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이 들려주는 자유주의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1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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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1번째 이야기는 만족한 돼지보다는 불만족한 인간이 더 낫고, 만족한 바보보다는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더 낫다고 말한 존 스튜어트 밀의 사상인 <자유론>을 다룬 <<밀이 들려주는 자유주의 이야기>>입니다. 이 시리즈는 '왜'와 '어떻게'를 저절로 깨치게 도와주는 초등학생을 위한 철학 도서로 동화 형식을 빌어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는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데 도움을 주어 더욱 알찬 구성을 자랑하지요.

 

우리는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간혹 자유 속에서도 구속받는 느낌을 갖곤 하지요. 쉽게 예를 든다면, 자유를 억압하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그러합니다. 자유로운 나라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주인공 가을이가 가지고 있는 이런 의문은 바로 우리 어린들이 한 번쯤은 궁금했던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열두 살인 가을이의 생활은 노을이가 태어나면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동생이 잠자는 시간에는 마음대로 텔레비전을 보거나 친구를 데려오지 못했고, 엄마를 도와 집안일을 해야했기에 친구 집에 놀러 갈수도 없었거니와,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달려와야 했습니다. 그야말로 가을이의 생활은 족쇄만 차지 않았지, 노예나 다름없었어요. 자유를 빼앗긴 노예 말이에요. 하지만 가을이는 최고의 인기 가수 래인의 모습을 보면 이런 서러운 감정이 눈 녹듯 사라지곤 했어요. 래인은 가을이의 불행한 삶을 위로해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래인이 군대를 가게 됐다고 하네요. 가을이는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군대를 가야하나요?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 해서 개인의 자유를 빼앗아도 되는 건가요? 설상가상 슬픈 가을이의 마음을 단짝 친구인 슬기마저 이해하지 못하고 웃는 바람에 가을이는 슬기와도 다투게 됩니다. 결국 가을이는 래인만이 자신을 위로해 줄 거 같아서 편지를 쓰기로 하지요. 다행이도 가을이의 고민은 다음 날 수업시간에는 래인을 좋아하는 반 1등인 혜림이가 선생님에게 한 질문을 통해서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정말 궁금한 게 있어요. 우리나라 젊은 남자라면 모두 군대에 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개인의 자유의사를 무시한 국가의 권력 남용 아닌가요?" 9본문 37p)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자신의 저서 <자유론>을 통해 국가, 또는 사회가 개인의 행동에 대해 간섭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를 논하면서, 개인의 자유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본문 40p)

 

이렇게해서 선생님은 밀과 자유에 관한 수업을 하게 됩니다. 아버지인 제임스 밀은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2권 참조)에 영향을 받고 밀을 벤담의 뒤를 잇는 공리주의자로 키우기로 하죠. 밀은 개인의 의견, 개인의 자유, 그리고 행동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밀은 <자유론>을 통해 소수의 의견을 존중할 것을 강조했고 벤담과 달리 '공공의 행복'을 우해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뿐 아니라 행동의 자유가 없다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지요. 또한 시민의 잘못을 법이나 경찰의 힘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의 잘못을 다루어야만 '공공의 행복'이 가능하다고 했답니다. 벤담의 영향을 받은 밀은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서 이야기한 행복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여 쾌락의 질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밀의 <자유론>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을 담아내고 있으나, 어린이들이 갖을법한 고민을 가지고 구성한 동화적 스토리에 가미한 철학 이야기는 이해하기 쉽게 다가옵니다. 동생 때문에 자유를 빼앗긴 가을이와 개인의 자유의사는 무시된 채 국대에 가야하는 남자의 이야기 속에 밀의 사상이 잘 스며든 거 같아요. 어린이들의 물음과 선생님의 답변을 통한 문답형식이나 노을이로 고민하는 가을이와 어쩔 수 없이 군대를 간 래인의 고민이 담긴 편지 형식이 <자유론>의 사상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자유는 책임과 만인의 행복, 도덕적 의무에 부합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철학은 까다롭고 어려운 분야라는 생각을 많이 하곤 합니다. 철학은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를 배우는 학문인데, <<밀이 들려주는 자유주의 이야기>>에서는 철학을 배우는 이유에 한 발 더 다가선 느낌을 주었어요.

이에 어린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구성이 철학적 사고를 기르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유익하고 알찬 내용의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작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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