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 파랑새 그림책 97
이원수 글, 김동성 그림 / 파랑새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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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즐겨 부르던 동요가 있었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바로 <<고향의 봄>>입니다. 이 노래는 이원수 작가의 작품에 1927년 홍난파가 곡을 붙여 동요로 발표되었다고 하지요. 어린 시절에는 잘 몰랐는데, 어른이 되어 이 노래를 부르자니 아련함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자란 저는 고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린시절 들로, 산으로, 냇가로 뛰어다니며 놀던 기억도 별로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랐지요. 그런데 이 노래를 부르고 있자니, 저도 어린시절에 꽃들이 만발한 산(아차산)에서 산딸기를 따 먹고, 산에 흐르는 개울가에서 가재를 잡고, 아이들과 물장구를 하던 기억이 있더군요. 저는 제가 어린시절 자란 이 곳에서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두 아이를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30년 전의 이곳은 지금 이곳의 모습과 많이 다릅니다. 개울가는 콘크리트로 덮여졌고,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았던 그 많던 산딸기는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똑딱똑딱 시계소리에 맞춰 앞만 보고 살다보니, 그 아름다웠던 기억들을 잊고 있었네요. 돌이켜보니 그 시절이 참 그립습니다.



<<고향의 봄>>을 읽으면서 그리운 어린시절과 30년 전 내가 살았던 이 동네의 모습을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처음 이 책의 표지삽화를 보고 바로 한 눈에 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화풍이었기 때문이죠. 그런 이유로 접해보게 된 책 속 삽화들은 글과 함께 저에게 어린시절을 선물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페이지마다 담겨진 삽화는 명화와 같은 느낌으로 보는 즐거움을 만끽시켜주었지요. 저는 그렇게 이원수 작가의 글과 김동성 그림 작가의 삽화에 빠져들었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지요.



동요가 흥얼흥얼 불러집니다. 한 페이지에는 한 소절과 그 소절에 어울리는 한 폭의 멋진 삽화가 담겨져 있습니다. 꽃피는 산골은 모습은 여유로움과 소박함이 묻어나네요.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는 인간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가득합니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웃, 친구들이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은 누구나 어린시절의 추억 속으로 데려갈 것입니다. 까까머리의 소년, 단발머리의 소녀의 모습은 어린시절 친구를 연상케 합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는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네요.
꽃피는 산골을 연상케하는 마디 마디 아름다운 글귀에 초록, 분홍, 노랑 등 자연의 빛깔이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정말 그 시절,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리워지네요.



나이가 들어 어린시절의 동네를 아련하게 바라보는 뒷모습에서 공감을 느낄 수 있을 듯 합니다. 괜시리 뭉클한 감동이 느껴지면서 코끝이 찡해지네요. 어린시절에는 몰랐는데, 이 노래가 이렇게 아련함을 느끼게 했었군요.



<<고향의 봄>>은 어른인 저에게는 이렇게 어린시절의 추억, 고향에 대한 아련함을 주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겠지요? 자극적인 색감에서 벗어나 자연의 느낌을 살린 삽화에서 아이들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아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되는 시간이기도 하겠네요.
아름다운 노랫말, 아름다운 삽화로 엄마인 저도, 아이도 함께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사진출처: '고향의 봄'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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