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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우린 친구잖아 ㅣ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9
시미즈 치에 지음, 야마모토 유지 그림, 안미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는 나와는 조금 다른 친구와의 우정을 다룬 동화책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에서 장애아동인 태민이에 대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어요. 다만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장애아동임을 느끼게 되지요. 이야기 속에서 태민이는 장애아동이 아닌, 단지 우리와 조금 다른 친구일 뿐이었지요. 태민이를 장애를 가진 친구라는 편견을 주지 않기 위한 저자의 마음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책 정보에서 좀더 특별한 이유를 알게 되었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시미즈 치에는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는 장애 아동의 엄마라고 하네요. 저자는 일상생활에서 장애인이 겪는 불편을 그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어린이들이 장애에 대해서 편견을 갖거나 차별하는 마음을 갖지 않고 자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며, 장애는 특별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병’이 아니라 단지 조금 불편할 뿐이고 약간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책 정보 中)고 합니다. 그런 탓에 이야기 속에 태민이가 장애아동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는 1학년에 입학하게 된 마루가 조금 특별한 친구인 태민이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태민이의 1인칭 시점으로 담아냈습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1학년에 입학하게 된 마루는 교실 뒤쪽에 자기 엄마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보게 됩니다. 그 아이는 입학식이 끝날 때까지 제자리에 앉지 않았지요. 마루는 그런 아이가 이상했는데, 엄마는 부끄러움이 아주 많은 아이일거라 말씀하셨습니다. 다음 날, 태민이는 또 엄마와 학교에 왔고 마루의 짝이 되었습니다. 엄마에게 딱 붙어서 자신을 힐끔힐끔 훔쳐보기만 하는 태민이가 부끄럼쟁이인 것 같아서 마루는 사이좋게 지내자고 먼저 말을 걸었고, 그날부터 마루와 태민이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태민이는 날마다 엄마와 함께 학교에 왔는데, 엄마가 가시고 나면 아침마다 울었죠. 하지만 금세 마루의 이름을 부르며 입을 벌리고 헤헤거리면서 안기려고 했습니다.
태민이는 국어와 수학 시간에는 무지개 반에서 공부를 했고, 음악 시간과 미술 시간에는 마루의 옆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했습니다. 태민이는 엄청 큰 소리로 엉망진창 노래를 불렀고, 미술 시간에 마루는 태민이를 도와주느라 자신의 그림은 하나로 못 그릴 때도 있었어요. 그런 태민이는 마루에게 한 번도 고맙다고 하지 않았죠. 태민이는 잘 넘어지는데 달리기만 하면 금방 넘어지고 울어서 일으켜 줘야했고, 책가방을 정리할 때도, 체육복을 갈아입을 때도 도와줘야 했습니다. 당근과 피망을 못 먹는 태민이를 위해 마루도 좋아하지 않는 당근과 피망을 선생님께 들키지 않게 몰래 먹어 주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반 친구들과 함께 도서실에 책을 빌리러 가던 날 자신을 부르며 쫓아오는 태민이가 싫어서 일부러 계단을 뛰어 내려갔습니다. 그런 자신을 뒤쫓아 오던 태민이는 그만 발을 잘못 디뎌 계단에서 굴러떨어졌지요. 입에서 피가 막 쏟아지고 울면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는 태민이를 본 마루는 자신의 탓인 거 같아 무섭고 떨렸지요. 하지만 태민이는 죽을 물고기 페로를 화단에 묻어주고 슬퍼하는 아이었고, 태민이에게 화를 내지 않는 아이었고, 방긋방긋 잘 웃는 아이었습니다.
5월 운동회 연습이 시작되고 1학년은 춤을 추기로 했습니다. 모두 춤연습에 한창이지만 태민이는 그러지 못했죠. 마루는 점심시간에 축구를 포기하고 태민이에게 춤을 가르쳐줍니다.
드디어 운동회날, 떨리는 마루에게 웃음을 지어주는 태민이 덕분에 마루는 무사히 춤을 추었고, 태민이도 마루가 춤연습을 도와준 덕분에 무시히 춤을 추었지요. 점심시간에 자신 것보다 큰 딸기를 마루에게 툭 던져주는 태민이를 보면서 마루는 태민이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하고 있었습니다.
운동회날 발을 삐어서 학교를 결석 할 수 밖에 없었던 마루와 태민이가 한참 만에 만났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오는 태민이가 넘어져 울고, 그런 태민이를 향해 뛰어가던 마루도 넘어지고 말았어요.
"괜찮아?"
태민이는 이번에도 아무 말하지 않고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방긋방긋 웃고 있었어.
"있잖아, 태민이. 우리 진짜 닮았다, 그렇지?" (본문 80p)
우리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몸이 조금 불편할 뿐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 동화책에서는 장애를 가진 마루를 편견없이 바라보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태민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의 관심이 더 필요한 친구일 뿐이지 우리와 틀린 친구가 아니었지요. 잘 웃고,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마음 착한 친구였어요.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는 태민이와 태민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마루가 서로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는 과정이 유쾌하면서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동을 주는 이야기였습니다.
태민이를 장애인이라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은 이 이야기에서 태민이는 그저 다른 친구의 도움이 조금 필요한 아이일 뿐임을 잘 전달해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괜찮아, 우리 친구잖아>>는 어린이들에게 태민이와 마루의 특별한 우정이야기를 통해서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법과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따뜻한 책이 되어줄 듯 합니다.
(사진출처: '괜찮아, 우린 친구잖아'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