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3
이명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스물세 번째 이야기는 '세상 살아가는 이치'를 가지고 '올바른 사람'을 살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퇴계 이황의 사상을 담은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이다. 이 시리즈는 '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 도서로 동화 형식을 빌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장점과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데 도움을 준다는 알찬 구성을 가지고 있다. 철학은 다소 어려운 분야인 탓에 아이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데, 이 시리즈는 동화 형식을 빌어 아이들에게 철학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 동화 형식이지만 알찬 내용 탓에 어른들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어 그동안 철학을 멀리했던 나도 비록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였음에도 유익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주제는 우리 아이들이 꼭 읽어봤음직한 내용이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솔직히 공부가 어렵진 않아. 그런데 사실 가끔은 내가 뭣 때문에 이렇게 공부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뭣 때문은 무슨! 당연히 좋은 대학 들어가고 졸업해서 좋은 회사 들어가 돈 많이 벌고 짱 멋진 차도 사고, 집도 사고, 그러려고 하는거지."

"우리도 어른들처럼 파업 같은 거 하면 안 되나? 어른들은 자기들 주장이 안 먹히면 일 안 하고 파업하면서 시위하잖아." (본문 29p)

 

책 읽기를 좋아하는 승현이, 축구선수가 꿈인 자항이, 제빵사가 꿈인 수환이 그리고 투닥거리는 수환이와 승현이 사이를 중재하곤 하는 믿음직한 현묵이는 모두 6학년으로 한아름 아파트 사총사다. 공부 파업을 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현묵이는 아빠에게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를 말씀드리게 되고, 교수인 현묵이 아버지의 제안으로 부모님들의 동의를 얻어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때까지 아이들을 맡기로 한다. 매주 토요일, 아이들은 현묵이 아버지와 함께 명륜당, 청계천 등을 다니며 어지러운 세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마음을 집중하여 공부를 했던 퇴계 이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사람에게는 존경과 공경으로 대하고 사물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태도인 '경'을 몸소 실천한 퇴계 이황의 마음 자세를 배우며 아이들은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 스스로 깨달아간다.

 

" '주일무적(主一無適)'은 주도할 주, 하나 일, 없을 무, 갈 적. 즉 한 가지에 주력하여 이리저리 생각이 흩어져 가지 않음을 말한다. 바로 이것이 '경'을 실천하는 방법이란다. 그래서 퇴계 선생님께서는 비록 뜻을 세웠다 하더라도 경을 실천하여 그 뜻을 붙잡지 않는다면 마음이 들떠서 중심을 잡지 못하며 하릴없이 세월만 보낼 것이니 결국은 빈말이 되고 말 것이라고 하셨단다." (본문 54p)

 

자항이가 주운 오천원을 가지고 가기도 하고, 학교에서 조별로 만든 빵을 주섬주섬 담는 지환이를 보며 오해를 하던 현묵이는 놀이방에서 아이들에게 봉사하는 지환이에 대해 알게 되고, 공부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실천하는 공부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는데, '참된 배움이란 마음으로 터득하여야만 절실하여 잡되지 않으며, 글을 모조리 외우더라도 마음으로 터득하지 않으면 흐릿하여 소득이 없으며, 또 마음으로 생각만 하고 몸소 익히지 않으면 위태롭다' (본문 103p)한 퇴계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 한 뼘 성장하게 된다.

 

공부든 어떤 일이건 간에 작은 정성을 쏟아 남에게 사랑을 베풀면 그것이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이요,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는 길입니다. (본문 106p)

 

사총사의 고민은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이에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는 퇴계 이황의 가르침 뿐만 아니라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목표도 없이 부모님에게 이끌려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 큰 공감과 자문을 구하는 이야기가 될 듯 싶다. 철학은 까다롭고 어려운 분야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하지만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배우는 학문으로서의 철학이기에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는 철학이란 실생활에서의 실질적인 고민을 풀어낼 수 있는 근본적인 학문임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하여 어린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구성이 철학적 사고를 기르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유익하고 알찬 내용의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카툰 형식의 책 표지 삽화가 현재의 실생활과 맞물려 퇴계 이황 선생님의 가르침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어 담아보고자 한다.

 

 

퇴계 이황 선생님의 가르침은 무개념한 이들을 불쌍히 여겨 측은지심(인)을 발하고, 정의로운 마음인 수오지심(의)을 가지며, 양보하는 마음인 사양지심(예)을 기르고, 잘잘못을 분별하여 가리는 시비지심(지)을 밝혀, 인, 의, 예, 지로 기쁨, 노여움, 슬픔, 두려움, 사랑, 미움, 욕망의 기를 잘 다스리라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하며, 욕망을 억제할 줄 알아야 훌륭한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는 것이다. (표지 中)


(사진출처: '퇴계 이황이 들려주는 경 이야기'본문,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