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로 간 따로별 부족 일공일삼 21
오채 지음, 이덕화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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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SBS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시청한 적이 있다. 문명과 단절된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의식주를 해결해가는 모험이 유쾌하면서도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했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함께하는 이들의 형제애가 돈독해지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집에 있을 때는 잠만 자고, 무엇이든 돈과 비교하고, 대화는커녕 같이 밥 먹을 시간도 없는데다 가족에게는 빵점이면서 남들에게는 매너 만점인 아빠와 무인도를 간다는 설정을 보면서 문득 이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이런 아빠와 함께 3박 4일 무인도를 가는 모험에서 보여줄 감동적 스토리에 대한 기대탓인지 왠지 모를 설레임이 느껴졌다. 요즘 우리 사회는 소통의 부족으로 가족간에도 서로 방문을 닫는 건 기본이고 마음의 문까지 닫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간혹 이런 문제를 다룬 다큐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내 가족의 모습도 되돌아보곤 하는데, 가족이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지를 이 동화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엄마의 생일날, 엄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선언한다. 휴가 받고 사흘을 집에서만 보내면서도 아들과 대화가 없는 남편과 아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막히고 우울한 생각에 상담까지 받게 된 엄마는 준이와 아빠가 함께 가면 좋을 캠프에 예약해두었고, 실랑이 끝에 아빠와 준이는 가고싶지 않은 캠프를 가게 된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를 생각해보겠다는 엄마의 말에 준이는 혹 엄마랑 아빠가 이혼한다면 무조건 엄마와 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고, 무뚝뚝한 표정의 아빠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휴대폰과 게임기, 비상식량 뿐만 아니라 아빠들의 담배와 라이터까지 모두 반납한 후 아빠와 준이는 하나의 부족이 되어 촌장과 교관님의 진행에 따라 무인도에서의 일정을 시작하게 되고, 부족의 이름을 짓는 첫번째 미션부터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혼자 다른 별에 떨어져 있는 것 같아...'

우리 가족은 엄마 말처럼 따로따로 떨어진 별들이었다. 하나의 별자리로 묶이지 못하고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본문 20p)

 

 

 

어렵사리지은 '따로별 부족'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시큰둥한 표정과 너무도 잘 어울렸다. 이후에도 이들은 캠프 일정에 따라 투덜대며 활동하곤 했는데, 바다에서 먹을 식량을 채취하던 준이는 지는 노을과 바다를 바라보다 슬며시 올려다본 아빠의 얼굴이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게 보였고, 여전히 어색하긴 했지만 아빠와 점심과 저녁을 같이 먹으면서 아주 조금 친근한 느낌도 들었다. 이들이 가장 난감해했던 미션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바닷가까지 걸어가는 동안 상대방 때문에 가장 기뻤던 일을 고백하는 일, 다리를 묶고 바닷가까지 걸어가며 가장 고마웠던 순간들을 고백하는 일이나 서로에게 가장 미안했던 일을 고백하는 일 등이었다.

이런 미션이 어색한 두 사람은 비록 힘들게 미션을 수행했지만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고, 올해 초 엄마,아빠의 다툼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아빠로부터 뺨을 맞았던 사건에 대해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며 서로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함께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준이는 아빠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졌고, 무인도에서의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보게 된 아빠의 새로운 모습에 가슴이 뛰는 걸 느끼게 된다.

 

준이는 집안 형편 때문에 꿈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꿈은 사치였던 아빠가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를 가지려고 애썼던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아빠 역시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3박 4일의 무인도 모험이 끝나는 동안 이들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촌장님,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별들을 봐라. 저 별들이 행복해지려고 애쓰는 걸 본 적이 있니? 별은 항상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의 빛을 발하지. 자기 자리에서 자기 몫의 빛을 발하면 주변은 행복해지더라." (본문 159p)

그렇게 준이는 따로별은 각자 떨어져 있는 별들이 서로를 바라볼 때 하나가 되는 별자리임을 깨닫는다.

 

<<무인도로 간 따로별 부족>>은 소통과 표현이 가족간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빠와 손을 잡고 다니고 애정표현을 잘하는 다나네 우히히 부족이 보여준 것처럼 말이다.

할아버지로 인해 꿈을 포기하고 경제적인 책임을 져야했던 아빠가 속내를 들어냄으로써 준이는 아빠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소통은 그렇게 타인을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된다. 또한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가까운 가족일수록 더욱 필요하다는 점도 이들이 힘겨워했던 미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요즘처럼 각자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너무도 절실한 일인 것 같다. 더군다나 많은 사람들이 각자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 대화가 더욱 단절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는 요즘같은 문명사회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가끔은 동화에서처럼 문명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삼으며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더 많이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비록 무인도는 갈 수 없겠지만 서로 밀어주고, 당겨줄 수 있는 등산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 수 없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가족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런지.

이 책은 이렇듯 유쾌함 속에 담아낸 감동적 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 함께하는 즐거움과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이미지출처: '무인도로 간 따로별 부족'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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