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왕자 비룡소 클래식 35
오스카 와일드 지음, 찰스 로빈슨 그림, 원재길 옮김 / 비룡소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 해전 읽었던 <행복한 왕자>를 통해서 나는 이 작품이 어린이를 위한 동화가 아닌 어른들의 현실을 비판하고 삶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는 철학적인 이야기가 담긴 다분히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이번에 읽어본 각 언어권별로 최고의 권위자들이 정성을 다해 번역하여 문체가 유려하고, 개성 넘치는 독특한 삽화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새롭게 읽는 세계 어린이 문학의 고전 비룡소 클래식 <<행복한 왕자>>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을 일깨우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다시금 깨닫게 된다. 각 편의 이야기를 통해 오스카 와일드가 전하는 참된 사랑과 우정, 참된 행복에 관한 이야기가 크게 와 닿았기 때문이다. 이는 행복을 꿈꾸는 아이들에게, 행복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어른들에게 행복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아닐런지.

 

 

 

비룡소 클래식 <<행복한 왕자>>는 책 읽기에 앞서 각 편의 이야기들의 일부를 담은 12페이지에 수록된 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책의 스토리가 전하는 분위기를 먼저 느낄 수 있다고 해야할까? 삽화를 보면서 책에 수록된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이 자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표제작인 [행복한 왕자]를 비롯 총 9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각 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이란 참된 사랑과 우정 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 [행복한 왕자]는 진정한 사랑을 보여준다. 살아 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처럼 따뜻한 심장을 갖고 있었고 눈물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아무런 걱정 없는 궁전에서 살았던 왕자는 즐겁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그는 동상이 되어 궁전 밖 도시에서 벌어지는 꼴사납고 불행한 일들을 샅샅이 살펴보면서 납으로 만들어진 심장이지만 눈물을 흘릴 줄 알게 된 것이다. 왕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빛나게 하던 보석을 주었고, 제비는 왕자를 위해 일을 하면서 따뜻함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그렇게 왕자와 제비가 죽어갔지만 도시의 소외된 사람들을 보지 못하는 시장과 시의원들은 그런 왕자가 초라해 보일 뿐이었다. 저마다 자신의 동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권력만 내세울 뿐이었다. 위선이 가득한 상류사회 사람들에 맞서기 위해서 행동했던 오스카 와일드의 마음이 왕자와 시위원들의 모습에서 그대로 투영되고 있었다.

 

"저 도시에서 가장 귀한 것 두 가지를 갖고 오너라."

천사는 납으로 만든 심장과 죽은 제비를 하느님께 갖다 드렸다.

"아주 잘 골라 왔구나. 이 작은 새는 영원히 천국의 정원에서 노래할 것이다. 그리고 행복한 왕자는 이곳의 황금 도시에서 나를 찬미하며 지낼 것이다." (본문 41p)

 

 

 

[자기 밖에 모르는 거인]에서도 [행복한 왕자]와 마찬가지로 나눔을 통해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되는 거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거인은 담을 쌓아 자신의 정원에 아이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였고, 결국 정원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 결국 아이들에 의해 정원에 봄이 찾아오고, 거인이 한 아이에게 처음 친절을 베풀게 되면서 비로소 거인은 자신의 정원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게 된다. 그렇게 거인은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아낌없이 주는 친구]는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아담한 집에서 혼자 살며 날마다 정원에 나가 일을 하는 한스는 시골 어디에도 없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었다. 그런 한스에게는 덩치 큰 방앗간 주인 휴가 있었는데, 그는 부자였고 한스에게 온 마음을 바쳤다. '진정한 친구는 네 것 내 것이 따로 없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휴는 글 한스에게 욕심을 버린 참된 우정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한스는 그런 휴를 좋아했다. 휴는 늘 한스의 정원에서 많은 것을 가져갔지만 부유한 휴는 한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한스가 힘들었을 때조차 휴는 한스를 배려한다는 생각으로 그를 찾아가지 않았는데, 진정한 배려, 우정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이 밖에도 스스로 자신을 높이려고 애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며, 늘 외롭게 살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는 [남다른 로켓 폭죽], 사랑을 위해 자신을 목숨을 바친 나이팅게일과 아가씨를 사랑하는 청년의 사랑에 대한 기쁨과 슬픔을 보여주는 [나이팅게일과 장미], 아름다움을 쫓다가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보지 못했던 어린 왕이 비로소 백성들의 삶을 보게 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간다는 이야기 [어린 왕], 다른 사람들을 불행에 빠뜨리면서 얻는 행복이 과연 참된 행복인지 돌아보게 하는 [공주의 생일], 자신이 별에서 왔다고 생각하는 아이가 스스로의 아름다움에 빠져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다가 거지꼴로 나타난 어머니를 내쫓다가 독사보다 못 생긴 얼굴로 변해 고생을 하다가 베품을 통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고 어머니와 아버지를 찾게 된다는 이야기 [별 아이], 사랑보다 고귀하고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 [어부와 영혼]이 수록되어 있다. 이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가 깨닫게 되는 한가지는 참된 행복은 사랑과 우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지금보다 더 많은 재물, 더 높은 지위, 권력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따뜻한 심장을 가졌으되 눈물을 모른 채 살았던 왕자는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뒤에야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참된 행복이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므로.

 

"빨간 장미를 얻는 대가로 죽어야 한다니 너무 지나쳐요. 생명은 누구한테나 더없이 소중하잖아요. 푸른 숲에 앉아 있거나 황금빛 마차를 탄 태양을 바라보거나, 진줏빛 마차를 탄 달을 바라보면 얼마나 즐거운데요. 산사나무 꽃은 또 얼마나 향기로운데요. 골짜기에 숨은 파란 종처럼 생긴 꽃들, 언덕 위에서 피는 헤더 꽃들은 또 얼마나 향기로운데요. 하지만 사랑은 생명보다 값져요. 그리고 어떻게 감히 새 한 마리의 심장을 한 인간의 심장에 견줄 수 있겠어요." (본문 119p)

 

<<행복한 왕자>>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1등이 되어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배우고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그릇된 어른들의 교육, 사회적 분위기가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굉장히 낮게 측정되었다는 사실은 뉴스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이는 진정한 행복이 사회적 성공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어른들 스스로도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점점 잊고 있는 탓이다. 19세기 영국 최고의 극작가이자 단편소설의 대가인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쓴 아름답고 환상적인 동화 9편이 담긴 비룡소 클래식 <<행복한 왕자>>는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을 일깨운다. 이에 나는 어린이를 비롯한 어른들에게도 이 작품을 적극 추천하고자 한다.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행복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기에.

 

(사진출처: '행복한 왕자'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