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노란상상 그림책 12
소냐 다노프스키 그림, 김시형 옮김, 파울라 카르바예이라 글 / 노란상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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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전쟁이 끝났어. (본문 中)

페허가 된 마을, 집, 부서진 자전거와 유모차 등 거리는 암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갔습니다. 더 이상의 희망도, 꿈도, 살아갈 용기도 남아 있지 않은 듯 보입니다. 불행 중 다행이도 전쟁은 끝났지만 이들은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침울해보이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그 어떤 희망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그래도 슬퍼하지 말자. 우리에겐 차가 있으니까." 라고 아이들을 다독입니다. 그렇게 이들은 길에서, 자동차에서 살게 되었지요. 사실감이 강한 그림 속에서 저는 암울함을 느꼈습니다. 이들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남아 있지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옷이 점점 낡아 입지 못하게 되자, 아빠는 그만큼 빨랫감이 줄었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옷을 입은 채로 강에 들어갔다가 양지바른 곳에 누워 몸을 말렸지요. 제 예상과 달리 이들의 얼굴에는 미소와 웃음이 있습니다.
전기가 없는 캄캄한 밤에는 무슨 소리만 나도 무서웠지만, 서로 꼭꼭 부둥켜안고 잠을 잤어요. 누군가 인생에는 덧셈과 뺄셈이 있다고 하더군요. 전쟁은 삶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뺄셈뿐이라 생각했지만, 이들은 그 속에서 덧셈을 찾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아이가 놀이를 시작했고, 다음 날에는 어떤 아이가 웃음을 트뜨렸지요. 그 뒤로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더 많이 들렸고, 요리사 아저씨가 들려주는 맛있는 요리 이야기는 배고픔을 잊게 해주었어요. 밤이 되면 낡은 자동차들은 잘자라는 인사로 경적을 울렸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말이죠.



맞아. 우린 살아있었어. 그건 진짜 파티 같기도 했어.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파티 말이야. (본문 中)



그랬습니다. 전쟁은 모든 것을 앗아간 듯 했지만, 이들의 웃음, 희망까지는 앗아가지는 못했어요. 살아있는 것은 축복이었고, 살아 있음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희망이었습니다. 암울할 것만 같았던 전쟁 이후의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웃음과 가족의 사랑이 참담하기만 한 삶에 희망을 느끼게 해준 듯 했습니다. 환하게 웃는 아이의 모습에서 전쟁의 참담함은 이겨낼 수 있는 고통인 듯 보였지요. 가족은 이 고통을 함께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힘이었습니다.
사실감 넘치는 삽화는 전쟁의 참담함도, 희망의 웃음소리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네요. 고통은 더욱 참담하게, 희망은 더욱 찬란하게 표현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삽화는 이렇게 독자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더욱 잘 전달하고 있네요.



우리나라는 지금 사회,정치,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을 시작으로 어른들까지 고통스러운 시간을 자살로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자살은 그 고통을 잊게 해주지만,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겨낸 뒤의 희망과 내일은 지켜주지 못하지요.
살아있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는 파티입니다. 삶에는 뺄셈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로인해 많은 덧셈을 얻기도 하지요. 하루하루 슬프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이겨낸다면 웃을 수 있는 날이 분명 오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은 전쟁으로 인한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웃음과 가족의 사랑으로 이겨내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것은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지금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 그러므로 참담한 고통 속에서 힘겨워하지 말고 희망을 꿈꾸어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출처: '새로운 시작'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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