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공동체 마을의 사람들은 아무 감정이 없지만 클레어는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사람들이 복용하는 환약 때문이었으며 자신은 누군가의 실수로 제공받지 못한 탓이었다. 결국 클레어는 감정을 느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클레어는 36호를 돌보는 양육사와의 우연을 가장한 지속적인 만남으로 36호가 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적응부진아였던 36호가 배정식에서 선택받지 못하고 죽을 위기에 놓이게 되자, 양육사의 아들이자 선택받은 아이 조너스가 36호를 데리고 사라졌고, 클레어는 자신의 아들을 찾기 위해 타지마을로 향하는 보급선을 타게 된다.

 

엄청난 파도가 그녀를 덮치고 그녀는 주해안에서 뻗어 나온 반도가 고립된 지역을 형성된 마을로 떠내려간다. 자신의 이름 외에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클레어는 그곳에서 노파 알리스의 도움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조금씩 기억을 되찾아가는 클레어는 자신이 아들을 찾기 위해 마을을 떠났었다는 것을 기억하게 위해 아들을 되찾기 위해 이 마을을 떠나기로 결심하지만, 고립된 이 마을에서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다에 대한 두려움 탓에 깍아지른 절벽을 올라가는 길 뿐이었다. 클레어는 암벽을 오르는 데 성공했지만 정상에서 기막힌 상황을 겪고 다시 돌아온 아이나르의 도움으로 몇 해에 걸쳐 절벽을 오르는 방법과 힘을 기른다. 그리고 마침내 올라가게 된 정상에서 아이나르의 말처럼 거래 마스터라 불리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클레어는 자신의 아들을 찾고 싶다는 절박함으로 거래 마스터와 거래를 하게 되는데, 그것은 아들을 찾아주는 대신 클레어의 젊음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되어 자신의 아들인 게이브를 찾게 되었지만, 가까이 가지 못하는 클레어는 몇 해동안 게이브 주위를 서성인다. 한편 조너스와 함께 살고 있는 게이브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으로 오래 전에 살았다는 공동체 마을로 가기 위해 배를 만든다. 바다의 무서움을 아는 클레어는 게이브를 위해 결국 조너스를 만나 과거를 밝히게 되고, 할머니가 된 클레어는 이제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아들을 찾기 위해 맺은 거래를 후회하지는 않았다. 다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너무도 슬플 뿐이었다. 게이브에게 어울리는 건강하고 생기 있는 젊은 엄마 대신 죽음을 기다리는 꼬부랑 할머니가 되고 말다니. 칠 년 전 거래 마스터가 두 사람 모두에게 가한 끔찍한 장난인 셈이다. (본문 337,338p)

 

아들을 향한 애끓는 사랑과 연민으로 악마와 거래를 하게 된 클레어, 자신을 지켜보던 따뜻한 눈빛을 기억하고 과거의 장소로 가고 싶어하는 아들 게이브가 자신을 위해 젊음을 빼앗긴 엄마에 대해 알게 되고 자신이 가진 접혼 능력으로 악마와 싸우기 위해 나가는 과정이 너무도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이다. 악마와의 싸움이 액션이 아닌 이해라는 과정으로 조금은 밋밋하게 끝나는 듯 해서 아쉬운 마음도 들었으나, 실상은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장면이었음을 이해하게 되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 모성애에 관한 감정이 더욱 진하게 전달되어었다.

 

"가라. 이건 네 여행이고 네 싸움이다. 용감해야 한다. 재능을 찾고 그 재능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거라." (본문 405p)

 

아들을 찾기 위해 몇 년동안 절벽을 오를 수련을 마다하지 않았던 클레어, 그토록 찾고 싶었던 엄마를 위해 악마와 싸우기 위해 나아가는 게이브의 모습이 너무도 애틋하다. 엄마이기에 클레어의 그런 끈질긴 노력이 크게 와닿으며, 모성애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액션이 아니었나 싶다. 앞선 두 작품을 읽어보진 못 했지만, <<태양의 아들>>에서 <메신저>에 등장했던 인물들과 다시 만나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런 탓에 <메신저>를 다시 들춰보기도 했는데, 기회가 되면 <기억 전달자>를 필두로 이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본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을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사랑이란 타인을 이해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읽어본 <메신저><<사랑의 아들>>을 통해 로이스 로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랑이 없는 악 즉, 거래 마스터가 점점 증가하는 요즘, 공동체 마을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 사회를 빗댄 것은 아니었을까? 결국 우리 사회의 해답은 '사랑'이었음을 우리는 이해하게 될 것이다.

 

<태양의 아들>>의 거의 유일한 상징인 게이브의 재능 '접혼'은 그런 점에서 '사랑의 본질'이라 할 수 있지요. 바로 상대에 대한 '이해'를 뜻하니까요. 게이브는 조언자, 매튜 등에게 접혼함으로써 상대의 감정을 느끼고 사랑을 배워 나갑니다. 그리고 거래 마스터처럼, 사랑이 결여된 상태가 악이라는 사실도 함께 배우죠. (본문 434p)

 

(사진출처: '태양의 아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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